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글쓰기/쓰고 읽기55 우리는 왜 책을 읽지 않을까? 2017.9.1 우리는 책을 충분히 많이 읽지 않는다. 왜 그럴까? 사실 어느 정도 책을 읽어야 적정수준으로 책을 읽는 것인가하는 기준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므로 이런 질문은 좀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독서 문화를 보면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솔직히 말해서 책이나 글의 가치를 진심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어른들은 주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말한다. 도서 시장은 아이들에게 독서 숙제를 내주려는 부모들에 의해 상당 부분 지배된다. 이것은 사실 역설적이다. 책의 가치를 진심으로 모두가 느낀다면 왜 어른들 스스로는 그다지 읽으려고 하지 않는 것인가. 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몇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좌절이 그 이유가 될 수가 있다. 사람들은 이런 저런 책들을.. 2017. 9. 1. 과학적인 글쓰기, 문학적인 글쓰기 2017.5.18 우리는 대개 문과와 이과로 학문을 나누고 인문학과 과학을 각각 이야기 하듯이 글쓰기를 과학적인 글쓰기와 문학적인 글쓰기로 구분한다. 말하자면 픽션이 있고 논픽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들에만 기초한 글쓰기를 과학적인 글쓰기로 이해하고 문학적인 글쓰기는 사실이 아닌 것이 들어가도 되는 판타지 혹은 환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째로 사실들 자체는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로 우리는 사실들만으로 어떤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어느 날 수학자인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제타함수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함수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럴 때 당신이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 2017. 5. 18. 나의 독서를 돌아보며 : 좋은 독서란 무엇인가. 2017.4.11 책읽기란 대개 미덕으로 칭송받는 일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독서를 일종의 도덕적 의무처럼 여기며 자신의 독서량을 자랑하거나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책을 읽은 것을 자랑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나의 독서를 되돌아 보면 독서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이 적어도 조금은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가 갑자기 독서가 쓸모없는 일이라거나 그것은 허영의 일종이라고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독서라는 것이 워낙에 사람에 따라, 또 여러가지 정황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좋은 독서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오해가 있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역시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책읽기를 제일 좋아했던 것같다. 고전소설에서 동화.. 2017. 4. 11. 좋은 글쓰기의 조건들 2017.2.1 요즘에는 막내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일이 많다. 어제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막내가 국어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내용을 보니 글쓰기의 방법에 대한 것이었는데 선생님은 화면속에서 마치 무슨 암기과목 내용설명하듯 글쓰기의 핵심은 이거다 저거다 나열하고 있었다. 그 말들은 틀린 것이라고 할 수는 없겠고 나는 막내를 혼란시킬 의도는 없으므로 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지나치게 형식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저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교육일뿐 오히려 저런 교육이 아이들이 글을 못쓰게 만들고 있는 것같아 보였다. 글을 쓰려는 의지나 욕망을 꺽어버리기만 하는 소리들뿐이니 말이다. 이 세상에는 글이란 이렇게 써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있다. 그런 .. 2017. 2. 1. 글을 쓰는 힘의 원천 2015.10.11 사람마다 글을 쓰는 방식과 이유는 다를 것이다. 또 그 답이 하나뿐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글이란 일반적으로 이런 힘으로 쓰는 것이다라고 나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내가 글을 쓰는 힘의 원천은 질문이다. 즉 나는 뭔가를 아니까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기 보다는 나도 뭔가를 알고 싶어서, 나도 내가 손가락을 움직여 쓰게 될 글이 읽고 싶어서 글을 쓴다. 적어도 상당부분은 그런것 같고 그래서 나는 내가 내 글의 첫번째 독자라는 말을 하곤 한다. 내가 모르는 걸 어떻게 글로 쓰는가. 물론 아무 것도 모르거나 어렴풋한 인상이나 영감도 없이 글을 쓰지는 않는다. 다만 이건 이래서 이런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써보고 써보면서 앞뒤가 맞.. 2015. 10. 11. 도서관 읽기 2015.8.1 우리 동네에는 전북도청 도서관이 있다. 내가 종종 책을 빌리러 가는 도서관인데 어제는 피서차 도서관에서 머물면서 책을 좀 보기로 했다. 그간에는 신간 부분의 책들을 주로 훓어보곤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리 타율이 좋지 못하다. 어느 정도 골라서 책을 빌리긴 하지만 빌려간 책들이 종종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들이 분류되어 나열되어 있는 서가로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어딜 가야 할 것인가. 스마트폰을 꺼내서 전부터 읽어보겠다고 적어두었던 책들의 목록을 다시 꺼낼 수도 있지만 오늘은 왠지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분류번호 000번으로 갔다. 처음은 철학일반이다. 그 서가 앞에 주저 앉아 보이는대로 책을 꺼내서 뒤적였다. 아는 책도 있지만 안읽은 책이 많고 .. 2015. 8. 1. 우화와 우리들의 세계 2015.7.23 우리 아이는 아무래도 외국에서 자랐으므로 한국어 책을 읽는 것이 어색하다. 그래서 나는 방학을 맞이하여 아이에게 책을 낭독하게 하고 있다. 그렇게 하고 나는 그 낭독을 듣는 것이다. 지금 낭독하고 있는 책은 꿈꾸는 책들의 도시라는 책이다. 이 책은 출판과 창작의 세계를 판타지로 그려낸 것인데 이 책을 다시 듣다보니 나는 판타지의 미덕을 하나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판타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그 글을 읽는 독자가 그 세계가 이러저러하다는 것에 대해 저항감을 별로 느끼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멀리 깊은 숲속에는 스파게티를 먹는 도깨비가 살았습니다. 그들은 매일 같이 더 많은 스파게티, 더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는 일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한다고 해보자. 그렇다고 할때.. 2015. 7. 23.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 2015. 4. 28. 우리는 대개 우리의 몸을 우리 자신의 일부로 여긴다. 자신의 팔다리와 내장기관을 마치 입고 있는 옷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면에 우리의 소유물은 그렇지 않다. 우리 자신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사이에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팔하나쯤 없어져도 거뜬히 행복하게 사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아끼는 신발이 망가지거나 아끼는 자동차가 상처를 입으면 곧 죽을 것처럼 불행해 한다. 내 몸바깥에 것에 대해 신경쓰는 것은 반드시 속물근성을 가진 사람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집안이 반드시 단순해야 하고 잘 정돈되어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할 때 그걸 견디기 힘들어 한다. 따라서 가난하고 단순하게 사는 사람도 내 주변이 반드시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신경쓰고 .. 2015. 4. 28. 오늘날 우리는 뭘 써야 할 것인가. 2015.4.26 최근에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라는 여행에세이를 읽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보통은 훌룡한 이야기꾼으로 책은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보통이 말하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으로 자꾸 빠져들어갔다. 그것은 세부사항을 얼마나 쓰는가 하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작가는 비행기가 뜬다라고 하지 않고 ‘A340기가 뉴욕을 향해 이륙한다. 스테인스 저수지 상공에서 보조 날개와 바퀴를 접는다.’ 라는 식으로 쓴다. 그저 거기에는 단층휴계소가 있었다라고 하지 않고 ‘유리와 빨간 벽돌로 지은 단층 휴계소는 밋밋한 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는 런던과 맨체스터간 고속도로를 굽어보고 있다. 앞뜰에 내걸린 커다란 코팅 간판이 운전자들과 옆 들판의 양떼에게 달걀부침, 소시지 두개, 반도 .. 2015. 4. 26. 소설 쓰기 2014.12.19 나는 이따금 소설이나 긴 연작 에세이 형태로 글을 쓸 때가 있다. 그런 글은 자 이제 한번 써볼까 하는 식으로 써지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뭔가가 안에서 바깥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답답함이 느껴질 때 쓰게 되는 글이다. 예를 들어 한번은 나는 합리적 사고의 근거라는 연작 에세이를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을 쓸 때는 사실은 내가 뭘 쓰는지나도 처음에는 몰랐다. 지금은 내가 쓴 것에 앞에 서문을 달고 합리적 사고의 근거라는 제목까지 붙여서 글을 정리했기 때문에 마치 어떤 기획을 가지고 차근 차근히 글을 써 나간것 같지만 실제로는 뭔가를 쓰기 시작했더니 10여편의 글을 쓰기 전까지는 멈출 수가 없었다라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깝다. 다 쓰고 내가 다시 읽어보니 고쳐야 할 문장도 많았고 중간에 한두마.. 2014. 12. 19. 고전의 이해 2014.8.25 고전에는 몇백년이 된 것에서 몇천년이 된 것도 있다. 고전이란 그토록 오랜간 꾸준히 읽힌 것인데 그렇다보니 고전의 해석이라는 것이 더더욱 큰 문제가 되었다. 고전을 어떻게 이해할까에 대하여 여러가지 다른 의견이 있다. 게다가 책이 가만히 있어도 그 의견들이 시대에 따라 변해간다. 책을 이해한다는 것의 핵심은 그 책을 어떤 문맥에서 읽어야 하는가에 있다. 공화문에 있는 사람이 서울시청 가는 길은 직진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신촌에 있는 사람이 직진하면 서울시청 갈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문제는 이것이다. 대개의 고전은 아무리 길어도 그 책을 해석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지식을 포함하지 않는다. 그냥 당시의 상식이 가정되어 있다. 오직 수학책만이 시대를 초월하여 문맥을 분명히 하면서 읽을 수 .. 2014. 8. 25. 독서모임, 함께하는 공부에 대한 단상 2014.6.27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나는 독서토론회라는 것을 친구들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독서모임이란 것에 참석한 적이 없다. 그 주된 이유는 독서모임이란게 많지도 않기에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하나일 것이고 내가 워낙 사교적으로 사람을 만나는데 시간을 많이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게다가 함께 하는 공부라는 건 원래 그리 쉽지가 않다. 내가 생각하기에 독서모임이란 것은 사람과 책에 대한 것이다. 즉 그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서로 친분을 가지고 그 소통에서 즐거움이든 지식이든을 얻겠다는 것이 하나고 또 하나는 당연히 책에서 뭔가를 얻는데 있어서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여러사람들이 함께 함으로서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하나일 것이다. 책이나 공부를 매개로.. 2014. 6. 27. 무협소설과 글쓰기 2014.5.26 나는 무협소설을 써 본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둘째형님의 영향으로 무협소설을 많이 읽은 편이다. 둘째형님은 시중에 나온 무협소설이란 소설은 모두 읽는 무협광이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협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싸움이나 무공의 세계보다는 글쓰기의 세계를 그려놓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때가 많다. 어쩌면 세상일의 이치란 서로 연결되어 여기에 붙이며 이렇게 그럴듯하고 저기에 붙이면 저게 그럴듯하기 때문일테지만 내가 이런 생각을 점점 더 그럴 듯한 생각으로 여기게 된 것에는 한가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무협소설의 작가들은 프로작가이므로 당연히 글쓰기에 대해서는 잘 알것이다. 그러나 그들중에 진짜로 싸움을 해보고 무술을 익힌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물론 그들도 책을 읽거.. 2014. 5. 26. 당신이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 2014.5.12 당신이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 서구 철학의 역사를 보면 신화의 세계가 자연철학의 세계로 대체되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 신화를 기원전 8세기경의 호머와 헤시오드가 글로 기록한 이후라고 한다. 우리가 신화의 시대라고 부르는 시대에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은 이 세계란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신들이 서로 다투고 화합하면서 굴러간다는 것이었다. 사랑은 사랑의 신때문에 일어나고 부엌신을 화나게 하면 음식이 상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신화가 글로 기록되기 시작하자 그 신화적 세계관의 전체모습이 들어나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그 안에 있던 모순들이며 설득력없는 면들이 분명해졌을 것이고 그것이 보다 오늘날의 과학에 가까운 세계관을 출현시켰을 것이다. 이것과 비슷한 이야기는 성경에 관련해서도 있다. 성경.. 2014. 5. 12. 내가 글을 쓰는 방식 2014.5.1 글이란 여러방식으로 여러목적을 위해 쓰이는 것이며 나도 한가지 방식, 한가지 목적을 위해 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글은 이따금씩 흐리멍텅하다거나 너무 길어서 읽기 힘들다거나 하는 평가를 듣는데 그것은 내 글쓰는 방식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따금은 나도 울분을 이기지 못하여 토해내듯이 글을 쓸 때도 있다. 그럴 때의 내 글은 아마도 보다 분명한 색깔과 분명한 메세지를 보여주는 글에 더 가까울 것이다. 게다가 그럴 때면 나는 또한 세간의 글쓰기가 그러하듯 보다 많은 자료와 증거를 통해 뭔가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글이 되려고 하곤 한다. 그러나 나는 꼭 그런 식으로만 글을 쓰지 않는다. 나도 물론 객관적 사실적 증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소위 먹물좀 먹었다는 지식인들이 강조하고 실제로 실천.. 2014. 5. 1. 글쓰기의 중요성 2014.3.10 독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흔히 들린다. 고전을 읽어서 삶의 지혜를 배우자는 이야기도 많다. 그러나 글쓰기의 중요성을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같아서 유감이다. 사람들은 흔히 독서를 많이 하면 글도 저절로 잘 쓰게 된다고 생각하거나 글쓰기는 자기 수양에 있어서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같다. 사람들은 또 글쓰기라 하면 결과물 위주로 생각한다. 즉 글쓰기란 최종적으로 완성된 글을 만들기 위한 작업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체육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면 몸이 건강해 지고 마라톤완주도 하게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글을 쓰건 노래를 부르건 수묵화를 그리건 그런 행위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기 이전에 자신을 표현 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건강을 .. 2014. 3. 1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