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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투쟁의 해석 2008.6.19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에서 다이하드나 러셀웨펀 그리고 미션임파서블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영화들에는 선과 악의 구도가 분명하다. 서사의 핵심은 선이 악과 싸워 무찌른다는 것이며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악이 별 다른 동기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왜 악인가. 그냥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혹은 미치광이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일본의 드라마나 영화, 만화에서 분명한 선악구도가 들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모노노케 히메 같은 이야기처럼 전쟁은 그저 조화의 깨어짐이고 나쁘게 말해봐야 권력투쟁일 뿐이다. 일본의 이야기구조속에서는 흔히 악이라고 불릴만한 존재도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는 그것이 극대화 되서 나중에는 선악이 구분할 수 없어진다. 전쟁이란 그저 권력다툼일뿐 선과 악을 논할 이야기가 아니.. 2008. 6. 19.
이성적 신학 %이글은 신화에 대한 글과 상당부분 겹칩니다. 수학자들에게는 웃기는 버릇이 있다. 어떤 수학문제를 풀려고 끙끙대면서 토론하다가 그답을 명백히 알게 되었다고 하자. 그들이 그 답을 누구에게 설명할때는 흔히 그들은 그건 자명한 것이고 그건 간단한 것이고 초보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오랜동안을 고민해서 답을 찾아내고도 그들은 아 그건 쉬운거지 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해는 사물을 객체화하고 종속변수화한다. 따라서 이해된 사물이란 '아무 가치없는 것'에 가깝다. 그것은 다른 주요변수 즉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것에 의해 조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실제로는 무한히 많은 사실들가운데 극히 일부분의 것에 대한 인과론적 결과를 모아놓은 것에 불과한데도 우리는 과학을 통해 세상을 이해했다고 착각한다. 이는 세.. 2008. 6. 13.
세상에서 가장 흔한 오류. 2008.6.8 세상이 시끄러운 이유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범하는 반복적 오류때문이다. 이 오류는 대개 무관심과 무지라는 증상과 동반되어 나타나는데 그 오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특정인들에게 어떤 이름을 붙인다. 이 이름은 특히 고의적 편향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둘째, 그 집단의 소수의 행위를 전체의 행위로 말한다. 반면에 자기 패거리를 변호할 때는 다수의 일을 소수의 일로 말한다. 이런 예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빨갱이 딱지붙이기가 그런 예다. 우리나라 정치지형은 보수와 진보의 싸움 혹은 빨갱이와 보수의 싸움으로 사람에 따라 말해지는데 이 이름붙이기는 지극히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편향적이다.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니 하는 것도 그렇다. 어떤 미친 사람이 일본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자. 그 .. 2008. 6. 8.
과학은 가치를 낳지 않는다. 2008.5.31 요즘 광우병 문제로 과학논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과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저는 과학적 사실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습니다만 과학과 가치를 혼동하여 사회적 문제를 논쟁할 때 그 결과가 산으로 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엉터리 과학은 세상에 많습니다. 거기에 그 엉터리과학조차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더욱 나아가 모든 과학적 사실이 올바르다고 해도 가치판단은 과학에 의해 만들어 지지않습니다. 우리가 과학을 포함한 논쟁을 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엉터리 통계들과 과학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는 어디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은 침대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왜냐면 죽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침대위에서 죽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왜 이 말이 농담인지 압니.. 2008. 5. 31.
고의적으로 실패한 한국의 교육 2008.5.28 여기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이 고참사원이고 신입사원에게 교육을 시켜서 부하직원으로 써먹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부하직원에게 책을 복사하는것을 시키고 그렇게 복사된것 을 여러분이 제본한다고 해봅시다. 부하직원에게 복사를 시켰더니 기가 막히게 잘합니다. 참으로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만약 그 부하직원이 제본까지 잘한다면 여러분은 기뻐해야 할까요? 천만에. 자칫하면 여러분의 존재의미자체가 없어집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제본을 그만두고 그 위의 단계인 판매라던가 인사같은것을 할 때까지 그 부하직원의 능력을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방법은 그 부하직원의 시야를 제한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도대체 왜 복사를 하는지는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질문하는 것을 .. 2008. 5. 28.
한국이 살기 힘든 이유 일단 알아야 할것은 부자나라가 반드시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은 틀린것이라는 것입니다. 선진국이란 전문성이 크게 발전된 나라입니다. 전문성이 발전된 나라라는 것은 고부가가치를 의미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말하는 것이지요. 선진국 산업은 세계 최첨단, 세계 최고를 자랑하며 또 그래야만 합니다. 물가와 인건비를 생각했을때 그렇지 못하면 수지를 맞출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노동집약적 산업, 저숙련공을 필요로하는 산업은 중국같은곳으로 옮겨가는거지요. 전문가를 양성하고 전문가가 되는 것은 투자로 말하면 고투자 장기투자입니다. 많은 돈이 들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가난뱅이들은 이런 투자를 할 돈이 없어서 가난의 악순환이 계속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부자나라는 복지를 강조합니다. 안정적 사회적 지원이 있어야 합.. 2008. 5. 21.
운동화 끈을 묶으며 아이들의 학교에 학부형으로 참석하고 머리속에 하나둘씩 늘던 흰머리가 이젠 도저히 무시할수 없어집니다. 어리게만 보이는 동안이라던 거울속의 내얼굴에서 굵은 주름한자락을 발견했을때 아 이젠 나도 젊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나이는 몸으로만 먹는 것이 아닙니다. 말.. 2008. 5. 15.
라이프 스타일과 주택설계 2008.5.13 전에 일본의 주택전시관에 다녀왔던 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주택전시관의 여러집을 둘러보면서 단순히 면적과 호화로운 인테리어, 설계기술을 넘는 어떤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것은 투자의 대상으로서의 주거공간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또는 인생철학이 있는 건축이기 때문이라는 걸 최근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사각형의 땅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 땅에 여러분이 맘대로 방이며 거실이며 부엌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공간을 활용하고 벽을 세우는 것에는 여러분의 라이프 스타일, 여러분의 개인적 취향이 들어가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일본사람들 처럼 뜨거운물에 목욕하고 맥주한잔 하는 것을 즐긴다면 목욕탕을 나오고 어디에 앉아서 뭘할까를 생각하게 될것입니다. 아늑.. 2008. 5. 13.
골든위크 쿠사츠 온천여행 2008.5.7 골든위크에는 절대 밖으로 가지 말라는 조언에 따라 골든위크는 항상 집에서 보내던 우리가족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계획없는 즉흥여행을 즐기던 우리가족은 이번 골든위크에는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온천 쿠사츠온천으로 떠났습니다. 동경근교의 우리집에서 쿠사츠 온천까지의 거리는 우리네비측정으로 166km. 그중 100km정도를 고속도로로 달리는데 고속도로비는 3000엔! 우리나라 돈으로는 3만원쯤 합니다. 이렇게 보면 서울부산은 거의 12만원쯤 내야 한다는 이야기죠. 일본은 우리나라의 많은 분의 생각보다 훨씬 큰 나라이며 매우 저렴하고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많지만 호텔비와 고속도로비를 포함한 교통비는 이해할 수 없이 높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동경에서 오키나와나 호카이도를 가려면 해외여행하는.. 2008. 5. 7.
자전거와 함께보낸 소화의 날 2008.4.29 오늘은 소화의 날. 지금의 일본연호는 헤이세이고 그전의 연호가 소화입니다. 전 일본황제의 이름입니다. 저에겐 그저 노는날이라는 의미밖에는 없지만 말입니다. 요즘은 자전거를 자주탑니다. 그이유는 하얀 접이식 미니자전거를 샀기 때문입니다. 새자전거를 사고 보니 그걸 타고싶어 몸이 근질거립니다. 모델은 다혼의 메트로라는 것으로 동네 자전거포에서 3만엔을 주고 샀습니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내를 깨워 자전거를 타고 동네 가까운 강변공원으로 자전거를 달렸습니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주먹밥을 사고 강변으로 달려 강둑에서 주먹밥을 나눠먹었습니다. 강둑길의 노란 들국화며 푸른 풀잎들이 싱싱했습니다. 강변호수의 풍경도 좋았고 말입니다. 내일은 또 어떨지 모르나 오늘은 이 세상 누구보다 .. 2008. 4. 29.
꽃의 의미 2008.4.19 동네에 공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봄철이면 사람들은 의례 꽃구경을 합니다. 별건 아니고 벚꽃핀 곳에 자리를 깔고 이웃들이나 가족과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화사한 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앞이나 동네에 꽃나무를 심고 가꾸는 여유, 철이 되어 꽃이 피면 그걸 즐기는 여유 그런 시간을 가지는 지혜가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입니다. 디즈니랜드라던가 에버란드라던가 하와이나 태국따위의 유명 여행지에 가보는 것은 나름대로의 즐거움과 중요성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왜 우리는 그런 것에만 눈이 돌아가고 집앞에 꽃공원을 가꾸는 즐거움을 모르는 것일까요. 방망이깍는 노인이라는 수필로 유명한 윤오영씨의 다른 수필 하정소화를 보면 더운 여름철 한밤중에 도시의 동산에 올라 피서를 하는 이야.. 2008. 4. 29.
인터넷 제2의 혁명 2008.4.12 인터넷이 전파되면서 세상엔 정보혁명이 일어났다. 전에는 소통할수 없던 사람들이 소통하면서 정보가 모이고 교화되어 사람들은 쉽사리 알지 못하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것이다. 빠르고 많은 정보, 이것이 인터넷 1차혁명이다. 그렇게 기세좋던 인터넷 혁명이 요즘은 좀 시들하다. 이것은 신용의 위기때문이다. 정보가 아예없던 때보다 정보가 있는 때가 좋았다. 더구나 사진도 올릴 수 있고 동영상도 올리는 시대가 되면서 더더욱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정도 이상 정보가 몰리고 인터넷의 힘이 권력을 발휘하면서 세상은 너무나 복잡해졌다. 이젠 정보에 대한 역정보가 인터넷에 넘친다. 복잡성의 증가가 일어난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한 작은 도시에 카센터가 몇개 있었다. 각자 가격이 조금씩 다른데도 사.. 2008. 4. 21.
노무현의 실패2 2008.4.18 먼저 오해할까봐 써두는데 저를 아는 분들은 제가 노무현의 지지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노무현의 실패라는 제목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이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1세기의 한국사회가 가지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남북문제도 경제문제도 아닙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국민화합입니다. 국민화합이란 국민들간의 기본적 신뢰의 문제이며 국민들이 공유하는 삶에 대한 가치관과 세상에 대한 철학의 문제입니다. 이런 것이 갈라질때 무슨 일이 생기는 가를 우리는 한국전쟁으로 익히 경험했습니다. 화합할 수 있는 합의와 철학에 이르지 못하면 분열이 생기고 모순이 쌓이면 극단에 이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 민.. 2008. 4. 18.
국가적 시각, 개인적 시각 2008.2.25 모든 말에는 전제조건이 붙어있다. 그리고 이 전제조건이 무너지면 아무리 그럴듯한 말도 틀린 말이 되고 만다. 그런 전제조건은 간단한 경우도 있고 아주 복잡한 경우도 있다. 우리는 후자의 경우, 오해와 고의적 비틀림이 일어나는 것을 종종 목격하고 만다. 국가나 공동체에 대한 말들이 그렇다. 예를 들어 국가경쟁력이니 국가발전이니 국가 경제회생이니 하는 말을 하는 경우 우리는 당연히 이 세상에 국가라는 실체가 존재하며 이 국가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즉 가족처럼 서로를 돌보는 사람들의 집단이다라는 것을 전제한다. 이 전제가 무너지면 애초에 국가 발전이 좋은 것이라던가 국가가 중요하다던가하는 당연해 보이는 말도 의미를 잃게 된다. 다음과 같은 말을 생각해 보자. 한국의 산업경쟁력이 지식기반산업에서.. 2008. 2. 25.
철학의 부재, 도덕의 부재 2007.12.21 사람들이 모여서 살수 있는 것은 거기에 믿을 수 있는 사회적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안 그렇다면 돈은 무엇을 믿고 쓰며 폭력단이 날뛸지 어떻게 알고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는가. 독과점으로 돈을 버는게 가능하다면 세상은 난리가 날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믿고 지키는 규약의 뒤에는 철학이 있다. 그걸 사회적 비전이라고 불러도 좋다. 즉 우리는 이러저러하게 살면 잘 살게 될수 있다는 철학이 규약으로 구체화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약속과 공감대안에서 사람은 뭉친다는 것이다. 오직 그럴 때만이 우리는 행동의 예측가능성을 가질수 있다. 즉 내가 이리저리 행동하면 남도 이리저리 행동할것이란 예측이다. 게임의 법칙이 없은 게임은 가능하지 않다. 자유주의 국가는 자유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거라는 믿음위에 규.. 2007. 12. 21.
노무현의 실패 2007.12.19 전 자타가 공인하는 노무현 지지자이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노무현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군요. 노무현의 첫번째 실패는 당정분리라는 명목이건 뭐건 여당 정치세력을 안정화 시키는데 실패했다는 겁니다. 거의 내버려놓다 시피했고 그 결과 정동영 같은 독버섯이 자라고 말았습니다. 즉 정동영이라는 인물이 개혁세력을 갉아먹은 병균이었다면 그같은 상황에 대해 노무현의 책임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청와대는 보다 강력히 정당개혁에 개입했었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국민은 정당이 아니라 실상 노무현이라는 개인을 지지한 것에 가깝습니다. 열린우리당은 탄핵후폭풍으로 대통령을 지키라고 국민들이 끌어올린 정당이지요.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이 싸우고 여당은 내분끝에 자폭하니 이렇게 한심한 일이 또 있.. 2007.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