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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228

자식경쟁과 공정한 삶 23.2.7 경쟁이 심한 곳에서 공정논란은 커진다. 조기 축구회의 축구경기에서 일어난 판정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란이 별로 없지만 엄청난 돈과 명예가 걸린 월드컵 본선 경기라면 판정논란은 국가적 분쟁까지 가져올 수 있다. 요즘에는 취업비리 이야기가 많은데 그 만큼 취업이 어렵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거기에서 벌어지는 불공정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분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정말 남부럽지 않게 경쟁이 심하며 그런데 그것이 세대에 따라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자식 경쟁이다. 사실 한국에서 취업과 입시에 관련해서 공정 시비가 종종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키는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자식이 입시와 취업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하면 자식 이상으로 흥분하는 것이 부모들.. 2023. 2. 7.
일하는게 취미인 사람들 23.2.5 한국에는 일중독자가 많다. 그건 꼭 나쁜 것은 아니고 열심히 일하는 것, 부지런한 것이 왜 비판받아야 하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으며 어쨌거나 이건 내 취향이니 남이 뭐라고 할 일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중독자는 알콜중독자처럼 그런 행위가 과도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중독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예를 들어 건강을 해치면서 일하는 사람은 본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경제적 의미에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푼돈을 아끼고 벌기 위해서 무리하게 일하고는 그로 인해 벌어지는 병원비가 더 큰 것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면 길게 보면 오히려 일을 해서 돈을 잃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중독자들은 대개 자신의 건강에 자신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일중독은 언제.. 2023. 2. 5.
이사하기 23.1.19 어쩌다 보니 전주 8년의 세월을 접고 오송지역으로 이사가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어쩌다 아내의 눈에 띄인 집으로 이사가게 되는 것인데 역시 사람 사는 건 참 인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사라는게 참 힘들고 비싼 거라는 거죠. 간단히 견적을 내보니 포장이사로 우리집 짐을 다 옮기려면 260만원은 나올거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5톤트럭 2대분량은 될거라는 겁니다. 보통 5통트럭 한차 분량의 포장이사가 120만원에서 140만원정도 하는데 타지역 이사이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사다리차 사용비를 또 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우리집 부엌살림을 남들이 만지는 것을 싫어하고, 사실 이런 저런 이유로 쌓여진 버릴 물건들도 많은데 그런 식으로 포장이사를 하면 쓰레기를.. 2023. 1. 19.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22.12.11 최근 예전에 써두 었던 조지오웰의 1984 독후감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유명한 문구를 다시 읽었죠. 그것은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그리고 무지는 힘이라는 문구였습니다. 그런데 유명하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어서 기억에는 잘 남지만 왜 전쟁은 평화이고 자유는 예속이며 무지는 힘일까요? 그 이유는 한마디로 사는 것은 그냥 존재하는게 아니라 그 자체가 버둥거리기이고 자기를 보존하려는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개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하면 생활이 편안하고 그래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어도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고로 좋은 상태란, 예를 들어 자유로운 상태란 이미 아무 예속이 없는 상태이고 따라서 그 자체로 자유가 유지될 걸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 2022. 12. 11.
내가 나라는 것의 의미 22.11.21 내가 나라는 것은 뭘 의미하는가? 많은 중요한 질문들이 그러하듯이 이 질문도 그 질문의 답 이상으로 그것이 왜 중요한지가 더 중요하다. 그걸 알 때 우리는 설사 답을 몰라도 그 질문을 기억하고 계속 던질 수는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라는 것은 많은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그 답 자체거나 적어도 그 답의 전제조건이 된다. 예를 들어 최근 나는 막연한 동경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학자를 꿈꾸고 연애를 꿈꾸고 명성을 꿈꾸고 새로운 세상을 여행하는 것을 꿈꾸는 등 모든 꿈들은 생각해 보면 아직 하지 않았고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꿈이다. 그런데 해보지 않았는데 그게 어떤 건지 어떻게 알 것인가? 이런 의미에서 사실 모든 꿈은 어느 정도 막연한 동경이다. 한국 사람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헬조선 .. 2022. 11. 21.
운명과 결혼 그리고 그 이상 22.11.6 최근에 결혼에 대한 글 하나를 읽게 되었다. 그 글에서 저자는 이 세상에 있는 수 많은 상대중에서 가장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때문에 결혼에 대해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고 있었다. 세상에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데 이 사람과 결혼을 할까?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말해 그 조언은 최선을 바라지 말고 일단 선택을 하고 그 안에서 노력하라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이런 조언도 나름의 타당성과 설득력이 있고 좋은 의도로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뭔가가 꺼림직했다. 그리고 밥을 먹다가 아내와 운명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과학자였던 내가 운명이라는 것을 믿는다고 하자 그녀는 그걸 뜻밖이라고 여겼다. 나는 바로 이것이 그 조언에 대해서 내가 느꼈던 어떤 결핍이 아닌가.. 2022. 11. 6.
혼자 살 준비 22.10.9 요즘에는 1인가구가 많이 늘었고 늘고 있다. 청년들도 결혼을 안하니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것이지만 수명이 길어지면서 배우자가 사망하고 혼자 사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예전처럼 3대가 같이 사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 사실 사람들은 점차로 같이 사는 것이 지긋지긋하다며 따로 사는 것을 찬양하기 바쁘고 그 결과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모랑 사는 것도 힘들고 자식이랑 사는 것도 힘들며 심지어 배우자랑 사는 것도 힘들다니 혼자 사는 수 밖에 더 있겠는가.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을 공동체라고 부른다면 이것은 공동체의 붕괴고 낡고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은 붕괴했는데도 새로운 공동체 의식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즉 옛날 방식대로 사는 것은 내가 손해니 같이 살지 않겠다고 말하.. 2022. 10. 9.
인생에 대한 기대에 대하여 22.9.15 기대치가 너무 높다라는 것에 절대적 기준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그저 자기가 태어난 환경속에서 이러저러한 정도는 당연한 것이라는 감각을 배울 뿐이다. 그리고 그 당연한 것에 도달하려고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 기대치에 못한 일이 있으면 우리는 불행하다. 남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불행한 것이 한 예다. 이 정도의 집에는 살아야 하고, 이정도 돈은 옷에 써야 하고, 이정도는 먹는데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면, 그래서 반드시 그걸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걸 위해 분주하게 살게 된다. 만약 세상이 전혀 변화가 없는 곳이며 일들이 예상한 대로 일어나는 곳이라면 기대치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자연법칙처럼 확실한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세상일들의 가치를 매우 빠르게 파악하게 되.. 2022. 9. 15.
나의 의견, 타인의 의견 22.9.4 남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설사 전문가의 의견이나 대중의 의견이라고 해도 무조건 믿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모든 의견에는 문맥이나 환경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아이들의 치료때문에 치과에 가서 놀란 적이 몇 번 있다. 치과의사라면 전문가일 것으로 생각하는 나는 딸 아이의 치료를 위해 세 개의 치과를 방문했는데 그 결과가 너무 달라서 놀라고 말았다. 같은 사람의 같은 입을 두고서 치료방법이나 치료비를 말하는데 다른 치과의 의견이 서로 약간 차이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큰 차이가 났던 것이다. 당시의 문제는 입안쪽에 사마귀같은 것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었는데 이쪽에서는 4백만원을 써서 장기적인 치아교정치료를 시작하자고 하는데 저쪽은 10분쯤 치료하고 완.. 2022. 9. 4.
여러개의 진실, 당신의 진실 22.8.3 우리는 흔히 하나의 가정을 따른다. 그것은 우리가 설혹 그것을 알지 못한다 하지라도 진실이란 것은 오직 하나이며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상자 안에 있는 주사위가 지금 3인지 5인지 비록 내가 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진실은 존재하며 그것은 하나라는 식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쉬뢰딩거의 고양이가 생각나고 양자역학이 생각나지만 양자역학만 이런 문제에 관련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나는 그를 좋아할까라는 질문이 있다고 하자. 이 질문의 답이 하나이며 분명히 존재하나? BTS의 모자가 1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자. 이 가치는 오직 하나이며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일단 사람의 마음에 대한 질문이나 가치에 대한 질문은 진실의 객관적이고 유일한 존재라는 가정과는 맞지 않아 보인다. 미.. 2022. 8. 3.
둔감함과 민감함, 정상과 비정상 22.7.30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다. 여기에는 자폐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가 나오는데 이걸 보다가 나는 민감함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종종 자폐를 가진 사람들을 뭘 모르는 사람 즉 둔감한 사람으로 여기는데 사실 자폐 환자들은 반대로 보통 사람들보다 더 민감한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그들이 남의 눈을 잘 보지 못하고, 소리나 충격에 우습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들이 둔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반론적으로 그러한가 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 사실 자폐같은 것은 제대로 정의할 수도 없는 증상에 불과하다. 즉 이러저러하게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지 자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원인을 가지고 같은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영화에서 다루는 .. 2022. 7. 30.
돈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22.7.23 자본주의 사회는 돈을 댓가로 받는 노동을 가치있는 일로 보이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삶이 돈을 벌기 위한 일로 채워졌다고 느끼기 쉽고 결국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확실히 사는데에는 돈이 필요하고 돈은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돈으로 할 수 없는 일도 많다. 어찌보면 돈은 진짜 중요한 일은 하나도 해주지 못한다고 할수도 있다. 돈이 해줄 수 있는 있는 대표적인 것은 바로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해주는 것과 어떤 체험을 가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이 두가지의 일은 모두 돈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다는 착각을 만들어 낸다. 우선 살다보면 돈이 없어서 뭔가를 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즉 돈이 없기에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 2022. 7. 23.
자신감이란 무엇인가? 22.7.22 우리는 자신감을 가져라는 조언을 자주 듣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 그리고 그 효과가 뭔지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자신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혼란이 있는 것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뭔가를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무조건 좋은 일일까요? 이런 자신감이란 혹시 열등감을 숨기기 위한 과장된 행동에 불과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아무런 노력도 재능의 증명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나는 유명가수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다거나 김연아처럼 피겨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고 외치는 것이 진정한 자신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할 수 있다라고 자신을 세뇌하는 말들은 종종 이런 식이 될 때가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나도 안한.. 2022. 7. 22.
당신은 개인주의자입니까? 22.7.20. 개인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와 사회보다는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의 의의와 존재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사고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사회를 포함하여 서구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국가에서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개념으로 존재한다. 즉 국가가 있기 전에 개인이 있다는 생각의 바탕에는 이미 개인주의가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국민의 계약과 합의로 만들어진 것이 국가라는 관점은 이미 개인주의적 관점이라는 것이다. 자유를 이야기하고, 개개인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이야기하는 나라라면 이미 개인주의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주의자가 되지 못한 현대인이란 마치 공화국 안에 사는 봉건 주의자처럼 어느 정도 체재와 어긋난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세상에는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같은 .. 2022. 7. 20.
아버지의 죽음 2022년 7월 13일 장인어른이신 김유동옹께서 돌아가셨다. 친아버님이 수년전 돌아가셨으니 이제 나는 두 분의 아버님을 모두 잃은 셈이다. 4일장을 치르고 화장터에서 아버님의 수골을 기다리며 아버님의 삶과 죽음을 생각해 본다. 아버님은 일제시대인 1934년에 태어나신 이래 부산 반여동에서 자라고 나이 드시고 89세가 되도록 사신 분으로 알고 있다. 아버님이 어떤 분인가 이제와 생각해 보면 아버님은 평생 여러 일들을 하셨지만 결국 아버지였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을 졸업하신 후 전화국에서 일하거나 대리점 사업을 하고, 금속공장을 운영하시기도 하셨지만 그 일들은 그다지 길게 가지못했거나 아버님의 삶에서 중심을 차지하게 되지는 못한 느낌이다. 아버님은 이따금 LG집안과의 인연을 말하시고는 했고 그 딸인 아내는 .. 2022. 7. 18.
나를 지키기, 생활을 지키기 22.7.17 얼마전에 한주간 돌아가신 아버님 병간호를 할 일이 있었다. 병실에서 한주간 바쁘게 병간호를 해보니 새삼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다시 마음에 와 닿았다. 이 말은 내가 좋아 하는 말인데 출처는 잘 모르겠다. 책과 노트북을 가져가서 바쁜 가운데에서도 물리학 강의 동영상을 녹음하고 편집하는 일을 했던 첫 날은 굉장히 좋은 날이었다. 하지만 환자의 병세가 너무 급해지고 용변을 가릴 수 없어지자 몇일 후 병세가 나쁠 때에는 실질적으로 밤을 샌 것과도 같은 날도 있었기 때문에 곧 나의 하루 하루는 꾸벅 꾸벅 조는 시간과 환자를 돌보는 것으로 거의 다가 채워져 버렸다. 그러나 이렇게 몸이 바쁜 것은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래봐야 한 주였고 피로는 누적되었겠지만.. 2022.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