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16 내 미래가 결정되었다고 느낄 때 23.4.23 뉴튼의 고전역학은 널리 퍼진 결정론에 대해 책임이 좀 있다. 그것이 미래가 이미 현재에 의해서 결정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유의지란 없으며 미래란 이미 현재에 의해 결정되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미래란 역시 결정되어져 있지 않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카오스 이론이라던가 양자역학이라던가 3체문제같은 것을 인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말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그것은 바로 온 세계를 한꺼 번에 본다라는 말의 함정이다. 온 우주를 한꺼 번에 본다라는 것은 그저 상상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뉴튼은 홀로 진공속을 나르는 단 한개의 질점에서 고전역학을 시작했고 거기서 그리 멀리 가지도 못했다. 다시 말해 온 우주는 .. 2023. 4. 23. 근황 이야기. 23.4.14. 되돌아 보면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은지도 꽤 되었군요. 이전에도 가끔 그런 적이 있었지요. 여러가지 프로젝트가 있으면 그런 일이 생기게 됩니다. 이번에는 책을 한권쓰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책인데 저는 한 두주면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생각보다 일은 많아지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한 한달이면 마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 생각도 또 틀릴지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책은 쓰고 보니 새삼 내가 쓰고 싶었던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빨리 집필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죽기전에 꼭 해야 했던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 더더욱 빨리 빨리를 외치는데 체력과 창의력의 한계가 있어서 그렇게는 .. 2023. 4. 14. 게임, 도구 그리고 도구를 이용하는 기계 23.3.25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파베르라는 말을 만들었다. 그는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 인간의 본질적 특징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때문인지 우리는 종종 동물도 도구를 쓸 수 있는가 없는가를 가지고 논쟁을 하고는 하는데 그 경우에도 그 도구 사용이란 매우 원시적인 것임은 물론이다. 우리는 운전을 하고 웹서핑을 하는 동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동물과는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한 도구를 사용해서 우리가 인간답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다. 달에 우주선을 타고 착륙한 것도 따지고 보면 맨몸으로 하는게 아니라 도구의 힘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도구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인공지능의 역사에서 아니 어쩌면 인류의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순간에 도달해 있음을 느끼게.. 2023. 3. 25. 가벼운 삶 23.3.25 가벼운 삶이라고 하면 대개 정신적으로 가벼운 것을 말한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가벼운 삶은 어떨까? 최근 이사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꺼내어 살펴볼 기회가 생겼던 나는 물리적으로 가벼워 지는 것이 여러모로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측정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뭘 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무게를 줄인다는 것은 소유하지 않는 삶, 단순한 삶을 기본적으로 지지한다. 기본적이라 함은 반드시 그게 단순함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아래에서 그걸 조금 더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무게를 줄인다는 것은 부피가 줄어든다는 의미도 크며 부피가 줄어든다는 것은 무엇보다 주거의 측면에서 생활의 질에 크게 기여 한다.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비.. 2023. 3. 25. 군사, 경제 그리고 문화로 본 미래 23.3.23 세상에 문명이라는 것이 존재한 이래 군사, 경제 그리고 문화는 모두 나름대로의 중요성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 중요성과 상호관계는 변화해 왔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군사가 그리고 경제가 마지막으로는 문화가 중요해졌다. 이같은 일은 국제관계에서 특히 명확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것들은 당연히 국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먼저 군사력을 보자. 오랜동안 국가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력이었다. 군사력이 없을 때에는 국가의 존립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는 고대 시대이래로 항상 그랬고 근대시대에서도 그랬다. 강력한 군대를 가진 서양의 나라들은 식민지를 힘으로 정복하고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 앞에서 말한대로 군사, 경제 그리고 문화는 모두 나름의 중요성을 가졌지만 우선 순위가 달랐다. 산업혁.. 2023. 3. 23. 전주와 부산, 전라도와 경상도 23.3.18 나는 전라도의 전주에서 8년을 살았다. 그리고 처가가 부산인 관계로 계속 부산에 드나들고 있는 중이다. 전주와 부산의 차이 그리고 전라도와 경상도의 차이는 여러가지 원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정치나 이념은 그들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지만 전통적으로 계속 보수정권을 지지해 온 경상도와 민주정권을 지지해 온 전라도의 차이가 정치 이념과 무관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치가 애초에 의미없는 것이라는 결론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1995년 최초의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가 있은 이래 이미 지방자치의 역사가 거의 30년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두 지방에 대한 비교를 하면서 피상적으로라도 정치이념이 어떤 나라를 만드는가를 생각해 보기 시작해야 한다. 전라도에 살았던 8년간 우리 부부가 아주 자주.. 2023. 3. 18. 오송 살기에 대한 보고 23.3.15 오송에 이사온 지가 이제 20일이 되었다. 사방에 널부러져 있던 짐들이 제자리를 찾아갔고 마침 고장났던 티브이며 의자를 새로 주문해서 설치했으며 집 근처에서 짜장면 집도 하나 알아 놓았고 산책로도 대충 정리가 된 것같다. 이사로 일이 많았는데 일이 많자고 하니 자꾸 더 일이 생겨서 장모님의 생신도 있었고 유학가 있던 아들 딸들이 한국에 돌아온다고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닐 일도 이것 저것 상담해 줄 일도 생겨 버렸다. 참으로 정신없는 시간들이다. 오송지역에 대한 탐험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20일을 살아 본 결과 조치원 재래시장쪽이 아무래도 흥미을 끄는 쪽인가 보다. 주변에 가본 곳이 거의 없는데도 세종 재래시장은 벌써 꽤 여러번 다녀왔다. 거기서 산 반찬으로 비빔밥을 해 먹는다던.. 2023. 3. 15. 이론이 없는 삶 23.3.10 우리는 깊고 오래 생각해야 할 때는 그렇게 하지 않고 그럴 필요가 없거나 그래서는 안될 때는 오히려 깊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이는 주로 우리가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그러니까 천원짜리 일에는 심사숙고를 하면서 1억짜리 거래에는 그것보다 겨우 몇배정도의 생각만 하거나 심지어 더 생각없이 일을 처리하는 일이 생긴다. 사안 사안의 중요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마치 동등한 중요성을 가진 것처럼 처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이는 분명히 어리석은 일로 보이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할 테지만 세상에는 그런 일을 저지르게 만드는 메커니즘이 분명 있다. 우리는 우선 우리가 너무 많은 가정과 관습과 이론에 빠져 .. 2023. 3. 10. 성선설과 성악설 23.3.9 우리는 학창시절에 성선설과 성악설을 배운다. 맹자는 성선설을 주장했으며 서양의 루소가 비슷한 주장을 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했으며 리바이어던에서 모두와의 투쟁을 말했던 서양의 홉스가 비슷한 말을 했다. 성선설을 주장하는 사람은 자연히 인간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하기 마련이고 그 반대로 성악설을 주장하는 사람은 인간과 본성의 제약과 교육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성선설이 옳건 성악설이 옳건 혹은 인간의 본성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건 선악을 따졌다는 사실 자체가 주목할만 하다. 선악을 따진다는 것은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타고났기 때문에 그걸 내부에서 찾자고 하건 없으니 그걸 교육시키거나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서 만들자고 하건 선악은 사람이 사는데.. 2023. 3. 9. 오송생활의 시작 23.3.3 오송에 이사온지도 이제 한 주가 되어 간다. 지난 한달여간 이사 준비와 짐 정리로 바뻐서 힘이 들었다. 그 중에서도 힘이 들었던 것은 도통 글을 쓰고 산책하고 사색할 시간을 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집은 조금씩 정리가 되어갔지만 그렇게 하는 동안 내 마음은 조금씩 썩어가는 기분이었달까. 이제 이사를 온지도 한 주가 되었지만 그간에는 너무 바뻐서 동네도 걸어다닐 시간이 없었고 여기는 주소상 청주의 일부인데 청주중심도 한번 가보지 못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역시 얼마가 되었든 사색하고 독서하고 글을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것들은 내 삶의 중심이다. 오늘에야 겨우 시간이 조금 나서 집바깥을 걸어볼 수 있었다. 새로 이사한 집은 오송역까지 도보로 15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2023. 3. 4. 선악의 문제 23.3.2 선악의 구별은 애매하다. 누구도 어떤 행동도 완전히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없다. 그걸 나누는 기준이 주관적인 것은 둘째치고 설사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우리는 언제나 시공간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제한된 영역을 보면서 그걸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예를 들어 금전적으로 이득이냐 손해냐라는 기준으로 판단을 한다고 해도 그 판단은 기계적으로 나올 수 없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할 때 그것이 한참 시간이 지나도 좋은 행동이 되는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생각해 볼 때도 좋은 행동인지 우리는 신경쓰지 않거나 알 수가 없다. 이는 이상한 일은 아니다. 침팬지가 그러한 것처럼 사람도 유한하며 사람은 기껏해야 몇십명 몇백명 정도를 보고 신경쓰며 살 수 있는 동.. 2023. 3. 2. 인공지능은 인문학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23.2.26 쳇GPT의 인기에 많은 사람들이 당황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모든 분야를 바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바꿀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인문학이다. 사실 인공지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인공지능 전공자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일에 조금도 종사해 본 적이 없으면서 흔히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같은 인류를 멸망시킬 인공지능을 문학적 상상력을 배경으로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위협은 실존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흔히 과장되어지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인문학의 상당부분을 공격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문학적 공부에 강하게 의존하던 사람들은 이때문에 인공지능의 등장을 더더욱 인류멸망처럼 느끼게 된다. 사실 이전에도 기계가 공장노동을 대체하자 공장노동자.. 2023. 2. 26. 낭만에 대하여 23.2.18 낭만은 로망(roman)이라는 프랑스 단어를 일본사람들이 음차해서 쓴 것으로 본래 18세기에는 대중적 소설을 의미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이상적인 시대로 여겼던 유럽의 풍토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역사가 있는 탓으로 낭만이라고 하면 흔히 서구적인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즉 낭만적 카페란 한국 사람들이 유럽적인 풍경이라고 생각하는 장식을 가진 커피숍을 주로 말하는 식이다. 낭만은 또한 흔히 남녀간의 애정에 대한 것으로 말해진다. 로맨스가 연애이다보니 로맨틱하다는 말은 낭만적이라고 번역되지만 결국 이성에게 매력적인 행동을 할 때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낭만이 무엇인가는 다른 많은 단어들처럼 대중의 인식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지 누군가가 이것이 낭만이다라고 독단적으로 정의할 수.. 2023. 2. 18. 외교에 있어서 국민과 정부의 역할 23.2.15 외교란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정부와 국민이 맡아야 할 역할은 서로 다르고 달라야 한다. 좋은 예가 문재인 정권때 일본 정부가 반도체 재료가 되는 물건들에 대해 수출금지를 시행한 일이었다. 오늘날 군사와 경제와 정치는 서로 따로 돌아가는 것이 원칙이다. 정치 문화적으로 알력이 있다고 해서 경제적 공격을 하지 않고 경제적인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그것을 군사적으로는 해결하지 않는다. 이는 세계가 경제 사회적으로 하나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원칙으로 만약 두 국가사이에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치 문제를 경제 공격으로 혹은 경제공격을 군사공격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피차간에 큰 손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이런 저런 핑계를 제시했지만 징용공문.. 2023. 2. 16. 주석달린 어린 왕자를 읽고 23.2.14 생택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다시 읽었다. 이 책은 너무나 유명하고 너무나 많이 인용되기에 어린 시절에 한번 안 읽어 본 사람이 없고 설혹 안 읽어 보았다고 해도 얼마전에 읽어 본 것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주변에 굴러 다니는 책을 보아도 그저 슬쩍 보고 말기 쉽다. 내가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어린 왕자에 주석을 달아 놓았다는 제목때문이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역자인 김진하가 주석을 달아 놓은 책이다. 나는 독서를 저자와의 대화라고 말하고는 했는데 덕분에 이 책은 양자대화가 아니라 3자 대화가 되었고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다시 읽어 보기로 했다. 역자인 김진하는 이 책을 너무 빨리 읽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주석을 읽기 위해 중간 중간에 멈춰서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2023. 2. 14. 인공지능과 새 시대를 사는 법 23.2.29 나심 탈렙은 그의 책 블랙스완의 결론부분에서 불확실성이 가득하고 복잡한 현대에서 투자를 하는 원칙을 소개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투자는 정답을 맞추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확률에 대한 것이다라는 말이다. 우리는 지식의 힘을 과신하고 있으며 매번 선택을 할 때마다 최대한 자세한 계산과 예측을 하려고 한다. 그럴듯한 가설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정확한 수학계산 결과를 뽑아내듯 논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의 예측은 지나치게 최적화할 때 오히려 더 나빠진다. 우리는 투자가 실패도 전략의 일부인 확률게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언제나 그럴듯한 가설뿐이다.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지 말고 좋은 투자를 더 자주 시도해야 .. 2023. 2. 10.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1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