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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1685

대학의 주인은 누구인가 내가 대학때의 일이다. 80년대의 끝이기는 했지만 학생운동은 여전히 존재해서 대학들마다 과연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까지의 자율권을 줄 수 있는가가지고 고민하곤 했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한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그것은 대학의 주인은 누구인가 하는 것이었다. 같은 질문은 반.. 2016. 8. 6.
알파고와 교육의 미래 16.8.4 알파고와 교육 1 : 과학의 시대 알파고와 교육이라는 제목은 그 자체가 하나의 질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 제목이 왠지 싫었다. 그 제목을 인공지능과 교육이라던가 4차산업혁명과 교육이라고 바꿔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제목자체가 뭔가 피할 수 없는 모순의 냄새가 난다. 그 이유는 우리가 과도기를 살고 있기 때문이며 오늘날 교육을 말할 때 역시 학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시대에 학교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교훈은 겸손일 것이다. 즉 어떤 개혁을 해서 새 시대의 과업을 학교가 모두 짊어지겠다는 생각을 학교는 버려야 한다. 학교는 점차로 그저 많은 교육 기관중의 하나로 남게 될 것이다. 이미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과도기란 과거가 미래를 만나는 시기를.. 2016. 8. 4.
사람의 일 16.7.22 우리는 법이니 윤리니 철학이니 정치니 하는 분야에서 여러가지 말들을 만들고 세상일을 논하려 하지만 만가지의 말이 한순간의 체험에 미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계속 경험한다. 우리는 시민의 법을 따지고 자식과 부모의 윤리를 따지지만 사람의 행동이란 참으로 비논리적이다. 우리는 따지고 보면 만난지 얼마 안된 사람에게 사랑을 느껴서 죽니 사니하고 집착을 하지만 수십년을 알고 지낸 친 혈육도 인연이 끊어질 때는 한 순간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달콤한 환상에 젖어 있지만 죽을 병에 걸려서 투병하는 환자가 있어 본 집에서는 그런 극한의 체험은 우리의 내부를 파괴한다는 것을 안다. 3년 병수발에 버티는 효자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사실 겪어보면 경우에 따라 3년이 아니라 3주를 버티는 것도 대단.. 2016. 7. 22.
어떻게 살 것인가 16.7.1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당연한 질문이면서 누구도 이것이 그 질문의 최종적 답이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말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이 질문을 너무나 오랜동안 하지 않는다. 마치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지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의 내가 보기에는 이렇다. 사는 일은 책을 보거나 글을 쓰는 일과 비슷하다. 우리가 읽거나 쓰고 있는 삶이라는 책은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는 커녕 우리는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의 구절을 끝도 없이 반복해서 읽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거나 아무리 책을 참고 읽어도 계속 무의미한 말들만 반복해서 나오는 것같다며 불평하게 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그 .. 2016. 7. 1.
인간의 두번째 탄생 16.6.21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의 답은 아주 자명한 것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이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일까 아니면 아기가 엄마 몸에서 나오는 순간일까. 알에서 태어나는 거북이같은 동물들을 보면 탄생의 순간이란 알이 엄마 몸에서 나오는 순간도 아니다. 우리는 통상 알이 부화하여 새끼가 알바깥으로 나오는 순간을 탄생의 순간으로 생각한다. 인간에게 있어서 탄생의 순간이란 더욱 애매한 것이며 인간은 적어도 두번 이상 세상에 태어난다. 그 중에 어느 탄생이 가장 인간적이며 중요한 탄생인지는 말하기 어렵다. 다른 동물들과 비교했을 때 인간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기나긴 유년기다. 어떤 동물도 수십년 동안 아기를 돌보며 키우지 않는다. 인간은 무력한 아기로.. 2016. 6. 21.
역사교육의 아쉬움 외국에서 자라난 아이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은 역사다. 이런 저런 상식들이 없어서 한글을 창제한 것은 세종대왕이다같은 사실도 새로 암기해야 하니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일본에서 성장한 중학교 둘째 아이의 역사 공부를 작년부터 도와주곤 했는데 역사를 도와줄 때마다 .. 2016. 6. 6.
공기나쁜 한국. 삶의 질이 떨어진다. 한국이 언제나 공기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나는 서울에 살았었지만 저녁이면 빨갛게 노을이 들고 무지개뜨던 날들을 기억한다. 요즘 한국의 아이들은 세상이 원래 그렇다는 것을 잘 모를 것이다. 그들은 하늘이란 대개 뿌옇다고 생각할 것이다. 진짜 파란 하늘을 거의 본적이 없기 때문.. 2016. 5. 30.
살기좋은 마을의 구조 얼마전에 농소마을의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구조가 좋은 마을이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나니 그것에 대해 몇마디 더 써두고 싶어진다. 좋다라는 것은 어떤 기준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그 기준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것에 따라 또 달라진다. 예를 들어 요즘은 집.. 2016. 5. 28.
여성혐오라는 말의 그늘 2016.5.23 아래의 그림을 보자. 이 그림은 패턴 인식분야에서 강의를 들어 본 사람은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한 그림이다. 우리는 이 그림을 보고 '그림속에서 뭔가 보이나요?'하고 질문을 받는다. 이때 우리들중의 80%는 이 그림속에서 뭔가를 쉽게 보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 저기 개가 보이지 않습니까하고 지적한다면 우리는 보이지 않던 개가 보이게 된다. 그리고 일단 한번 개를 보면 그 개는 못 보게 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만큼 명확히 보인다. 여기에서 질문이 있다. 그런데 이 그림 속에서 개를 보게 된다는 것은 우리가 뭔가를 성취해 냈다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미쳤다는 뜻일까? 정신분열 경력이 있는 사람이 일으켰다는 강남 묻지마 살인은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때.. 2016. 5. 23.
의식과 의지 16.5.14 의식과 의지 공포영화같은 곳에 나올 법한 장면이 있다. 무선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거실을 달리고 있다. 그런데 당신은 문득 그 자동차에는 배터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따라서 그 자동차는 원격조정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놀란 당신이 자동차에게 말을 걸자 자동차는 바퀴에서 나는 소리로 당신과 간단한 대화를 시도한다. 이쯤 되면 당신은 이 자동차가 귀신이 들린 자동차 즉 의식을 가진 자동차로 생각되기 시작할 것이다. 의식이란 의지의 문제다. 우리는 굴러가는 공이나 바람에 열린 문을 보면서 공이나 문에 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대개의 경우 그 공이나 문이 움직이는 원인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발이나 바람같은 외적인 원인.. 2016. 5. 14.
우연과 일관성의 문제 16.5.2 텔레비전을 틀었는데 전에 본 영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흥미가 동해서 그 영화를 중간부터 한동안 봤는데 문득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물론 나는 그 영화를 좋아해서다. 그러나 거기에는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는 우연의 힘이 크게 작동한다. 우선 나는 딱히 그 영화가 보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같은 시간을 써서 볼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다른 영화는 얼마든지 있었다. 또한 설사 그 영화를 본다고 해도 그 시간에 볼 필요도 없었다. 나는 언제나 그 영화를 찾아서 처음부터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 영화를 본 이유는 그 영화가 우연히 틀었던 텔레비전에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내 의식적 선택이 아니라 어떤 우연이 나.. 2016. 5. 2.
오늘을 살자라는 말에 대한 착각 16.4.28 오늘을 살자라는 말은 저도 좋아하는 말이고 누구나 몇 번은 들었을 법한 유행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물론 좋은 말이라는 것은 옳은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은 이 말의 반대말인 오늘만 생각하지 말자라는 말도 좋고 옳은 말입니다. 게다가 오늘도 생각하고 내일도 생각하는 중용을 지키자라는 말도 옳은 말입니다. 이쯤 되면 도무지 오늘을 살자라는 말의 의미가 뭔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은 내가 화끈하게 쏜다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정말 매일 화끈하게 쏘다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을 살자라는 말이 비슷한 결과를 만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오늘을 살자라는 말이 어떻게 흔해졌는가에 대해 역사적 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누가 이 말을 처음 했던지 간에 저는 이 말이 내일을 위.. 2016. 4. 28.
분업화된 교육에 대한 단상 16.4.27 오늘날 교육이란 좋게 말해서 전문화된 분야가 되었고 나쁘게 말하면 공장이 되었다. 오늘날의 교육이란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과목들을 여러개로 나눠서 각자의 분야를 전공한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으로 별다른 설명없이도 이것이 자동차를 컨베이어 벨트위에서 조립하는 것과 닯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가 있다. 이렇게 교육을 전문화한 결과는 우리가 컨베이어 벨트를 공장에 도입한 것과 같다. 즉 생산성이 크게 증대하였고 숙련공에 해당하는 전문 분야의 선생님은 전문화된 노동자가 되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스스로 신발을 만들거나 옷을 만들어 입지 않는데 그것은 바로 분업화로 생산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며 따라서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비현실적인 일이 되었다. 스스로 신발을 만들거나 탁자를 스스로.. 2016. 4. 27.
탈중심화와 참여 자유주의 2016.4.23 탈중심화의 시대 비가 오면 길은 우산을 쓴 사람들로 채워진다. 사람들이 우산쓰기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들 비가 온다라는 조건에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무의식적으로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다. 현대의 삶이라는 같은 조건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를 묘사하기 위한 말들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말중의 하나는 분명히 탈중심화일 것이다. 즉 우리는 중심이 붕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중심의 붕괴란 이념의 붕괴이고 질서의 붕괴다. 붕괴란 비극을 불러오는 일이 많지만 그 자체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낡은 질서가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하고 모순을 누적시키기 때문에 그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 2016. 4. 23.
똑똑한 것과 바보같은 것 16.4.14 현대인들은 수없이 많은 이미지들과 정보를 접한다. 그걸 피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그렇게 살고 있는데 나만 그것을 거부하면 우리는 세상에서 점점 소외될 것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소외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운이 좋지 않다. 말도 안되는 막장드라마나 웃기지도 않는 가수들이라도 때로 우리는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사내정치에 무관심해도 사내정치에 무지하면 호된 일을 당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은 이런 초정보화 환경에서 살도록 진화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이 진화한 환경은 매일 매일이 단조롭고 똑같으며 소수의 친숙한 사람들만을 만나며 사는 곳이었다. 일들이 많이 그리고 정신없이 빠르게 일어나는.. 2016. 4. 14.
총선 단상 총선이 다음 주로 다가 왔다. 나는 누구에게 투표할까를 이미 선택했지만 사실 솔직히 말해 그 투표는 누군가에게 많은 희망을 건다기 보다는 그 사람말고 다른 후보가 더욱 마음에 들지 않으므로 선택한다는 것에 가깝다. 요즘 세상에는 사람들에게 정말 희망을 주는 분위기는 매우 드.. 2016.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