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1674

수학과 언어 그리고 철학 22.2.16 일찌기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화이트헤드는 하나 이상의 언어를 익히는 것이 철학을 배우는데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거기서 그가 말한 언어는 한국어나 프랑스어같은 일상어를 말하는 것이었지만 우리는 수학도 하나의 언어로 여겨서 수학을 배우는 것이 철학을 배우는데 중요하다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언어가 우리 안에서 뭘 하는 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어에는 단어들이 있다. 이 단어들이 조합되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적 정신적 세계를 묘사하게 된다. 그렇다면 수학에도 단어라는 게 있을까? 수학에도 정의라던가 공리같은 것이 있다. 선이나 점이라던가 임의의 두 선을 지나는 직선은 하나 뿐이다같은 기하학의 공리가 그렇다. 하지만 이것이 수학의 단어.. 2022. 2. 16.
무시당하기와 무시하기 2022.2.12 누군가에게 무시당했을 때 그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실 스스로를 솔직히 돌아본다면 스스로가 수많은 사람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로에 대한 평가와 대접은 오고가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이 우리의 이 무시때문에 무시당함은 종종 돌아오기도 한다. 즉 내가 그 사람에게 관심없어 한다는 사실이 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결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나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는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는 무시한다는 것을 어떤 특별히 무례한 행동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무시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관심이 없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 모든 사람의 삶에 대해 관심이 있.. 2022. 2. 12.
젊은이의 생각, 부모세대의 생각 2022.2.10 우리는 언제나 자기 위주로 세상을 보거나 기껏해야 객관적으로 세상을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 위주라는 말은 물론이거니와 객관적이라는 말도 언제나 의미가 큰 것은 아닙니다. 저는 언젠가 캐나다로 가족들을 보낸 기러기 아빠의 사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핵심은 이랬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이 좋은 곳에서 교육받기를 원해서 캐나다로 가족을 보내고 그 학비를 버느라 외롭게 죽도록 일했는데 자식의 생각은 완전히 반대였다는 겁니다. 그 자식은 아버지덕에 자기가 좋은 곳에서 공부하고 호강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버지를 원망했다고 합니다. 왜냐면 캐나다에서 공부하는 그 자식의 입장에서는 비교대상이 캐나다 학생들이니까요. 아버지 입장에서는 당시의 한국 학생들보다는 자식이 호사.. 2022. 2. 10.
사상과 야만의 싸움 2022.2.8 한국에는 지금 사상과 야만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문장을 보면 내가 사상의 편을 들고 있다고 할 것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사상의 편에서 싸우는 사람들의 자기반성이 충분하지 못한 면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상이 이기지 못하고 야만이 사상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사상이 세상을 보는 눈이 충분히 깊지 못해서다. 창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야만이 사상에 대해서 가지는 불만은 두 종류다. 하나는 기득권이 가진 야만적 욕망을 사상이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초법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특권을 누리고 싶다. 그걸 심지어 과시도 하고 싶어하지만 인간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사상은 그걸 제약한다. 그러나 숫자로 보았을 때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고 따라서 민주주의 선거에서는 사실 이들.. 2022. 2. 8.
젊은이들이 주식투자하는게 뭐가 어때서? 2022.2.5 한국에는 아직도 낡은 신화가 힘이 세다. 그것은 젊은 사람은 아껴서 저축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고 만약 투자를 한다면 부동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위해서라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더라도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주식판에 드나 들면 그것은 패가 망신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돈으로 주식을 사도 그건 투기지만 집살때는 몇억씩 빚을 져도 집을 자기돈 주고 사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말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건 과거의 이야기가 아닐까? 아래의 그래프를 한번 보자.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위의 그림은 아주 많은 것을 보여준다. 그 중의 몇가지를 나열해 보자 1. 평균적으로 더 오른 것은 주가다. 하지만 주가는 시간에 따른 변.. 2022. 2. 5.
객관적 태도나 설명이라는 착각 2022.2.4 오늘날 객관적이라는 말만큼 중요시되는 말도 없을 것이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객관적이라는 말과 거의 같은 말로 쓰이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언제나 객관적이 되라, 객관적인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산다. 그러니 자연히 우리는 우리의 말과 행동이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는 결론을 만들기 위해 그것들이 객관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 완벽하게 객관적인 사실이란 세상에 없다. 다만 지극히 근사적으로 객관적 사실이 있을 뿐인데 이 차이를 잘 생각해 보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사소한 것부터 말하자면 이런 사람은 남과 싸우게 되기 쉽다. 왜냐면 그 사람은 지극히 불합리한 주장을 남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큰 것을 말하자면 이것은 문명.. 2022. 2. 4.
삶의 즐거움 2022.1.28 우리는 뭘 위해서 사는가?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인생의 의미나 목적을 묻는 대단한 질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작은 규모로, 좀 더 우리의 일상에 가까운 거리에서도 우리는 이런 질문에 대한 실용적인 답이 필요하다. 삶의 낙 혹은 삶의 즐거움이라고 부르는 이것이 없이는 똑같이 반복되는 매일 매일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삶이 괴로워 진다. 작고 사소한 예를 들자면 나는 곧잘 설거지를 할 때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튼다. 그러면 설거지라는 귀찮은 일이 음악을 듣기 위해 필요한 일로 변하면서 꽤 할만한 일이 되는 것이다. 일상을 견디기 위해 우리는 이런 즐거움이 되는 일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인생의 최종적 목표같은 것이 아니므로 어떤 철학적 정당화같은 것은 필요없다. 요즘.. 2022. 1. 28.
나를 지킨다는 말에 대한 오해 2022.1.16 오늘날의 시대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변화의 속력일 것이다. 세상은 인류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더 복잡한 곳으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가능에 가까운 가혹한 요구를 받는다. 일단 세상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의 어떤 구석에서 정신없이 바쁘게 살게 만든다. 대개의 경우 학생은 학생이라서 바쁘고 부모는 부모라서 바쁘며, 직장인은 직장인이라서 바쁘다. 바쁘다는 건 고개를 쳐들고 세상을 볼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새 많은 사람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지극히 작은 구멍 중의 하나에 처박혀서 자기 합리화와 자기 방어를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내 삶을 사느라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고, 복잡한 세상에서 사람은 어차피 다 입장이 다른 것이니 어떤 보편성을 추구.. 2022. 1. 26.
대선과 오지 않은 봄. 법은 전문가의 것인가 아니면 대중의 것인가. 이 간극은 이번 대선을 지배하는 문제중의 하나다. 사법개혁이냐 아니면 그것의 부정이냐가 현정부와 윤석렬 후보를 나누는 큰 차이이기 때문이다. 이는 넓게 보면 법조공무원을 넘어 행정은 전문가 즉 관료나 공무원의 일인가 아니면 대중의 일인가 하는 문제가 된다. 방송을 통해 보는 법조인들의 언행을 보면 그들은 대개 법은 전문가의 것이며 어떤 고정된 시스템에 대한 것이라고 가정하는듯하다. 이런 일이 자연스러운 한 가지 이유는 선거와 같은 대중의 선택이 아니라 사법고시와 같은 시험의 통과가 법조인이 되는 기본 자격증이기 때문이다. 장관이나 국회의원도 고시로 뽑으면 그들은 행정이나 입법이란 지식의 문제라고만 생각할 것이다. 고생해서 공부한 것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자연.. 2022. 1. 24.
사기와 사기가 아닌 것의 차이 2022.1.18 누군가가 갑자기 만원짜리를 이만원으로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면 그것은 사기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마법은 실상 오늘날 아주 흔하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내가 쓰는 의자를 중요한 골동품으로 여기면서 그걸 천만원으로 거래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천만원을 허공에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천만원을 받았고, 내 의자는 시중에서 마치 천만원짜리 수표처럼 돌아다닐 것이다. 이런 예는 끝이 없다. 여기저기서 발행하는 포인트같은 것도 수표같은 것이지만 대표적으로 주식발행이 그렇다. 주식을 발행하든 안하든 이 세상에는 물리적인 변화가 없다. 그런데 회사의 주식을 거래하기 시작하면 갑자가 거대한 돈벼락이 떨어진다. BTS의 회사인 하이브가 이런 식으로 11조가 넘는 주가총액을 가진 회사가 되었다. 더 .. 2022. 1. 18.
다음 대통령과 통일한국 22.1.16 티핑포인트나 임계점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을 말하는 것인데 최근 몇년동안 일어난 일을 보면 우리는 한반도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소위 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의 국력이 어느 이상이 되는 순간 세계는 크게 변할 것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하노이에서 회담장을 뒤집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지금의 한반도는 그리고 나아가 전 세계가 전혀 다른 세상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도 재선에 실패하지 않고 노벨평화상을 받았을지도 모르며 남북 자유 왕래가 실현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을지 모른다. 러시아는 한국과 육로로 연결되어져서 더 깊은 관계를 가지려고 할지 모르고 북한과 만주지역 그리고 몽고와 한국에서 가까운 러시아지역은 유례없는 개발붐을 꿈.. 2022. 1. 16.
남과 하는 토론과 결정은 왜 어려운가 22.1.15 우리는 여행을 간다던가, 진학을 한다던가 혹은 저녁에 뭘 먹을까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면서 산다. 그런데 우리는 남들과 살아가는 존재라 그 결정은 종종 나만의 것이 아니게 되고 설사 그것이 누군가의 모자를 사는 것처럼 본질적으로 어떤 개인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조언과 의견을 요청받게 되는 일이 많다. 하지만 뭔가를 남과 의논하고 결정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이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흔한 이유는 이 의논이라는 것이 객관적 지식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 주전자가 1kg을 넘을까 넘지 않을까같은 질문에는 객관적 답이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다면 그 답을 말하면 된다. 우리는 이 주전자의 무게가 그걸 이야기하는 문맥에 따라 달라질거라고는 거의 생.. 2022. 1. 15.
한류의 궁극은 철학이 된다. 2022.1.13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를 쓴 황태연, 김종록은 일찌기 유럽은 17세기무렵부터 중국문명에 의해 거대한 충격을 받아 변했다고 말한다. 그들이 받은 충격은 하나 둘이 아니지만 아마도 가장 컷던 것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갇혀 있던 그들이 거의 종교색이 없는 공맹철학이나 노장철학을 보았던 것일 것이다. 그러니까 진리는 성경책에 써있고, 신이 명하신 대로 만든 대로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그들은 상대적으로 이성적 사고방식에 의해 살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공맹사상을 보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공맹사상은 인간 본성을 논하고, 백성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기독교는 신만 생각할 뿐 인간의 삶은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공맹사상은 플라톤사상과도 많이 다르게 인간의 공감능력같은 감정을 기반으로한 윤리학을 발달시켜놓.. 2022. 1. 13.
스타벅스 불매와 정용진의 잘못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사건으로 후폭풍이 크다. 이마트와 신세계를 불매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SNS에는 그의 병역문제나 회사경영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그런데 멸공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일까? 그는 도대체 뭘 잘못한 것일까? 엄밀하게 말해 멸공이라는 말 자체는 잘못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반론할 수 있는 것처럼 한국은 자유국가인데 누군가가 멸공이라고 주장하고 싶다고 해서 그것이 대중적 분노와 불매운동을 불러일으킬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발언의 자유에도 조건이 붙는다. 그것은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때에 적절한 사람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멸공을 밤새도록 외치면서 술을 마셨다고 해도 대중의 분노는 일지 않을 것이다. 우선 장소가 .. 2022. 1. 12.
코로나이전에 우리는 어디에 있었던가? 2022.1.22. 세상이 빨리 변하기에 불과 몇년전의 일을 돌아보면 우리는 놀랄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진 것들이 불과 2-3년전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던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극장의 시대가 가고 OTT의 시대가 온 것이 그렇습니다. 이것은 특히 한국에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우리는 언제나 할리우드에서 만든 무슨 영화가 나온다더라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불과 2년만에 이제 극장개봉영화에 대한 관심은 시들합니다. 넷플릭스에 무슨 한국 드라마가 올라온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더 화제가 됩니다. 얼마전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사상 최고 히트작이 되었던 후에는 정말 그렇습니다. 아직 한국이 미국의 할리우드를 대체하거나 동등한 선에 서있는 것은 아니지만 .. 2022. 1. 11.
민주와 촛불은 다르다 2 2022.1.9 내가 민주와 촛불은 다르다라는 글을 쓴 지 2달이 지났다. 그리고 이제 2022년의 대선은 그만큼 가깝게 다가왔다. 과연 진보와 보수 내지 민주와 보수라는 2분법으로 한국 정치를 바라보는 것대신에 촛불과 민주와 보수의 3분법으로 한국을 바라봐야 한다는 나의 주장은 대선 국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을까? 유력한 후보인 이재명은 촛불일까 아닐까? 이 대선에서 촛불의 역할은 뭐가 될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촛불세력의 가장 큰 특징은 그들이 인터넷 문화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들은 보수는 물론 민주보다 더 평등한 문화를 주장하며 투명성과 공정함을 강조한다. 즉 게임의 법칙은 지켜져야 하며 반칙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순실과 그녀의 딸 정유라가 사람들을 자극한 이유는 그녀들.. 2022.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