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674 명절에 만난 대학생들과 대학의 현실 23.1.24 명절이라서 친인척을 만나다 보니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조카들과 그리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형님과 이야기 할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대학의 몰락은 가장 짧게는 인구구조의 문제지만 좀 더 멀리 보면 연구와 교육기능을 모두 담당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길게 보면 대학이 세속화된 것이 대학 몰락의 근본원인이며 결국 대학은 평준화되어야 한다고 저는 글을 썻지요. 그러고 나서 나눈 대화였는지라 몇몇 부분들은 알고는 있었지만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다시 주목하게 된 것은 명문대 서열이 중요하지 않고 학과 이름이 중요하다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기업은 점점 더 인재를 데려다가 교육을 시켜서 장기간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당장 실무.. 2023. 1. 24. 욕망과 능력의 균형 23.1.21 행복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고 여러가지 이유들이 그것을 막지만 행복이 힘든 것에는 아주 흔하고 중요한 한가지 이유가 있다. 그건 욕망과 능력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룰 때만 행복이 가능하며 그 균형이 깨지는 경우에는 어느 경우든 불행하게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 순환에서 벗어나서 자기를 지키고 남과 비교하는 일도 없이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고 적어도 이 균형의 의미를 생각도 안해본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다. 욕망이 큰데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사람이 불행한 것은 이해하기 쉬워 보인다. 그런데 욕망이 작고 능력이 넘치는데 왜 불행한 걸까? 욕망이란 건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개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야의 넓이와 관계가 있고 우리가 스스로를 누구와 비교하는.. 2023. 1. 21. 대학의 세속화와 몰락 23.1.20 지방대가 몰락하고 있다는 뉴스가 요즘 많이 나온다. 물리학, 수학, 철학등 기초학문이지만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학과가 없어지고 학과들은 통폐합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학교수들이 직위를 잃게 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남쪽지방부터 벚꽃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없어질거라는 기사가 뜨는가 하면 대학교수들이 고등학교에 가서 세일즈를 하는 것도 모자라서 친인척 아이들을 동원해서 대학에 등록했다가 자퇴하는 편법을 쓰는 일도 있다고 한다. 대학 입학생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아마도 이를 두고 인구구조에 따른 것 즉 저출산의 결과라고 말할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당연하고 올바른 진단이기는 하다. 그러나 조금 더 뒤로 물러나 보면 지방대의 몰락은 여러가지 다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선.. 2023. 1. 20. 이사하기 23.1.19 어쩌다 보니 전주 8년의 세월을 접고 오송지역으로 이사가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어쩌다 아내의 눈에 띄인 집으로 이사가게 되는 것인데 역시 사람 사는 건 참 인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사라는게 참 힘들고 비싼 거라는 거죠. 간단히 견적을 내보니 포장이사로 우리집 짐을 다 옮기려면 260만원은 나올거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5톤트럭 2대분량은 될거라는 겁니다. 보통 5통트럭 한차 분량의 포장이사가 120만원에서 140만원정도 하는데 타지역 이사이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사다리차 사용비를 또 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우리집 부엌살림을 남들이 만지는 것을 싫어하고, 사실 이런 저런 이유로 쌓여진 버릴 물건들도 많은데 그런 식으로 포장이사를 하면 쓰레기를.. 2023. 1. 19. 세계화와 파편화 속에서 한국의 위치 23.1.17 요즘 세계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가장 큰 사건 중의 하나는 미중 분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러시아와 서방간의 분열, 그리고 사우디와 미국간의 분열등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서 이를 파편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즉 세계는 냉전시대 이후 세계화의 길을 걸었는데 다시 쪼개져서 각자도생의 길로 간다는 것입니다. 파편화는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세계 무역에 중독된 세계가 파편화를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미국인이니 한국인이니 하는 국적을 가지고 있기에 보기에 따라서는 국제관계란 부수적인 거라고 느끼지만 세계 무역의 중요성은 이미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지구는 여러 조각으로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걸 잘 보여주는.. 2023. 1. 17. 새로운 채널과 문화주도권. 23.1.12 한류는 지난 몇년간 한국을 뒤덮은 아니 세계를 놀라게 한 하나의 큰 주제였다. 그런데 사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가 하나둘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무시할 수 없는 한가지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독점의 극복이었다. 다시 말해서 한국 문화컨텐츠는 본래부터 이렇게 경쟁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독점 구조를 극복하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그게 언제인가? 좀 아이러니 하지만 그건 종편방송의 등장이었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그때부터 한국 컨텐츠를 공중파 3사가 독점하는 구조가 무너진다. 물론 모든 종편방송이 훌룡했던 것은 아니었고 종편방송만 훌룡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Jtbc, TvN, OCN, Mnet 같은 채널들의 인기는 그들이 출현하기 몇년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때.. 2023. 1. 12. 8년만에 집을 구하며 23.1.4 전주에 온지 8년. 이사할 일이 생겼다. 그래서 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지금 나는 주인세대라고 부르는 집에 살고 있다. 이것은 원룸빌딩의 꼭대기층에 있는 복층 주거인데 좀 차이가 있지만 2층집을 건물 맨 위로 올려 놓았다고 보면 된다. 파라솔을 놓고 꽃과 채소를 키울 수 있는 테라스가 있으며 2층으로 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 2층을 단지 창고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주인세대를 잘 못지어서 그렇다. 잘지은 주인세대의 복층은 손님방이나 서재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인 세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예를 들어 보면 이렇다. 4층과 5층이 합쳐져서 주인세대다. 이 집은 테라스 공간이 아랫층에 없어서 아랫층은 사실 그냥 보통 아파트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가면 5층 복층이 나오고 복층의 .. 2023. 1. 4. 교육과 놀이 23.1.3 우리는 여러가지 일들을 여러가지 이유로 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학교나 회사에 가서 뭔가를 한다면 그것은 그 장소에 걸맞는 행동을 하러 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그 환경이 우리의 행동을 거의 대부분 결정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여가시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아 보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여러분이 시간이 있을 때마다 뭔가를 계속 하고 있다면 그것이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사라지고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때 우리가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내부에서 나오는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과 오늘날의 교육이라는 것을 합쳐서 생각하면 우리는 한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과연 오늘날의 교육은 우리의 여가시간을 즉 우리 자신을 바꿀까 하는.. 2023. 1. 3. 보이지 않는 욕망 22.12.31 우리는 진짜로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는 거론하기 싫어하고 피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재산의 총액이나 투자상황 혹은 통장의 비밀번호를 사방에 떠들고 다니지는 않는다. 성에 대한 것도 그렇다. 당신의 섹스 판타지라던가 당신의 성경험이라던가 하는 것을 너무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껄끄러운 것이다. 돈이나 성은 자주 이야기 되지 않기에 오히려 잘 보이지도 않게 되는 욕망의 대표같은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이런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것을 넘어서 이런 욕망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을 부정한다. 당신이 부자에게 굽신대고 가난뱅이에게 거만하게 구는 것이 모두 돈때문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당신이 어떤 아가씨나 총각에게 친절했던 것이 사실 그.. 2022. 12. 31. 프로이트와 마법의 시대 22.12.29 경영학자이자 저명한 작가인 피터 드러커는 1909년에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그가 성장한 때는 빈이 빛나던 시기의 말엽이었고 사람들은 세계 대전 이전의 유럽의 분위기를 그리워하고 그걸 유지하려고 하던 시기였기도 하다. 성인이 되자 이런 빈을 떠난 드러커는 이후 영국을 거쳐 미국에서 활동하게 된다. 그 덕분에 그는 19세기와 20세기의 차이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자서전을 쓰게 된다. 이 자서전은 본인의 이야기이자 자기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 중에는 빈에서 활동했던 프로이트에 대한 부분이 있다. 그는 프로이트를 현대의학의 시대에 존재하던 19세기 의학자들같은 존재로 그리고 있다. 말하자면 현대의학의 시대에 한의학을 하는 사람이랄까? 피터 드러커는 현대의학을 질병에는.. 2022. 12. 29. 환경제국주의와 나 22.12.27 요즘엔 뉴스를 보다 보면 뚜렷히 모순되는 점을 느끼게 된다. 하나는 기상이변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소식이다. 이 문제는 이미 너무 대처가 늦었다고 행동주의자들 중에는 유명한 그림을 망치는 이벤트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학자들이 단합하여 파업을 하기도 하는 문제이며 요즘 세상의 중심에 있는 변화중 하나인 전기차로의 전환도 이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기상 이변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이제 이것을 외면할 수 없다고 하고 코로나 유행도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고 말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 침체와 출산률 감소 이야기가 시끄럽다. 주식과 부동산을 말하는 사람은 연일 얼마나 많은 돈들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가를 말하며 제발 소비가 살아나는 경제 활황이 왔으면 좋겠다고 .. 2022. 12. 27. chatGPT는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22.12.26 오픈AI가 발표한 생성 인공지능 chatgpt가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AI는 프로그램을 해주고, 상당히 다양한 질문들에 합리적인 답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사나 시를 써줄 수도 있는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지금 이 상태로도 서비스가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수준인데 지금 AI의 발달을 보면 이대로 몇년만 지나면 너무나 훌룡한 인공지능이 출현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때문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구글이다. 구글은 세계 최고의 검색 엔진 회사로 오랜 동안 이 분야를 독점해 왔는데 chatGPT가 검색을 한단계 위로 향상 시킬 가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구글은 지금 비상신호를 울리면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하니 구글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 2022. 12. 26. 집이 중요해지고 있다. 22.12.25 요즘 부동산 위기에 대한 말이 사방에 가득하다. 서울 어디의 아파트값이 반년만에 40%쯤 빠졌다는 식의 기사가 여기저기 나온다. 영끌해서 집을 산 사람들이 후회한다는 기사도 많다. 그런데 나는 이런 경제적 차원과는 다른 의미에서 집이 중요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즉 머물 공간으로서의 집이 드디어 중요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몇년간 집안에 갇혀 지내던 생활을 해본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세상을 어느 정도 비가역적으로 바꿨다. 지금도 재택근무를 하거나 온라인 수업을 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집에 있어 보니 좋더라 같은 경험을 남긴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2. 12. 25. 인간으로 산다는 것. 22.12.20 우리는 누구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21세기이지만 우리는 매우 비과학적이고 애매한 사고를 하면서 살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한한 과학은 아직 그 근처에도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의 과학은 이 문제를 논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여전히 영혼이나 혼백따위의 개념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 나는 과학적인 인간이라 그걸 믿지 않는다고 말할 사람은 많겠지만 이런 걸 생각해 보라. 3살무렵의 아이와 그 아이가 자라서 20살이 되었을 때의 인간은 서로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왜 그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법적으로 그렇게 취급할 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우리는 어제의 당신과 오늘의 당신을 같은 사람으로 여기며 권리를 인정하고 의.. 2022. 12. 20. 자본주의 그리고 가치와 위험의 객관화. 22.12.19 천원짜리 가격표가 붙어 있는 빵은 돈으로 치면 누구에게나 천원의 가치를 가진다. 하지만 물론 배고픔과 빵을 좋아하는 정도에 따라 그것이 가지는 실질적인 가치는 서로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이 돈으로 쳐서 객관적인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을 우리는 당연시 한다. 그것이 공평하다고 믿는다. 이 빵과 저 빵의 가치는 같아야 한다. 아마도 우리는 그것을 똑같은 빵을 만드는데 들어간 재료와 노동력이 같다는 사실로 정당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늘날에는 돈이 돈을 버는 일이 많다. 그리고 여기서 1억을 빌린 이자가 천만원이라면 10억을 빌린 이자는 1억이 된다. 1억어치 주식을 산 사람의 돈이 10억이 되었다면 10억치 주식을 산 사람의 돈은 100.. 2022. 12. 19.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22.12.11 최근 예전에 써두 었던 조지오웰의 1984 독후감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유명한 문구를 다시 읽었죠. 그것은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그리고 무지는 힘이라는 문구였습니다. 그런데 유명하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어서 기억에는 잘 남지만 왜 전쟁은 평화이고 자유는 예속이며 무지는 힘일까요? 그 이유는 한마디로 사는 것은 그냥 존재하는게 아니라 그 자체가 버둥거리기이고 자기를 보존하려는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개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하면 생활이 편안하고 그래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어도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고로 좋은 상태란, 예를 들어 자유로운 상태란 이미 아무 예속이 없는 상태이고 따라서 그 자체로 자유가 유지될 걸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 2022. 12. 11.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