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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책 이야기104

맛의 달인을 읽고 2014.9.2 나는 맛의 달인 (원제 오이신보 -美味しんぼ)이라는 만화를 좋아한다. 가리야 데츠 원작에 하나사키 아키라가 그림을 그린 이 만화는 1983년부터 그려서 백권을 넘긴 만화로 가리야 데츠는 최근에 일본 방사능 문제에 대한 폭로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만화는 2003년에 이미 1억권의 판매를 올린 대표적 음식만화로 지루한 정보가 많이 들어 있는 곳도 있는 음식만화인데도 원피스나 슬램덩크 같은 역대 최고의 인기 만화들과 함께 거론 된다. 맛의 달인은 일본 음식과 그 주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작가 나름의 관점에서 설명해준다. 이 만화자체를 지나치게 요리책이나 일본에 대한 정보책자로 칭찬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이 만화의 강점은 틀릴 수 있다거나 지나친 단순화를 한다는 것을 감안하.. 2014. 9. 2.
인간을 묻는다 (Jacob Bronowski)를 다시 읽고 2014.7.30 나는 이 책을 이미 몇년전에 읽고 그 소감을 써둔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내 감상이 좀 달라졌고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기회가 있었기에 그 소감이 사라지기전에 다시 그 요약을 써두고자 한다. 제이콥 브로노우스키는 수학, 생물학, 통계학의 연구자이자 문예지의 창간자이고 시인 블레이크의 연구서를 써내기도 했던 다재 다능한 사람이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는 일찍부터 과학이나 문학같은 어떤 특정한 분야를 넘어서는 인간 지식의 전반적 모습에 대해, 따라서 자연히 인간과 과학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책을 썼던 사람이다. 이 책의 원제목은 identity of man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과연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 2014. 7. 30.
다니엘 카네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고 2014.6.20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노벨 경제학 수상자 다니엘 카네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었다. 국내에는 2012년에 번역되어 나온 모양이지만 언뜻 평가들을 보니 번역에 대해 그다지 평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정확히 말하면 Thinking fast and slow라는 원서를 읽었기 때문에 번역의 질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나는 이 책이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서 이에 대해 소감을 남기기로 했다. 들어가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서는 몇가지의 생각들이 끝임없이 떠올랐는데 그 중의 하나는 과연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물론 저자는 고심끝에, 아마도 편집자와의 상담끝에 thinking fast and slow라는 제목을 찾았을 것이고 번역을 한 회사는 또 다른 .. 2014. 6. 20.
샤론 버치 맥그레인의 불멸의 이론을 읽고 2014.1.16 최근에 베이즈이론에 대한 책 불멸의 이론을 읽었다. 그 소감과 그로 인해 떠올랐던 생각들이 사라지기전에 적어두기로 한다. 불멸의 이론은 어떻게 베이즈이론이란 것이 탄생하고 이제까지 퍼져오게 되었는가에 대해 과학저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맥그레인이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을 흥미롭게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초등학교시절에 읽었던 이야기들이 생각났다. 그 이야기들은 20세기 초반에 활약했던 물리학의 영웅들에 대한 것들이었으며 당시 어렸던 나는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따위를 이해하지 못하고 마치 그리스 신화읽듯 그 이야기들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가 떠올랐던 것은 단순히 이 책이 과학자나 수학자가 쓴 책이 아니며 전반적으로 베이지안 .. 2014. 1. 16.
루이스 레넌드의 메타피지컬클럽 : 실용주의란 무엇인가 2013.10.15 메타피지컬 클럽 : 실용주의란 무엇인가? 루이스 메넌드의 책 메타피지컬 클럽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이 책을 짧은 전기로 재구성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 책의 구성 자체가 4명의 인물 홈스, 제임스, 퍼스 그리고 듀이의 삶을 통해 실용주의와 미국의 역사를 기술하는 책이므로 그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고 유익한 요약이 될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제 나는 그런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것을 위해서는 그냥 이 책을 읽거나 아니면 각자의 전기가 있다면 그것을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메타피지컬 클럽은 훌룡한 책이지만 훌룡한 철학책도 또 훌룡한 전기도 될 수 없다. 그렇게 본다면 이 책은 그저 피상적인 이야기만 가득한 책이 된다. 이책은 어디까지나 루이스 .. 2013. 10. 15.
루이스 레넌드의 메타피지컬클럽 3 : 제임스와 퍼스 2013.10.7 메타피지컬 클럽 : 제임스와 퍼스 들어가며 월리엄 제임스와 찰스 샌더스 퍼스는 무엇보다 철학자였지만 각각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였고 뛰어난 논리학자였다. 퍼스는 오늘날 프래그머티즘 철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만년에 자신이 프래그머티즘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하버드에서 1872년에 있었던 한 모임 때문이라고 기록을 남기는데 그 모임의 이름이 바로 메타피지컬 클럽이었다. 이 메타피지컬 클럽은 제임스와 퍼스는 물론 홈스도 회원으로 가지고 있었고 그들보다 연상이면서 40대에 요절한 첸시 라이트와 니콜러스 세인트 존 그린도 회원으로 있었다. 홈스는 제임스와 퍼스보다 라이트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철학에 영향을 준 인물로 그를 기억했다. 퍼스는 자신이 고민한 문제에 대해 답을 해준.. 2013. 10. 7.
루이스 레넌드의 메타피지컬클럽 2 : 확률론적 사고 2013.10.7 메타피지컬 클럽 : 확률론적 사고 들어가며 윌리엄 제임스와 찰스 퍼스는 모두 과학자로서 훈련받았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이해하고 이들이 고민했던 것, 이들이 도달한 결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19세기의 지적 풍경을 이해하는 것은 더더욱 필요한 일이다. 사실 제임스와 퍼스를 떠나서 이 확률론적 사고가 어떤 것인가를 이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하고 흥미로운 일이다. 확률론적 사고 19세기는 그 여파가 아직도 정리되지 않고 있는 혁명적인 사고가 널리 알려지고 쓰이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 세기는 물론 다윈의 종의 기원이 1859년에 출판된 세기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확률론적 사고방식이 빠른 속력으로 퍼진 시기였다. 약간의 오해와 함께 이기는 하지만 종의 기원이 쉽게 받아들여진 것은 이때.. 2013. 10. 7.
루이스 레넌드의 메타피지컬클럽 1 : 홈스 2013.10.5 루이스 메넌드의 메타피지컬 클럽 : 올리버 웬델 홈스의 경우 들어가며 나는 최근 루이스 메넌드의 메타피지컬 클럽을 읽고 있다. 미국의 역사에 있어서 남북전쟁은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 남북전쟁은 미국을 바꿨고 훗날 전세계 유일의 슈퍼파워가 되게 만든 힘이 생긴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전쟁에 의한 것만은 아니고 그 전쟁을 일으켰던 상황과 그 전쟁 이후 미국이 길러낸 정신적인 힘에 의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메타피지컬 클럽은 남북전쟁이후의 미국의 정신적 사조를 네 사람의 중요한 인물인 올리버 웬덜 홈스, 월리엄 제임스, 찰스 S 퍼스 그리고 존듀이라는 사람들을 통해서 설명하는 책이며 프래그머티즘은 어떻게 탄생했는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읽기 시작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2013. 10. 5.
크리스토퍼 코흐의 의식의 탐구를 읽고 2013.8.16 최근에 크스토퍼 코흐가 쓴 의식의 탐구를 읽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읽은 다음에 독후감을 쓰지 않으면 읽은 것이 사라지고 말기 때문에 책을 읽은 소감을 간략히라도 써볼까 한다. 하지만 이 책은 통상의 다른 책들과 같이 독후감을 쓸 책은 아니며 사실 일반독자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사실 젊은 뇌과학 전공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독자에게는 대부분 매우 따분한 책이 되고 말기 쉽다. 그렇다고 해서 책 말미의 가상인터뷰같은 부분만 읽고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도 아마 백해 무익일 것이다. 의식의 연구는 많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뭐가 가능한건지, 이런 연구가 종교라던가 자유의지 같은 것에 어떻게 연결되는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2013. 8. 16.
홍길주의 상상의 정원 2013.4.9. 홍길주는 1786년에 태어나 1841년까지 살았던 조선말기의 선비다. 그의 형은 연천 홍석주로 글로 이름높았으며 높은 관직을 거친 사람이고 그의 동생은 정조의 사위인 홍현주다. 홍길주를 소개하면서 그의 형과 동생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정작 홍길주 그 자신은 일찌감치 과거보기를 포기하고 대단한 관직을 거치지 않은 채 평생 자신의 사색속에서 살다가 간 선비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읽던 태학산문선의 상상의 정원을 다 읽은 김에 그에 대해 여기에 몇마디 남겨둘까 한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책을 깊은 흥미를 가지고 읽기는 했으나 그것은 그 내용에서 깊은 감명을 받은 탓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가 살았던 조선말기에 홍길주가 있었다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기위해, 홍길주에게 일종의 경의를 보내고 조선말.. 2013. 4. 9.
정민의 미쳐야 미친다를 읽고 2012.11.30 정민의 미쳐야 미친다를 최근에 읽었다. 이 책은 여러가지를 떠오르게 하고 매우 좋은 책인 동시에 그다지 좋지 않은 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읽은 것을 정리해 두고 싶게 하는 책인 것은 분명하다. 잘려나간 뿌리의 한계 이 책이 좋지 못한 책이 될 수 있는 것은 저자인 정민의 탓만은 아니다. 그것은 상당부분 우리가 현재 세상을 보는 방식이 우리의 역사에 근거한 것이상으로 식민지시대를 거치고 해방을 맞아 무분별하게 이식된 서양문화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서양화를 배운다면 서양화의 발전사에서 중요했던 과거의 누군가에 대해 더 잘아는 것이 더 많은 의미를 가질 것이다. 그런 것이 현재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의 기원을 밝혀주기에 당신이 세상을 보는 눈을 더 깊고.. 2012. 11. 30.
박원순의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를 읽고 한국 사회가 살만한 곳이 되려면 여러가지가 필요하지만 점점 더 국가적 규모의 것을 보는 것보다는 작은 마을 단위의, 작은 공동체 단위의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를 보는 일이 필요해 지고 있다. 문제는 항상 어떻게 할수 있는가 하는 점이며 앞으로 한발 나가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현재 .. 2012. 9. 30.
줄리언 바지니의 빅퀘스천을 읽고 줄리언 바지니의 빅퀘스천이란 책을 읽었다. 바지니는 이책에서 인생의 의미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주로 철학적인 배경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서문과 결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그가 인생의 의미는 이것이다라는 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이 질문을 하.. 2012. 5. 6.
이윤의 굿바이 카뮈를 읽고 삶의 의미라는 주제에 대한 책들을 펴낸 필로소픽 출판사에서 책들을 보내주었다. 그래서 그중 한권인 이윤의 굿바이 카뮈를 읽고 소감을 남긴다.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큰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저자는 매우 중요한 부분들에서 비약을 하는 느낌이며 그렇게 해서 얻어낸 메세지도 그다.. 2012. 4. 30.
리영희의 대화를 읽고 2012.1.19 리영희의 삶을 읽어야 할 이유 자신이 기독교를 믿고 있지 않더라도 유럽인으로 태어나 성장했다면 그나 그녀는 자신의 내부에 기독교적 견해의 영향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한국사회에서 성장하고 자란 사람중 60대 미만의 사람이라면 리영희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리영희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많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연세대학원신문이 교수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1999년에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그 내용은 20세기 인문과학분야에 영향을 끼친 학자를 묻는 것이었는데 여기서 리영희는 1등을 했다. 이런 예를 들지 않아도 80년대 학생운동을 한 사람들중 리영희가 쓴 책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지 않는 .. 2012. 1. 19.
게이샤의 추억을 읽고 2011.12.24 아서 골든의 게이샤의 추억은 한 게이샤가 자신의 삶을 회고한 이야기를 미국교수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띈 소설이다. 이 책은 3류소설적 재미가 있으며 당연히 일본문화 특히 게이샤 문화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해 주는 책이다. 굳이 3류소설적 재미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게이샤의 추억이 왜 3류소설이 아닌가를 말하기 위함이다. 전체적인 형식으로 보아 이 책은 통속적 러브스토리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기대하는 대로 일본문화에 대한 소개서라고 봐도 그다지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그런 당연하다면 당연한 시각을 가지고 이 책을 본다면 이 책은 단순한 3류소설이나 일본문화에 대한 부정확한 소개서가 되고 말기 쉬울 것이다. 예를 들어 게이샤가 게이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 2011.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