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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은 옳거나 그른게 아니다. 식당에서 줄을 서면 당연히 집단적으로 말해 가장 효율적으로 일이 이뤄진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건 내가 줄을 서도 다른 사람도 줄을 설 것인가하는 것이다. 내가 줄을 섰는데 다른 사람들은 줄은 안서면 나만 손해볼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일찌기  죄수의 딜레마라는 문제로도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협력하면 두 사람 다 좋은 결과를 얻지만 한 사람이 배신하면 나는 나쁜 결과를 얻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을 수 없어 서로 배신하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경험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던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에 기반해서 우리의 판단을 결정하므로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판단을 결정할 근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종의 학습모델을 상상할 수.. 2025. 1. 25.
일본의 근대화, 한국의 근대화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있어서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하고 조선을 식민지로 삼은 사건만큼 크고 무겁게 느껴지는 일도 없다. 그런데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이유는 당연히 복잡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우리가 찾는 방향과 규모에 따라 답도 다를 것이다. 나는 일본과 한국의 근대화라는 주제로 몇가지 생각을 했는데 그것을 여기에 기록할까 한다.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은 에도시대에도 상업이 번성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에도시대란 도쿠가와 막부 성립때인 1603년부터 메이지 유신이 일어난 1863년까지의 시대를 말한다. 일본의 진정한 근대화는 미국의 페리제독이 일본에게 통상조약을 강요하기 시작했던 1853년정도부터 시작되지만 일본의 근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바탕은 일본은 .. 2025. 1. 25.
가부장제와 남자들의 좌절 가부장제는 대가족 제도에서 가장 연장자인 남성이 가족을 이끌고 대표하는 관습을 말한다. 이제는 가부장적이다라는 말이 쓸데없는 권위를 부리려고 한다는 말의 대표가 될 정도로 가부장제는 시대에 뒤진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 가부장제의 흔적속에서 고통받는 것은 결코 여성뿐만이 아니다. 가부장제가 낡은 것이 된 시대에 남자도 이때문에 크게 고통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자는 대표이고 책임지는 사람이 되라고 교육받았다.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 한쌍이 있으면 나서서 일을 처리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남자가 되어야 할 때가 있다는 선입견이 있달까. 이러한 선입견이나 관습으로 인해 여성들이 기분이 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는 거의 그런 것이 사라졌기는 하지만 여전히 남자가 대표 여자는 보조라는 식의 관습은 많이 남아.. 2025. 1. 23.
안다는 것의 구조 일찌기 미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껍질을 깨고 성장하는 유기체처럼 교육을 파악하면서 교육을 로맨스-세밀화-일반화의 3단계가 반복되는 과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로맨스의 단계는 어떤 새로운 분야에 눈뜨고 관심을 가지게 된 단계다. 세밀화의 단계는 그렇게 눈 뜬 새로운 분야에 대한 구체적 지식들을 빠르게 쌓아가는 단계다 그리고 마지막 일반화의 단계에서 사람은 잔뜩 쌓아올려진 지식들을 일반화과정을 통해서 압축하는데 그렇게 되면 수많은 지식들은 어떤 일반화된 규칙의 여러 예들에 불과하게 되므로 새로운 지식들은 더이상 신기하거나 새롭지 않게 된다.  예를 든다면 우리는 살다가 어떤 새로운 것에 눈을 뜬다. 그것이 과학일 수도 있고, 이성교제일 수도 있으며, 요리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야구나 문학일 수도 있다. .. 2025. 1. 22.
미디어의 흥망성쇠와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왜 이럴까? 이에 대해서 답하는 한가지 방법은 이 세상을 주도하는 미디어를 관찰하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미디어란 사람들이 각자의 혹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보를 나누고 협력을 하게 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렇게 미디어를 말하면 사실 상당히 많은 것들이 미디어라는 말속에 들어오게 되는데 예를 들어 언어는 물론 사회도 하나의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들이 어떤 주어진 사회에 모여살기 때문에 살아가는 방법이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사회 시스템이라는 것이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특정한 형식을 가진 미디어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미디어는 흥망성쇠를 겪는다는 것이다. 이는 일찌기 문명의 붕괴라는 책에서 조지프 테인터가 말한 바 있다. 다만 그는 문명에 대해서 말했지만 .. 2025. 1. 22.
나의 나라, 그들의 나라 서부지법이 폭도들에게 공격당했다. 유튜브 영상이며 공중파 뉴스에서 나오는 그 공격의 장면들은 영화속 장면같았다. 유리창을 깨고 난입한 폭도들은 서버를 부시고 문을 부시고 영장을 내준 판사의 이름을 부르며 죽이겠다고 서부지법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직원들은 공포를 느끼고 옥상으로 피신했었다던가? 윤석렬계엄내지 내란으로 시작된 지금의 사태는 결국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헌법에 비추어 보면 이 일은 분명히 윤석렬의 잘못이다. 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공화국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단순히 누가 법을 어겼다의 문제가 아니다. 나라가 둘로 쪼개져서 서로의 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렬은 오히려 자신을 처벌하는 것이 법치주의가 망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 2025. 1. 20.
다시 철학의 시대가 올까? 제목 그대로 질문해 보자. 다시 철학의 시대가 올까? 우리는 철학은 물론 인문학이 죽었다고 말하며 대학의 인문학과가 폐과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이 질문은 누군가에게는 턱도 없는 소리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AI 시대처럼 새로운 시대가 오면 인문학을 비롯한 철학의 중요성이 다시 커질 거라는 주장도 그럴듯하다. 그러니 다시 철학의 시대가 온다고도 할 수 있을 것같다.  나는 다시 철학의 시대가 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런 말에는 큰 오해의 소지가 있다. 오늘은 이걸 생각해 보자. 먼저 이걸 생각해 보라. 오늘날 우리가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사실 한때 철학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박사를 말하는 ph. D는 Doctor of Phylosophy이며 Doctor는 본래 지도자이고 Phylosophy는 .. 2025. 1. 19.
취업학교가 된 대학과 시대의 희생자 요즘 대학은 취업학교가 된지 오래라고 합니다. 물론 정도의 문제이기는 하겠으며 40년전이라고 해서 대학진학에 있어서 취업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점차로 심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먼저 대학의 이름보다는 과가 중요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과에 상관없이 서울대고 그 다음이 고대 연대라는 식으로 서열이 있어서 고등학생들은 정말 전혀 관심없는 과인데도 서울대라는 이유로 진학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요.  취업율이 좋으면 대학이름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대표적인 것이 의대입니다.  이같은 변화는 사회적 변화가 빨라진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비지니스 환경이 워낙 빨리 변하니까 예전처럼 회사가 인재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전공과 상관없이 뽑아 놓고 천천히 일을 가르치면.. 2025. 1. 17.
철학을 하지 않는 닭 2 철학을 하지 않는 닭2 % 이 이야기는 닭의 생리와 닭을 기르는 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1. 철학하지 않는 닭, 교촌2호 한 마을의 닭장에는 철학하지 않는 닭, 교촌2호가 있었습니다. 교촌 2호는 성격이 유순하고 몸이 약한 닭이어서 주변 닭들의 주목을 끌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는 닭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교촌 2호는 모든 게 서툴렀고 어리석은 일을 많이 했습니다. 눈치가 빠르고 사교성이 좋은 닭들은 다른 닭들이 하는 것을 보고 알아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잘 배웠습니다만 교촌 2호는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교촌2호는 먹이를 먹기전에 물을 먼저 먹는 일을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 이웃 자리에 있던 닭이 괴상한 닭이라면서 소리를 질러 댔습니다. 자신은 평.. 2025. 1. 17.
AI 시대를 함께 사는 법 1장 (2) 과학적 사고의 특징 우리는 다양하게 근대의 특징들을 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정치적 예술적 철학적 분야에서 각각 어떻게 근대가 시작되었는가를 논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서 민주주의제도의 발전이나 개인주의라던가 인간 중심적 예술의 시작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하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오늘날 뒤를 돌아 보았을 때 우리는 계몽주의 시대에 나타났던 한가지 요소가 근대로의 변화를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만드는데 있어서  매우 눈에 띄는 역할을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뉴턴의 고전역학이다. 뉴턴의 고전역학은 근대 정신의 핵심인 과학적 사고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과학적 사고는 근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과학연구의 한계를 넘어서 경제, 정치등 사람들의 일상생활속으로.. 2025. 1. 15.
한국이 AI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소버린 AI라는 단어와 함께 한국이 AI 분야에서 뒤쳐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있다. 이같은 주장은 당연히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1990년정도부터 AI를 공부했던 나로서는 그러므로 우리도 열심히 하자, 미국처럼, 중국처럼 하자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이런 주장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면 AI 분야에서 한국이 선두를 차지하게 되는게 아니라 한국이 가진 작은 희망마저 불태우게 되기 쉽다.  일단 부정적인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사실 한국이 AI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나같은 오래된 AI 연구자 세대로서는 쓴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다. 도대체 한국이 이제까지 AI 분야에서 뭘 했길래 AI 분야에서 선진국이 된다는 것인가? 20년 정도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AI와 관련된 해외학회에서 나는 한.. 2025. 1. 14.
내란 우울증에 대한 생각 2 지금의 한국에 대해 생각하면서 노인교육 나아가 공부의 목적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저는 도달했었습니다. 그것이 내란 우울증에 대한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내가 쓴 것이었죠. 오늘은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AI 대중화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합니다.  우리 역사상 최고의 인물은 세종대왕입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어떤 업적보다도 한글창제라는 업적때문에 빛납니다. 모두들 알듯이 훈민정음해례는 나랏말쌈이 중국과 달라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이는 한글 창제의 목적이 명백히 대중 계몽에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이외에도 농사직설이나 향약집성방같은 농업책, 의학책을 만들고 측우기를 만들어 농사일에 참고하게 했습니다. 즉 다양하게 대중 계몽에 힘쓴 것입니다. 이같은 건 누구나 알지만 그.. 2025. 1. 12.
내란 우울증에 대한 생각 지난 한달간은 요즘 유행하는 내란 우울증에 걸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정상은 아닙니다. 모르지는 않았지만 내란과 내란 이후 들어나는 내란 옹호자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다보면 우울해 집니다. 그리고 아직도 윤석렬의 지지율이 15니 30이니 하는 숫자가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해묵은 질문이 돌아오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은 저들은 언제 변할까하는 질문입니다. 20세기의 군사독재를 겪고도 김대중 노무현이 부족하다며 이명박을 뽑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을 겪고도 박근혜를 뽑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근혜를 겪고도 윤석렬을 뽑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있는 정도가 아니죠. 대선에서 이길 정도로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이 윤석렬 내란을 보고 얼마나 반성을 할지는 모르지만 그들.. 2025. 1. 12.
철학을 하지 않는 닭 1부 1. 교촌3호의 하루  어느 닭공장에는 철학을 하지 않는 닭, 교촌3호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이 되자 닭우리에는 빛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교촌3호는 물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먹이를 먹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닭우리에는 빛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교촌3호는 물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먹이를 먹었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닭우리에는 빛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교촌3호는 물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먹이를 먹었습니다.      교촌3호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침에 문이 너무 일찍 열리는 날에는 하루 종일 졸리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더구나 어떤 날에는 빗소리가 천장에서 시끄럽게 나기까지해서 더 더욱 졸음이 왔습니다. 그것뿐이면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물도 어느 날에는 너무 적게 주어.. 2025. 1. 12.
AI 시대를 함께 사는 법 1장 (1) 1장. 근대 미래를 알려면 현재 우리가 서있는 곳을 알아야 한다. 즉 AI 시대를 이해하려면 그리고 그것이 왜 오는가를 이해하려면 우리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근대를 알아야 한다. 새로운 시대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시대가 가지는 한계와 문제때문에 오는 것이다. 근대의 특징들은 나중에 비교를 통해 AI 시대의 특징들을 설명하는 기반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AI 시대를 이야기하기 위해 잠시 근대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근대화로부터의 교훈 우리는 지금 AI와 관련해서 근대화의 초기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 AI를 개발하는 것은 소수의 거대한 자본을 가진 회사거나 국가이고 대중들은 AI가 뭔지 아직 잘 몰라서 미래에 대해서 극단적인 희망을 가지거나 공포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 2025. 1. 9.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은 반드시 옳지 않다. 현재의 AI 붐은 챗GPT3.5가 가져온 혁신적 충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AI 발전의 방향이 다소 편향되어 있습니다. 더 똑똑한 LLM을 만들고,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과 이미지까지 이해하는 멀티모달 모델을 개발하는 데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PT-4V(Vision)나 Claude 3와 같은 최신 모델들은 이미지 인식과 자연어 처리를 결합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것이 과연 우리가 가장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발전 방향인지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많은 기업들이 더 큰 규모의 GPU 클러스터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AGI(인공일반지능)를 개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2024년까지 35만 개의 H100 GPU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고, Microsoft는 수백만 개의.. 2025.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