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20 새로운 인간의 발견과 한류 2021.11.30 나는 누구인가라던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은 우리의 행동과 선택을 지배하는 핵심적인 질문이며 따라서 경제적 정치적 기술적 변화로 인해 세상이 변할 때 거듭해서 제기되고 다시 답해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다르게 말하자면 정체성의 재정립 혹은 인간의 재발견은 새 시대의 필연적 과제인 것이다. 예를 들어 근대국가가 출현하고 봉건제가 물러가고 공화정이 보편화되기 시작할 때 세계는 개인이라던가 시민이라는 것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종교적 지배가 주도적이었을 때 현실 사회에 존재하는 개개인의 욕망과 감정은 그리 자세히 살필 것이 없는 것이었지만 일반시민이 힘을 얻는 시대에는 우리는 개인을 세세히 살피며 개인의 욕망을 긍정하고 심지어 개인을 신성화할 필요가 있었다.. 2021. 12. 28. 보편성과 종말전쟁 21.11.24 진리란 보편적인 것이고 통상 그래서 보편적인 사실이 더 중요하고 옳은 것으로 여겨진다. 뒤집어 말하면 특수하고 임의적인 것은 편협한 것이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 둘의 싸움은 근대화에 대한 비판속에서 일찌기 지적되어진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보편성의 공격을 받고 당대의 기준으로만 보편을 바라보며 보편적이 되지 못하는 것을 범죄로 여기거나 보편성이 있는 것만이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인간의 유한성때문에 설사 당대의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보편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법과 과학을 비교해 보자. 과학은 국적이 없다. 맥스웰의 방정식이 일본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중력의 법칙이 한국 일본이라는 국적에 따라 변할 리도 없다. 반면에 교통법은.. 2021. 11. 24.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보고 부산행의 연상호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봤다. 오징어게임이 세계적 히트를 친 뒤라 매우 기대치가 높았던 지옥이어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너무 기대치만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지옥 6부작을 다 본 결과 나는 나름 만족했다. 예고편이 보여주고 사람들이 상상하던 것같은 영화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이 영화는 원작 웹튠이 있어서 그 원작 웹튠을 충실히 재현하려고 하는 면이 있는데 다 보고 나서 느끼는 것은 같은 줄거리라고 해도 더 오락적 느낌이 있도록 비쥬얼을 더 대단한 것으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훌룡하지만 워낙 시연을 하는 괴물들의 모습이 이 드라마의 핵심적 요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더 성공작일지는 물론 모른다. 7.5/10. % 이 .. 2021. 11. 22. 누가 나에게 고마워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21.11.18 사람이란 시야가 유한한 법이고 솔직히 말하면 아주 많은 사람들의 시야는 정말 시야라고 할 것도 없이 좁으며 자기 중심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어떤 사람이 자기가 이룬 것을 대부분이 아니면 전부 자기 탓으로 여긴다거나 남이 이룬 것을 자기 탓으로 여기는 문제다. 즉 내일이건 남의 일이건 다 자신이 이뤘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거의 떠먹이듯이 자식을 키워도 그 자식의 입에서 나는 참 나혼자서 척척 다 알아서 했다는 말이 잘도 나온다. 뭐하나 모르는 후배 열심히 키워주면 그 후배가 나중에 가서 나는 참 내가 모든 일을 다 알아서 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모든 것이 갖춰진 재벌 3세의 성공기도 결국 내가 피나는 노력으로 뛰어난 창의.. 2021. 11. 18. 내가 전두환이나 박정희 미화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 우리나라의 소위 보수층은 전두환이나 박정희를 미화하고는 한다. 하지만 나는 그걸 싫어하는데 그것은 단순히 그들이 누군가를 희생시켰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 보다 더 싫은게 있는데 그건 바로 일관성의 상실이다. 어떤 정치든 정치는 거시적인 것이므로 희생자를 만든다. 어떤 법도 희생자를 만들지 않을 수는 없다. 애초에 사람마다의 사정이란 서로 다르고 비교하기 어려운 것인데 그걸 법조문으로 고정시켜놓고 옳니 그르니 해봐야 거기서 불공정한 문제가 하나도 생기지 않을 방법이 없다. 그나마 법은 여러 학자들이 상의하여 만드는 것인데 독재정치는 어떻겠는가? 독재자들은 종종 민족과 나라를 위해 이러저러한 일을 결단했다고 말한다. 즉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큰 공동체를 위해 희생자가 .. 2021. 11. 18. 2030이 보수를 지지하는 이유 2021.11.16 최근에 두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20대 남성을 의미하는 이대남이란 단어가 요즘 자주 쓰인다는 말이 하나고 또 하나는 그 이대남이 보수후보였던 홍준표를 지지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요즘 2-30대에서는 보수진영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에 대해 몇몇 친여당 성향의 사람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생각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생각이야 서로 다르기도 한 것이고 생각이 없는 사람은 어느 세대에나 있으므로 이것은 제대로된 의견이라고 하기 어렵다. 우리는 2030 세대의 상황과 입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그들의 눈으로 정치를 보려고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중년 이상의 세대는 2-30대의 사람들은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 비해 3가지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 2021. 11. 16. 훌륭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21.11.21 우리는 훌륭한 사람에 대해 많은 교육을 받는다.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근면하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약속을 잘 지키고 등등 여러가지 좋은 특징에 대해 들으며 저렇게 사는 것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사실 교육받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나에게 도움을 주고 그것이 고맙다면 나는 '아 나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즉 경험에 의해서 우리는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이해는 조금만 곰곰히 생각하면 도전에 부딪히게 된다. 히틀러 같은 사람은 살아있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그가 나쁜 인간으로 여겨진다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만든다... 2021. 11. 12. 언론이 쓰레기가 되는 한가지 방식 21.11.12 거의 날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나는 언론들 욕을 하며 산다. 그것이 그냥 누군가 개인의 의견이라면 모르겠지만 언론사라는 기관의 도움을 받아 퍼지는 기사라면 그냥 이런 의견도 있다고 지나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기사가 거짓이거나 전혀 전문성이 없거나 정치적 의도가 너무 지독히 보이거나 한다면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기레기라는 말이 괜히 유행하는게 아니다. 최근에는 요소수 대란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서 그런 일을 겪었다. 요소수 문제를 보도하는 것 자체가 일괄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며 그건 오히려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문제는 과장된 보도들이 점점 더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가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언론이 요소수가 난리라서 나라 망한다는 식으로 자꾸 보도를 하면 할 수록.. 2021. 11. 12. 선택의 3원칙 21.11.10 인생에 있어서 진짜 문제는 오직 하나 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건 바로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이다. 이렇게 선택은 중요한 것이니 나는 이제까지 선택이라는 주제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는 했었다. 그렇다면 선택을 할 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원칙이란게 있지 않을까? 있다. 나는 그것을 선택의 3원칙이라고 부른다. 오늘은 그걸 소개해 보자. 1. 천천히 정보를 모아라.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 하는 것이다. 섯불리 그리고 필요이상으로 빨리 이거다라고 선택할 필요는 없다. 주어진 시간이 있다면 그걸 충분히 쓰면서 최대한 마음을 다잡으며 정보를 모으고 생각을 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의 다음의 다음을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 2021. 11. 10. 각자의 눈 21.11.9 누구나 자기의 경험과 입장에서 세상을 본다. 섯불리 중립이나 보편을 말하는 사람은 오만한 것인데 이는 자신이 지금 '세상의 진실을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다'는 자신감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이러저러한 것은 상식이다'라는 자신의 믿음을 과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눈과 입장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해도 세상에는 내 눈이 닿지 않는 거대한 무지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은 섯불리 그런 식으로 말하지 못한다. 전국 지도를 모르는 사람이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이 이 나라의 중간이다라는 말을 어떻게 하겠는가? 이런 예는 찾아보면 무수히 많겠지만 지금의 나에게 흥미를 끄는 주제중의 하나는 정치와 관련된 것으로 사람과 성공에 .. 2021. 11. 9. 결혼제도 정말 사라질까? 21.11.1. 결혼제도의 붕괴는 가정이라는 자연스러운 공동체 전통이 사라지는 일이다. 결혼제도가 꼭 영원할 필요는 없지만 그 공동체의 역할을 대신할 어떤 사회적 제도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많은 개인들은 여러가지로 취약해 질 것이고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출산률감소로 인한 젊은 인구의 감소다. 결혼제도 없이도 아이는 키울 수 있고 그런 방법을 찾아내면 된다고 할지 모르지만 설혹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연 수천년된 결혼제도가 사라지고 새로운 제도가 정착하는 과도기가 어느 정도의 혼란을 만들까. 그 혼란의 크기는 예측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가정은 말하자면 인간사회의 원형으로 수없이 긴 세월을 지켜온 것으로 그만큼 윤리적 가치관적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심하게 말한다면 가정이 없는 사회에서 .. 2021. 11. 2. 영화 듄을 보고 21.10.31.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듄을 보고 왔습니다. 요즘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에서 인기인데 그와 관련해서 여러모로 생각이 많이 나는 영화관람이었기에 몇자 적습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거의 없지만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이 영화에 대한 제 평점은 10점 만점에 7점쯤 됩니다. 잘 만들었다. 볼거리도 있다. 그러나 열광할 정도는 아니다. 이게 제 짧은 소감입니다. 듄은 본래 1965년에 출간한 프랭크 허버트의 인기 SF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며 1984년에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영화화한적이 있지만 이번에 다시 만들어 진 영화입니다. 듄은 기본기가 훌룡한 영화입니다. 한스 짐머의 음악도 좋았고 영상도 유치하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굉장한 스케일이어서 컴퓨터 그래픽같다기 보다는 .. 2021. 10. 31. 기술과 문화 21.10.27 기술은 문화와 합쳐져야 진정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다. 뿐만아니라 기술없는 문화는 결국 그 기술을 찾아낼 가능성이 크지만 문화없는 기술은 무의미하게 사장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더욱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은 오히려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예가 바로 조선의 한글과 금속활자였다. 그런 발명품들이 완전히 사장되고 당대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더라도 서구 문명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금속인쇄술과 서구의 알파벳보다 더욱 뛰어난 한글을 가지고도 조선은 일제에게 망하지 않았던가. 이는 존재하는 발명품이 최대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문화가 당시에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실 한 때 세계 최고의 도자기 기술도 가지고 있었다. 그걸로 일본은 큰 돈을 벌었고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2021. 10. 27. 민주와 촛불군중은 다르다. 21.10.26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문화적 차이는 다른 판단을 하게 만든다. 표면적인 대의명분보다 정치적 이합집산과 새로운 정권의 창출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이 문화적 차이다. 그리고 문화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우리는 한국정치를 새롭게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통상 한국의 정치를 보수와 진보내지 보수와 민주의 대립구도로 보지만 그것은 이제 너무 낡은 것이 되었다. 민주와 촛불군중의 태생과 문화는 다르다. 이제 한국의 정치는 보수와 민주의 이분법이 아니라 보수와 민주 그리고 촛불군중의 3분법으로 봐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한국의 정치를 공적으로 양분해 온 것은 보수와 민주세력이었다. 보수는 그 기원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등 해방직후의 기간, 군사독재의 기간에 두고 있으며.. 2021. 10. 26. 지난 10년의 한국 대중 문화를 돌아보며 2021.10.21 2009년에 내가 쓴 글을 하나 읽었다. 그 글에서 나는 새로운 사회적 변화는 이미 많이 일어났는데도 새로운 문화, 새로운 문학, 새로운 영화는 나오지 않는 것같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세상이 정말 바뀌려면 그런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그때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대중문화는 뭐가 바뀌었을까? 보기 나름에 따라 여러가지가 지적될 수 있겠지만 나에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중파 방송들이 컨텐츠 시장을 독점하던 세상이 TvN이나 Jtbc, OCN 같은 다른 방송에서 드라마와 예능을 만들고 히트를 치게 만드는 세상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나영석과 신원호 PD가 만든 작품들이다. 나영석은 여러 작품들을 했지만 꽃보다 할배를 2013년에 발표했고 삼시세.. 2021. 10. 22. 큰 문제와 큰 시야. 2021.10.18 유발 하라리의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라는 책을 최근에 읽었습니다. 이 책은 워낙 많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딱히 중심 줄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독후감을 쓸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한가지 중심 줄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류는 이제까지 겪은 적이 없던 거대한 문제들 (환경, 기술적 발전으로 인한 위협, 핵전쟁등)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그것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구적 연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런 연합의 뼈대가 될 수 있는 후보들을 여럿 거론하지만 사실상 어느 것도 확실한 대답이 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으며 세속주의를 제외하고는 답을 거론한다기 보다는 그것이 왜 답이 될 수 없는가를 설명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종교와 민족주의는 안되고 자유.. 2021. 10. 18.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17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