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674 돈이 문제인가? 2022.3.30 내 글은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은 생각을 정리할 겸 전부터 하던 한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 질문은 만약 내가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나는 뭘 하고 살고 싶은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를,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한가지 방법이 된다. 이답은 물론 20대와 40대에서 그리고 60대에서 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 이런 질문을 다시 던진다. 일단 나는 글쓰기는 계속하고 싶다. 죽을 때까지 매일 매일 글쓰기를 하고 싶다. 글쓰기가 너무 좋아서라기 보다는 글을 쓰고 생각을 하는 일을 멈추는 순간 내가 어떤 다른 일을 하든 나에게 문제가 생길 것같기 때문이다. 나는 차츰 나 자신에게서 멀어질 것같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날이 오겠지만 전혀 글을.. 2022. 3. 30. 역사의 목적과 정신의 부재 2022.3.29 얼마전 나는 오랜만에 버틀란드 러셀이 쓴 서양 철학사의 서문을 다시 읽었다. 철학을 사회적 정치적 삶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보며 철학사를 서술하겠다는 이 책은 그 서문에서 짧게 서양철학사와 서양역사를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요약해서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그걸 읽으면서 나는 새삼 한가지 깨닮음과 한가지 질문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한가지 깨닮음이란 역사쓰기는 그 역사쓰기의 대상이 되는 것이 시공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고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는 것이다. 역사란 변화를 기술하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의 존재 자체를 전제해야 그것의 변화도 기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자기 자신의 역사를 기술한다면 그 역사의 대상이 되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 2022. 3. 29. 투자와 나를 지키기 2022.3.27 투자의 시대다. 우리나라도 선진국반열에 들게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남아있게 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투자의 시대라고 불려야 할 이유가 있다. 긴 이야기를 짧게 하자면 그게 선진국민이 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농업사회가 상업중심의 사회로만 변해도 물건의 가격은 그것이 언제 어디에 있는가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그저 쌀한포대는 어디서나 옷한벌이라는 식의 교환이 통할 수 없는 것이다. 상업사회에서의 많은 노동은 물건들이 적당한 순간에 적당한 장소에 있도록 하기 위해 종종 행해지며 당연히 그에 대한 댓가도 치뤄진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노동이 진짜 노동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복잡하게 고도화된 사회에서는 돈도 마찬가지다. 그 돈이 언제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그 돈의 가치는 크게 바뀔.. 2022. 3. 27. 문재인 정권과 역사의 시계추 22.3.25 우리는 언제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반성을 하고 미래의 행동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우리는 뭘 반성해야 할까? 문재인 정권의 반대자도 문재인 정권의 지지자도 모두 지난 대선 이후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말들은 대개 한가지를 가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문재인 정권은 실패했으며 '이러저러하게 했으면' 성공했을거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어느 정도는 예외가 아니다. 문재인 정권의 지지자이자 이재명의 지지자로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것은 분명 문재인 정권의 실패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당연한 것일까? 문재인 정권은 실패이니까 그와 달라지는 것은 답일까? 정치가 그렇게 단순한 것.. 2022. 3. 25. 패러다임이란 말은 왜 놀라운 말인가? 2022.3.14 당신이 어느 방에 앉아 있다고 해보자. 당신은 당신의 소파 앞쪽의 벽에 시계가 걸려 있는 것을 본다. 그 하얀 벽에는 시계밖에는 없는데 그 시계는 소리도 없이 시계침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당신은 잠에서 깨어나고 당신이 보았던 그 시계가 있는 방은 실제가 아니라 꿈의 일부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패러다임이라는 말은 오늘날 아주 흔해진 말이지만 생각해 보면 매우 충격적인 개념이다. 왜냐면 우리가 보고 듣는 것 즉 우리가 아는 것이 사실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라는 것을 주장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패러다임의 안에 있을 때 우리는 그 패러다임이 보여주는 것만 보게 되고 그 패러다임을 넘어서 세.. 2022. 3. 14. 악의 탄생과 노무현의 유산 2022.3.13 악이 탄생하는 가장 흔한 방식은 출세에 의한 것이다. 즉 재수가 있어서 성공하고 더 좋은 자리에 앉게 되고 더 큰 권력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자신은 그 자리에 어울리는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지 그 집안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대기업의 총수가 된다거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는 일은 악을 탄생시키기 쉬운 일이다. 왜냐면 오늘날의 한국은 워낙 대단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기업은 세계적 기업이고 한국의 대통령은 국내의 여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세계의 문제에 까지 관여해야 하는 대단한 자리다. 선진국이 된 한국은 그런 나라가 되었다. 그러니 그런 자리에 어울리는 능력을 가지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이고 따라서 격에 안맞는 출세는 악의 시작이 되기 쉽다. 지난 대선.. 2022. 3. 13. 나라가 망해도 삶은 계속 된다. 망한 나라의 국민은 모욕을 당할 뿐이다. 망한 세상의 사람들은 고초를 겪을 뿐이다. 죽지는 않는다. 적어도 모두가 죽는 건 아니다. 나라가 망해도 삶은 계속 된다. 생각해 보면 길고 큰 꿈이었다. 하지만 우리도 위대해 질 수 있다는 꿈은 우리도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더라는 현실로 끝나고 말았다. 천 사람의 죽음과, 10만명의 피와 천만명의 눈물이 이제 다 그저 길고 길었던 꿈이 되었다. 나라가 망해도 삶은 계속된다. 나라가 망해도 심장은 계속 뛴다. 나라가 망해도 배는 고플 것이고 때리면 아플 것이다. 그래서 먹고 마시고 때로 웃기까지 하면서 살 것이다. 하지만 망한 나라의 국민들은 노예로 살아야 한다. 망한 나라의 국민들은 짐승이 되어야 한다. 망한 나라의 국민들은 남의 거짓말을 들으며 살아야 한다... 2022. 3. 10. 철학이 먼저인가 과학이 먼저 인가? 2022.3.9 철학이 먼저인가 과학이 먼저인가? 무슨 자존심에 대한 질문같지만 이는 널리 퍼져있는 오류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지금도 많은 철학책에 보면 흔히 나오는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흔히 철학을 인간 사고의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것으로 여긴다. 나도 젊었을 때는 그렇게 알았다. 하지만 사실 인간의 문명이나 사고를 기초와 그 위에 서있는 건물로 생각하는 태도는 아주 널리 퍼져있지만 옳지 않다. 인간은 나아가 인간 사회와 문명은 그보다는 생명체에 가까운 유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차차 말하겠지만 이것은 여러모로 중요한 문제다. 우리의 사고를 건축물로 생각하는 방식은 자연히 그 기초가 부실하면 전체 건물이 무너지기 때문에 일단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는 .. 2022. 3. 9. 아는 것과 믿는 것 그리고 대선 2022.3.7 아는 것은 믿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알기 때문에 믿는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물론 알기 때문에 믿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렇다면 그건 그냥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믿는다는 것은 우리가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믿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른 비슷한 착각도 있는데 그건 자신이 믿고 있으면서 자신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믿음을 지식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광신도라고 부른다. 사실 안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같은 것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분리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아는 것과 믿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러니까 앞에서 말한 것같은 착각들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2022. 3. 7. 진보의 가치, 보수의 가치 2022.3.5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이 쓸모없다던가, 한국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라던가 하는 말들은 한국에 정말 많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진보와 보수의 구분을 넘어서고 싶다면 이런 논의들의 표면이 아니라 그 바닥에 있는 문제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진보와 보수의 적당한 절충점이 존재한다는 착각에 빠지고 그저 유연한 보수라던가 조심스런 진보같은 말장난에 빠지면서 이제까지 있어온 것과 똑같은 불합리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 진보의 바닥에 있는 문제점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알기 위해 우리는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하고 보수와 진보를 명사로서가 아니라 동사로 파악해야 한다. 즉 이제까지 있어온 보수는 이러저러했다던가 진보는 이러저러.. 2022. 3. 5. 대선 유감 내가 평생 참가했던 대선은 사실 한가지 점에서 매우 실망스러웠다. 나는 선택에 고민을 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이번 대선도 사전투표가 시작되자 마자 찍고 왔는데 사실 윤석렬의 그간 행적을 보거나 그가 말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이재명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대통령운운할 사람이 전혀 아니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나는 이런 대선이 보고 싶었다. 후보로 이재명, 박원순, 유시민, 노회찬같은 사람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이 일을 잘한다던데 하지만 역시 박원순이 스케일이 더 크지 않은가. 아니 이번에는 진보당 대표인 노회찬을 찍을까. 유시민도 똑똑한 사람이라던데 하는 고민에 빠지는 것이다. 꼭 이대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뭔가 대선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 이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질거라고 생각했다... 2022. 3. 5. 존재의 불안과 살고 싶은 삶 2022.3.2. 젊었을 때의 나를 돌아보면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나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달렸다. 그래서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는 했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 존재감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했던 것이다. 이것은 좋게 평가하면 야망이며 또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결핍된 생각이며 내가 앞으로 뭔가를 이뤄내지 못하면 나는 가치가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다. 이래서는 초초감에 시달리고 항상 자기를 부정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아이들은 빨리 크고 싶어하게 된다. 즉 빨리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 취직을 하거나 박사학위를 따서 뭔가를 증명하고 싶어하게 된다. 비극인 것은 많은 어른.. 2022. 3. 2. 우크라이나 단상 22.2.27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공격했다. 이 일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일단 우리는 이것이 과연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칸을 공격한 것과 얼마나 다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것이 같다고는 하지 않지만 다르다면 또 얼마나 다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약소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권리는 미국만 있는 것인가? 애초에 그런 권리가 세상에 있나? 세계 군사력 순위 2위인 러시아가 이제 나도 할 수 있다고 했으니 3위인 중국도 나도 할 수 있다고 할 것인가? 참고로 말하면 4위는 인도고 5위는 일본이며 6위는 한국이다. 약자인 우크라이나가 믿을 것은 명분과 동정 그리고 국제적 이익밖에 없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1대1로 붙으면 상대가 안되기 때문이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침공이.. 2022. 2. 27. 나를 지키기, 내 생활을 지키기 22.2.26 다산의 형님은 자신의 집을 나를 지키는 집이라는 뜻의 수오재라고 지었다. 이에 대해 정약용은 수오재기를 썼는데 나는 그것을 읽은 후 내 블로그의 이름을 나를 지키는 공간이라고 지은 적이 있다. 이제와 돌아보면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은 실로 내가 평생에 한 일중에 가장 공을 들인 일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 이유는 어떤 고상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나를 잃을 것이 나는 어릴 적부터 두려웠기때문이다. 내 아내는 내가 고집이 세고 자기를 잘 지키는 강한 사람이라고 말할 때도 있지만 나는 사실 기가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은 못된다. 그렇게 태어나지 못했고 그런 사람이 되지도 못했다. 나는 다만 두려울 뿐이다. 뭐가 두려운가? 살아보니 나를 뒤흔드는 사람이 세상에 너무 많았다. 그들이 .. 2022. 2. 26. 문화는 철학이다. 22.2.24 중국은 일찌기 문화적으로 서양을 일깨웠다. 서양의 중세는 지극히 종교적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중국의 문화를 접하고 보니 신중심이 아니라 인간중심, 이성중심의 풍요로운 사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은 충격이었고 이때문에 중국 특히 공자와 맹자로부터 서구의 산업혁명과 르네상스 그리고 아담 스미스의 경제학이 모두 나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18세기까지만 해도 중국은 서구보다 풍요로웠고 우리도 그랬다. 예를 들어 조선의 정조무렵 그러니까 18세기 말만해도 전세계에서 가장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았던 것은 조선이었으며 중국도 그 못지 않았고 서구는 아직 여기에 도달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아편전쟁이다. 아편전쟁은 중국의 전신인 청나라가 무너지는 1.. 2022. 2. 24. 세상은 바뀌었을까 아닐까? 2022.2.20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바뀌어 온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극단적인 두 개의 말이 오고가는 것같다. 하나는 방금 말한 것처럼 한국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주장이고 또 하나는 그건 겉보기만 그럴뿐 본질적으로 세상은 바뀐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세상은 바뀌었을까 아닐까? 세상은 정말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을까? 여기에는 뻔한 답이 있는 것같다. 반박할 수 없고 논리적이며 자기 방어적이기도 한 주장은 그냥 세상에는 바뀐 것도 있고 바뀌지 않은 것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뻔한 답은 왠지 뒷맛이 쓰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기 위해 조금 이야기를 돌려 비슷한 질문을 던져 보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누구나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 소년 소.. 2022. 2. 20.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