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674 짧고 빠른 미디어의 시대가 만드는 착각 22.6.1 일찌기 마셜 맥루한은 그의 책 미디어의 이해에서 미디어가 메세지라는 말과 미디어는 육체의 연장이라는 말을 했다. 여기서 말하는 미디어란 사실상 우리가 쓰는 모든 도구들을 말하는데 문자라던가 자동차라던가 디카같은 것들이 모두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간의 기술은 인간의 육체를 연장시키고 그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단순히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도 그것으로 인해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세상보는 방식이 다르듯 다른 미디어의 시대를 살고, 다른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정신을 소유하게 된다. 그럼 우리는 요즘 어떤 미디어에 둘러 쌓여 있는가? 그 답이 무엇이든 그것들은 짧고 빠른 것이기 쉽다. 긴 기사를 읽기보다는 짧은 트위터의 글에 더 많이 반응하고.. 2022. 6. 1. 생각의 차원 22.5.28 옛 글을 읽다가 새삼 다시 배운 것이 있다. 그건 우리가 말의 함정에 빠져서 세상을 1차원으로 보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선거철이라서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보통 극좌-진보-중도진보-중도보수-보수-극우 뭐 이런식의 나열을 하고 나는 진보와 중도진보를 지지한다던가 보수와 극우를 지지한다던가 하는 식의 태도를 취하기 쉽다. 이러한 사고가 1차원 사고다. 즉 0점에서 100점까지처럼 하나의 점수로 사람들이나 정당을 나열하고 대충 이정도가 내 취향이라는 식으로 어느 부근을 찍는다. 그런데 이런 사고는 당연히 아주 많은 경우 엉터리이다. 아마 실생활에서는 거의 다 엉터리일 것이다. 과학이나 수학처럼 다른 조건들을 정확히 측정하고 조정하는 상황이 .. 2022. 5. 28. 불쌍하지만 지겹다. 22.5.24 문재인 대통령 사저 앞이 요즘 시끄러운 모양이다. 퇴임하여 공직에서 물러난 대통령이 뭐가 두려운지 모르겠다. 연일 그 집앞에서 확성기로 어찌나 시끄럽게 구는지 사람들이 귀가 아파서 보청기를 빼는 노인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방송에 나온 그 자칭 보수주의자들의 말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SNS도 안하고 아무 일도 안하고 조용히 있으면 자신들은 물러가겠다고 한다. 그런 걸 요구할 수 있는게 민주주의이며 자신들의 국민된 권리란다. 상의도 입지 않고 트럭위에 서서 몇마디 말마다 쌍욕을 하는 그들은 뭔가가 굉장히 분한가 보다. 백신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책임지라고 하는 현수막도 보인다. 나는 그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나는 그들이 불쌍하다고 까지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지겹고 두렵다. 사실 .. 2022. 5. 24. 1900년 전후의 세계와 그 역사 22.5.21 최근 나는 양자론이 출현하는데 크게 기여한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의 전기를 읽고 있다. 그런데 이 플랑크가 오늘날 양자가설이라고 불리는 혁명적 주장을 발표한 것이 바로 딱 1900년의 일이었다. 1858년에 태어나 1947년까지 살았던 이 물리학자의 삶은 자연스럽게 19세기의 유럽과 1900년의 세계를 오늘날의 우리에게 보여주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걸 읽다보니 요즘의 우리가 역사라고 배우고 있는 것은 뭔가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적어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그 몸통이 정치적 집단들의 내부적 외부적 다툼에 대한 것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같은 책들은 아예 역사서로 여겨지지 않거나 정통 역사학자에게는 심지어 금기시되기도 한다. 이.. 2022. 5. 21. 세 가지 미래. 22.5.19 한때 우리는 지구가 무한하다고 여겼다. 반세기전만해도 세계는 그저 정복하고 개척해야 할 곳이었다. 우리는 자원과 환경을 무한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약속은 그저 성장이었다. 즉 우리가 가진 문제는 바로 성장에 의해 해결된다는 것이며 그로 인해 우리는 풍족한 삶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것이 이런 꿈을 대표한다. 세상에는 물질이 넘치고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미래였다. 그런데 인구가 너무나 늘어나서 자원과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지구가 좁아지게 되자 이 꿈은 반드시 수정되어져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제 성장의 꿈은 끝났다. 우리는 무조건 더 풍족한 삶을 추구하는게 아니라 더 효율적인 삶을 추구해야 한다. 과거의 꿈이 산.. 2022. 5. 19. 공평함에 대하여 2 22.5.17 공평이란 무척이나 중요한 단어다. 우리는 가족관계에서 노사관계 지역간의 관계에서 남녀관계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것에 대해서 공평을 말한다. 오늘아침에는 한 대학에서 대학총장선거문제로 시위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것도 따지고 보면 대학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낡은 질문과 깊게 관련되어 있고 결국 답은 공평이라는 단어로 돌아오는 문제다. 학생들말은 지금의 총장선임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평이 뭘까? 아쉽지만 우리가 공평에 대해 말할 때 가장 먼저 지적하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공평에 대한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정의는 없다는 것이다. 공평이란 말은 워낙 우리의 피부에 가깝게 느껴져서 한발 물러나 생각하기 어렵지만 생각해 보면 문화나 상식이라는 말들이 절대적이지 않고 역사적 결과물들이며 .. 2022. 5. 17.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22.5.15 오늘은 최신의 기술동향을 알려주는 미래채널 MyF의 구글 AI에 대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그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그걸 보다 보니 하부구조와 상부구조라는 주제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인류의 문명을 포함한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은 하부구조에 의지하고 있지만 그것과는 독립되게 나타난 상부구조라는 생각입니다. 이는 새로운 생각은 아닌데요 제가 좋아하는 책인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의 저자 로버트 피어시그도 그의 책 릴라에서 하고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지금 저처럼 컴퓨터를 쓰는 사람들은 그것이 프로그램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자세히는 모르죠. 그저 대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뿐입니다. 그러니까 글을 쓸 때는 글에 집중하고 이 에디터의 몇몇 기능에 주목할 뿐 그것.. 2022. 5. 15. 문화가 미래다. 22.5.10 오늘날 세계는 여러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그 중에서 기후위기나 경제위기같은 것은 여러 사람들의 지적을 받고 있지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인데도 별로 강조되지 않는 것도 있다. 그것은 사회적 분열의 위기다. 주기적이고 전대미문의 경제위기가 자꾸 벌어진다고 말하면서도 지금 인류문명은 발전만 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할지 모르지만 생각해 보면 이 두가지 측면은 서로 깊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만약 인류문명이 안정되게 발전만하고 있다면 왜 우리는 여러가지 문제를 겪고 있을까? 인류문명의 위기는 그것이 너무도 크고 복잡해졌다는 것에서 온다. 많은 사람들은 다원화 사회니 다양한 의견이 넘치는 사회니 하면서 그런 복잡한 세계의 현실을 계속 미화한다. 그러니까 비록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 2022. 5. 10. 가족이 미래다. 22.5.4 가족은 가장 오래된 사회 공동체이다. 그래서 전해져 내려오는 관습도 많고 우리는 흔히 가족이 뭔지 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사회적 현실은 우리의 말과 관습이 발달된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고 지금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으므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외계인이 무슨 짓을 하면서 살건 그게 나에게 무슨 문제를 만들 것인가. 그런데 나와 가까운 어떻게 말하면 나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 사람의 어떤 사소한 특징하나가 나에게 죽고 사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가족은 우리가 가장 신경써야 할 사람이며 우리는 흔히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은 그저 타성에 젖어 별생각없이 대하.. 2022. 5. 3. 기억과 자아 22.4.30 기억은 우리의 자아 그 자체이다. 이것은 우리가 어디까지를 기억이라고 부를 것인가에 따라 점점 더 깊은 범위에서 사실이 된다. 예를 들어 우리의 몸을 이루는 수많은 세포들은 서로가 기억이라고 부를만한 관계로 얽혀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걸을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며 춤을 출 수 있다. 의식을 가지고 팔다리를 움직여 춤을 추거나 걷는다고 해도 우리의 뇌가 근육세포를 포함한 온몸의 세포들이 일일이 어떻게 움직여야 전체적으로 몸이 걷는다거나 춤을 춘다고 말할 만한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생각한 후에 명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아니다. 로보트 팔에 존재하는 고작 수십개의 관절 모터의 작동을 조절하려고 해도 슈퍼컴퓨터로도 감당할 수 없는 계산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 몸안에 존재하는 수없이 많은 물질들과 .. 2022. 4. 30. 문재인, 손석희 대담을 보면서 22.4.25 Jtbc에서 문재인대통령과 손석희의 대담을 방영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대담이었는데요.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많이 지쳐있다는 느낌이었고 손석희의 질문들은 그것이 손석희 스타일이라는것을 알면서도 뭔가 핵심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둘의 대화는 대개 이러저러한 선택과 정책은 어떤 결과가 나왔으며 어떤 비판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방어하겠습니까 라는 질문 스타일의 반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많은 사람에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은 생각보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죠. 오직 큰 거시적인 동향에 대해 말할 때 잠깐 언급할 가치가 있을 뿐 한국 사회의 변화와 정책의 세부사항으로 자세히 들어갈 수록 그렇게 됩니다. 왜냐면 사회적 변화에.. 2022. 4. 25. 다시 무지와 악 22.4.25 나는 이따금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도저히 더 볼 수 없을만큼 고통을 느낀다. 그 이야기속에 나오는 매우 무지하고 어리석은 사람때문이다. 물론 누구나 때로 실수를 하고 무지한 행동을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경우가 있다. 조금만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될 텐데 실수를 계속 반복해서 엄청난 문제들를 만들어 내는 이런 캐릭터를 보면 나는 그것만으로 심한 고통을 느낀다. 마치 주유소에서 불장난 하는 아이나 핵무기 스위치를 가지고 놀고 있는 바보를 보는 것같다.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래서 그 드라마를 그만 보고 말았다. 나는 아무래도 무지한 사람들에게 관대해 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보다. 그러다보니 나는 다시 한번 무지와 악의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를 괴롭게 하는 문제를 .. 2022. 4. 25. 사랑과 삶의 방식 22.4.18 우리가 어떻게 연애를 하는가 혹은 우리가 어떤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가는 우리의 일반적 삶의 방식을 당연히 반영한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곧 섹스라고 생각하거나 사랑이란건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관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을 믿지 않는 그들은 로맨틱 코미디따위를 보지 않거나 별로 재미있어 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그들이 사랑에 대해 가지는 의견을 넘어서 그들의 삶의 방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것은 어떤 것인가? 일단 그들은 스스로의 눈에 생생한 실체라고 생각되는 것만을 믿는다. 아마도 그들은 스스로는 근거없는 추상적 관념을 믿지 않는다고 할테지만 그건 좀 다르다. 그러니까 사랑을 믿지 않는 자들은 예를 들어 물질이나 돈은 굳게 믿을 것이다. 그러나 돈은 추상적 관념이 아니고 사랑은 추.. 2022. 4. 18. 내가 규칙적인 생활에 반대하는 이유 22.4.14 나는 일반론적으로 말해 규칙적인 생활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은 꼭 내 생활이 극도로 불규칙하다던가 내가 모든 생활의 규칙에 반대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규칙을 필요악으로 생각하며 일반론적으로 말해 내 생활을 더 규칙적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의미로 내 생활이 더 규칙적이 되는 만큼 내가 죽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누구나 살면서 어떤 규칙을 지키려고 한다. 하지만 어떤 규칙을 지킬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규칙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차이가 매우 크다. 어떤 사람들은 규칙을 도입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그걸 지키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쉽게 어떤 것을 규칙으로 만들자고 하지만 실은 그 규칙을 잘 지키려고 하지도 않는다. 또한 어.. 2022. 4. 14. 한국의 문화 지체 현상 22.4.7 내가 틈틈이 하는 블로그 백업 일을 하다보면 한국의 변화를 느낄 때가 많다. 2010년이나 2009년에 적은 글들을 읽다보면 아 그때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표적인 변화는 한국이 그때보다 훨씬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2009년 한국의 1인당 GDP는 16450불이었다고 하는데 한국의 GDP는 2021년에 3만5천불 수준이 되었다고 하니 그때와 비교해도 한국의 일인당 소득은 두 배가 성장한 셈이다. 참고로 말하면 2009년의 일본 GDP는 39573불이었는데 2021년에 42298불이었으니까 상대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물론 좋아진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09년의 출산률은 1.15였는데 당시에도 너무 낮았던 이 수치.. 2022. 4. 7. 다시 보편성과 특수성 22.4.2 나는 이전에 정체성이라는 측면에서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오늘은 조금은 다른 측면에서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한다. 그것은 이해와 예측이라는 측면에서다. 우리는 먼저 학문적인 분야나 사회적인 토론은 보편의 차원에서 다뤄지기 마련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뭔가를 이해하고 뭔가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우선 우리는 그 이해와 예측의 대상이 되는 그 뭔가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나는 그래서 정체성이라는 측면에 대해 이전에 말한 것이다. 하지만 이해와 예측이라는 측면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남았으며 나는 이런 측면에서의 보편과 특수의 혼동이 우리의 삶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 말했듯이 우리는 이해와 예측을 위해 보편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런 걸 생각해 보자... 2022. 4. 2.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