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16 이데올로기의 광기는 어디에나 있다. 모처럼 트위터를 켜니 요즘 화제가 되는 박지현이라는 민주당원이 박원순과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을 2차 가해자 운운하면서 어디까지나 성범죄로 기소된 박원순은 나쁜 인간이라고 말하는 트윗을 올리는 것을 보았다. 나는 한숨이 쉬어진다. 도대체 이 PC니 페미니즘이니 하는 것이 어디까지 광기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인가. 이 정도의 의견표면에도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는 뭐가 옳으니 그르니 하고 시비를 따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바로 광기의 시작이다. 현실은 옳고 그른 팩트들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는게 아니라 관념화 되기 이전의 복잡한 사정들로 이뤄져 있다. 게다가 그것은 결코 확실해 질 수 없는 말과 평가를 통해서 우리에게 온다. 그러므로 뭐든지 흐리멍텅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 2022. 7. 10. 얄팍한 좋은 생각 22.7.10 근간에 어머니에게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노인정에 혼자 계시다가 정수기 직원 말에 넘어가서 노인정 정수기 계약을 본인 명의로 사인을 하신 것이다. 일전에 이 비슷한 일로 난리가 난 경험이 있어서 그걸 다시 노인정 명의로 바꾸려고 하는데 노인정 사람들이 뭘 걱정하냐 괜찮다 하면서 차일 피일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화가 난 어머니가 크게 싸우는 일이 있으셨던 것이다. 전화로 하소연하는 어머니에게 다른 말을 한 끝에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이 온갖 그럴 듯한 이야기로 어머니에게 또 사인을 하라고 할 테니 하나만 기억하고 아침마다 외우라고 말이다.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은 구호였다. '나는 사인을 하지 않는다!' 이미 80대이신 어머니가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얼.. 2022. 7. 10. 어떻게 살 것인가 2 22.7.4 우리는 종종 이러느니 차라리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 아니면 적어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을 할까 그리고 이런 말은 정말 진심일까? 물론 적어도 일부는 그럴 것이다. 세상에 흔한 자살이 그것이 진심임을 실제로 보여주지 않는가.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종종 어떤 공통점이 느껴진다. 그것은 뭔가의 이유로 해서 그들은 내일의 자신에 대해 아무런 희망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학폭에 지친 학생, 부상으로 꿈이 좌절된 운동선수, 노화로 고통뿐인 하루 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이 그런 예일 것이다. 나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 안락사에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도 아니다. 다시 말해 남의 판단에 대해 설사 그것이 죽음의 선택이라고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존중하는 태도.. 2022. 7. 4. 보다 세밀한 다문화적 삶 22.6.24 얼마전에 싸이의 콘서트 흠뻑쇼가 300톤의 물을 쓴다고 말이 많았다. 그런데 이 논쟁을 확 뒤집어 엎을 만한 대단한 숫자가 하나 제시되었다. 그건 한국에 있는 골프장들이 하루 천톤씩의 물을 쓰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의 골프장수는 467개이고 18홀 기준으로 하면 541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그러니까 이 많은 골프장들이 매일 천톤 이상씩 물을 쓰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3백톤의 물을 쓰면서 고작 몇번 열릴 콘서트는 물낭비라고 할 수가 있을까? 골프를 치는 행위는 거룩한 행위이고 콘서트를 열고 참가하며 즐기는 것은 천박하고 낭비적인 행위인가? 나는 여기서 흠뻑쇼를 옹호하거나 골프장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이 글 안에서 그것이 결론은 아니다. 그보다.. 2022. 6. 24. 경제인가 문화인가 22.6.16 최근에 나는 한 유튜브 토론을 보면서 재미있는 상황을 보게 되었다. 중국에서 자란 한 패널은 미중관계를 지극히 경제로만 바라보는데 비해 다른 한 한국 패널은 미국이 월가의 시선만으로 즉 경제만으로 움직인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제는 워싱턴의 시각 즉 정치와 가치와 문화의 시각이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내게 이 토론이 각별히 재미있었던 것은 내가 만난 많은 중국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바로 저랬기 때문이다. 그들은 놀랍도록 경제적 이익만이 전부 인것처럼 사고 하는 것같았다. 한국인도 중국인도 모두 똑같지는 않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는 중국인들이 훨씬 더 사회적 협력에 무관심하며 모든 인간은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 뿐이라고 믿는다는 인상을 주었다. 말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 2022. 6. 14. 경제위기와 한국 22.6.13 인터넷에 세계 대공황이 다시 온다는 이야기가 흘러다닌다. 아내가 걱정스럽다며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니 나는 오히려 반대의 생각이 든다. 세계에 위기가 오는 것은 안됬지만 세계에 위기가 올 수록 오히려 한국은 성장할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한국만은 특별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런 근거가 어디에 있냐고, 한국이 가진게 뭐가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혹시 나만 아는 특별한 기업비밀이라도 있냐고 물을 법하다. 한국의 못난 면을 나열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말들은 다 옳은 말이다. 그리고 나만 아는 비밀따위는 없다. 나는 다만 누구나 아는 사실 한가지를 말할 수는 있겠다. 해방이후 세계에는 여러가지 경제난들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은 예나 지금이나 딱히 가진 건.. 2022. 6. 13.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1권 파인만의 물리학강의는 대학교 일반 물리학 교재입니다. 이번에 그 책을 읽고 소감을 녹음해 봤습니다. 이건 물리학 강의는 아니고 그보다는 물리적 사고에 대한 잡담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언제나 그렇듯 만약 더 많은 강의들도 녹음하게 된다면 이 글을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2022. 6. 9. 좌식문화에 대한 단상 22.6.8 동서양을 갈라서 우리는 보통 입식문화와 좌식문화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는 한국의 좌식문화는 상당히 독특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온돌문화를 예로부터 가졌던 것이 우리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양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중국의 문화와도 한국의 좌식문화는 다르다. 어떻게 말하면 서양의 입식문화란 애초에 집의 바닥은 진정한 주거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집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사는 관습을 보면 알지만 서양의 집이란 본질적으로 그저 어떤 땅에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덮었을 뿐인 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가구가 없다면 서양집은 아직 매우 미완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즉 서양의 주거는 본래 탁자며, 침대, 의자며 옷장따위가 있어야 진짜 집이 된다. 왜냐면 .. 2022. 6. 8. 후안 엔리케스의 무엇이 옳은가를 읽고 22.6.6 후안 엔리케스는 TED 강의들로 유명한 미래학자다. 그가 윤리에 대한 책을 썼다. 그러나 이 책의 의도와 결론은 결코 올바름을 가르쳐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모두가 낡은 윤리에 늘어붙어있는 자신을 깨닫고 우리에게 정말 맞는 윤리적 원칙을 찾아내고 수정하기를 바하는 것이다. 우리가 윤리에 대해서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모든 윤리는 모두 우리의 인식과 생활의 테두리에 의해서 생겨나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테두리는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 과거와 지금이 다르고 미래에는 더더욱 다를 것이다. 기술적 발전에 의해서 세상이 변해가는 속력이 더욱 빨라지고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옳고 그른 것에 대해서 어떤 절대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 2022. 6. 6. 가깝고도 먼 자율주행 22.6.6 지금 시대에서 가장 큰 화제 중의 하나는 전기차다. 그리고 전기차 산업의 미래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배터리가 아니라 자율주행일 것이다. 누가 언제 어떤 자율주행차를 완성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세계의 미래를 결정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어디까지 와 있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자동차 전문가는 아니다. 심지어 인공지능 전문가라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1년 사용하면서 반자율주행 성능들에 대해서 관심있어 했고 본래가 인공지능 전공에 가까운 사람이다. 25년전쯤 내가 박사학위를 받았을 때 그것은 물리학 박사였지만 그 주제가 인공지능의 연구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기계학습 전공자가 한국에 별로 없었으므로 나는 한국인들 중 인공지능을 가장 먼저 공부한 .. 2022. 6. 6. 짧고 빠른 미디어의 시대가 만드는 착각 22.6.1 일찌기 마셜 맥루한은 그의 책 미디어의 이해에서 미디어가 메세지라는 말과 미디어는 육체의 연장이라는 말을 했다. 여기서 말하는 미디어란 사실상 우리가 쓰는 모든 도구들을 말하는데 문자라던가 자동차라던가 디카같은 것들이 모두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간의 기술은 인간의 육체를 연장시키고 그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단순히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도 그것으로 인해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세상보는 방식이 다르듯 다른 미디어의 시대를 살고, 다른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정신을 소유하게 된다. 그럼 우리는 요즘 어떤 미디어에 둘러 쌓여 있는가? 그 답이 무엇이든 그것들은 짧고 빠른 것이기 쉽다. 긴 기사를 읽기보다는 짧은 트위터의 글에 더 많이 반응하고.. 2022. 6. 1. 생각의 차원 22.5.28 옛 글을 읽다가 새삼 다시 배운 것이 있다. 그건 우리가 말의 함정에 빠져서 세상을 1차원으로 보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선거철이라서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보통 극좌-진보-중도진보-중도보수-보수-극우 뭐 이런식의 나열을 하고 나는 진보와 중도진보를 지지한다던가 보수와 극우를 지지한다던가 하는 식의 태도를 취하기 쉽다. 이러한 사고가 1차원 사고다. 즉 0점에서 100점까지처럼 하나의 점수로 사람들이나 정당을 나열하고 대충 이정도가 내 취향이라는 식으로 어느 부근을 찍는다. 그런데 이런 사고는 당연히 아주 많은 경우 엉터리이다. 아마 실생활에서는 거의 다 엉터리일 것이다. 과학이나 수학처럼 다른 조건들을 정확히 측정하고 조정하는 상황이 .. 2022. 5. 28. 전주시장 선거 안내문을 보고 22.5.27 지방선거에 대한 안내문이 와 있어서 각 후보들의 공약들을 보고 있자니 참 와닿는 공약들이 없었다. 사실 지방선거의 공약들이라는게 늘 그렇다. 후보들은 기본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보다는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주로 하면 공약은 대개 장기적 비전을 담지 못하고 특히 새로운 것을 담지 못하게 된다.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유권자의 대부분은 그런 일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방향성도 없고 미래비전도 없이 그저 지금 있는 걸 전부 다 잘하겠다는 식의 하나마나한 이야기만 늘어놓게 된다. 그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 현실이 안타깝다. 초고층빌딩을 세우겠다, ktx역을 만들겠다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서글프다. 인구 65만.. 2022. 5. 27. 불쌍하지만 지겹다. 22.5.24 문재인 대통령 사저 앞이 요즘 시끄러운 모양이다. 퇴임하여 공직에서 물러난 대통령이 뭐가 두려운지 모르겠다. 연일 그 집앞에서 확성기로 어찌나 시끄럽게 구는지 사람들이 귀가 아파서 보청기를 빼는 노인들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방송에 나온 그 자칭 보수주의자들의 말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SNS도 안하고 아무 일도 안하고 조용히 있으면 자신들은 물러가겠다고 한다. 그런 걸 요구할 수 있는게 민주주의이며 자신들의 국민된 권리란다. 상의도 입지 않고 트럭위에 서서 몇마디 말마다 쌍욕을 하는 그들은 뭔가가 굉장히 분한가 보다. 백신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책임지라고 하는 현수막도 보인다. 나는 그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나는 그들이 불쌍하다고 까지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지겹고 두렵다. 사실 .. 2022. 5. 24. 1900년 전후의 세계와 그 역사 22.5.21 최근 나는 양자론이 출현하는데 크게 기여한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의 전기를 읽고 있다. 그런데 이 플랑크가 오늘날 양자가설이라고 불리는 혁명적 주장을 발표한 것이 바로 딱 1900년의 일이었다. 1858년에 태어나 1947년까지 살았던 이 물리학자의 삶은 자연스럽게 19세기의 유럽과 1900년의 세계를 오늘날의 우리에게 보여주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걸 읽다보니 요즘의 우리가 역사라고 배우고 있는 것은 뭔가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적어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그 몸통이 정치적 집단들의 내부적 외부적 다툼에 대한 것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같은 책들은 아예 역사서로 여겨지지 않거나 정통 역사학자에게는 심지어 금기시되기도 한다. 이.. 2022. 5. 21. 세 가지 미래. 22.5.19 한때 우리는 지구가 무한하다고 여겼다. 반세기전만해도 세계는 그저 정복하고 개척해야 할 곳이었다. 우리는 자원과 환경을 무한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약속은 그저 성장이었다. 즉 우리가 가진 문제는 바로 성장에 의해 해결된다는 것이며 그로 인해 우리는 풍족한 삶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것이 이런 꿈을 대표한다. 세상에는 물질이 넘치고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미래였다. 그런데 인구가 너무나 늘어나서 자원과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지구가 좁아지게 되자 이 꿈은 반드시 수정되어져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제 성장의 꿈은 끝났다. 우리는 무조건 더 풍족한 삶을 추구하는게 아니라 더 효율적인 삶을 추구해야 한다. 과거의 꿈이 산.. 2022. 5. 19.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