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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책 이야기104

우리는 섬에서 미래를 보았다를 읽고 15.10.5 아베 히로시와 노부오카 료스케는 아마초라는 일본의 작은 섬에서 살기로 결정한 청년들이다. 아베는 명문 교토대학을 나와서 토요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고 노부오카도 동경에서 웹디자인을 했었다. 이들이 2700명정도가 살아가는 작은 섬 아마초에 살기로 한 것이다. 우리는 섬에서 미래를 보았다는 이 두사람이 섬에서 5년간 살았던 이야기를 적은 것이다. 이 책은 아마초와 관련된 다수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포함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이 책은 꼭 성공기를 쓴 것은 아니다. 그들의 삶은 보는 관점에 따라 성공일 수도 있고 앞날이 캄캄한 상태일 수도 있다. 아마초는 일본에서 섬마을 만들기 운동의 선구적이고 성공적인 예로 소개되는 유명한 섬이라고.. 2015. 10. 5.
내가 재미있게 본 음식만화 먹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는 먹는 영화, 먹는 드라마, 먹는 만화 다 좋아한다. 그래서 재미있게 본 음식에 관련된 만화들을 한번 모아서 소개해 보기로 한다. 맛의 달인 음식만화중 가장 훌룡한 것같다. 100권이 넘게 나왔다는 사실과 그 세심한 조사에 경의가 표해지는 만화다. 명가의 술.. 2015. 9. 24.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읽고 2015.9.16 일전에 전주에서 행복의 경제학 회의가 있었다. 여기서 오래된 미래를 쓴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박사는 강의 중에 한 권의 책을 언급한다. 그것이 바로 이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이었다. 1973년에 나온 이 책은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져서 한국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잡지도 나오고 있다. 이 책에는 인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제학에 대한 연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슈마허는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적인 삶과 경제학을 반성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새 인간을 망각하게 되었으며 인간을 다시 사고 중심으로 놓을 때 우리의 삶과 경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풍부한 실무경험과 학식을 모두 갖춘 경제학자인 슈마허가 이를 위해 무엇보다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보.. 2015. 9. 16.
린다 슈 박의 사금파리 한조각(a single shad)을 읽고 15.8.18 벌써 10년전쯤의 일이다. 뉴욕에 살 때 아내는 책읽는 모임에서 읽기로 했다면서 이 책을 사들고 왔다. 그 이후 한국에서도 사금파리 한조각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출판된 이 책은 한국계 미국인 2세 린다 슈 박이 쓴 것이다. 사금파리 한조각은 아이들에게 권장하는 책들의 기준이 되곤 하는 뉴베리 상을 수상한 책이기도 하다. 그때도 읽었던 것같은데 집에 있는 책을 무심코 집어들어서 다시 읽었고 감동했다. 그래서 기록을 남긴다.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은 우선 문화적인 향기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도공과 도자기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배경으로 깔린다. 나는 일전에 도자기라는 3부작 다큐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 그 다큐의 큰 팬이 되어 기회가 될 때마다 주변사람에게 권하곤 한다. 도자기.. 2015. 8. 18.
오찬호의 진격의 대학교를 읽고 15.7.29 진격의 대학교는 한국대학의 실상을 시간강사를 해온 저자 오찬호의 입장에서 폭로한 것이다. 이것은 연초에 읽은 프랭크 도나휴의 최후의 교수들이라는 책의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대 한국대학의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볼 가치가 있다. 지금도 한국은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야단법석을 떠는 학생과 그들의 부모들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묘사되는 한국대학의 모습은 너무 비극적이라서 때로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취업에 목을 매다보니 학과의 벽이 무너지고 영어가 불합리할 정도로 강조된다. 학생들은 마치 회사에게 영혼이라도 팔려는 것처럼 생각없는 인간으로 길러진다. 교수는 가르치고 싶은 것을 가르치지 못하고 부당하게 평가당한다. 오늘날의 현실을 생각하면 대학에.. 2015. 7. 29.
루시 웨슬리의 하우스 스캔들을 읽고 15.7.14 우리가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사는가 하는 것은 우리를 바꾸고 가족을 바꾼다. 물론 우리는 수동적인 로보트가 아니니까 환경에 무조건 지배되지는 않지만 어떤 집에 사는가는 우리를 서서히 바꾼다. 칸막이가 없는 거대한 스튜디오 식 아파트에 가족이 모두 같이 살 때와 칸칸이 나눠져서 프라이버시가 좀 더 강조되는 집에 살 때 우리가 똑같은 가족으로 살기는 어렵다. 인간은 자신의 생활 방식에 따라 집을 만들어 왔고 반대로 집에 맞춰서 생활해 오기도 했다. 그런데 그 생활양식이란게 그렇게 빨리 변하는 것은 아니고 집을 짓는 양식도 그렇다. 그러다보니 생각과 집의 구조와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관례에 따라 이건 원래 그렇다라고 하는 것이 알고보면 큰 피해와 낭비를 만들 수가 있다. 맞지 않는.. 2015. 7. 14.
에릭 칸델의 통찰의 시대를 읽고 15.6.30 기억에 관한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에릭칸델이 현대미술에 대한 책을 썼다. 그것이 통찰의 시대다. 물론 이 책은 다른 미술평론가의 책같은 것이 아니고 뇌과학자로서 현대미술과 과학이 어떠한 대화를 해왔으며 궁극적으로 예술과 뇌과학이 하나의 통일된 분야가 될 그 날에 우리가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미술과 심리학 그리고 뇌과학분야를 통합적인 하나의 이야기안에서 쓴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이 책은 월슨의 통섭같은 책과 마찬가지로 인문학과 예술의 통합된 형태를 제시하기 보다는 그것을 암시하고 그런 연구방향으로의 연구를 촉구하는 책이지 예술과 뇌과학의 통일이론을 제공하는 책은 아니다. 칸델은 거듭해서 우리는 겨우 출발점에 서있다라는 것을 .. 2015. 6. 30.
통섭과 지적사기를 읽고 15.5.20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은 2012년 말 중앙선데이에 지적사기와 통섭이라는 글을 발표한다. 이 글은 한국에서 통섭이라는 단어가 인기를 얻고 무분별하게 쓰이는 것에 대해 비판을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러한 것이 서양에서 생긴 과학전쟁이라는 사건의 양상에 대한 거울이미지가 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글이다. 이인식 소장은 자신의 과학전쟁에 대한 글과 다른 필자들의 글들을 모아서 한권의 책을 만들었다. 그 책이 바로 통섭과 지적사기다. 과학전쟁이란 미국에서 한무리의 과학자들이 과학에 대해 사회적이고 상대적인 관점을 도입하는 포스트모던 이론가나 과학철학자들을 비판하면서 시작된 논쟁을 말한다. 그 논쟁은 과학의 영역을 잠식하는 것처럼 보이는 인문학자들에 대한 과학자들의 공격으로 본격적이 되었으며 적어.. 2015. 5. 20.
법정의 선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15.4.17 이제는 돌아가신 법정스님의 글중에 선이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텅빈충만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이며 1988년에 쓰신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알듯모를듯한 이 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몇자 써보고 정리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법정은 먼저 선이 좌선 즉 자리에 앉아서 마음의 평정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으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왜냐면 하면 우리가 이루려고 하는것은 결코 앉아서 움직이지 않을 때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런데 산다는 것은 앉아서 눈감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자리에 앉아서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것만을 좌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면서 법정은 여러선사의 이야기를 예로 .. 2015. 4. 17.
솔 프램튼의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가,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를 읽고 15.4.12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라는 긴 제목의 이 책은 여러가지로 읽히는 책이다. 우선 이 책은 르네상스시대의 문학을 주제로 학위를 한 솔 프램튼의 몽테뉴 수상록 독후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또한 풍부한 자료를 통해 몽테뉴의 시대를 소개해 주는 역사서나 문화기행기로 읽히기도 하며 몽테뉴의 전기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에게 흥미로웠던 것은 이 책이 옛 시대가 쇠약해지고 새로운 혁명이 본격화되기 전에 시대의 모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던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는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리고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 2015. 4. 12.
케이티 버틀러의 죽음을 원할 자유를 읽고 15.4.3 먼저 아버지를 그리고나서 1년후 어머니를 잃은 케이티 버틀러는 2010년 뉴욕타임즈에 심박조율기는 어떻게 우리 가족의 삶을 망가뜨렸는가라는 기사를 싣는다. 그 기사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고 확장되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것이 이 책 죽음을 원할 자유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죽음으로 부터 너무 가깝거나 너무 멀다. 결국 우리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만 가득차서 살아가거나 죽음에 대해 차분히 사색하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죽음을 사색하는 일은 많은 가치가 있는 일인데 말이다.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으로 아버지를 3개월전에 잃었다. 저자와 비슷한 체험을 했던 셈인데 한국과 미국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이 책에 나오는 간병이라던가 의료시스템에 대한 고발 내지 고민에 대해 나는 깊이 공감.. 2015. 4. 3.
오쿠다 히데오의 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를 읽고 15.3.27 날마다 조금씩 읽고 있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은 나를 지겹게 했다.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단순명료하게 말해서 따분하기 때문이다. 괴테를 읽는데 지친 나는 아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었다. 거의 앉은 자리에서 시작하여 끝까지 읽을 수 있을만큼 집중하면서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괴테가 주는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아내가 빌린 것이긴 하지만 공중그네나 남쪽을 튀어같은 책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던 오쿠다 히데오의 책이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은 그의 데뷰소설이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읽기 쉬우면서도 재미가 있다. 의외의 일들이 일어나는 소설들이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주변과 부조화를 이룬다. 뭐랄까 얌전하게 규칙을 지키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논리적.. 2015. 3. 27.
아트 슈피겔만의 쥐를 읽고 15.3.13 일본에서 한국에 돌아온 이사후 정착에 바쁜 어느날 그래도 도서관 구경은 해야겠다 싶어서 가까운 전북도청 도서관에 가서 회원등록을 했다. 나는 몇권의 책을 빌려 돌아왔는데 그것들은 한권의 전주 소개책자와 한권의 독일문학소개서 그리고 아트 슈피겔만의 쥐였다. 만화책으로서 유일하게 퓰리쳐 상을 받았다는 아트 슈피겔만의 쥐는 유태인 학살을 주제로 한다고 통상 말해진다. 나는 그다지 열광하면서 이 책을 집어들지는 않았다. 사실 나는 이 엄청 유명한 만화를 부분부분 본적이 있었다. 게다가 유태인의 비극 이야기란 워낙 많이 들었던 지라 그다지 끌리는 주제는 아니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그것 말고도 비극은 많으니까. 그러나 많은 사람이 칭찬하는 이 책에 뭐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나를 붙잡았다. 이러한 나의 .. 2015. 3. 13.
프랭크 도나휴의 최후의 교수들을 읽고 2015.1.14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영문과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프랭크 도나휴가 2008년에 쓴 최후의 교수들을 읽었다. 나는 전부터 대학이나 교수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오곤했는데 그런 생각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준 독서였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메세지는 1차적으로 제목에서 요약된다. 즉 교수라는 직종 자체가 지금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래에도 교수라고 불리는 사람은 있겠지만 그 사람들은 이제까지 우리가 교수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과는 다를 것이다. 이것은 특히 인문학에서 더 그렇다고 스스로가 인문학 분야의 교수인 그는 말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중요한 한가지 이유는 소위 산업화때문이다. 그는 책 전체에 걸쳐서 어떻게 산업논리가 대학을 변화시키고 교수들을 단순하고.. 2015. 1. 14.
로버트 퍼시그의 라일라를 읽고 2014.10.29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ZMM)의 저자, 로버트 퍼시그가 쓴 두번째 책이자 마지막 책인 라일라를 읽었다. 이 책은 ZMM을 번역한 장경렬이 최근 한글로 번역하여 출간한 바 있다. 그 번역이 훌룡할 것이라고 믿지만 나는 일단 영어로 읽었음을 밝히고 언제나 그렇지만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그 소감을 써둔다. 이 책 라일라는 술집에서 만나 한동안 같이 여행을 하게 된 라일라라는 여자와의 이야기라는 뼈대에 저자가 전작 ZMM에서부터 설파하고 있는 질(quality)의 형이상학으로 본 윤리와 문화의 해석을 가져다가 붙인 것이다. 라일라는 이야기들의 구조측면에서 전작보다 그 결합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사실 그렇다. 아무래도 무명의 시절에 반평생을 걸쳐서 고군분투하던 자신의 이야기를 기.. 2014. 9. 29.
작은집을 권하다를 읽고 2014.9.22 우리 생활에 있어서 집이 가지는 영향은 문화적 경제적으로 워낙 크다.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고 물을 때 우리는 어떤 집에서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은 기본적 토대의 문제다. 우리가 우리 삶의 보다 근원적 토대를 바꿀 때 우리 삶은 많은 것이 필요없어지고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자동차 연료비를 아끼려는 고민을 하지만 차가 없는 생활을 한다면 애초에 자동차 유지비니 연료비니 주차문제같은 것은 있지도 않을 것이다. 집은 우리의 주거환경이며 따라서 우리 생활의 토대가 된다. 우리는 집때문에 행복하고 또 집때문에 너무나 불행하지 않은가? 작은 집이라는 개념이 내 주목을 끌게 된 것은 이때문이었다. 서점에 들어가 이런 책 저런 책을 뒤적.. 2014.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