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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355

우리는 왜 책을 읽지 않을까? 2017.9.1 우리는 책을 충분히 많이 읽지 않는다. 왜 그럴까? 사실 어느 정도 책을 읽어야 적정수준으로 책을 읽는 것인가하는 기준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므로 이런 질문은 좀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독서 문화를 보면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솔직히 말해서 책이나 글의 가치를 진심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어른들은 주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말한다. 도서 시장은 아이들에게 독서 숙제를 내주려는 부모들에 의해 상당 부분 지배된다. 이것은 사실 역설적이다. 책의 가치를 진심으로 모두가 느낀다면 왜 어른들 스스로는 그다지 읽으려고 하지 않는 것인가. 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몇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좌절이 그 이유가 될 수가 있다. 사람들은 이런 저런 책들을.. 2017. 9. 1.
줄리언 바지니의 에고트릭을 읽고 17.8.7 최근에 줄리언 바지니의 에고트릭을 읽었다. 줄리언 바지니는 자아와 의식의 문제를 가지고 박사학위를 받은 철학자로 그는 자아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 즉 철학적 심리학적 신경과학적 사회적 미래과학적 이며 종교적인 이야기들을 모아서 들려준다. 책은 무척 흥미로웠다. 하지만 나는 그만큼이나 자아에 대한 몇가지 정리가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래서 자아와 의식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우선적으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자아나 의식이라는 것은 생명현상의 일부라는 것이다. 생명이란 물질이 아니라 현상이며 따라서 마치 바다위에 생긴 파도나 대기 중에 생긴 태풍과 같다. 우리가 일기예보를 볼 때면 태풍과 그 궤도가 종종 지도위에 그려진다. 그래서 우리는 태풍이 저기에 있다고.. 2017. 8. 7.
철학을 하지 않는 닭이란 무엇인가? 17.7.14 새로운 책, 철학을 하지 않는 닭이 출간되었다. 나는 글쓴이인 동시에 첫번째 독자로서 그 이야기를 다시 읽었는데 새삼 느끼게 된 것이 있다. 그 책은 기본적으로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철학을 하지 않는 닭은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책은 이 질문을 간접적으로 다룰 뿐이고 나는 아래에서 내가 왜 그랬는가를 설명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그 질문에 보다 직접적으로 답해 볼까 한다. 그럼 다시 물어보자. 철학을 하지 않는 닭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말하는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자면 우리는 먼저 우리의 인생을 포함한 모든 것의 의미나 가치가 어떻게 해서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되는가 하는 인식의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의 의미를 .. 2017. 7. 14.
개빈 라이얼의 심야플러스 원을 읽고 17.7.2 저는 스릴러 분야에 대해 그다지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소개로 몇년전에 사두었던 개빈 라이얼의 미드나이트 플러스원을 소개해 둘까 합니다. 찾아보면 스릴러 소설계의 유명 고전 소설이라고 여기 저기 소개되고 있으니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소설이며 영어도 평이한 편이라 영어공부 삼아 원전을 읽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영어 공부의 왕도는 결국 영어책을 읽는 것이죠. 그런데 재미가 없으면 영어책을 끝내기 어려우니 이런 책은 영어공부하는데 좋습니다. 한국어로 읽고 싶으면 국내에 번역본이 나와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표지와 제목이 모두 충격적이군요. 옛날 극장 간판을 연상시키는 저 유치한 그림하며 플러스 1이라고 번역하는 바람에 꼭 심야 플러스라는 소설의 1권처럼 보이게 만든 감각은 제게는.. 2017. 7. 2.
영화 박열을 보고 오늘은 이준익감독의 박열을 봤다. 이 영화에서는 이제훈이 주인공인 박열을 연기했고 최희서가 박열의 아내이자 동료인 일본인 가네코를 연기했다. 내가 본 영화중 이제훈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화였고 박열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제목이 적어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가 .. 2017. 6. 29.
존 월슨의 옥스퍼드식 개념사고법 17.6.26 일전에 플랫랜드의 주석을 번역했던 일도 있었던 필로소픽 출판사에서 신간을 보내왔습니다. 옥스퍼드식 개념사고법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책은 원제가 thinking with concepts으로 개념을 가지고 사고하기 라고도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이 책을 1963년에 쓴 영국인 존 윌슨은 옥스포드와 시카고에서 강의했던 교육학자입니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윌슨은 이 책을 통해서 주로 일상언어학파의 논증분석 기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소개하는 형식은 매우 간략하면서도 실용적입니다. 월슨은 이 책을 일종의 교과서로 생각해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그 구성도 철학적 배경을 간략히 제시한 3장을 제외하면 무슨 참고서 처럼 기초적 기술설명과 예제풀이 그리고 연습문제 제시로 되어 있습니다. 이 .. 2017. 6. 26.
과학적인 글쓰기, 문학적인 글쓰기 2017.5.18 우리는 대개 문과와 이과로 학문을 나누고 인문학과 과학을 각각 이야기 하듯이 글쓰기를 과학적인 글쓰기와 문학적인 글쓰기로 구분한다. 말하자면 픽션이 있고 논픽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들에만 기초한 글쓰기를 과학적인 글쓰기로 이해하고 문학적인 글쓰기는 사실이 아닌 것이 들어가도 되는 판타지 혹은 환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째로 사실들 자체는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로 우리는 사실들만으로 어떤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어느 날 수학자인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제타함수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함수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럴 때 당신이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 2017. 5. 18.
동주와 정치 오늘은 대선 날이다. 날도 날이거니와 나는 어제 아내와 함께 영화 동주를 보면서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해 또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패망 직전의 시대를 살았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논쟁에서 느껴지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영화 속에서 동주는 몽규와 문학에 대한.. 2017. 5. 9.
나의 독서를 돌아보며 : 좋은 독서란 무엇인가. 2017.4.11 책읽기란 대개 미덕으로 칭송받는 일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독서를 일종의 도덕적 의무처럼 여기며 자신의 독서량을 자랑하거나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책을 읽은 것을 자랑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나의 독서를 되돌아 보면 독서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들이 적어도 조금은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가 갑자기 독서가 쓸모없는 일이라거나 그것은 허영의 일종이라고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독서라는 것이 워낙에 사람에 따라, 또 여러가지 정황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좋은 독서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오해가 있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역시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책읽기를 제일 좋아했던 것같다. 고전소설에서 동화.. 2017. 4. 11.
좋은 글쓰기의 조건들 2017.2.1 요즘에는 막내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일이 많다. 어제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막내가 국어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내용을 보니 글쓰기의 방법에 대한 것이었는데 선생님은 화면속에서 마치 무슨 암기과목 내용설명하듯 글쓰기의 핵심은 이거다 저거다 나열하고 있었다. 그 말들은 틀린 것이라고 할 수는 없겠고 나는 막내를 혼란시킬 의도는 없으므로 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지나치게 형식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저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교육일뿐 오히려 저런 교육이 아이들이 글을 못쓰게 만들고 있는 것같아 보였다. 글을 쓰려는 의지나 욕망을 꺽어버리기만 하는 소리들뿐이니 말이다. 이 세상에는 글이란 이렇게 써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있다. 그런 .. 2017. 2. 1.
무현 두 도시 이야기를 보고 %넷플릭스는 이 영화가 23년 1월 31까지만 볼 수 있는 영화로 공지했습니다. 16.11.5 전인환 감독의 다큐 무현 두도시 이야기를 봤다. 이 다큐는 기본적으로는 노무현과 백무현 두 사람의 과거 선거운동들 자료를 교차 편집하고 그 사이에 팟캐스트 이이제이의 진행진이나 노무현의 사진사등 몇몇 사람들의 인터뷰나 대화를 집어 넣은 형식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영화가 순수히 영화의 완성도로 봐서는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느꼈다. 만약 10년이나 15년쯤 뒤에 이 다큐를 본다면 그때는 그때나름의 느낌이 있기는 하겠지만 지금 이 영화를 보고 느끼는 감정을 느끼기는 어렵지 않을까. 특히 노무현과 단순비교되기 어려운 백무현이라는 인물은 서로 교차편집되어 나열되기에 부족함이 있어 보였다. 이름이 .. 2016. 11. 5.
이바르 에클랑의 가능한 최선의 세계를 읽고 16.9.8 이 책은 최적화에 대한 우리안의 믿음에 대한 것이다. 서구에서의 일이기는 하지만 중세 이전의 기독교 시절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그래도 가능한 세상중의 가장 좋은 세상이라는 것은 자연스런 믿음이었다. 그 이유는 만약 이 세상이 무한한 권능을 가진 신에 의해서 창조된 것이라면 그 세상이 열등한 것이라는 생각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한 나라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 왕을 존경하고 그 왕에게 충성하는 백성이라면 그 나라에 설혹 나쁜 일이 있다고해도 그걸 어쩔 수 없는 일로 생각할 것이다. 그래도 가능한 선택중에서 가장 좋은 선택을 지혜로운 왕께서 내려주셨을 거라고 믿으며 왕에게 계속 충성하려고 할 것이다. 신이 만든 세상은 가장 최선의 세상이라는 생각은 라이프니츠같은 철학자들에 의해 .. 2016. 9. 8.
영화 돼지의 왕을 보고 16.8.27 2011년에 만들어진 영화 돼지의 왕을 뒤늦게 봤다. 전부터 제목은 알고 있었는데 막내가 숙제로 보고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같이 관람했다. 돼지의 왕은 포스터가 보여주듯이 두 아이와 그들이 알고 지내는 철이라는 아이를 주요 출연인물로 한다. 그들이 학교에서 어떤 일을 당하고 저질렀는가가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영화는 짜임새를 잘 갖춰서 재미가 있다. 잘 만든 영화다. 그러나 스포일러를 잔뜩 만들고 싶지 않은 나로서는 한가지 질문에만 집중하고 감상평을 끝내려고 한다. 이 영화는 불편한 영화다. 돼지의 왕은 18세 관람가로 되어 있는데 자살과 폭력이 아주 많이 나온다. 극중 인물들의 대사도 험악하며 영화는 우울하다.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정말 누구하나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너만은 .. 2016. 8. 27.
고은의 바람의 사상을 읽고 고은은 승려 효봉의 제자로 출가했다가 다시 환속한 시인이다. 1958편 조지훈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폐결핵을 발표해서 등단했다고 한다. 그는 1974년 문의 마을에 가서를 발표한 이후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참여하는 시인으로 변신했다고 말해지는데 이 책 바람의 사상은 바로 그가 변.. 2016. 8. 26.
사이먼 싱의 페르마의 마지막정리를 읽고 16.8.20 17세기의 아마추어 수학자 페르마는 자신의 증명을 책의 여백에 적고는 했다. 그런데 그가 한번은 페르마의 정리라고 불리게 되는 정리를 남기고는 자신은 이것을 증명할 기막힌 방법이 있지만 여백이 작아서 여기 쓰지 못한다는 말만 남겼다. 그후 페르마의 정리는 1995년 앤드루 와일즈에 의해 증명되기까지 수백년동안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게 된다. 사이먼 싱의 이 책은 페르마의 정리가 어떻게 세상에 소개되었으며 누가 이 정리를 풀려고 했고 결국 최종적으로 앤드루 와일즈가 이 정리를 어떻게 증명했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 가운데 현대 수학이 겪은 위기며 현대 수학의 풍경을 보여주는 책이다. 딱딱한 이야기를 방대한 자료조사와 재미있는 문제풀이와 함께 나열했기 때문에 매우 잘 쓴 책이며 나는 .. 2016. 8. 20.
앤서니 T. 크론먼의 교육의 종말을 읽고 16.8.16 참조 : 1. 이 책은 닐 포스트만의 교육의 종말이 아닙니다. 2. End라는 말은 끝이라는 뜻과 목적이라는 뜻 둘다 있는데 닐 포스트만이 그랬듯이 중의적 의미에서 이 단어를 쓴 것같지만 이 책의 제목은 오히려 교육의 목적이라고 번역하는 쪽이 좋지 않았을 까 합니다. 왜 대학들은 삶의 의미에 대해 포기하게 되었는가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그 형식상으로 말했을 때 한마디로 오늘날의 대학은 삶의 의미를 가르치는 인문학이 꼭 필요하다라는 말을 하기 위한 책이다. 어찌보면 뻔하고 고리타분한 결론을 가진 이 책은 그러나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의 중요성과 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세상을 분석한 것들의 가치로 인해서 특별하고 흥미에 넘치는 책이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세속적 인문주의라고 부르는 것은.. 2016.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