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673 제 3의 지식 23.8.17 일찌기 인간을 묻는다를 쓴 제이콘 브로노우스키는 인문학과 과학을 지식의 서로 다른 양태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 지식의 또 다른 양태 즉 제 3의 지식이라고 부를 만한 것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AI다. 우리는 AI를 제 3의 지식으로 인식하고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AI가 지식의 다른 양태인 이유는 첫째로 그것은 세상에 대한 정보의 압축물이라고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간단히 말해서 많은 데이터를 컴퓨터 최적화를 통해 압축해 놓은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것은 자연에 대한 관찰에서 찾아낸 자연법칙을 기술하는 수학공식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AI는 과학적 지식과 다른 성격을 가진다. 그것이 AI가 지식의 다른 양태인 두번째 이유인.. 2023. 8. 17. 한국 경제전문가의 기초적 모순 23.8.16 한국에서 경제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아니면 대부분 하나의 모순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대개 경제 진단을 하고 그에 맞는 정책은 이거라고 말하는 일이 많다. 다시 말해 경제 정책이 경제의 미래를 바꾼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분석에는 정치가 없다. 즉 과거 30년 40년을 돌아 볼 때 그들은 보수와 민주 정권의 차이를 거의 말하지 않거나 무시한다. 이는 한가지 결론을 만드는데 보수던 민주던 결국 정권을 잡으면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나라는 해방이래 똑같은 사상과 정치를 펼쳐왔고 따라서 그 안에서 정치없는 경제분석이 의미를 가진다. 즉 경제는 정치와 상관없는 법칙에 따라 변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없다면 그들의 경제 분석은 의미가 없다. 그런데 그런 주장.. 2023. 8. 16. 위대함이 실종된 시대 23.8.16 사려깊음이나 조심스러움은 물론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누군가의 모범이 되거나 어떤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은 요즘 낡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이상을 제시하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일 자체가 포기되고 비웃음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남는 것은 변화하지 않고 썩어가는 그래서 결국은 짐승처럼 변해가는 사람들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살아보면 인생에 제자리란 없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제자리에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의식은 흐릿해 진다. 그저 매일 매일 하던 일을 반복하면서 점차로 왜 그걸 하고 있는지를 잊어가게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되돌아 보면 도대체 지난 몇년간 혹은 몇십년간 내가 뭘 했던건가 하는 생각이 들거나 .. 2023. 8. 16. 물리학자와 철학자의 차이 23.8.14 최근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책과 한국 철학자 김성환의 책을 연달아 참고할 일이 있었다. 두 책의 이름은 물리학 법칙의 성격과 17세기 자연철학이라는 책이었는데 두 책을 연달아 참고하다보니 물리학자와 철학자의 입장이 너무 극명하게 갈려서 그것에 대해 몇자 써보기로 한다. 이건 두 사람중의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현대과학의 핵심이 뭔가하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물리학자와 철학자가 느끼는 것, 정확히 말하면 강조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물리학자가 강조하는 것은 정확성이다. 예를 들어 뉴튼의 중력법칙은 그냥 무거운게 다른 걸 더 세게 잡아당긴다라는 것이 아니다. 이 중력법칙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무게에 비례한다는 정확한 수식으로 써질 수 있고 과학자들은 이걸.. 2023. 8. 14. 지식과 비교 23.8.12 우리는 언제나 비교에 의해서만 무언가에 대해서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여기 강국진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여러분이 강국진을 여자와 비교할 때면 우리는 그에 대해 남자란 어떤 것인가를 중심으로 알게 될 것이다. 강국진을 고릴라와 비교한다면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을 중심으로 그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강국진을 돌멩이와 비교한다면 우리는 생명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그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개 지식을 이러한 비교를 통해서 얻어낸다는 것을 잊는다. 그것도 아주 자주 그렇다. 그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무엇과 비교하고 있는지가 무의식의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고 할 때에도 이미 그것이 뭔지를 거의 정확히 알고 있다는 가정속에서 시작한다. 그.. 2023. 8. 12. 법과 현실 23.8.11 세상에는 시스템이 있고 법이 있고 조직이 있다. 예를 들어 수사는 형사가 하고, 기소는 검사가 하고, 변호는 변호인이 하며, 판결은 판사가 내린다는 식의 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 경험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시스템이란게 형식적인 구조대로만 움직인다고 믿지 않는다. 여기에는 몇가지 모순적인 현실이 있다. 형식만 강조하면 세상에 되는 일이 없고, 형식을 무시하면 그것 나름대로 되는 일이 없다. 그 형식이란 건 말하자면 기계의 설계도 같은 것이다. 조직은 수학 정리를 증명하는 논리적인 단계처럼 혹은 기계를 구성하는 부품들처럼 이런 저런 명분과 논리속에서 형식적 구조를 가지며 당연히 이 구조는 매우 뛰어난 사람의 사상을 반영하고, 많은 경험이 누적되어 만들어 진 결과다. 그러.. 2023. 8. 11. 세월호와 잼보리의 꼭닮음 23.8.10 윤석렬 정권을 보내기가 참 힘들다. 무엇보다 무능력과 무공감한 그들을 보고 있자면 화가 자꾸 치밀어 오른다. 나는 아내에게 이건 마치 굳이 자기가 운전하겠다고 운전대를 잡고서는 운전을 안하는 사람을 보는 느낌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차는 절벽으로 뛰어 내리고 있는데 굳이 운전대는 양보하지 않고, 절벽도 보지 않는 것이다. 그들도 잼보리를 망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굳이 그걸 망쳐서 뭐 그리 대단한 이익을 보겠는가. 하지만 그들이 잼보리를 망치는 것을 보고 그 이후에 터져나오는 그들의 대처를 보면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이전에는 이미 이태원 참사가 있었기는 하지만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비극이 생기고 뭔가에 실패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다. 임진왜란때 조선인들이.. 2023. 8. 10. 인공지능은 무엇과 비교되어야 하는가. 23.8.9. 우리는 모든 것을 비교를 통해 파악한다. 외국을 모르는데 한국을 알 수 없고, 짐승을 모르는데 인간을 알 수 없으며, 뜨거운 것을 모르는 데 차가운 것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뭔가를 파악하려고 할 때 그것과 비교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의식적으로 파악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암묵적으로 뭔가를 마음속에 가지고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비교상대가 잘못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남자의 반대를 여자로 생각할 때와 남자의 반대를 고릴라로 파악할 때 그리고 남자의 반대를 생명이 없는 바위로 생각할 때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을 남자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무엇인가를 물을 때 우리는 마음속에 뭘 가지고 있는가? 인공지능은 이런 걸하.. 2023. 8. 9. 옳은 것과 가치있음의 정도 23.7.24 세상에서는 옳은가 그른가를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중요한 일이지만 이런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 망각되기도 한다. 이 점 을 보여주는 한가지 이야기는 이렇다. 여기 유리병이 하나 있다. 그 병에 골프공을 가득 집어넣는다. 이제 골프공이 가득 한 병에 우리는 다시 모래를 넣는다. 그러면 가득 차 보이는 유리병에는 다시 모래가 들어간다. 공프공과 모래로 찬 병에 우리는 물을 붓는다. 그러면 가득 차 보였던 병에 다시 물이 들어간다. 이 이야기는 보통 중요한 것을 먼저하라는 교훈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생각해 보면 이 이야기의 의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뭔가가 옳은가 그른가를 따지는데 있어서 우리가 망각하는 첫번째 사실은 우리의 인생을 포함해서 세상의 것들은 유.. 2023. 7. 24. 교권이란 무엇인가? 23.7.21 자살한 선생님, 폭행당한 선생님 문제로 안 그래도 시끄러운 세상이 더욱 시끄럽다. 이 사건들로 부각된 문제는 내가 아는 한 이미 20년 정도 이상 전부터 이야기 되던 것이다. 그것은 피상적으로 보았을 때 권위적이고 체벌도 가할 수 있었던 선생님들의 시대가 끝나면서 생겨났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무슨 짓을 해도 그러려니 했던 과거와는 달리 점차로 선생님의 행동은 규칙으로 묶였고 그에 맞춰서 학생들의 행동은 거칠어 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선생님이 뭘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체벌의 시대로 역행할 수도 없지만 학생들을 교칙에 의거해서 처벌하는 것도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회피되어졌다. 그 한가지 이유는 처벌하면 할 수록 학교의 평가가 나빠진다는 것이겠지만 다른 이유는 선생님의 권위를 .. 2023. 7. 21. 뛰어난 대중과 한국 23.7.19 플라톤이 전체주의의 기원이라고 말하는 칼 포퍼가 아니더라도 잘 쌓아올린 건축물을 연상하게 하는 논리적 사고방식은 반드시 옳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예를 들어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에서 환원주의적 태도를 비판하는 화학자 로얼드 호프만이나 '낭만주의의 뿌리'에서 이사야 벌린이 소개하는 낭만주의 철학자들은 모두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과학은 위대한 인류의 결과물이지만 과학과 같은 논리적 구조물로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그것을 맹신하는 태도는 전체주의를 만들고, 사이비 과학을 만들어 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계몽주의를 꿈꾸는 사람은 아직도 세상에 많다. 그 사람들은 궁극적으로는 어떤 규칙들에 반영되어지는 잘짜여진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그것을 모두가 배우고 익히면 국가같.. 2023. 7. 19. 인공지능과 새로운 인간 23.7.18 엔진이 없으면 차가 달릴 수 없지만 바퀴가 없어도 마찬가지이듯이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서 수많은 것들이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경제와 사회를 주도하게 만들어 주는 보다 희귀한 자원은 존재해 왔다. 다른 것들은 상대적으로 구하기 더 쉽기 때문에 가장 크게 생산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는 것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시대마다 달랐는데 예를 들어 직업의 종말을 쓴 테일러 피어슨은 시대별로 그 희귀자원들은 다음과 같았다고 말한다. 오늘날처럼 복잡한 세상에서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올바르게 결합하고 대중화시키는 능력이 중요해 졌다. 그리고 그 대중화를 위한 비전을 테일러 피터슨은 창업가 정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토지나 자본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이제까지 경제와 사회를 주도했다면 기술의 대중.. 2023. 7. 18. 피프티 피프티 사태 왜 사람들은 화를 내는가? 23.7.12 최근 피프티 피프티의 소송에 대해서 기사와 유튜브 컨텐츠가 많이 올라 오고 있습니다. 오늘 문득 생각해 보니 저도 그런 컨텐츠들을 계속 보고 있더군요. 저도 화가 난 모양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나는 왜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 화가 나는가? 이유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개 했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좀 더 크게 보면 한국음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때문인 것같습니다. 사실 경제건 외교건 최근 좋은 소식을 들어 본 적이 정말 적습니다. 물가는 말도 안되게 오르는 일이 많아서 몇년전 가격과 비교하면 40%쯤 오른 것들도 있어 보입니다. 정부는 이게 한국 정부인지 조선 총독부인지 모르게 자기 파악이 안되는 일에 매진하고 있지요. 일본이 방사능수를 배출한다는 데 그걸 변명해.. 2023. 7. 12. 관용이란 무엇인가? 23.7.6 관용이란 무엇일까? 그것에 대한 원칙같은게 있을 수 있을까? 정의와 관용은 종종 임의적으로 뒤섞여서는 부패한 사회를 만드는 것같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나 자신이 봐주고 싶은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매우 관용적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갑자기 무한히 선택적으로 정의감을 드높인다. 그런 사람들도 스스로를 관용적이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말할지 모르지만 이건 그냥 부패한 사람들에 지나지 않은 것이 아닐까? 관용은 영어로 톨러런스고 프랑스어로는 똘레랑스다. 한때 프랑스의 똘레랑스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 드높이던 사람이 한국에 있었는데 물론 그 사람이 선의로 그랬을거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지만 요즘의 프랑스 뉴스를 보면 그건 그냥 남의 .. 2023. 7. 6. 인공지능과 관점의 중요성 23.6.26 %이 글은 제가 쓰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책의 서문으로 쓸까하고 써 본 글입니다. 책이 실제로 출간될지는 알 수 없으나 그렇게 된다면 이 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인공지능에 관한 생각을 소개한다. 그런데 무엇을 논의하든 우리는 그것의 과거와 현재에 기초해서 한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그것은 바로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정의나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예를 들어 이 책은 인공지능에 대한 책이므로 우리는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이 피할 수 없는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출발점에 불과하다. 특히 인공지능처럼 그 역사가 길지않고 빠르게.. 2023. 6. 26. 인공지능과 경제난 23.6.25 요즘 역사상 유례가 없다고 할 정도로 수출이 안된다던가,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은행도 위험하다던가 하는 경제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이는 IMF때 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기업도 가계도 모두 상태가 좋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뭘 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 각종 매체에서는 경제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금리 문제나 부동산 정책 문제, 외교따위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게 떠오른 생각은 이게 다 전부 그냥 응급처방이라는 것이었다. 당장 코앞의 문제에 반응할 뿐이며 한국이 앞으로도 더 잘 나가려면 기초체력이 달라져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기초체력을 키운다는게 뭘까? 이것도 아주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어떤 분들은 연구개발을 말할지 모.. 2023. 6. 25.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