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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책 이야기104

건지 감자껍질 북클럽을 읽고 2011.12.7 사람은 칫솔질이나 목욕같이 특정한 행동들을 하면서 하루 시간을 모두 보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처럼 우리의 하루하루는 다양한 일들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우리에게 결핍된 어떤 것을 지나치게 중시한다. 샤워를 해야겠다싶으면 그걸 할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정신이 팔려서 다른 일들을 다 미뤄두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이번에는 우리 삶의 다른 평범한 것들이 잊혀진다. 그래서 오히려 당연하고 평범한 것들이 잊혀지고 결핍된다. 우리가 그 상태에 대한 자각이 없으면 그 결핍은 장기간 지속되기도 한다. 건지 감자껍질 북클럽을 읽으면서 그립고 참신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상당부분 그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딱딱하고 논리적인 주제들,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 장기간 이야기하.. 2011. 12. 7.
간디로본 우리의 모습 2011.10.26 나는 함석헌이 번역한 간디자서전을 좋아했다. 그러나 역시 젊었을때 읽었던 간디란 고작해야 아 남을 위해 사신 참 위대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것 같다. 나이들어서 간디자서전을 읽어보니 이젠 위대한 간디대신 인간 간디가 조금 보인다. 그리고 인간간디가 보인다는 점에서 그는 더욱 좋아할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그가 완벽하지 못했다던가, 그가 어떤 판단착오를 저질렀다던가 하는 점에서 그를 비판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그는 신이 아니다라는 식의 비판을 하고 있다. 그의 자서전은 나는 그렇지 않다라고 여러번 말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그의 자서전은 나는 그저 진리 혹은 신에게 다가가고픈 한명의 구도자일뿐이다라는 말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그의 자서전의 이름도 나의 진리실.. 2011. 10. 26.
책 이야기 : 꿈꾸는 책들의 도시 2011.9.28 요근래 광대한 일반론의 이야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날이 많았고 그때문에 나는 좀 지쳤습니다. 주로 불확실성에 대한 원고를 다시 고치다가 일어난 일입니다만. 그래서 아내가 사둔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는 일이 즐거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림이 잔뜩 들어있는 환타지물이니까요. 해리포터와는 다르지만 해리포터 처럼 아동에게도 읽혀질 수도 있는 그런 책입니다. 저자인 발터뫼르스는 독일의 베스트 셀러작가로 만화가이자 소설가라는 특이한 작가라고 합니다. 책에 나오는 그림들은 그렇다면 저자가 그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은 하나의 모험활극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작가수업을 받는 한 애송이가 위험한 도시에 가서 스승을 만나고 글쓰는 법을 배워서 돌아온다는 것이 전체 줄거리니까요.. 2011. 9. 28.
닐 포스트만의 교육의 종말을 읽고 2011.8.15 닐 포스트만은 뉴욕대학의 교수였으며 죽도록 즐기기라는 책을 쓴 매체전문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전에 유년기의 상실이라는 책을 읽고 그가 통찰력이 있으며 재미있게 글을 쓰기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 http://blog.daum.net/irepublic/7887766 ) 이번 주말에는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그의 또 다른 책, 교육의 종말을 읽었기에 그 인상이 사라지기전에 몇자 소감을 쓸까 한다. 그가 죽기 얼마전에 쓴 이 책에서 포스트만은 많은 사람들이 교육이 뭔지에 대해 아주 처음부터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교육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올바른 말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이 세상에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란 없다. 우리는 종종 참된 교육을 찾는다. .. 2011. 8. 15.
안소니 기든스 제3의길을 읽고 제3의 길은 미국의 빌클린턴에 의해 본격화되고 영국의 토니 블레어에 의해 주창된 이념노선으로 안소니 기든스가 제3의길이라는 책으로 정리제안한 것이다. 그것은 간단히 말해 전통적 사회주의도 자유주의도 모두 나쁘므로 그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 책이 나온지는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한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화제로 삼았으며 한국에서도 뉴라이트 운동, 신좌파운동이니 하는 사람들이 이 것을 많이 참조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본 이책에 대한 나의 감상은 이렇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잘 정리한 책 그러나 그 명료함때문에 커다란 답답함이 동시에 느껴지기도 하는 책이다. 지루하게 기든스의 주장을 반복하고 정리하는 대신에 기든스의 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먼저 말하고.. 2011. 7. 4.
무라카미 하루키 : 양을 쫓는 모험을 읽고 하루키는 요즘도 대단한 인기작가 이지만 그건 벌써 수십년간 그래왔다. 때문에 나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1-20년전에 몇권쯤 읽었었는데 그당시 나의 인상은 그리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술술 읽히니까 시간을 떼우기는 좋다는 느낌, 어떤 관념적 유희가 즐겁다는 느낌 정도였달까. 최근.. 2011. 6. 23.
지리산 행복학교 : 공지영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는 지리산자락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소설이 아닌 실화들이다. 물론 작가적 감성으로 윤색된 느낌은 좀 난다. 이 책은 유쾌하며 여러가지 사람들의 삶, 지리산자락에서 사는, 도시의 삶과는 다른 삶을 가르쳐 준다는 점에서 자극적이고 유익하다. 어려운 이야기는 없으며 되도록 유쾌하게 써져서 한국 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끈적한 슬픔의 늪때문에 골치아파야할 것도 없다. 나는 이책을 추천한다. 이렇게 서두에 확고하게 추천한다, 좋다, 유쾌하다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아마도 지금부터 내가 훨씬 더 길게 좀 안좋게 들리는 이야기를 할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메세지나 의미는 매우 오독되기 쉽다. 작가의 의도를 틀리게 안다는 뜻에서 오독이 아니다. 오히려 작가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같다. 하지만.. 2011. 6. 1.
아웃라이어 : 말콤 그래드웰 책은 몇가지 다른 종류가 있고 목표가 있다. 뭔가를 알려주는데 의미가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뭔가를 잊어버리게 즉 통속적인 믿음을 잊어버리게 하는데 주요 장점이 있는 책이 있다. 이 책 아웃라이어는 개인적으로 후자로 생각되는 책이다. 아웃라이어의 메세지는 간단하다. 개인의 성공신화 즉 어.. 2011. 5. 30.
희망을 심다 : 박원순을 읽고 희망을 심다는 박원순을 지승호가 인터뷰하면서 박원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박원순이란 누구인지, 무엇이 박원순을 박원순이게 하는지 하는 질문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개인으로서의 박원순이 좋고 나쁨을 말하는 수준이전에 박원순이라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서 .. 2011. 3. 17.
윤오영이라는 약 나는 윤오영을 종종 꺼내어 읽는다. 비타민을 먹는 기분으로 한두줄 읽을때도 있고 딸아이에게 낭독하게 하고 눈을 감고 듣던 때도 있다. 오늘 아침에만 해도 나는 윤오영 수필집을 빼내어 가지고 사무실에 왔다. 이 책은 좋지 않은 뉴스들로 마음이 어지러울 때 내게 필요한 영양제가 아닌가 한다. 윤오영의 글이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글안에 살아있는 한국인들의 정이 있기 때문이다. 윤오영의 글이라하여 세상을 장미빛으로 그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사라져가는것, 잊혀진 것이며 각박해져가는 인심을 안타까이 여기는 글을 많이 쓴다.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소년이여 야망을 가지자라는 식의 야심을 보인다던가, 정치가의 웅변마냥 이렇게 하면 세상이 바뀐다는 주장도 확신도 나타나 있지 않다... 2011. 2. 23.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읽으며 3 주체의 해체 앞의 글에서 근대의 시작과 끝은 결국 신으로 부터 독립한 주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주체의 문제는 결국 나를 정의하고 분리해 냄으로서 나는 나아닌 내 밖의 저세상을 어떻게 이해할수 있으며 진리를 어떻게 알 수가 있는가하는 문제를 만들어 냅니다. 그것을 침착히 고찰한 결과 알 수가 없다라는 결론을 낸것이 바로 회의론자 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흄의 지적을 읽고 그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유명한 비판3부작을 쓴 철학자가 바로 칸트입니다. 칸트가 흄의 문제를 해결해낸 방식은 이렇습니다. 세상에서 잘려나온 주체가 세상을 알 수가 없다는 것에 대해 칸트는 우선 그것을 긍정합니다. 그러나 칸트는 세상에서 잘려나온 주체안에서 보석을 찾아냅니다. 그것은 바로 경험이전의 것 즉 선험적인 부분을.. 2010. 12. 19.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읽으며 2 주체와 객체 서양철학사를 읽으면 앞의 글에서 말했듯이 주체라는 것이 핵심적 단어로 등장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떠오르는 생각은 그렇다면 왜 동양권에서는 이런 것이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주체라는 것, 그에 따르는 문제점 그리고 동양의 경우등에 대해 몇가지 여기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데카르트는 물론이고 중세철학의 거두인 아우구스 티누스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절대적 진리란 존재한다는 예로서 들었다고 합니다. 다시말해 우리가 이성적 사고만으로 절대적으로 옳은 진리를 찾을 수 있다는 예인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존재한다같은 문장은 생각해 보면 매우 미묘한 말입니다. 그리고 이 문장이 서양철학의 온갖 문제점을 시작시킨 원흉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참치.. 2010. 12. 17.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읽으며 1 어제부터 틈틈히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읽고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의 분위기는 어떤지 모르나 이책은 한때 철학좀 공부해 보겠다는 학생들이 교과서삼아 읽곤했던 책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생때 저는 이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30이 넘어서야 읽었죠. 이제 이책을 다시 읽으면서 이책에 대한 느낌이나 내용에 대해 몇가지 써볼까 합니다. 나는 왜 이책을 읽는가 우선 말해 둬야 하는 것은 나는 이책을 왜 읽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냥 이책이 좋은 책이니까 훌룡한 책이니까라고 말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소금도 많이 먹으면 독이되듯이 나는 반드시이책이 모든 사람에게 득만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실은 이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읽는 것은 자기 자유지만 어떤 경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 2010. 12. 17.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를 읽고 언젠가 안철수교수는 미국에는 몇십주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야말로 모든 사람이 보는 책이 있다는 사실이 부럽다고 말했다. 나는 그 부러움의 핵심이 사람들의 통합에 있다고 믿는다. 미국에는 모든 사람들의 시각을 하나로 모아줄 수 있는 그런 책이 있다는 사실이 부럽다는 것이.. 2010. 11. 22.
무소유에 대한 군더더기 돼지띠님, dune님 그리고 세상다담님이 법정의 책을 읽고 쓴 글에 답글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답글을 몇줄 적으려고 하니 몇줄로는 결국 안될것같아 답장을 여기에 써봅니다. 도올이 무소유란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십니다. 이말은 좋은말이며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다지 .. 2010. 9. 28.
산에는 꽃이 피네 - 법정을 읽고 이 책은 얼마전에 작고하신 법정스님의 책으로 류시화가 법정스님의 말을 모으고 각 꼭지마다 머릿말을 붙여서 만든 책이다. 이 책은 반복되는 말도 많고 길지도 않은데다가 복잡한 논리도 없는 책이니 어찌보면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 나오는 말은 그 .. 2010.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