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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1614

한국인의 정치적 무기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23.2.4 요즘만큼 한국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때도 별로 없다. 경제건 코로나 대처건 국가적 자부심이건 모든 것이 무너지는 소리만 들린다. 그래서 사람들이 윤석렬 정권 퇴진 집회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사실 박근혜 때만큼의 동력이 느껴지지는 않고 있다.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이 무기력은 주로 한가지 사실에서 기인한다. 그것은 지난 대선에 대한 부끄러움과 실망이다. 아슬아슬한 차이였기는 했지만 윤석렬이 지난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는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단순히 내가 지지 하는 정치인이 당선되지 않았다는 수준이 아니라 아직도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실망이었다. 대한민국의 30% 정도가 윤석렬을 지지하.. 2023. 2. 4.
바깥을 쳐다보는 집, 안쪽을 쳐다보는 집 23.2.3 집하면 나오는 말중의 하나는 그 집 참 전망 좋다는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좋은 집이라고 하면 뭔가 멋진 것들 사이에 있는 집을 상상하는 경우가 많다. 바다를 바라보는 집, 근사한 정원을 앞에 두고 지은 집, 근사한 산을 옆에 끼고 있는 집이 이런 의미에서는 좋은 집이다. 하지만 정말 이런 집이 좋은 집일까? 물론이다. 만약 가격이나 편의성같은 다른 모든 조건을 다 무시한다면 전망이 좋아서 나쁠게 없다. 하지만 이게 문제다. 집은 카페도 아니고 전망대도 아니다. 오늘날의 집은 집에 딸린 정원에서 사냥도 했던 서양의 거대한 성도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좋은 집이란 성이나 전망대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하지 않을까? 게다가 그 집을 둘러싼 좋은 것이란 것도 결국 넘쳐서 그 집을 습격하게 되.. 2023. 2. 3.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 23.1.29 세상에는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억울한 사연이 참 많다. 이를 잘 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는 아이들의 세계다. 철없는 아이들은 자기들의 말과 행동이 어느 정도의 일인지를 알만큼 세상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 자유라던가, 그냥 장난이라던가 그도 아니면 그저 원래 그건 당연한거 아니냐는 식으로 남에게 상처를 준다. 어리고 미숙한 그들은 인간의 유한함을 잘 들어낸다. 그걸 어느 정도 인지하는 어른들은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세계와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많다. 아이들의 폭행은 그저 장난이고, 아이들의 추행도 장난이며, 아이들의 절도도 장난이고, 아이들의 폭언도 장난이다. 애들 장난가지고 너무 심하게 다루지 말라는 말은 세상에 참 많다. 만약에 똑같은 일이 어른들의 세계에서 일.. 2023. 1. 29.
수학 시험을 잘보는 방법 23.1.28 수학은 많은 사람들이 질색하는 과목이지만 오늘날 어쩌면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때 과외선생도 많이하고 학원 수학강사도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입시에서 수학만점을 받았으며 물리학 박사이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도 수학을 많이 배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학공부를 했던 기억을 살려 수학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해 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학은 학문으로서의 수학은 아닙니다. 그냥 중고등학교 수준에서 수학시험을 잘보는 방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방법은 간단합니다. 참고서를 잘 고르고 그걸 열심히 풀 것. 너무 쉽죠? 수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참고서를 잘 고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참고서가 좋은가. 수학의 정석이나 그와 비슷하게 좀 역사있는 참.. 2023. 1. 28.
건축가가 짓는 집, 집장사가 짓는 집 23.1.26 한국에서 집하면 아파트다. 그리고 한국의 아파트들은 한 단지안에서는 서로 완전히 똑같은 것은 물론 다른 지역의 아파트도 거의 똑같은 도면을 가지고 있다. 시대가 같다면 말이다. 이것은 한국에서 건축가가 활동할 영역이 매우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국민이 똑같은 면티를 항상 입는다면 패션 디자이너는 활동영역이 매우 좁을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다. 안타깝게도 이런 현실은 건축가들이 실험을 하고 실제로 프로젝트를 할 기회를 줄이게 된다. 머리가 좋고 나쁜 걸 떠나서 집을 백채 지어본 사람과 한채도 지어보지 못한 사람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티비에서 집을 소개하는 건축탐구 집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건축가가 자기가 살려고 지은 집을 소개하거나 자신의 부모님을 위해 지은 집을 소개하는 경우가 .. 2023. 1. 27.
경제 전망이 틀리는 세가지 이유. 23.1.24 요즘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들을 때가 많습니다. 저도 투자에 관심이 없지 않은데다가 경제난에 대한 소식이 워낙 많아서 전세계약을 할 때도 뉴스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년정도만에 집값이 20%씩 떨어지는 시대니까요.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에는 언제나 경고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투자는 본인 책임으로 하라는 문구입니다. 그리고 경제전문가로 초빙되어 인터뷰하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도 엉터리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관들도 다 엉터리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경제전망이란 틀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왜 그럴까요? 경제전망이 틀리는 가장 흔한 이유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가지는 모델이 물리학이나 공학에서 말하는 선형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선형모델이란 우리가 관측하는 량들이 서로 비례관계.. 2023. 1. 25.
명절에 만난 대학생들과 대학의 현실 23.1.24 명절이라서 친인척을 만나다 보니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조카들과 그리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형님과 이야기 할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대학의 몰락은 가장 짧게는 인구구조의 문제지만 좀 더 멀리 보면 연구와 교육기능을 모두 담당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길게 보면 대학이 세속화된 것이 대학 몰락의 근본원인이며 결국 대학은 평준화되어야 한다고 저는 글을 썻지요. 그러고 나서 나눈 대화였는지라 몇몇 부분들은 알고는 있었지만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다시 주목하게 된 것은 명문대 서열이 중요하지 않고 학과 이름이 중요하다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기업은 점점 더 인재를 데려다가 교육을 시켜서 장기간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당장 실무.. 2023. 1. 24.
욕망과 능력의 균형 23.1.21 행복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고 여러가지 이유들이 그것을 막지만 행복이 힘든 것에는 아주 흔하고 중요한 한가지 이유가 있다. 그건 욕망과 능력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룰 때만 행복이 가능하며 그 균형이 깨지는 경우에는 어느 경우든 불행하게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 순환에서 벗어나서 자기를 지키고 남과 비교하는 일도 없이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고 적어도 이 균형의 의미를 생각도 안해본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다. 욕망이 큰데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사람이 불행한 것은 이해하기 쉬워 보인다. 그런데 욕망이 작고 능력이 넘치는데 왜 불행한 걸까? 욕망이란 건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그것은 대개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야의 넓이와 관계가 있고 우리가 스스로를 누구와 비교하는.. 2023. 1. 21.
대학의 세속화와 몰락 23.1.20 지방대가 몰락하고 있다는 뉴스가 요즘 많이 나온다. 물리학, 수학, 철학등 기초학문이지만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학과가 없어지고 학과들은 통폐합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학교수들이 직위를 잃게 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남쪽지방부터 벚꽃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없어질거라는 기사가 뜨는가 하면 대학교수들이 고등학교에 가서 세일즈를 하는 것도 모자라서 친인척 아이들을 동원해서 대학에 등록했다가 자퇴하는 편법을 쓰는 일도 있다고 한다. 대학 입학생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아마도 이를 두고 인구구조에 따른 것 즉 저출산의 결과라고 말할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당연하고 올바른 진단이기는 하다. 그러나 조금 더 뒤로 물러나 보면 지방대의 몰락은 여러가지 다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선.. 2023. 1. 20.
이사하기 23.1.19 어쩌다 보니 전주 8년의 세월을 접고 오송지역으로 이사가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어쩌다 아내의 눈에 띄인 집으로 이사가게 되는 것인데 역시 사람 사는 건 참 인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사라는게 참 힘들고 비싼 거라는 거죠. 간단히 견적을 내보니 포장이사로 우리집 짐을 다 옮기려면 260만원은 나올거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5톤트럭 2대분량은 될거라는 겁니다. 보통 5통트럭 한차 분량의 포장이사가 120만원에서 140만원정도 하는데 타지역 이사이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사다리차 사용비를 또 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우리집 부엌살림을 남들이 만지는 것을 싫어하고, 사실 이런 저런 이유로 쌓여진 버릴 물건들도 많은데 그런 식으로 포장이사를 하면 쓰레기를.. 2023. 1. 19.
세계화와 파편화 속에서 한국의 위치 23.1.17 요즘 세계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가장 큰 사건 중의 하나는 미중 분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러시아와 서방간의 분열, 그리고 사우디와 미국간의 분열등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서 이를 파편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즉 세계는 냉전시대 이후 세계화의 길을 걸었는데 다시 쪼개져서 각자도생의 길로 간다는 것입니다. 파편화는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세계 무역에 중독된 세계가 파편화를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미국인이니 한국인이니 하는 국적을 가지고 있기에 보기에 따라서는 국제관계란 부수적인 거라고 느끼지만 세계 무역의 중요성은 이미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지구는 여러 조각으로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걸 잘 보여주는.. 2023. 1. 17.
새로운 채널과 문화주도권. 23.1.12 한류는 지난 몇년간 한국을 뒤덮은 아니 세계를 놀라게 한 하나의 큰 주제였다. 그런데 사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가 하나둘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무시할 수 없는 한가지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독점의 극복이었다. 다시 말해서 한국 문화컨텐츠는 본래부터 이렇게 경쟁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독점 구조를 극복하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그게 언제인가? 좀 아이러니 하지만 그건 종편방송의 등장이었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그때부터 한국 컨텐츠를 공중파 3사가 독점하는 구조가 무너진다. 물론 모든 종편방송이 훌룡했던 것은 아니었고 종편방송만 훌룡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Jtbc, TvN, OCN, Mnet 같은 채널들의 인기는 그들이 출현하기 몇년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때.. 2023. 1. 12.
8년만에 집을 구하며 23.1.4 전주에 온지 8년. 이사할 일이 생겼다. 그래서 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지금 나는 주인세대라고 부르는 집에 살고 있다. 이것은 원룸빌딩의 꼭대기층에 있는 복층 주거인데 좀 차이가 있지만 2층집을 건물 맨 위로 올려 놓았다고 보면 된다. 파라솔을 놓고 꽃과 채소를 키울 수 있는 테라스가 있으며 2층으로 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 2층을 단지 창고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주인세대를 잘 못지어서 그렇다. 잘지은 주인세대의 복층은 손님방이나 서재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인 세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예를 들어 보면 이렇다. 4층과 5층이 합쳐져서 주인세대다. 이 집은 테라스 공간이 아랫층에 없어서 아랫층은 사실 그냥 보통 아파트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가면 5층 복층이 나오고 복층의 .. 2023. 1. 4.
교육과 놀이 23.1.3 우리는 여러가지 일들을 여러가지 이유로 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학교나 회사에 가서 뭔가를 한다면 그것은 그 장소에 걸맞는 행동을 하러 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그 환경이 우리의 행동을 거의 대부분 결정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여가시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아 보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여러분이 시간이 있을 때마다 뭔가를 계속 하고 있다면 그것이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사라지고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때 우리가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내부에서 나오는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과 오늘날의 교육이라는 것을 합쳐서 생각하면 우리는 한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과연 오늘날의 교육은 우리의 여가시간을 즉 우리 자신을 바꿀까 하는.. 2023. 1. 3.
보이지 않는 욕망 22.12.31 우리는 진짜로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는 거론하기 싫어하고 피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재산의 총액이나 투자상황 혹은 통장의 비밀번호를 사방에 떠들고 다니지는 않는다. 성에 대한 것도 그렇다. 당신의 섹스 판타지라던가 당신의 성경험이라던가 하는 것을 너무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껄끄러운 것이다. 돈이나 성은 자주 이야기 되지 않기에 오히려 잘 보이지도 않게 되는 욕망의 대표같은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이런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것을 넘어서 이런 욕망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을 부정한다. 당신이 부자에게 굽신대고 가난뱅이에게 거만하게 구는 것이 모두 돈때문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당신이 어떤 아가씨나 총각에게 친절했던 것이 사실 그.. 2022. 12. 31.
프로이트와 마법의 시대 22.12.29 경영학자이자 저명한 작가인 피터 드러커는 1909년에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그가 성장한 때는 빈이 빛나던 시기의 말엽이었고 사람들은 세계 대전 이전의 유럽의 분위기를 그리워하고 그걸 유지하려고 하던 시기였기도 하다. 성인이 되자 이런 빈을 떠난 드러커는 이후 영국을 거쳐 미국에서 활동하게 된다. 그 덕분에 그는 19세기와 20세기의 차이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자서전을 쓰게 된다. 이 자서전은 본인의 이야기이자 자기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 중에는 빈에서 활동했던 프로이트에 대한 부분이 있다. 그는 프로이트를 현대의학의 시대에 존재하던 19세기 의학자들같은 존재로 그리고 있다. 말하자면 현대의학의 시대에 한의학을 하는 사람이랄까? 피터 드러커는 현대의학을 질병에는.. 2022.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