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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228

얄팍한 좋은 생각 22.7.10 근간에 어머니에게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노인정에 혼자 계시다가 정수기 직원 말에 넘어가서 노인정 정수기 계약을 본인 명의로 사인을 하신 것이다. 일전에 이 비슷한 일로 난리가 난 경험이 있어서 그걸 다시 노인정 명의로 바꾸려고 하는데 노인정 사람들이 뭘 걱정하냐 괜찮다 하면서 차일 피일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화가 난 어머니가 크게 싸우는 일이 있으셨던 것이다. 전화로 하소연하는 어머니에게 다른 말을 한 끝에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이 온갖 그럴 듯한 이야기로 어머니에게 또 사인을 하라고 할 테니 하나만 기억하고 아침마다 외우라고 말이다.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은 구호였다. '나는 사인을 하지 않는다!' 이미 80대이신 어머니가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얼.. 2022. 7. 10.
어떻게 살 것인가 2 22.7.4 우리는 종종 이러느니 차라리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 아니면 적어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을 할까 그리고 이런 말은 정말 진심일까? 물론 적어도 일부는 그럴 것이다. 세상에 흔한 자살이 그것이 진심임을 실제로 보여주지 않는가.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종종 어떤 공통점이 느껴진다. 그것은 뭔가의 이유로 해서 그들은 내일의 자신에 대해 아무런 희망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학폭에 지친 학생, 부상으로 꿈이 좌절된 운동선수, 노화로 고통뿐인 하루 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이 그런 예일 것이다. 나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 안락사에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도 아니다. 다시 말해 남의 판단에 대해 설사 그것이 죽음의 선택이라고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존중하는 태도.. 2022. 7. 4.
공평함에 대하여 2 22.5.17 공평이란 무척이나 중요한 단어다. 우리는 가족관계에서 노사관계 지역간의 관계에서 남녀관계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것에 대해서 공평을 말한다. 오늘아침에는 한 대학에서 대학총장선거문제로 시위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것도 따지고 보면 대학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낡은 질문과 깊게 관련되어 있고 결국 답은 공평이라는 단어로 돌아오는 문제다. 학생들말은 지금의 총장선임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평이 뭘까? 아쉽지만 우리가 공평에 대해 말할 때 가장 먼저 지적하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공평에 대한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정의는 없다는 것이다. 공평이란 말은 워낙 우리의 피부에 가깝게 느껴져서 한발 물러나 생각하기 어렵지만 생각해 보면 문화나 상식이라는 말들이 절대적이지 않고 역사적 결과물들이며 .. 2022. 5. 17.
다시 무지와 악 22.4.25 나는 이따금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도저히 더 볼 수 없을만큼 고통을 느낀다. 그 이야기속에 나오는 매우 무지하고 어리석은 사람때문이다. 물론 누구나 때로 실수를 하고 무지한 행동을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경우가 있다. 조금만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될 텐데 실수를 계속 반복해서 엄청난 문제들를 만들어 내는 이런 캐릭터를 보면 나는 그것만으로 심한 고통을 느낀다. 마치 주유소에서 불장난 하는 아이나 핵무기 스위치를 가지고 놀고 있는 바보를 보는 것같다.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래서 그 드라마를 그만 보고 말았다. 나는 아무래도 무지한 사람들에게 관대해 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보다. 그러다보니 나는 다시 한번 무지와 악의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를 괴롭게 하는 문제를 .. 2022. 4. 25.
사랑과 삶의 방식 22.4.18 우리가 어떻게 연애를 하는가 혹은 우리가 어떤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가는 우리의 일반적 삶의 방식을 당연히 반영한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곧 섹스라고 생각하거나 사랑이란건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관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을 믿지 않는 그들은 로맨틱 코미디따위를 보지 않거나 별로 재미있어 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그들이 사랑에 대해 가지는 의견을 넘어서 그들의 삶의 방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일단 그들은 스스로의 눈에 생생한 실체라고 생각되는 것만을 믿는다. 아마도 그들은 스스로는 근거없는 추상적 관념을 믿지 않는다고 할테지만 그건 좀 다르다. 그러니까 사랑을 믿지 않는 자들은 예를 들어 물질이나 돈은 굳게 믿을 것이다. 그러나 돈은 추상적 관념이 아니고 사랑은 추.. 2022. 4. 18.
내가 규칙적인 생활에 반대하는 이유 22.4.14 나는 일반론적으로 말해 규칙적인 생활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은 꼭 내 생활이 극도로 불규칙하다던가 내가 모든 생활의 규칙에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규칙을 필요악으로 생각하며 일반론적으로 말해 내 생활을 더 규칙적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의미로 내 생활이 더 규칙적이 되는 만큼 내가 죽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누구나 살면서 어떤 규칙을 지키려고 한다. 하지만 어떤 규칙을 지킬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규칙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차이가 매우 크다. 어떤 사람들은 규칙을 도입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그걸 지키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쉽게 어떤 것을 규칙으로 만들자고 하지만 실은 그 규칙을 잘 지키려고 하지도 않는다. 또한 어.. 2022. 4. 14.
돈이 문제인가? 2022.3.30 내 글은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은 생각을 정리할 겸 전부터 하던 한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 질문은 만약 내가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나는 뭘 하고 살고 싶은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를,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한가지 방법이 된다. 이답은 물론 20대와 40대에서 그리고 60대에서 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 이런 질문을 다시 던진다. 일단 나는 글쓰기는 계속하고 싶다. 죽을 때까지 매일 매일 글쓰기를 하고 싶다. 글쓰기가 너무 좋아서라기 보다는 글을 쓰고 생각을 하는 일을 멈추는 순간 내가 어떤 다른 일을 하든 나에게 문제가 생길 것같기 때문이다. 나는 차츰 나 자신에게서 멀어질 것같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날이 오겠지만 전혀 글을.. 2022. 3. 30.
나를 지키기, 내 생활을 지키기 22.2.26 다산의 형님은 자신의 집을 나를 지키는 집이라는 뜻의 수오재라고 지었다. 이에 대해 정약용은 수오재기를 썼는데 나는 그것을 읽은 후 내 블로그의 이름을 나를 지키는 공간이라고 지은 적이 있다. 이제와 돌아보면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은 실로 내가 평생에 한 일중에 가장 공을 들인 일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 이유는 어떤 고상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나를 잃을 것이 나는 어릴 적부터 두려웠기때문이다. 내 아내는 내가 고집이 세고 자기를 잘 지키는 강한 사람이라고 말할 때도 있지만 나는 사실 기가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은 못된다. 그렇게 태어나지 못했고 그런 사람이 되지도 못했다. 나는 다만 두려울 뿐이다. 뭐가 두려운가? 살아보니 나를 뒤흔드는 사람이 세상에 너무 많았다. 그들이 .. 2022. 2. 26.
무시당하기와 무시하기 2022.2.12 누군가에게 무시당했을 때 그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실 스스로를 솔직히 돌아본다면 스스로가 수많은 사람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로에 대한 평가와 대접은 오고가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이 우리의 이 무시때문에 무시당함은 종종 돌아오기도 한다. 즉 내가 그 사람에게 관심없어 한다는 사실이 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결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나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는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는 무시한다는 것을 어떤 특별히 무례한 행동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무시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관심이 없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 모든 사람의 삶에 대해 관심이 있.. 2022. 2. 12.
삶의 즐거움 2022.1.28 우리는 뭘 위해서 사는가?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인생의 의미나 목적을 묻는 대단한 질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작은 규모로, 좀 더 우리의 일상에 가까운 거리에서도 우리는 이런 질문에 대한 실용적인 답이 필요하다. 삶의 낙 혹은 삶의 즐거움이라고 부르는 이것이 없이는 똑같이 반복되는 매일 매일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삶이 괴로워 진다. 작고 사소한 예를 들자면 나는 곧잘 설거지를 할 때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튼다. 그러면 설거지라는 귀찮은 일이 음악을 듣기 위해 필요한 일로 변하면서 꽤 할만한 일이 되는 것이다. 일상을 견디기 위해 우리는 이런 즐거움이 되는 일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인생의 최종적 목표같은 것이 아니므로 어떤 철학적 정당화같은 것은 필요없다. 요즘.. 2022. 1. 28.
나를 지킨다는 말에 대한 오해 2022.1.16 오늘날의 시대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변화의 속력일 것이다. 세상은 인류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더 복잡한 곳으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가능에 가까운 가혹한 요구를 받는다. 일단 세상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의 어떤 구석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살게 만든다. 대개의 경우 학생은 학생이라서 바쁘고 부모는 부모라서 바쁘며, 직장인은 직장인이라서 바쁘다. 바쁘다는 건 고개를 쳐들고 세상을 볼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새 많은 사람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지극히 작은 구멍 중의 하나에 처박혀서 자기 합리화와 자기 방어를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내 삶을 사느라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고, 복잡한 세상에서 사람은 어차피 다 입장이 다른 것이니 어떤 보편성을 추구.. 2022. 1. 26.
인생의 맛 2022.1.8 나는 때로 아침일찍 거리에 나설 때면, 특히 입김이 허옇게 보이는 추운 겨울날 그렇게 할 때면 세상이 참 아름답다고 느낀다. 대개 그런 날은 거리에는 별로 사람이 없다. 그리고 햇살이라도 비치기 시작하면 코와 귀가 짱짱하게 느껴질 때도 나무며 간판이며 지나가는 자동차들 조차도 참으로 아름답다고 느끼며 그 순간에는 더이상 아무런 것도 필요없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전보다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도 사라지고, 이제부터는 어디로 가야할까 하는 생각이나, 아내의 걱정, 돈문제에 대한 고민따위도 사라지고 만다. 그냥 나는 멋진 풍경속에 있을 뿐이다. 비록 그 광경이 사진을 찍어 잡지에 실릴 그런 광경은 아니지만 나는 그래서 그 모습이 더 마음에 든다. 고고한 풍경은 물론 아름답고 우리를 압도하지만 그.. 2022. 1. 8.
참선과 기도의 의미 2021.12.29 나는 참선을 배운 바 없다. 다만 내 글이 종종 그러하듯이 세상에 있는 것에 대해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것은 그에 대한 기록일 뿐이다. 사실 나는 참선을 배운 적은 없지만 종종 참선하듯 자세를 취하고, 그러니까 양반다리를 하고 손을 편하게 놓고 눈을 감고 있을 때가 있다. 왠지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하고 종종 내가 그 자세가 필요하다고 여겨져서 하는 것이다. 이걸 내가 종종 참선을 한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 글의 문맥에서는 이름이야 뭐라 부르던 상관이 없다. 그러니 여기서는 이걸 구분하지 말도록 하자. 그런데 도대체 참선은 왜 하는 것일까? 왜 효과가 있는 것일까? 참선을 할 때 우리는 두 가지의 극단속에 동시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생.. 2021. 12. 29.
자기에게 부지런한 사람, 남에게 부지런한 사람. 2021.12.10 우리는 부지런한 사람이 되라는 조언을 받는다. 하지만 부지런하다라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다. 부지런한 사람이 뭔가? 예를 들어 하루 종일 밥먹을 시간까지 아껴가며 직장일에 매달리는 사람은 부지런한 것인가? 이 사람은 어떤 사람에게는 분명히 부지런하게 보일 테지만 아주 게으른 사람일 수도 있다. 그는 가족에게 게으르고 자신에게 게으른 사람일 수 있다. 진정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은 뒤로 한 채 특정한 사회활동속으로 도피하여 바쁜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직장생활이 만만한 사람은 별로 없을 테지만 필요이상으로 직장핑게를 대면서 바깥으로 떠도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는 것같다. 좀 더 기본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보자. 누구나 24시간을 산다. 하루 종일 잠을 자건, 하루.. 2021. 12. 28.
변명과 설명의 차이 2021.12.11 어제는 1999년에 있었던 씨랜드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한가지 질문에 빠져든다. 시스템은 뭐하러 있는 것일까? 변명과 설명의 차이는 무엇인가? 미리 말해두지만 씨랜드 참사같은 사건의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건에는 국민들의 마음을 만족시킬 진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당시의 시스템은 진실을 덮고만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시스템의 본질적 특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시스템은 언제나 설명을 하고 진실을 찾기 보다는 변명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문제는 그 시스템의 주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고 그 시스템의 관행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것일 뿐이다.. 2021. 12. 28.
창의적 인간과 질문하는 인간 2021.12.6 미래사회는 어떤 인간을 요구하는가라는 질문은 아주 흔하다. 그리고 우리는 대개 그 답으로 창의적 인간을 말한다. 즉 우리가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면 창의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창의적 인간은 어떻게 될 수 있는가? 그게 어떤 사람이며 노력하면 될 수 있는 것이 맞는가? 우리는 그런 추상적인 말보다는 더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우리의 삶에서 뭐가 문제인지를 지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그 구체성에 있어서 창의적 인간이라는 말보다 질문을 던지는 인간이라는 말이 더 좋다고 믿는다. 지금의 교육은 질문을 던지기 보다는 남의 답을 외우는 즉 더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확실히 글자도 모르면서 창의적이 되기는 어렵고 남.. 2021.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