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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228

결혼은 왜 인기가 없을까? 19.3.28 우리의 삶은 여러가지 것들로 구성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가족과 직장일 것이다. 요즘 세상에서 직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를 들어 나로 말하면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래로 대개 과학을 전공한 학생이나 교수, 연구원들과 만나면서 살아왔다. 그런 과학공동체의 사람들도 어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학문을 하는 사람과 그 문화속에서 살던 즐거움을 잊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그들과 함께 연구를 하고 과학자로 평가를 받고 동병상련의 대화를 하기도 하며 직업적이고 개인적인 정보를 나누던 일에 비하면 어떤 아파트에 사는가라던가 그 아파트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가 하는 것은 내 삶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작은 .. 2019. 3. 28.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19.3.17 오랜만에 라디오를 틀어 놓으니 흔한 연애상담을 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 상담내용을 듣다보니 나는 그 이야기를 나라면 좀 다르게 말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의 끝에서 결국에는 이런 문장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일단 그렇게 되고 나니 나는 이와 짝이 되는 반대의 문장도 떠올릴 수 있었다. 그것은 이렇다. 우리는 그저 서로 다른 것이고 이것은 취향의 문제다. 우리는 흔히 많은 일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흔히 쓰는 감기약처럼 일종의 표준적인 사회 문제 해결책으로 여겨지므로 여기서는 이 문장을 감기약 문장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성인의 나이가 된 사람들은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종종 이 감기약 문장을 말하면서 그것으로 문제를 회피하려고 한다. 우리는 그저 서로.. 2019. 3. 17.
효율적이다. 19.3.9 우리는 우리가 어떤 말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말에 속는다. 왜냐면 말들만 보고 있으면 다 옳은 말이라서 그 결론을 부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말에는 효율적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뭔가가 효율적이라고 하면 그저 그런가 한다. 대개의 경우 최소의 노동을 투자하여 최대의 금전적 보상을 얻는 것을 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여기에는 큰 함정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거래나 행동을 할 때 그 시작과 끝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가정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과 하나를 판다고 하자. 사과를 파는 것에는 노동이 들고 더 비싸게 팔면 더 많은 보상을 얻는다. 다시 말해 너무 빨리 팔아버리면 사실은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것이 되고 너무.. 2019. 3. 9.
우리는 우리의 원수들을 사랑해야 한다. 19.1.18 우리가 신처럼 무한대의 능력을 가졌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많은 것이 의미가 없다. 내가 세상의 모든 회사를 다 사버릴 수 있는데 취직시험이 의미가 있을까? 세상의 여자는 모두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면 연애라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그 말은 여자들이 나에게 있어서 로보트처럼 그저 명령을 따르는 존재라는 뜻인데? 우리는 로보트와 연애를 하게 되지는 않는다. 절대로 배가 고파지지 않으며 상상 할 수 없이 맛있는 것을 언제나 먹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있어서 식도락은 금새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결국 우리가 가진 능력의 한계가 모든 것에 의미를 준다. 모든 것이 어떤 문맥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우리가 우리 주변의 것들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며 그 환경과 싸워야 하고 그것에 영향을 받.. 2019. 1. 18.
늘어나는 시간, 줄어드는 시간 19.1.16 사람이란 누구나 24시간을 산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놀고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따지고 보면 결국 인간의 하루란 그저 24시간인 것이다. 직장에서 땀흘려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자신이 일한 시간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물론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자부심은 진실의 한 쪽면만 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직장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가족과 보낸 시간이 없다거나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정이 넘어서 퇴근해서는 또 새벽같이 출근하는 삶을 보내는 샐러리맨은 자기만큼 열심히 사는 사람이 없다면서 자부심을 느낄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주어진 시간에 뭔가를 채워넣은 만큼 다른 뭔가가 그 시간에서 빠져나.. 2019. 1. 16.
부러워하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18.11.5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대개 작은 나를 단단히 하게 만들고 우리를 비참하게 느끼게 만든다. 우리는 그것이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든 사람들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일이 많다. 그런 일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수입은 얼마입니까? 당신의 체력이나 외모는 어떻습니까? 당신의 집은 얼마나 큽니까? 당신의 자식들은 어떤 성적을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의 사회적 지위는 어떠합니까? 세상은 자꾸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어느새 우리는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런 일은 어디나 있는 것이지만 내 경험으로는 특히 한국이 더한데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비교하게 되고 그.. 2018. 11. 5.
생활의 발견 2018.7.22 부산에 사는 처제가 놀러와서 내가 파운드 케이크를 만드는 것을 보더니 빵만들기가 내 취미냐고 물었다. 나는 그 순간 약간 당황했는데 내가 답을 어떻게 하든지 간에 그건 적절한 답이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베이커리를 열려고 빵만들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하자면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빵만들기는 내 취미다. 그런데 취미라고 말하려니까 뭔가가 아닌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만약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처제가 나에게 라면끓이기가 취미냐고 물으면 내가 비슷하게 느낄 것같아서 그랬던 것같다. 나는 그냥 라면을 끓여먹을 뿐이다. 그건 직업도 아니지만 취미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생활이다. 처제도 내가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면 그렇게 묻지는 않았을 것.. 2018. 7. 22.
발전에 대한 강박이라는 한국병 18.5.23 막내와 영어공부를 하다가 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그것은 미국 사람들이 사람들의 건강에 대해서 20년전과 비교해서 생각할 때 지금이 과거보다 더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며 특히 65세 미만의 젊은 사람들은 더더욱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막내와 잠깐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새삼 느끼게 된 일이 있다. 그것은 우리 시대에는 세상에 가짜 꿈만 가득하다는 것이다. 꿈이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어야 한다. 단순히 어려워서 꿈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꿈을 꾼다고 할 때 만약 이미 가슴속에서 그 꿈을 이루는 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설사 그 꿈을 이룬다고 해도 우리가 행복해 질 것같지 않다고 한다면 그것은 진짜 꿈일 수가 없다. 그것은 자신도 믿지 .. 2018. 5. 23.
보이지 않는 영웅들 18.5.11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고 또한 돈으로 거래를 하는 자본주의에 중독되어져 있다. 이것이 우리가 우리의 영웅을 보지 못하는 흔한 이유다. 먼저 가진 것을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는 산소나 물처럼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도 그것을 구하는 일이 어렵지 않으면 그 가치를 잊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것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강하게 그리고 훨씬 자주 일어난다.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렙은 그 책에서 보이지않는 영웅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우리는 불이 났을 때 그 불을 끄는 소방관을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인사건이 벌어졌을 때 격투를 벌여서 그 범인을 검거하는 경찰을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이 났을 때 적군을 무찌른 장군이 영웅이라고.. 2018. 5. 11.
주병진과 성공한 삶 2017.12.25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어나 책상앞에 앉아보니 실시간 검색어 1등이 주병진이다. 주병진이 무슨 일을 했나 싶어 알아봤더니 그의 집이 방송을 탔는데 그가 후배 개그맨 박수홍에게 해준 조언이 화제가 된 모양이다. 나는 주병진을 피상적으로 안다. 그저 방송에 나오고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을만큼만 알 뿐이다. 그래서 주병진에 대해서 이러니 저러니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그가 방송에 나와서 했다는 말이 계기가 되어 과연 합리적으로 산다는 게 뭘까하는 생각을 새삼 다시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걸 적어볼까 싶다. 주병진은 너무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음악다방 디제이 같은 것을 하다가 방송인으로 유명해진 그는 좋은 사람들이란 속옷 사업으로도 성공해서 돈을 모았다. 덕분에 지금도 2백.. 2017. 12. 25.
여유있는 삶이란 어떻게 가능한가 17.11.11 둘째와 함께 지리산에 다녀오는 길에 나는 차에서 문득 여유있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제와 돌아보니 그렇다. 나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서 풀이 죽은 듯 보이는 아이에게 세상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게 하고 싶은 뜻으로 그런 말을 했던 것같다. 세상에 대한 관심, 삶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여유있는 삶은 모두 연관되어져 있는 것이다. 내가 말한 것은 이렇다. 만약 네가 방안 가득히 만화책이 있고, 만화책들을 읽는 것이 즐겁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는 네 삶에 대해 여유를 가지게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왜냐면 삶에는 만화책을 보는 것말고도 해야 할 일들이 있고 아직 해보지 않은 또다른 일들이 있겠지만 먹고 살 수 있는 한 그 만화책으로 가득 찬 방으로 돌아가 만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 2017. 11. 11.
주유구 덮개가 준 교훈들 17.8.21 아침에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렸다. 그런데 주유구를 덮은 덮개가 열리지 않는 것이다. 이리 저리 힘을 써봐도 덮개는 움직이지 않고 그렇다고 힘을 너무 주면 파손될 것같았다. 순간적으로 내 마음은 어두워졌다. 내 차는 일본에서 타다가 가져온 차이기 때문에 이걸 어디가서 보여줘야 할지도 막막했고 지금 당장 기름이 없는데 이러다가 오도가도 못하게 되면 일이 정말 커진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오늘은 차를 꼭 써야 할 일도 있었다. 단지 연료탱크 덮개가 열리지 않는 것인데 일은 한없이 심각해 보였고 내 마음은 무거워졌다. 그런데 잠시후 내가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덮개는 저절로 열렸다. 덮개를 잘 살펴봐도 뭐가 문제였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기름을 넣고 덮개를 평상시처.. 2017. 8. 21.
지속가능한 욜로를 위하여 2017.6.14 오늘은 길을 걷다가 보니 욜로 독서실이라는 간판이 보여서 피식 웃고 말았다. 저런 간판이 나올 정도로 요즘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이 유행인가 보다. 어떻게 보면 오늘을 살자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같은 메세지가 다시 반복되고 있을 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유행이 다시 돌아올 정도로 욜로라는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요즘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욜로라는 말의 유행은 두가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로 현실은 그와 반대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우리는 오직 한번 살 뿐이라는 말을 상식으로 가지고 있는 세상에 산다면 그런 말은 유행하지 않는다.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이 바보취급당할 뿐이다. 두번째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단어는 다를지라도 비슷한 유행.. 2017. 6. 14.
가장 어리석은 사람 17.4.1 전부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은 고통은 피하고 즐거움은 즐기려고 한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단세포동물처럼 즉각의 즐거움과 고통에만 반응하지만 조금 더 생각이 있는 사람은 다가올 고통은 피하려고 하고 다가올 즐거움은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누구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행동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통상 지혜롭다고 생각되어지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왜냐면 그는 열심히 고통을 피하지만 그러한 행위는 결국 고통을 진짜로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누적시키고 있을 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걷는 것이 귀찮다고 매번 차를 타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말한다. 걷는다는 힘듬을 계속 피하다보면 다리가 약해지고 건강이 나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2017. 4. 1.
우리가 어리석은 이유들 17.3.12 우리는 더 지혜로워지고 싶다. 하지만 스스로 지혜롭다고 느껴지지 않는데다가 세상은 어리석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왜 그럴까. 우리는 그것이 우리가 뭔가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맞는 이야기지만 사실 더 큰 이유는 우리는 알기는 충분하고도 넘치게 알고 있는데 그것을 스스로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자에 보면 "큰 길은 지극히 평탄한데 사람들은 흩어지기를 좋아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처럼 우리는 상식적이고 뻔한 답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4시간 공부한 사람이 2시간 공부한 사람보다 성적이 좋다라는 것은 상식이다. 물론 이 상식에는 불확실성이 있다. 어떤 사람이 1시간 공부한 것은 다른 사람이 10시간 공부한 것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고 타고난 바보나 천재도 있으며 만약 .. 2017. 3. 12.
아무도 완벽하지는 않다는 말에 대하여 17.2.16 딸아이가 친한 친구와 싸웠나보다. 엄마와 이야기하는 것을 옆에서 들으면서 뭐라도 말해 줄 것이 없을까 생각했지만 그 순간에는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그래서 관뒀지만 조금 지나고 나니 이런 말을 해줄 것을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완벽하지는 않다. 나도 이 말이 필요할 때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얼마전에는 어느 마을 신문에서 글을 써달라고 했었다. 무료로 글을 써달라고 하는 것인데 그거야 별거 아니지만 일처리가 영 엉망이었다. 나중에는 마치 내가 부탁받아서 써주는게 아니라 내 글을 실어달라고 부탁하는 꼴처럼 변했다.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중에 신문에 글을 올린 것을 보니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또 멋대로 분량을 줄이고 다듬은 모양이다. 그런 것을 아무렇지.. 2017.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