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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쓰고 읽기48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 2015. 4. 28. 우리는 대개 우리의 몸을 우리 자신의 일부로 여긴다. 자신의 팔다리와 내장기관을 마치 입고 있는 옷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면에 우리의 소유물은 그렇지 않다. 우리 자신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사이에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팔하나쯤 없어져도 거뜬히 행복하게 사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아끼는 신발이 망가지거나 아끼는 자동차가 상처를 입으면 곧 죽을 것처럼 불행해 한다. 내 몸바깥에 것에 대해 신경쓰는 것은 반드시 속물근성을 가진 사람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집안이 반드시 단순해야 하고 잘 정돈되어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할 때 그걸 견디기 힘들어 한다. 따라서 가난하고 단순하게 사는 사람도 내 주변이 반드시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신경쓰고 .. 2015. 4. 28.
오늘날 우리는 뭘 써야 할 것인가. 2015.4.26 최근에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라는 여행에세이를 읽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보통은 훌룡한 이야기꾼으로 책은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보통이 말하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으로 자꾸 빠져들어갔다. 그것은 세부사항을 얼마나 쓰는가 하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작가는 비행기가 뜬다라고 하지 않고 ‘A340기가 뉴욕을 향해 이륙한다. 스테인스 저수지 상공에서 보조 날개와 바퀴를 접는다.’ 라는 식으로 쓴다. 그저 거기에는 단층휴계소가 있었다라고 하지 않고 ‘유리와 빨간 벽돌로 지은 단층 휴계소는 밋밋한 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는 런던과 맨체스터간 고속도로를 굽어보고 있다. 앞뜰에 내걸린 커다란 코팅 간판이 운전자들과 옆 들판의 양떼에게 달걀부침, 소시지 두개, 반도 .. 2015. 4. 26.
소설 쓰기 2014.12.19 나는 이따금 소설이나 긴 연작 에세이 형태로 글을 쓸 때가 있다. 그런 글은 자 이제 한번 써볼까 하는 식으로 써지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뭔가가 안에서 바깥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답답함이 느껴질 때 쓰게 되는 글이다. 예를 들어 한번은 나는 합리적 사고의 근거라는 연작 에세이를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을 쓸 때는 사실은 내가 뭘 쓰는지나도 처음에는 몰랐다. 지금은 내가 쓴 것에 앞에 서문을 달고 합리적 사고의 근거라는 제목까지 붙여서 글을 정리했기 때문에 마치 어떤 기획을 가지고 차근 차근히 글을 써 나간것 같지만 실제로는 뭔가를 쓰기 시작했더니 10여편의 글을 쓰기 전까지는 멈출 수가 없었다라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깝다. 다 쓰고 내가 다시 읽어보니 고쳐야 할 문장도 많았고 중간에 한두마.. 2014. 12. 19.
고전의 이해 2014.8.25 고전에는 몇백년이 된 것에서 몇천년이 된 것도 있다. 고전이란 그토록 오랜간 꾸준히 읽힌 것인데 그렇다보니 고전의 해석이라는 것이 더더욱 큰 문제가 되었다. 고전을 어떻게 이해할까에 대하여 여러가지 다른 의견이 있다. 게다가 책이 가만히 있어도 그 의견들이 시대에 따라 변해간다. 책을 이해한다는 것의 핵심은 그 책을 어떤 문맥에서 읽어야 하는가에 있다. 공화문에 있는 사람이 서울시청 가는 길은 직진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신촌에 있는 사람이 직진하면 서울시청 갈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문제는 이것이다. 대개의 고전은 아무리 길어도 그 책을 해석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지식을 포함하지 않는다. 그냥 당시의 상식이 가정되어 있다. 오직 수학책만이 시대를 초월하여 문맥을 분명히 하면서 읽을 수 .. 2014. 8. 25.
독서모임, 함께하는 공부에 대한 단상 2014.6.27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나는 독서토론회라는 것을 친구들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독서모임이란 것에 참석한 적이 없다. 그 주된 이유는 독서모임이란게 많지도 않기에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하나일 것이고 내가 워낙 사교적으로 사람을 만나는데 시간을 많이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게다가 함께 하는 공부라는 건 원래 그리 쉽지가 않다. 내가 생각하기에 독서모임이란 것은 사람과 책에 대한 것이다. 즉 그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서로 친분을 가지고 그 소통에서 즐거움이든 지식이든을 얻겠다는 것이 하나고 또 하나는 당연히 책에서 뭔가를 얻는데 있어서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여러사람들이 함께 함으로서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하나일 것이다. 책이나 공부를 매개로.. 2014. 6. 27.
무협소설과 글쓰기 2014.5.26 나는 무협소설을 써 본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둘째형님의 영향으로 무협소설을 많이 읽은 편이다. 둘째형님은 시중에 나온 무협소설이란 소설은 모두 읽는 무협광이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협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싸움이나 무공의 세계보다는 글쓰기의 세계를 그려놓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때가 많다. 어쩌면 세상일의 이치란 서로 연결되어 여기에 붙이며 이렇게 그럴듯하고 저기에 붙이면 저게 그럴듯하기 때문일테지만 내가 이런 생각을 점점 더 그럴 듯한 생각으로 여기게 된 것에는 한가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무협소설의 작가들은 프로작가이므로 당연히 글쓰기에 대해서는 잘 알것이다. 그러나 그들중에 진짜로 싸움을 해보고 무술을 익힌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물론 그들도 책을 읽거.. 2014. 5. 26.
당신이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 2014.5.12 당신이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 서구 철학의 역사를 보면 신화의 세계가 자연철학의 세계로 대체되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 신화를 기원전 8세기경의 호머와 헤시오드가 글로 기록한 이후라고 한다. 우리가 신화의 시대라고 부르는 시대에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은 이 세계란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신들이 서로 다투고 화합하면서 굴러간다는 것이었다. 사랑은 사랑의 신때문에 일어나고 부엌신을 화나게 하면 음식이 상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신화가 글로 기록되기 시작하자 그 신화적 세계관의 전체모습이 들어나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그 안에 있던 모순들이며 설득력없는 면들이 분명해졌을 것이고 그것이 보다 오늘날의 과학에 가까운 세계관을 출현시켰을 것이다. 이것과 비슷한 이야기는 성경에 관련해서도 있다. 성경.. 2014. 5. 12.
내가 글을 쓰는 방식 2014.5.1 글이란 여러방식으로 여러목적을 위해 쓰이는 것이며 나도 한가지 방식, 한가지 목적을 위해 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글은 이따금씩 흐리멍텅하다거나 너무 길어서 읽기 힘들다거나 하는 평가를 듣는데 그것은 내 글쓰는 방식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따금은 나도 울분을 이기지 못하여 토해내듯이 글을 쓸 때도 있다. 그럴 때의 내 글은 아마도 보다 분명한 색깔과 분명한 메세지를 보여주는 글에 더 가까울 것이다. 게다가 그럴 때면 나는 또한 세간의 글쓰기가 그러하듯 보다 많은 자료와 증거를 통해 뭔가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글이 되려고 하곤 한다. 그러나 나는 꼭 그런 식으로만 글을 쓰지 않는다. 나도 물론 객관적 사실적 증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소위 먹물좀 먹었다는 지식인들이 강조하고 실제로 실천.. 2014. 5. 1.
글쓰기의 중요성 2014.3.10 독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흔히 들린다. 고전을 읽어서 삶의 지혜를 배우자는 이야기도 많다. 그러나 글쓰기의 중요성을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같아서 유감이다. 사람들은 흔히 독서를 많이 하면 글도 저절로 잘 쓰게 된다고 생각하거나 글쓰기는 자기 수양에 있어서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같다. 사람들은 또 글쓰기라 하면 결과물 위주로 생각한다. 즉 글쓰기란 최종적으로 완성된 글을 만들기 위한 작업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체육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면 몸이 건강해 지고 마라톤완주도 하게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글을 쓰건 노래를 부르건 수묵화를 그리건 그런 행위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기 이전에 자신을 표현 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건강을 .. 2014. 3. 10.
구텐베르크 영어책들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라고 저작권이 끝난 영어원서를 배포하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http://www.gutenberg.org/) . 이젠 4만3천권정도의 책을 무료배포하고 있는데요. 거기서 전자책 몇권 받은 것을 올려둡니다. 직접 가서 받으면 되니까 별건 아닌데 관심있으시면 한꺼번에 여기서 받으면 좋겠죠... 2014. 1. 6.
블로그 글쓰기 나는 이렇게 한다. 2013.11.1 내가 블로그를 한지도 이제 6년이 되었고 나는 천개가 넘는 글을 블로그에 썼다. 그러다보니 몇번인가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 지에 대해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그럴때 마다 그래볼까요라고 말한 적이 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같다. 그래서 오늘은 글쓰기라는 주제로 몇자 써볼까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지만 나 스스로에게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데라고 묻고 답을 듣기 위해서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자. 블로그를 하거나 글쓰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몇번이나 물었던 질문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계속 글의 주제가 생기고 그걸 쓰냐는 것이다. 흔한 대답이고 사소한 기술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노트를 하는 것이다. 그냥 하루 하루를 보내다가 이런 건.. 2013. 11. 1.
현대와 나로부터의 유체이탈 2013.5.9 유체이탈이란 누군가가 누워있는데 그 사람에게서 영혼같은 것이 빠져나와서 하늘에 둥둥 떠있고 자신의 육체를 쳐다보는 그런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은 어떤 의미에서 이 유체이탈을 아주 잘 하는 것같다. 나로부터 분리가 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에리히 프롬은 현대인들의 언어생활에서 동사형이 줄고 명사형이 늘어난다는 것을 지적햇다. 그런 어법은 나 자신을 행동의 주체에서 방관자처럼 만든다. 예를 들어 나는 너를 사랑한다던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라고 말하는 대신 나에게 너의 사랑을 바친다던가 나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랑하다라던가 산다는 동사형 대신에 사랑이라던가 삶이라는 명사형을 씀으로써 우리는 주체가 필요한 동사형과는 달리 홀로 존재하는 .. 2013. 5. 9.
독서를 하는 이유 한가지 2013.3.4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물론 여러 정보를 배우고 익히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령들기를 하는 것처럼 그저 정신적인 훈련을 위해서 이기도 하며 저자와의 대화를 하면서 인생을 생각하고 외로움이나 따분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서를 하는 것에는 중요한 한가지 이유, 특히 아이들을 위해 중요한 한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문맥을 배우고 익히며 자신이 어떤 이야기 속에 있는가를 깨우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스토리텔링의 능력을 배우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것은 물론 스스로 사색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직접대면같은 방법으로도 익힐 수 있는 것이며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더욱 효율적이지만 아무래도 우.. 2013. 3. 4.
짧고 명확한 가르침 2012.10.14 과학분야의 일이긴 하지만 발표를 하다보면 나는 소위 말하는 테이크 홈 메세지를 발표의 맨 서두에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니까 간결하게 한 줄로 이게 이렇습니다라고 말해서 그 강연의 나머지를 하나도 이해못해도 핵심적 결론은 가지고 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개는 이게 쉽지 않지만 가능하다면 매우 유용하다. 사람들은 복잡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그래서 결론적으로 그 결과가 얼마나 나에게 흥미로운가를 생각해 볼 수 있고 또한 중간에 자세한 것을 좀 놓쳐도 대충 자신이 아는 것으로 그 간격을 메꾸기가 쉽다. 사실 과학분야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짧고 명확한 메세지를 좋아한다. 길고 애매한 이야기를 누가 끝도 없이 듣고 있겠는가. 그런데 사실은 여기에 큰 함정이.. 2012. 10. 14.
뉴욕타임즈의 꼭 읽어야 할 책 100선 뉴욕타임즈가 뽑은 책 백권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보고 기록삼아 올려놓습니다. 꼭 좋은 목록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나중에 제가 참고 할까 싶어서 입니다. 문학 1. D.H.로렌스/ 아들과 연인/ 1913 2. 루쉰/ 아큐정전/ 1921 3. 엘리엇/ 황무지/ 1922 4.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1922 5. 토마스 만/ 마의 산/ 1924 6. 카프카/ 심판/ 1925(?) 7.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927 8.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1927 9. 헤밍웨이/ 무기여 잘있거라/ 1929 10. 레마르크/ 서부전선 이상없다/ 1929 11.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1932 12. 앙드레 말로/ 인간조건/ 1933 13.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1939 14. 리처드.. 2012. 5. 17.
철학의 목적 2012.4.17 %나는 최근에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을 읽었습니다. 따라서 이글에는 화이트헤드의 말들과 비슷한 것이 많이 등장하는데 따로 일일이 언급하지 않을것이며 제 말과 화이트헤드의 말을 구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글은 독후감이 아니라 책을 읽다가 떠오른 다른 생각의 기록이라해야 정확할 것입니다. 버틀란트 러셀은 서양철학사의 서문에서 사람들이 철학을 하는 이유는 우리들이 얼마나 적게 아는지를 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것이 회의론자로서의 러셀 다운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이트헤드는 회의론자, 실증주의자들은 결국 아무일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적극적인 삶의 도구로서의 철학은 이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철학은 배우고 성장하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을.. 2012.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