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816

역사와 자기 성찰 2021.8.7 정도의 문제일 뿐 우리는 모두 우물안 개구리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자기를 미화하는 환상에 빠지거나 반대로 남의 이야기에 빠져 자기를 비하하며 살고는 한다. 이런 환상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자기성찰이란 것을 하는데 이 일은 개인적 차원에서 할 때도 있고 집단적인 차원에서 할 때도 있다. 개인적 차원의 자기성찰의 결과는 자아발견이고 집단적 차원의 그것은 바로 역사다. 뒤집어 말하면 역사는 집단적으로 우리는 누구인가를 답하려는 노력이며 자아발견이란 자기 개인의 네러티브를 찾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개의 차원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노력을 같이 보면 우리는 개인적 자아발견에 대해서도 역사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는 것이 있다. 역사가 무엇인지, 한국의 역사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자아발견이 무엇인지.. 2021. 8. 7.
정보의 수집과 보존으로서의 세계사 제이콥 브로노우스키가 쓴 책, 인간 등정의 발자취는 인간의 역사에 대한 고전적인 기술을 보여준다. 그것은 화석에 근거한 인류의 진화에서 철기의 발명이나 수학의 발전, 건축학의 발전등 여러 분야들이 어떻게 발전해서 오늘날의 현대문명을 아니 오늘날의 인간을 만들었는가를 다각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이것은 물론 흥미롭고 유익한 관점이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단점이 있다. 우리는 이런 대단히 많은 분야에 대한 백과사전식 기술들로 부터 뭔가를 많이 배우는 것같으면서도 동시에 절망을 느끼게 된다. 정보의 양이 늘어날 수록 그런 정보들이 어떤 더 기초적인 관점과 통찰로 통합되어져야 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며 그렇지 않을 때 오히려 편견만 만들 것같다. 예를 들어 그 책에서 수학이나 건축학에 대해 혹은 고고학에 대해 몇십페이.. 2021. 8. 5.
작고 큰 것 사이의 모순들 21.8.2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고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있다. 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도 있다. 같은 의미의 말들은 아니지만 이런 종류의 말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작고 사소한 것들이 크고 중요한 전체를 결정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리 말하지만 이 말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모든 말들이 그렇듯 이 말들도 어떤 특정한 문맥에서만 옳지 절대적 진리는 아닌데 워낙 이런 말들이 세상에 흔하다보니 이 말들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같다. 내가 자주 이야기하는 옛날 이야기가 하나 있다. 30년도 넘은 이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한 때 공공주차장에서 돈을 받는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보면 경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그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데 당시에는 .. 2021. 8. 2.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를 보고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에 한동안 가지 않았다가 오랜만에 새로 개봉한 영화 모가디슈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미와 의미가 있는 영화다. 요즘 가장 힘든 분야가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250억이나 들여서 만든 보기 드믄 올해외로케 영화로 재미도 있고 응원도 해주고 싶은 영화였다.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하고 영화계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라고 권하고 싶으므로 스포일러를 되도록 자제하고 간단히 이 영화를 소개하고 싶다. 영화의 무대는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이며 시간은 한국이 아직 UN에도 가입하지 못했던 1991년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같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여기서 가벼운 충격을 받았다. 2021년에는 G7에 초대받는 한국이 30년전에는 UN 가입도 되지 못해서 아프리카의 빈국 소말리아의 .. 2021. 7. 29.
독재와 인공지능 2021.7.28 발달된 과학기술이 독재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공포는 세상에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조지오웰이 그의 소설 1984에서 빅브라더를 말하던 것이 한 예일 것이다. 오늘날 인공지능과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러한 우려는 더욱 구체화 되었는데 이는 실제로 수 많은 센서들이 세상을 감시하고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컴퓨터는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이미 안면인식 프로그램들이 수없이 많은 CCTV를 통해 정부가 찾아내고자 하는 사람을 빠르게 찾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오늘날 몇몇 사람들이 가지는 기술과 독재에 대한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같은 기술이 독재의 도구가 될 뿐만 아니라 독재적 시스템 속에서 그런 기술이 더 빨리 발.. 2021. 7. 28.
수동적인 삶과 행복 21.7.24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는 능동적인 선택을 하고 살고 어느 정도는 수동적으로 우리 주변의 환경에 떠밀려 산다. 그런데 이 능동성이란 행복이나 삶에 대한 만족감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이 점을 주목하고 능동적인 삶을 어떻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능동성이 우리의 행복에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우리는 우리가 능동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순간 다른 어떤 때보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 잘 알게 되기 때문이다. 즉 능동적인 삶이란 자아발견의 순간들이 연결되는 삶인 것이다. 앞에서 말한대로 우리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환경에 떠밀려서 산다. 그 첫걸음은 유아시절이었을 것이다. 유아시절이라면 부모가 정해준 경계안에서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믿으면서 살 수 밖에 없다. 청소년이 .. 2021. 7. 24.
꿈의 무모함, 꿈없음의 무모함 21.7.23 꿈은 이래저래 괴로운 단어다. 어른들은 청년에게 자꾸 꿈을 물어보면서 대답이 없으면 종종 너는 꿈도 없냐는 말을 한다. 마치 자기는 좀 더 어렸을 때 확고한 꿈을 가지고 살았던 것처럼 말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예나 지금이나 그런 사람은 드물다. 그러니 꿈따위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도 된다. 꿈이 아직 없는 청춘이 정상이다. 그런데 꿈이 괴로운 단어가 되는 이유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누군가 정작 어떤 꿈이 있다고 말하면 어른들은 그 꿈을 비웃거나 현실적이 되라고 말하면서 그런 꿈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어떤 어른들은 꿈을 캐묻고 어떤 어른들은 꿈을 비판한다. 때로는 같은 사람이 둘 다를 하기도 한다. 비판적인 어른들에게 그럼 어떤 꿈이 현실적이냐고 물으면 흔한 대답들은.. 2021. 7. 23.
BTS와 21세기 BTS가 6주연속 빌보드 1위를 한 끝에 자신의 신곡 퍼미션투댄스로 빌보드 1등을 갈아치웠다. 이밖에도 BTS는 지금 5곡 연속으로 빌보드 1위곡을 내고 있는데 이는 마이클 잭슨 이래 33년만의 기록이라고 한다. 기록은 계속 갱신되고 있으니 어쩌면 BTS는 기록상으로 마이클 잭슨을 넘어서는 가수가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섯불리 BTS가 누구보다 위대하다던가 BTS의 곡이 음악역사상 가장 뛰어난 곡들이라는 식의 해석을 내놓은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다른 시대, 다른 미디어 환경속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히 BTS가 훌룡하다는 것 이상의 해석이 필요하며, BTS가 어떤 희귀한 일탈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현상인지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없을 경우 우리는 B.. 2021. 7. 22.
이재명의 인터뷰와 시대적 과제 얼마전에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재명의 인터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인터뷰를 들으면서 한가지가 귀에 들어오더군요. 그것은 이재명표 다음정권은 과연 뭐가 다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면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부동산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이야기지만 이에 대해 이재명은 그 답이 관료장악이라고 말합니다. 언뜻 들으면 독재로 돌아가자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는 이 말은 시대적 요구를 잘 요약한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오랜 동안 개혁이 독재타도내지 권위주의 정권 교체를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는 지났습니다. 이제 한국이 진짜 개혁되려면 정권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사회의 기성 기득권 조직들 그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겁니다. 그 대표적인 집단이 바로 공무원 조직입니다. 한국의 역사를 .. 2021. 7. 18.
자발적인 참여의 힘 21.7.13 오늘날 세계에는 하나의 커다란 오해가 존재한다. 그것은 이 세계는 이미 문화의 시대로 접어든지가 오래인데 많은 사람들의 사고 방식은 여전히 봉건적이고 무력을 겨루는 전쟁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소프트 파워라는 말이 유행한지도 오래이지만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 하드 파워 중심으로 사고하고 소프트 파워가 세상의 중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오해는 도덕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바보같은 짓이다. 따라서 이 오해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는 사회가 세계를 문화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리드하게 될 것이다. 시대를 움직이는 진정한 힘을 전혀 인식할 수 없는 사회가 리더가 될 수는 없다. 문화의 방식과 무력의 방식의 사이에는 극명한 .. 2021. 7. 13.
Re: 나는 누구인가? 21.7.9 2013년에 나는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에서 이미 말한 바 있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려고 할 때 혹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할 때 우리가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의 바깥에 어떤 물건처럼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인식의 과정을 통해서 능동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점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우리가 가진 인식의 한계를 절감하는 일이 필요하다. 즉 우리가 이 세상에 대해 정말 작은 부분밖에 모른다는 것을 절감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겸손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지식이 작다는 것을 이미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그건 사실이 아니다. 대부.. 2021. 7. 9.
당신이 가진 가장 놀라운 생각 21.7.7 누군가가 '당신이 가진 가장 놀라운 생각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해보자. 나의 경우 지금으로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인간은 사이보그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사이보그 II가 되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가끔 하는데 그것이 충분히 구체적이 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당연한 생각이라 놀랍지 않아서 인지 그렇게 공감을 얻고 있지는 못한 것같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짧게 정리하는 글을 써볼까 한다. 먼저 인간이라는 말에 대해 써야겠다. 우리는 인간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인간의 DNA에 들어있는 정보로 태어나는 자연적 인간과 현대인이 인간이라고 부르고 인식하는 인간은 서로 다르다. 자연적 인간은 사실 침팬지보다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 달.. 2021. 7. 7.
법치와 정의 2020.8.17 우리는 대개 소시민들이다. 독재정권의 권력자라면 법같은 것은 무시하거나 내 맘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소시민들은 교통법규에서 세금 내는 법에 이르기 까지 자잘한 법들과 만났을 때 대부분의 경우 그게 법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사회 안의 일개 시민으로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느새 힘은 법이 가진 것이고 법이 세상을 바꾼다고 하는 생각에 익숙해 진다. 사실 법이 중요하기는 하다. 법은 인간이 가진 아마도 가장 위대한 도구 중의 하나일 것이다. 역사시간에 우리는 함무라비법전같은 오래된 법전에 대해서 배운다. 인간이 쓰기를 개발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 중의 하나가 바로 법을 기록한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해서 인간 사회는 단순히 독재자의 변덕스런 마음과 기억.. 2021. 7. 5.
테슬라 모델y로 목포에 차박여행하기 제 생일을 맞아 목포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새로 산 모델y로 차박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제 목표중의 하나는 충전없이 전주에서 목포 1박 차박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100% 충전으로 시작한 결과 집에 다시 돌아올 때 10%의 충전량을 보여서 아주 큰 무리없이 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전주에서 목포까지, 더 정확히 말해 이번 차박지인 신안비치호텔 주차장까지의 거리는 카카오네비로 찍으면 162km가 됩니다. 100% 충전량으로 출발해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잔여 배터리는 65%였습니다. 하룻밤 에어컨을 틀고 차박을 한 결과 15%가 줄어서 다음날 아침에는 50%가 됬죠. 그리고 목포의 고하도 전망대와 해밀칼국수 집등을 방문하느라 돌아다닌 결과 전주로 출발할 무렵.. 2021. 6. 30.
옳고 그른 것이 전부가 아니다. 21.6.28 우리는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신경을 쓰는 일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큰 착각이며 특히 요즘 시대 정신을 모르는 착각이라서 우리를 비합리적으로 만드는 이유가 된다. 수학이나 논리학에서 참과 거짓을 말할 수 있는 문장을 명제라고 하는데 개인주의적 시각이랄까, 고립계적 시각이랄까라고 할 수 있는 이 관점은 다음처럼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주목할 가치가 있는 정보는 모두 명제다. 우리는 이 관점에 이미 중독되어 이걸 그럴듯하게 말하기란 쉬운 일이다. 옳고 그른 걸 말할 수 없는 문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옳고 그른게 없으니 아무래도 좋은거 아닌가? 그런 걸 주관적 주장이라고 하지 않는 가? 우리는 객관적 사실에 주목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옳.. 2021. 6. 28.
나이가 드는 것과 판단이 빨라지는 것 21.6.26 사람마다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려운 이야기지만 내 주변의 노인들을 보면서 나는 문득 나이가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고 느낄 때가 있다. 그건 바로 판단이 빨라지는 것이다. 나는 이걸 좋은 거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건 나쁜 것이다. 판단이 빨라지는 것은 경험이 쌓여서 그렇게 되는 면도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큰 이유는 실질적으로 그 사람이 사는 세계가 점점 줄어들어서 그렇게 된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당신이 미지의 거대한 대륙에 처음 던져졌다고 하자. 당신은 이 세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서 조심스럽다. 그러니까 무슨 판단이든 느리고 대개의 경험은 신기한 것이 된다. 당신의 하루는 긴장의 연속일 것이고 놀라움의 연속일 것이다.. 2021.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