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685 진보의 족쇄 19.5.17 누가 진보인가는 말하기 나름이지만 현대의 한국에서 통상 진보라고 타칭 자칭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족쇄가 따라다닌다. 그 족쇄는 진보라는 개념을 비틀거나 협소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사회적 진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 효과는 반대로 생각하면 보수권 정치인들이 종종 얼마나 지나치게 자유로운가하는 것에서도 목격될 수 있으며 보수정치인들은 이 족쇄를 지키기위해 세뇌라도 시키려는 듯 계속해서 족쇄를 말한다. 진보의 첫번째 족쇄는 진보는 가난하다이다. 이 말은 다르게 말하면 진보라는 사람들은 부자는 무조건 싫어하며 따라서 진보가 부자이면 그 사람은 위선자라는 말이 된다.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이 말만큼 자주 반복되어지는 말도 없다. 그래서 진보적인 사람이 왜 집이 강남에 있냐거나 왜 빌딩이 있거.. 2019. 5. 17. 한식의 생태계 제가 이따금씩 방문하는 서울이나 부산의 거리에서도 같은 것을 발견합니다만 요즘 제가 사는 전주의 신시가지 번화가를 걷다보면 이자카야라고 써있는 술집을 참 많이 발견합니다. 그밖에도 초밥집이며 돈카스집이며 라면집같은 것이 많이 생겼습니다. 반면에 전주에 흔하고 내가 어.. 2019. 5. 16. 인간은 왜 특별한가? 우리는 인간은 특별하다는 말에 익숙하며 인간중심 사상이니 인본주의니 하는 말을 늘상 듣는다. 그 옛날 전태일이 노동자도 인간이다라고 말했을 때 그는 인본주의에 근거해서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자도 인간이다라고 페미니스트가 말한다면 그 역시 인본주의가 그 근거에 있.. 2019. 5. 12. 망한 제주도 제주가 몇년전부터 불안하기는 했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소식들을 듣고 댓글을 보다보니 정말 이젠 확실히 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제주는 그저 신혼여행이나 가는 곳에서 올레길이 유명해 지면서 힐링의 대명사처럼 변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안적 삶을 찾아서 주소지를 옮기는 .. 2019. 5. 9. 우리의 정신과 모순 나는 최근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유튜브 녹화를 하고 있고 요즘은 부분과 전체의 두장 정도에 대해서 소개하는 비디오들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녹음을 하고 나면 왠지 미진한 부분이 느껴져도 다시 녹음하기는 어려운 지라 참고 마는 일이 생기는데 최근의 녹음에서도 그런 일이.. 2019. 5. 7. 요리 문화와 주거 문화 그리고 우리의 빈곤 19.5.2 얼마전에 어머니가 집에 인테리어공사를 하셨다. 벽지와 바닥을 새로 하고 싱크대를 갈았으며 문을 수리하거나 교체했고 현관앞의 신발장도 바꿨으니 큰 공사를 하신 셈이다. 그런데 돈을 많이 들이고 고생도 많이 한 그 공사가 잡음도 많더니 결과도 영 신통찮았다. 한마디로 말해서 병원같달까. 게다가 벽지는 1년도 안되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주거문화가 너무 억압되어 있다. 즉 발전할 여지가 있는데 그걸 경제적 문화적 이유들이 억압해 왔다. 그걸 보여준 사건중의 하나가 이케아 진출이다. 우리나라에 이케아가 들어온 것은 2014년의 일이다. 들어올 때는 말도 참 많았지만 5년후 현재를 보면 가구 업계 전체가 크게 발전했다. 전체 시장규모가 2008년과 2017년을 비교하면 각각 7조원과 13조원.. 2019. 5. 2. 세습, 악의 탄생과 진화 나는 악의 탄생이란 다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가는 것이다. 사실 누구나 칭찬을 듣고 싶어하지 욕을 먹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얻을 능력이 충분하여 정당하게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악당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 2019. 4. 13. 이야기의 관점, 법칙의 관점 19.4.7 우리가 뭔가를 보는 관점에 따라 그것은 우리에게 전혀 다르게 보이게 된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어떤 것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이런 것이 관점이라는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관점을 따르면서도 관점 따위가 존재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색을 하고 글을 쓰는 한가지 이유는 바로 이런 숨겨진 관점들을 밝혀내고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알아차리기 힘든 관점들에는 이야기의 관점과 법칙의 관점이 있다. 이야기의 관점에서는 물론 우리는 세상을 이야기로 파악한다. 이야기의 관점의 특징은 주인공이나 주인공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주인공의 체험을 간접적으로 느낌으로써 사물이나 세상을 파악한다. 즉 이야기는 주인공이 존재할 뿐만 .. 2019. 4. 7. 결혼은 왜 인기가 없을까? 19.3.28 우리의 삶은 여러가지 것들로 구성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가족과 직장일 것이다. 요즘 세상에서 직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를 들어 나로 말하면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래로 대개 과학을 전공한 학생이나 교수, 연구원들과 만나면서 살아왔다. 그런 과학공동체의 사람들도 어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학문을 하는 사람과 그 문화속에서 살던 즐거움을 잊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그들과 함께 연구를 하고 과학자로 평가를 받고 동병상련의 대화를 하기도 하며 직업적이고 개인적인 정보를 나누던 일에 비하면 어떤 아파트에 사는가라던가 그 아파트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가 하는 것은 내 삶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작은 .. 2019. 3. 28. 자율운전이란 무엇인가? 2019.3.22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두고 자율운전이란게 이런게 아니라는 논쟁이 잦다. 테슬라의 머스크같은 사람은 올해안에 실질적인 자율운전차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하면 포브스같은 유명언론이 어떤 자율운전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서는 머스크는 자율운전의 개념을 잘못알고 있으며 따라서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말하게 하는 식이다. 자동차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해마다 자율운전기술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그 평가에 따르면 대개 테슬라는 2위거나 심지어 최하위권이다(관련기사). 머스크는 자신의 회사는 다른 회사를 몇년은 따돌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자율운전이란 무엇인가? 왜 뻔해 보이는 이런 질문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는가. 1에서 5단계의 자율운전이.. 2019. 3. 22.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19.3.17 오랜만에 라디오를 틀어 놓으니 흔한 연애상담을 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 상담내용을 듣다보니 나는 그 이야기를 나라면 좀 다르게 말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의 끝에서 결국에는 이런 문장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일단 그렇게 되고 나니 나는 이와 짝이 되는 반대의 문장도 떠올릴 수 있었다. 그것은 이렇다. 우리는 그저 서로 다른 것이고 이것은 취향의 문제다. 우리는 흔히 많은 일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흔히 쓰는 감기약처럼 일종의 표준적인 사회 문제 해결책으로 여겨지므로 여기서는 이 문장을 감기약 문장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성인의 나이가 된 사람들은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종종 이 감기약 문장을 말하면서 그것으로 문제를 회피하려고 한다. 우리는 그저 서로.. 2019. 3. 17. 교육에 있어서 절대란 없다. 얼마전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올해는 우리 큰 아이가 대학에 입학한 해였다. 그런데 나는 큰 아이의 입시를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말이 이것이라는 점을 느꼈다. 그 말이란 바로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뭔가를 알고 있지만 아는 것 이상으로 모르는 것이 존.. 2019. 3. 14. 말의 경계와 남용 2019.3.13 가끔 내가 딸아이와 이야기하다가 오타쿠라는 말의 의미를 가지고 다툴 때가 있다. 딸 아이는 오타쿠를 매니아라는 말과 다르지 않게 쓰고 사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데 내가 일본 연구소에서 일본사람들에게 물어본 바에 따르면 그 말이 그렇게 건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소위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대인기피증 환자의 이미지가 오타쿠에는 따라붙어 있어서 연구소에서는 누군가를 오타쿠라고 부르는 것은 상당히 실례되는 말이었던 것이다. 반면에 물론 누군가를 매니아라고 부르는 것은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은 몰라서 혹은 자연스럽게 혹은 고의적으로 말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시킨다. 이런 예는 찾아보면 많다. 서양에서 말하는 맨션이란 매너 하우스 (manor house) 즉 영주의 집으로 상당.. 2019. 3. 13. 대학공부는 고등학교와 뭐가 다를까? 19.3.11 큰 딸이 이번에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유학가기로 했기 때문에 이제야 입시가 끝났고 다행히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만 지긋지긋한 대학입시공부가 이제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딸은 물론 저도 기뻤습니다. 사실 입시공부란 가장 실용적인 목적으로 하는 공부인 동시에 가장 쓸데없어 보이는 공부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고생해서 들어간 대학의 공부란 이제까지의 고등학교공부와는 뭐가 다를까요? 저는 물리학과 출신이기 때문에 이공계 중심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만 어느 정도는 대학모두에 적용되는 공통된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공부가 고등학교의 그것과 뭐가 다를까를 생각해 보면 우리는 그것을 가르치는 사람, 그것을 가르치는 .. 2019. 3. 11. 효율적이다. 19.3.9 우리는 우리가 어떤 말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말에 속는다. 왜냐면 말들만 보고 있으면 다 옳은 말이라서 그 결론을 부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말에는 효율적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뭔가가 효율적이라고 하면 그저 그런가 한다. 대개의 경우 최소의 노동을 투자하여 최대의 금전적 보상을 얻는 것을 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여기에는 큰 함정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거래나 행동을 할 때 그 시작과 끝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가정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과 하나를 판다고 하자. 사과를 파는 것에는 노동이 들고 더 비싸게 팔면 더 많은 보상을 얻는다. 다시 말해 너무 빨리 팔아버리면 사실은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것이 되고 너무.. 2019. 3. 9. 사라져 가는 택시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연결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더 빠르고 따라서 더 싸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는데 이에 따라 생겨나는 산업들을 우리는 공유경제산업이라고 부르곤 한다. 공유란 함께 나눈다는 뜻이니 그 말로만 보면 정보화하고는 상관이 없을 것같지만 우리가 .. 2019. 3. 8.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1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