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와 글쓰기/쓰고 읽기48

수묵화, 음악 그리고 글쓰기 2012.1.24 때로 잘치지 못하는 기타를 팅겨보기는 하지만 애초에 나는 악기를 연주할 끈기가 없었다. 또한 이따금 수묵화를 그렸노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취미를 가진 사람을 부러워도 해보지만 내가 미술에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는 이미 대학때 동아리 활동으로 다 알아버린 후다. 내가 취미를 가졌고 지루해 하지 않고 하는 것이 그래도 있다면 두가지다. 하나는 산책이고 또하나는 글쓰기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고 보니 그래도 나도 가진 것이 있구나하는 생각에 안심이 된다. 세상에는 여러가지의 글쓰기가 있다. 새로운 것을 배워 익히고 그것을 정리하는 글쓰기가 있는가 하면 주장하고 싶은 바를 남에게 알리기 위한 글쓰기도 있으며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자 하는 독백형식의 글쓰기도 있다. 나는 이러한 글쓰기도 가.. 2012. 1. 24.
책쓰기와 책읽기 2011.9.13 책은 모름지기 그 책을 넘어설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한다. 어떤 책을 읽는 것은 궁극적으로 그 책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 책을 넘어서는 일이다. 열심히 냉철하게 책을 읽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 책을 넘어섰을 때 나는 그 책의 저자가 웃는 모습이 보이는 것같다. 잘했다고, 내 농담과 함정에서 벗어나다니 제법이라고. 우리가 좁은 세상에서 마치 밧줄에 묶인양 버둥거리다가 좋은 책을 만나면 해방과 자유를 느낀다. 저자는 인자한 얼굴로 우리 몸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고 우리를 풀어놓는다. 하지만 책은 제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고정된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다 품을 것처럼 거대한 공간을 가진 것이라고 해도 책은 하나의 감옥이고 물고기를 잡는 그물이 된다. 저자가 누구를 가두고 싶어서가 아니다. .. 2011. 9. 13.
찌질한 사람들의 찌질한 사연들에 대한 단상 2011.8.19 세상에는 소위 막장 드라마라는 것이 많다. 막장언론이나 막장 소설에 음란물도 있다. 아고라 같은 곳에 가면 이런 저런 찌질한 사람들의 찌질한 사연이 잔뜩 올라와서 현실이 소설을 능가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사실은 막장언론이건 좋은 언론이건 뉴스의 본질이 그래서 인지 방송을 통해서 들리는 뉴스의 대부분은 사악하거나 찌질한 사람들의 막장 인생에 대한 것이 많다. 이런 찌질한 사연들을 듣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가장 큰 피해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불신하게 되는 것 혹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웃기는 일을 생각해 보자. 권투중계만 열심히 보는 축구선수가 있다. 그 남자가 중계를 보면서 스트레이트는 이렇게 날려야 한다는둥 풋워크는 이래야 한다는 둥하면서 떠들고 있.. 2011. 8. 19.
책쓰기가 어려운 이유 2011. 8.6 몇달전에 한 출판사로부터 블로그의 글을 정리해서 책을 한번 만들어 보지 않겠는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로서는 무조건 좋기만한 일은 아니었으나 나의 게으름을 조금은 덜어줄 방책이라고 생각이 되어 한번 해보기로 했다. 책을 쓰면서 나는 이따금 묘한 것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면 책이란 내가 아는 것이 아니라 남이 모르는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며, 불특정한 독자가 읽을 것을 생각해서 써야 하는 것이며, 책장을 넘기기전에는 나같은 무명인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리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좀 곤란한 일이다. 결국 책은 독자와의 대화다. 그런데 나는 독자에 대해 모르고 독자는 나를 모르니 대화가 되기 어려운 것이다. 아마도 유명한 책을 몇권써서 독자로부터 이.. 2011. 8. 6.
가벼운 소설에 대한 단상 2011.6.20 나는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게다가 어떤 때는 꽤 많이 읽는 기간도 있지만 어떤 때는 1년이 지나도 소설같은 건 하나도 읽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니까 이건 소설에 대한 가벼운 단상일 수 밖에 없다. 소설이라는 것은 사실 무수히 많은 측면들을 가진 단어다. 이런 한계를 전제하고 말했을때 소설을 읽는, 특히 가벼운 소설을 읽는 의미는 세상일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가 뭔가에게 화를 내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하는데에는 무지가 필요하다. 모든 걸 안다면 우리는 화가 나지 않을 것이고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다. 장자에는 빈 배의 이야기도 이걸 말해 준다. 누군가가 배를 강에 띄우고 있었는데 어떤 배가 와서 부딛힌다. 그러면 상대편 배의 주인에게 화가 .. 2011. 6. 20.
소설과 가상적 세계의 종말 2010.5.24 나는 오늘날 소설이라는 장르가 그 힘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도 가끔 들었다. 문제는 왜 그럴까 하는 것이다. 왜 소설은 힘을 잃을까. 내 생각에는 이렇다. 소설이란 작가가 현실을 기반으로 구성해낸 가상적 세계에 대한 기술이며 그것이 때로 사실 세계 자체를 보는 것보다 더 깊고 확실한 통찰력을 주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현대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 짐에 따라 이러한 작업이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 아주아주 내가 오랜동안 욕했던 이야기가 하나있다. 그 이야기는 실종사건에 대한 것인데 시종일관 불가능해 보이는 실종사건이 일어나고 어떻게 그것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추리와 고민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런데 결말에 이.. 2010. 5. 24.
독서의 진화 2010.5.24 닐 포스트만은 출판혁명이 세상을 바꾸었으며 어른과 아이라는 구분도 만들어 냈다고 말한다. 출판혁명이전의 책이란 그 이후와 최소한 두가지가 달랐는데 하나는 그것이 대중적 언어로 씌여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또하나는 대중에게 책을 보급할 인쇄술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쉬운 언어로 씌여진 책이 대량생산되자 지식의 보급은 급격히 빨라진다. 이것이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 냈으며 이때문에 구텐베르크 인쇄술은 지난 천년동안의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게 된다. 19세기 사람들도 마찬가지 였지만 오늘날의 우리도 우리가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종종 말한다. 우리가 혁명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급격한 변화를 말하는 것으로 19세기 사람들은 자신들이 급격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의 눈으로 보면.. 2010. 5. 24.
비우는 인문학, 채우는 인문학 2010.2.17 노자는 학문을 하면 날로 늘어나는 것이 있고 도를 알면 날로 덜어내는 것이 있다고 했다지만 배우는 일에는 분명 채우는 배움이 있고 비우는 배움이 있다. 채우는 배움은 우리가 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배우는 것이다. 과거에 혹은 우리가 모르는 지역에 무슨 일이 있고 누가 무슨 말을 했으며 이러저러한 말들과 주장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배운다. 비우는 배움은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것을 수정하거나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의 상식은 얼마나 틀린가, 이러저러하다는 믿음은 얼마나 근거가 없는 것인가, 여러가지 일들의 근원은 어떤 것이며 자질구레한 곁가지는 어떤 것인가. 이런 것을 배움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머리와 마음을 비운다. 이 두가지 배움은 서로 확연히 구분되기만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우.. 2010. 2. 17.
연작 에세이의 모순성 가치판단에 대한 연작에세이 12편을 쓰고 나서 마음이 편치 않다. 내가 쓴것에 대해 의구심이 생겼거나 해서는 아니다. 그보다는 써놓은 12편의 연작에세이를 쉽게 과거로 흘려버릴수 없어서다. 말하자면 나는 너무 마음속의 말을 많이 했다. 12편의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사소한 이유였다. 처음에는 한국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느끼는 방식에서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서 문제가 있다는 글을 한편 쓴것 뿐인데 일단 쓰기 시작하자 그 글은 저절로 확장되어 나갔다. 그 에세이들은 처음에는 그저 연작에세이라는 제목만 달고 있었는데 나중에 다시 고쳐쓰면서 약간 손을 보기는 했지만 처음쓸때는 그렇게 길게 많이 가치판단에 대해 쓰고 있다는 생각없이 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근원을 파고 쓰고 하다보니.. 2009. 12. 7.
한국의 서점에서 발견하는 정신분열 2009.10.25 머릿말 한국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다보면, 다른 많은 곳에서 그렇듯이, 두가지의 경향이 충돌하는 것같은 책들을 보게 된다. 한쪽의 책들은 물질이나 사회적 지위에서의 성공에 대한 것이거나 그렇게 이해된다. 즉 10억을 만드는 법, 효율적으로 일하는 생활하는 방법, 출세하는 법, 처세술, 비지니스의 기술, 명문대학 가는 법 뭐 이런 것들이다. 또 한종류의 책은 주로 욕심을 버리고 조용하게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귀농하는 사람들 이야기, 느리게 살아가기, 욕심을 버리고 가진 것없이 살기, 남과 누는 것, 자연을 가꾸고 봉사하며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이 두가지의 방향은 그 자체로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두가지를 흔히 뜨거움과 차가움, 높은 것과 낮은 것, 왼쪽과 오른.. 2009. 10. 25.
양파와 짜장면 그리고 독서 2009.10.14 짜장면을 먹을때 나는 단무지보다 양파가좋다. 그 아삭거림을 느끼며 짜장면을 먹을땐 행복하다. 짜장면을 먹으며 만화책이건 철학책이건 눈물나는 소설이건 재미있는 책한권 옆에 끼고 있으면 더욱 행복할 것이다. 요즘은 책에 조금 더 관심이 생겨서 여기저기서 책을 보러다니면서 독서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그러다보니 짜장면과 양파로 나름의 독서 방법을 이야기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라는 건 뭘까. 책은 화장실의 휴지처럼 소모품일때도 있고 거실의 꽃병이나 화려한 가구같은 장식품일 때도 있으며 짜장면처럼 주식일때도 있고 아스피린처럼 약일때도 있다. 책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여러가지 용도로 읽혀진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다 모든 이유를 골고루 사용하며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2009. 10. 14.
책읽기에 대한 일본에 사는 사람의 생각 2009.9.17 머릿말 책읽기의 중요함은 누구나 말하고 있다. 본인을 위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도 책을 읽는 습관은 중요하다. 물론 손에 잡으면 놓을수 없는 그런 책이 사방에 있는 것이 제일 좋지만 아무래도 그럴수는 없다. 아이가 나에게 묻는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냐고. 쉽지만 어려운 질문이었다. 나에게 좋았던 책을 권해도 아이는 아직 수준이 안되거나 혹은 관심사가 달라서 전혀 재미있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도 예전에는 밀쳐두었다가 다시 읽어보니 좋더라는 경우도 있다. 일본이 책읽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과 책읽기를 둘러싼 환경에 있어서 한국은 어떤가에 대해 일본에서의 경험이 뭔가를 말해줄수 있을까? 중고서점 일본에 와서 일종의 향수를 느끼게 해준 것은 바로 중고.. 2009. 9. 17.
장자가 블로거와 논객에게 던지는 충고 2009.8.27 장자에는 심재라는 유명한 말이 나온다. 그 말이 나오는 이야기는 공자의 제자인 안회가 위나라로 떠나서 위왕을 섬기겠다고 하는데서 시작한다. 공자는 이루는 것은 없이 위험하고 어려울것이라 생각하여 관두라고 말한다. 그러자 안회는 자신이 위왕을 어떻게 섬길 것인가를 말한다. 그 방법은 모두 공자에게 퇴짜를 맞고 그 이후 공자는 안회에게 바로 심재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요즘의 왕은 군중이고 국민이다. 위왕을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안회가 말하는 군주를 섬기는 방법을 읽으면 느끼는 바가 크다. 안회는 다음처럼 군주를 섬기겠다고 말한다. 과연 그의 방법은 요즘 논객이 국민들을 섬기는 방법과는 어떻게 다를까. 블로거들이 네티즌과 소통하는 방법과는 어떻게 다를까. 첫번째 시도 안회는 먼저 위왕을 인의와.. 2009. 8. 27.
책주문하기 오늘은 책을 주문했다. 내가 주문한 책은 다음과 같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 유시민이 보라고 추천한 책으로 미디어의 폐해를 고발하는 책이다. 생각의 오류 - 요즘은 사람이 자주 저지르는 생각의 오류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주문했다.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 실존주의는 철학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존주의야 말로 현대철학의 중대한 새로운 요소가 아닐까. 사르트르가 쓴 책이다. 생각의 역사 - 소개에 따르면 내가 쓸수 있다면 쓰고 싶은 책에 가까운 책인것 같다. 프로이드까지 쓰고 멈췄다는 것은 아쉽다. 20세기에 대한 것은 쓸수 없었던 것일까 쓸것이 없었던 것일까. 책값이 무려 4만원이 넘고 천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다. 아마존에서 평을 보고 평이 좋아서 샀다. 뉴라이트 비판 .. 2009. 8. 7.
자유를 구속하는 작가들 2009.8.3 나는 그다지 다독을 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저 여태까지 살면서 몇 권의 책을 매우 좋아했었고 그걸 자주 읽고는 했다. 그 책들중에서도 지금 다시 보면 이젠 더이상 대단한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그런 식으로 강렬한 느낌을 주었던 책중에 한국 사람에 의해 씌여진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하고 생각해보니 나는 구속당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을 싫어했으면서 다른 사람을 구속하는 글을 잔뜩 써온 것이 아닐까 하는 반성도 했다. 누군가를 구속하는 글이란 이런 것이다. 글을 읽다보면 작가가 설사 자기 자신은 절대적 진리를 찾지 못했더라도 절대적 진리라는 것이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글은 .. 2009. 8. 3.
한국의 교육, 우리의 독서 취향 한국 사회는 권위주의가 만연해 있다. 한국의 교육에는 문제가 많다. 이런 말에 우리는 쉽게 동의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그런것이 우리의 정신을 좀먹는 구체적 예를 들어보라고 하면 잘 말하지 못한다. 아 나는 그런 교육을 받았다.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내정신에는 별로 문.. 2009.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