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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불안과 살고 싶은 삶 2022.3.2. 젊었을 때의 나를 돌아보면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나의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에 매달렸다. 그래서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는 했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 존재감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했던 것이다. 이것은 좋게 평가하면 야망이며 또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결핍된 생각이며 내가 앞으로 뭔가를 이뤄내지 못하면 나는 가치가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다. 이래서는 초초감에 시달리고 항상 자기를 부정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아이들은 빨리 크고 싶어하게 된다. 즉 빨리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 취직을 하거나 박사학위를 따서 뭔가를 증명하고 싶어하게 된다. 비극인 것은 많은 어른.. 2022. 3. 2.
2022년에 본 박하사탕 그리고 보수문화 2022.3.1 박하사탕은 1999년에 나온 이창동 감독의 영화다. 최근 우연히 해외 언론에서 한국 최고의 명작 영화 중 하나로 박하사탕을 꼽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는 넷플릭스에서 박하사탕을 보게 되었다. 놀랐던 것은 너무나 유명했기에 나 스스로 이미 본 줄 알았던 박하사탕이었지만 사실 난 이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당시는 내가 해외에 있었던 때였고 그때는 한국 영화를 해외에서 보기 힘든 때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 영화를 보고 난 감상을 적는다. 스포일러는 최소화하겠지만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다. 이 영화는 사진작가를 꿈꾸던 한 순수한 청년의 타락을 통해 폭력은 피해자를 상처입히는 만큼이나 가해자도 상처를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누구나 착하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그런데도 왜 세상에.. 2022. 3. 1.
우크라이나 단상 22.2.27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공격했다. 이 일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일단 우리는 이것이 과연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칸을 공격한 것과 얼마나 다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것이 같다고는 하지 않지만 다르다면 또 얼마나 다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약소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권리는 미국만 있는 것인가? 애초에 그런 권리가 세상에 있나? 세계 군사력 순위 2위인 러시아가 이제 나도 할 수 있다고 했으니 3위인 중국도 나도 할 수 있다고 할 것인가? 참고로 말하면 4위는 인도고 5위는 일본이며 6위는 한국이다. 약자인 우크라이나가 믿을 것은 명분과 동정 그리고 국제적 이익밖에 없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1대1로 붙으면 상대가 안되기 때문이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침공이.. 2022. 2. 27.
나를 지키기, 내 생활을 지키기 22.2.26 다산의 형님은 자신의 집을 나를 지키는 집이라는 뜻의 수오재라고 지었다. 이에 대해 정약용은 수오재기를 썼는데 나는 그것을 읽은 후 내 블로그의 이름을 나를 지키는 공간이라고 지은 적이 있다. 이제와 돌아보면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은 실로 내가 평생에 한 일중에 가장 공을 들인 일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 이유는 어떤 고상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나를 잃을 것이 나는 어릴 적부터 두려웠기때문이다. 내 아내는 내가 고집이 세고 자기를 잘 지키는 강한 사람이라고 말할 때도 있지만 나는 사실 기가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은 못된다. 그렇게 태어나지 못했고 그런 사람이 되지도 못했다. 나는 다만 두려울 뿐이다. 뭐가 두려운가? 살아보니 나를 뒤흔드는 사람이 세상에 너무 많았다. 그들이 .. 2022. 2. 26.
문화는 철학이다. 22.2.24 중국은 일찌기 문화적으로 서양을 일깨웠다. 서양의 중세는 지극히 종교적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중국의 문화를 접하고 보니 신중심이 아니라 인간중심, 이성중심의 풍요로운 사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은 충격이었고 이때문에 중국 특히 공자와 맹자로부터 서구의 산업혁명과 르네상스 그리고 아담 스미스의 경제학이 모두 나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18세기까지만 해도 중국은 서구보다 풍요로웠고 우리도 그랬다. 예를 들어 조선의 정조무렵 그러니까 18세기 말만해도 전세계에서 가장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았던 것은 조선이었으며 중국도 그 못지 않았고 서구는 아직 여기에 도달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아편전쟁이다. 아편전쟁은 중국의 전신인 청나라가 무너지는 1.. 2022. 2. 24.
모델y 롱레인지 사용자가 타본 아이오닉5 가까운 곳에 현대 드라이빙라운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아이오닉5를 시승해 보았습니다. 모델y를 타고 있지만 아이오닉5를 실제로 시승해 보면 느끼는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였습니다. 일단 가격이 서로 다른 이 두차를 그냥 어느 것이 더 좋다를 말하는 것은 무리해 보입니다. 당연히 전반적으로 보면 모델y가 더 좋죠. 적어도 저에게는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걸 경쟁적 비교라기보다는 대비를 통해서 두 차의 특징을 이해하려는 노력정도 여겨야 할 것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델y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버튼들이었습니다. 이건 적응의 문제라고 말한다면 물론 맞는 말이지만 모델y를 타다가 아이오닉5를 타니까 제 신경을 분산시키는 버튼들이 너무 많더군요. 테슬라는 차를 타면 그냥 앞으로 간다는 느.. 2022. 2. 21.
세상은 바뀌었을까 아닐까? 2022.2.20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바뀌어 온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극단적인 두 개의 말이 오고가는 것같다. 하나는 방금 말한 것처럼 한국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주장이고 또 하나는 그건 겉보기만 그럴뿐 본질적으로 세상은 바뀐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세상은 바뀌었을까 아닐까? 세상은 정말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을까? 여기에는 뻔한 답이 있는 것같다. 반박할 수 없고 논리적이며 자기 방어적이기도 한 주장은 그냥 세상에는 바뀐 것도 있고 바뀌지 않은 것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뻔한 답은 왠지 뒷맛이 쓰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기 위해 조금 이야기를 돌려 비슷한 질문을 던져 보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누구나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 소년 소.. 2022. 2. 20.
전기차는 왜 미래차인가? 2022.2.19 테슬라 모델y를 구매한지 이제 9개월이 되어 갑니다. 본래가 전기차는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믿었고 전기차를 타면서 관련된 정보를 더 많이 접하면서 그런 생각은 좀 더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미래차가 가져야 할 요소들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1. 바퀴달린 컴퓨터 전기차는 바퀴달린 컴퓨터라던가 바퀴달린 스마트폰이라는 말은 나온지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드문 것같습니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전기차이건 내연기관차이건 자동차는 자동차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테슬라를 타보면 타볼 수록 전기차는 바퀴달린 컴퓨터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즉 컴퓨팅 파워와 컨트롤 센터인 컴퓨터가 상대적으로 훨씬 더 중요해지고 그 이외의 부.. 2022. 2. 19.
수학과 언어 그리고 철학 22.2.16 일찌기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화이트헤드는 하나 이상의 언어를 익히는 것이 철학을 배우는데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거기서 그가 말한 언어는 한국어나 프랑스어같은 일상어를 말하는 것이었지만 우리는 수학도 하나의 언어로 여겨서 수학을 배우는 것이 철학을 배우는데 중요하다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언어가 우리 안에서 뭘 하는 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어에는 단어들이 있다. 이 단어들이 조합되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적 정신적 세계를 묘사하게 된다. 그렇다면 수학에도 단어라는 게 있을까? 수학에도 정의라던가 공리같은 것이 있다. 선이나 점이라던가 임의의 두 선을 지나는 직선은 하나 뿐이다같은 기하학의 공리가 그렇다. 하지만 이것이 수학의 단어.. 2022. 2. 16.
무시당하기와 무시하기 2022.2.12 누군가에게 무시당했을 때 그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실 스스로를 솔직히 돌아본다면 스스로가 수많은 사람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로에 대한 평가와 대접은 오고가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이 우리의 이 무시때문에 무시당함은 종종 돌아오기도 한다. 즉 내가 그 사람에게 관심없어 한다는 사실이 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결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나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는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는 무시한다는 것을 어떤 특별히 무례한 행동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무시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관심이 없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 모든 사람의 삶에 대해 관심이 있.. 2022. 2. 12.
젊은이의 생각, 부모세대의 생각 2022.2.10 우리는 언제나 자기 위주로 세상을 보거나 기껏해야 객관적으로 세상을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 위주라는 말은 물론이거니와 객관적이라는 말도 언제나 의미가 큰 것은 아닙니다. 저는 언젠가 캐나다로 가족들을 보낸 기러기 아빠의 사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핵심은 이랬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이 좋은 곳에서 교육받기를 원해서 캐나다로 가족을 보내고 그 학비를 버느라 외롭게 죽도록 일했는데 자식의 생각은 완전히 반대였다는 겁니다. 그 자식은 아버지덕에 자기가 좋은 곳에서 공부하고 호강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버지를 원망했다고 합니다. 왜냐면 캐나다에서 공부하는 그 자식의 입장에서는 비교대상이 캐나다 학생들이니까요. 아버지 입장에서는 당시의 한국 학생들보다는 자식이 호사.. 2022. 2. 10.
사상과 야만의 싸움 2022.2.8 한국에는 지금 사상과 야만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문장을 보면 내가 사상의 편을 들고 있다고 할 것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사상의 편에서 싸우는 사람들의 자기반성이 충분하지 못한 면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상이 이기지 못하고 야만이 사상을 위협한다고 생각한다. 사상이 세상을 보는 눈이 충분히 깊지 못해서다. 창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야만이 사상에 대해서 가지는 불만은 두 종류다. 하나는 기득권이 가진 야만적 욕망을 사상이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초법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특권을 누리고 싶다. 그걸 심지어 과시도 하고 싶어하지만 인간평등을 기반으로 하는 사상은 그걸 제약한다. 그러나 숫자로 보았을 때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고 따라서 민주주의 선거에서는 사실 이들.. 2022. 2. 8.
젊은이들이 주식투자하는게 뭐가 어때서? 2022.2.5 한국에는 아직도 낡은 신화가 힘이 세다. 그것은 젊은 사람은 아껴서 저축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고 만약 투자를 한다면 부동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위해서라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더라도 괜찮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주식판에 드나 들면 그것은 패가 망신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돈으로 주식을 사도 그건 투기지만 집살때는 몇억씩 빚을 져도 집을 자기돈 주고 사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말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건 과거의 이야기가 아닐까? 아래의 그래프를 한번 보자.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위의 그림은 아주 많은 것을 보여준다. 그 중의 몇가지를 나열해 보자 1. 평균적으로 더 오른 것은 주가다. 하지만 주가는 시간에 따른 변.. 2022. 2. 5.
객관적 태도나 설명이라는 착각 2022.2.4 오늘날 객관적이라는 말만큼 중요시되는 말도 없을 것이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객관적이라는 말과 거의 같은 말로 쓰이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언제나 객관적이 되라, 객관적인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산다. 그러니 자연히 우리는 우리의 말과 행동이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는 결론을 만들기 위해 그것들이 객관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 완벽하게 객관적인 사실이란 세상에 없다. 다만 지극히 근사적으로 객관적 사실이 있을 뿐인데 이 차이를 잘 생각해 보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사소한 것부터 말하자면 이런 사람은 남과 싸우게 되기 쉽다. 왜냐면 그 사람은 지극히 불합리한 주장을 남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큰 것을 말하자면 이것은 문명.. 2022. 2. 4.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서 2022.1.31 최근에는 넷플릭스의 지금 우리 학교는 (지우학)을 보고 있다. 개봉되자 마자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처럼 세계 1위를 한 작품으로 나는 전체의 절반을 본 상태다. 총평이나 비판을 할 생각은 없기에 다만 약간의 소개와 함께 이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된 한국 학교의 현실에 대해 몇 자 적어두고 싶다. 여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져 있다. 이 좀비 드라마가 단순한 재난 영화 수준의 것 이상이 되게 된 것은 한가지 사실에 크게 기인한다. 그것은 좀비가 된 인간이 어떤 상태를 은유하는 가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이 점은 또 다른 좀비 드라마인 킹덤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킹덤에서 좀비는 마치 어떤 사이비 종교나 사상을 주입받은 사람과 비슷하다. 그리고 그런 사이비 종교나 사상이 번지는 .. 2022. 1. 31.
삶의 즐거움 2022.1.28 우리는 뭘 위해서 사는가?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인생의 의미나 목적을 묻는 대단한 질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작은 규모로, 좀 더 우리의 일상에 가까운 거리에서도 우리는 이런 질문에 대한 실용적인 답이 필요하다. 삶의 낙 혹은 삶의 즐거움이라고 부르는 이것이 없이는 똑같이 반복되는 매일 매일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삶이 괴로워 진다. 작고 사소한 예를 들자면 나는 곧잘 설거지를 할 때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튼다. 그러면 설거지라는 귀찮은 일이 음악을 듣기 위해 필요한 일로 변하면서 꽤 할만한 일이 되는 것이다. 일상을 견디기 위해 우리는 이런 즐거움이 되는 일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인생의 최종적 목표같은 것이 아니므로 어떤 철학적 정당화같은 것은 필요없다. 요즘.. 2022.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