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16 데이터 자본주의와 새로운 신 21.9.30우리는 과거의 유물을 보면서 그걸 당시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 눈에 현대의 관점이라는 것도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거대한 피라미드나 불상같은 것을 생각해 보자. 그걸 보면서 '대단하다. 하지만 참으로 어리석고 불합리하군. 노동의 낭비야. 당대의 권력자들이 힘없는 백성들을 많이도 쥐어짰구나.'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물론 그런 면도 있겠지만 그건 신이 과거만큼 중요하지 않은 현시대의 관점이다. 당시의 관점으로 보자면 신은 생생한 실체였고 세상의 중심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신의 은총으로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시의 인구나 기술수준을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투자를 해서 신전을 짓고 기념비를 만드는 것이다. 사실 모든 것이 애초에 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 2021. 9. 30. 인과론과 우리의 삶 21.9.27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다 원인이 있어서 생기는 것이며 따라서 이 세상은 원인과 결과의 연쇄로 채워져 있다고 하는 생각을 우리는 인과론이라고 부르며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인과론은 사실 엄밀한 증명이 있어서 믿는 것이 아니다. 인과론은 오히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전제조건이다. 인과적인 관계는 언뜻 생각하면 매일 매일 계속 경험하는 것이라 별로 의심할 이유가 없을 것같다. 이런걸 생각해 보자. 누군가가 때려서 우리의 뺨이 아프다. 이럴 때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의 뺨을 때리는 행위를 원인으로 우리의 뺨이 아픈 것을 결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그때 마침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고 해도 그것이 뺨이 아픈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뺨을 맞으면.. 2021. 9. 27. 전주에서 모델y로 쑥섬가기 오늘은 가벼운 주제로 최근에 한 드라이브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쑥섬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하고 나로우주센터가 있어서 유명한 나로섬의 앞에 위치한 작은 섬입니다. 한문으로 쑥 애자를 써서 애도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쑥섬 이야기를 들은 아내가 거기에 가보자고 해서 말나온김에 긴 드라이브 삼아 쑥섬에 다녀왔습니다. 모델y의 100% 충전시 갈 수 있는 거리는 500km가 넘습니다. 에어컨도 안쓰면 더 가지만 현실적으로는 그정도지요. 쑥섬은 전주에서 200km정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왕복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쑥섬으로 들어가는 나로도항에는 전기차 충전소도 있기 때문에 DC 콤보 아댑터만 있었다면 더더욱 문제될 것이 없는 거리입니다만 안타깝게 아댑터가 없어서 완속충전소와 슈퍼차저만 사용해야 하는 저.. 2021. 9. 25. 귀족의 철학, 보통사람의 철학 2021.9.20 우리는 언제나 과거에 의존하여 미래를 바라본다. 그래서 과거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동시에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과거는 지금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 좋은 예가 이 세상은 지금 과거보다 더 민주적인 세상이며 앞으로는 더욱 더 그러할 것이라는 사실이고 과거의 세계는 지금의 세계에 비하면 단순하고 작았고 앞으로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철학자들의 말을 읽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그들의 말에는 대개 한가지 특징이 있다. 그들은 우리라는 말을 인간내지 인류라는 말로 쓴다. 즉 '우리는 어떻게 지식에 도달할 수 있는가'같은 인식론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고 할 때 그들이 말하는 우리는 그 자신이나 그 친구들이 아니라 영국인이나 프랑스인이 아니라 암묵적으로 인.. 2021. 9. 20. 전주도 변해야 한다. 오늘로 내가 전주에 살게 된 것도 6년 반이 넘었다. 전주에 산다지만 그저 조용히 내 삶을 사는 소시민인 나는 6년 반이란 세월동안 전주의 발전을 위해 애쓴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다. 그래서 전주에 대해서는 그다지 쓴 소리를 쓴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 6년반을 돌아보고 그 간의 전주의 변화를 생각해 보면 나는 뭔가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그 생각을 정리해 볼까 한다. 지난 6년반동안 전주가 변한 것중에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여기저기에 아파트 단지들이 많이 들어선 일이다. 그 아파트들의 가격이 너무 올라서 전주가 투기감시지역이 되기도 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또하나 눈에 띄는 것은 전주한옥마을의 쇠락이다. 물론 이는 전국적으로 가볼만한 곳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고, .. 2021. 9. 18.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읽고 21.8.15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읽었다. 데우스는 신을 말하며 하라리는 이 책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하고 우리 중 일부만이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호모 데우스가 되는 미래를 이야기한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할까? 우리가 인간이하라던가 인간을 넘어 신이 된다는 날이 온다고 말하려면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 인본주의가 상식이 된 오늘날 우리는 인간은 이성이나 언어적 능력을 가졌기에 우리가 동물 이상이라고 말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런 말에 따르면 인간이란 이성을 가지고 언어적 능력을 가진 존재를 말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동물과는 다른 존재가 되어서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보다 훨씬 무거운 코끼리나 훨씬 귀여운 개에게는 재산권이나 투표권을 허용하지 않고 .. 2021. 9. 15. 한국이 성장한 이유 21.9.12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서구가 세계를 주도하게 된 이유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다. 그에 따르면 그 이유는 본질적으로 서구만이 발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사실 서구는 중세때만해도 아랍이나 중국보다 뒤져 있는 지역이었다. 우리가 쓰는 숫자를 아랍숫자라고 하는 이유도 아랍지역의 수학이 서구로 진출하고 그것이 서구의 상업과 과학의 발전을 이끌었기 때문이며 과거의 중국은 일찌기 과학이든 문화든 서구보다 앞서 있었는데 그를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가 중국 정화의 선단이다. 서구의 콜럼버스 선단을 애들 장난처럼 보이게 만드는 정화의 선단은 서구보다 먼저 미대륙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것으로 그만이었다는 것이다. 즉 아랍이든 중국이든 세상은 변하며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스스로가 세계의.. 2021. 9. 12. 편견과 관용 그리고 착한 학생 증후군 21.9.6 편견이란 의견이 어떤 한 쪽으로 치우쳐진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좋지 못한 것, 피해야 하는 것으로 말해진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편견에 대한 관용을, 아니 그것을 넘어 편견의 절대적 필요성이나 편견의 찬양을 말해야 할 이유가 있다. 첫째로 오늘날은 아주 미디어가 잘 발달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사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옛날의 평균적 인간, 보통인간은 몇백, 몇천명의 평균을 말했다면 오늘날은 그 규모가 훨씬 더 커졌고 규칙과 압력이 많아졌다. 그 결과 편견을 가지지 말자는 정치적 올바름 (politically correct) 즉 PC는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되었다. 둘째로 편견은 사실상 개인의 특징내지 정체성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주변 사람과 다를 때 바.. 2021. 9. 6. 따분함에 대한 단상 2 인간은 신기하고 불쌍한 생물이다. 쥐나 토끼로 살아 본 적이 없으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쥐나 토끼의 삶은 그렇게 많은 자극이 필요없다. 아메바가 지루해서 죽었다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듯 동물의 삶은 인간의 그것에 비하면 지루한 반복의 계속인데도 동물들은 그럭저럭 자기를 지키며 산다. 토끼는 여전히 토끼일 수가 있고 쥐는 여전히 쥐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어떤 의미로 불완전하다. 인간이 생물학적인 의미이든 문화적인 의미이든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빠르게 진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인간은 제자리를 지키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인간은 따분함을 잘 견뎌내질 못한다. 침팬지나 코끼리에게 만년전의 삶이 지금과 달라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인간은 만년전과 지금이 전혀 다르다. 인간.. 2021. 8. 26. 조민보다 떳떳한 사람만 조민에게 돌을 던져라. 어제 오늘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취소 결정으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이에 대한 절차적, 법적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다만 이 문제가 그렇게 복잡한 문제냐고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분노하게 되는 군요. 말은 엄청 많지만 결국 적어도 조민씨와 관련해서 핵심적인 사항은 하나 입니다. 그 놈의 동양대 자원봉사 표창장이 허위 경력이라는 것. 그게 진짜 허위냐 아니냐를 논하기 전에 애초에 그 표창장이 누군가가 오랜동안 공부해서 따낸 의사면허를 위협할 문제가 됩니까? 설사 그것이 서울대 자원봉사 표창장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대 측도 법원증언에서 그들의 발표에서 거듭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그리고 그런 질문 자체가 엄청난 코미디입니다. 어느 대학이나 대학원이 자원봉사 .. 2021. 8. 25. 스마트홈과 모델y 모델y를 산지 이제 3달이 되어간다. 결론적으로 말해 나는 이 차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오늘은 생활사무오락공간으로서의 모델y란 부분에 대해 뜨거운 여름을 보낸 경험과 함께 좀 자세히 한번 적어 볼까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테슬라만의 특징도 아니고 전기차만의 특징도 아니지만 나는 이 부분이 점차 중요해 질거라고 느끼며 이런 것들은 점차 집이나 사무실로 확장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즉 집과 전기차가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비슷해 지는 것이다. 바깥이 매우 더운 날 내가 주차장에 주차된 모델y에 갈 때는 먼저 핸드폰으로 차의 온도조절을 시작시킨다. 그렇게 하면 바깥 온도가 35도가 넘어도 내가 탈 무렵에는 이미 차안의 온도는 내가 설정한 온도로 내려가게 된다. 그렇게 해놓고 천천히 주차장으로 걸.. 2021. 8. 24. 대선에 있어서 역사의 중요성 21.8.21 요즘은 다음 대선에 대한 걱정이 앞을 가린다. 잘못된 지도자가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 우리의 역사와 외국의 사례들이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오죽하면 일본의 아베나 스가 총리를 한국의 네티즌들이 응원하겠는가. 저렇게 계속 하면 일본 망할테니 쭉 그렇게 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제 대선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것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역사고 네러티브다. 한 지도자가 한 나라를 50년쯤 통치한다면 그래도 이야기가 다를지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대통령은 겨우 5년의 임기 한번으로 끝난다. 그 기간동안 뭘 이루던 그것이 온전히 그 하나의 정권, 그 한 지도자의 성취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게다가 해방직후의 극심한 가난속에서는 뭘 해야 할지가 아주 분명하고 기본적이었다. 그럴 .. 2021. 8. 21. 식민지 근대화론의 본질은 인종차별이다. 일부 한국 사람들도 그렇지만 일본 사람들 중에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모욕이며 이것은 자신의 인종차별적 믿음을 고백하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걸 당연히 옳은 것으로 여기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시비를 따지기 위해 토론할 여지가 있는 문제로 여길 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하여 한국과 일본이 친하게 지내자고 하는 것이다. 차라리 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원수라고 말한 다음에 식민지 근대화론을 떠들던지 아니면 나는 한국이 싫다고 말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떠들어야 그나마 앞뒤가 맞다.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는 친하게 지내자고 말하면서 혹은 심지어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된 덕분에 근대화된 것은 역사적으로 사실이 아니냐 운운하는 것은 바보같은 소리아니면 매우 사악.. 2021. 8. 19. 개혁, 그렇게 해도 될까? 최근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잠깐 들었다. 아내가 참 좋은 이야기같다면서 나에게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의 말을 듣게 했기 때문이다. 과연 운전중에 들어서 잠깐 들은 것이지만 좋은 말이 많았던 것같다. 하지만 이 글은 박태웅의 말을 칭찬하는 글도, 엄밀히 말하면 박태웅의 말에 대한 글도 아니다. 흔히 그렇듯 그것이 시초가 되어 내 생각은 다른 곳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내가 들은 부분은 관료개혁에 대해서 그가 말한 부분이었다. 그가 지적하는 부분은 두 가지로 하나는 관료는 정권이 바뀌어도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개혁에 저항하는 경향이 있어서 정부와 장관의 개혁도 좌초시키는 기득권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 관료가 실질적으로는 조선시대 과거나 다름없는 일반론적인 교육만 받아서 뽑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 2021. 8. 17. 일본이 한국의 식민지가 되는 날이 올까? 21.8.16 일본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부채는 엄청나게 쌓여서 그리스를 능가한지 오래고, 후쿠시마 원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치적 무능이 지나치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토요타도 전기차로 세상이 바뀌면서 얼마나 갈지 모른다. 일본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관광으로 먹고 살기도 어렵다. 가장 관광을 많이 오는 것이 중국과 한국인데 스스로 그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가장 큰 위협은 뭐니 뭐니 해도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조선을 삼키는데 실패했고 이제 그 조선에 의해 더욱 빠른 망국의 길을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스스로가 내리는 선택이다. 지금이라도 일본이 변하고 독일이 그렇게 했듯이 보다 보편적인 역사관을 가지고 주변 국가와 공존번.. 2021. 8. 16.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는가. 21.8.11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적어도 수십년은 세상에서 반복된 것이고 아마도 실제로는 수천년간 계속 반복된 질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오늘은 이 질문을 시발점으로 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볼까 한다. 이 질문에 대해 우리가 즉각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이 질문의 답은 있다와 없다 중의 하나이어야 할 것같은데도 사실은 둘 다 답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단언하는 사람은 오만한 것이고 그럴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인간을 순전히 짐승으로 보는 것이다. 이 질문은 경상도 남자는 착한가라는 질문과 같은 오류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여기서 부터 생각을 시작해 보자. 인간은 유한하다. 그래서 어떤 남녀관계에도 성적인 순간이 있을 수 있다.. 2021. 8. 11.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1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