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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1685

객관화의 환상과 제도 개혁 15.5.15 장자의 천도편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제나라 환공이 성인의 말씀이 쓰여진 책을 읽고 있었는데 마루아래서 수레바퀴를 깍고 있던 윤편이 그 성인이 이미 죽고 없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자 그 윤편이 말한다. “그렇다면 공께서 읽고 있는 것은 옛 사람의 찌거기군요.” 환공이 화가 나서 왜 그런가 물었더니 윤편이 이렇게 대답한다. 자기도 바퀴를 깍고 있는데 그 비결을 아들에게 가르칠 수가 없어서 여전히 이 늙은 나이에도 바퀴를 깍고 있다는 것이다. 성인도 분명히 자기가 체득한 것을 책에다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성인의 책이란 옛사람의 찌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근에 나는 생태도시만들기라던가 자동차없는 도시를 만들자는 주장을 하는 책을 하나 읽었다. 그 책은 저자의 존경할만한 노력덕분.. 2015. 5. 15.
정치가가 아니다. 나는 요즘은 정치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나 나름대로 한국의 정치문제에 대해 결론이 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은 바뀌기도 하는 법이다. 그러니 오늘은 그 결론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 볼까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정치의 결론은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은 .. 2015. 5. 11.
다문화정책 논란은 본질이 없다. 아침에 기사를 읽다보니 요몇년간 자주 있었던 다문화정책에 대한 논란이 또한번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이 논란은 그 본질에 해당하는 부분은 그저 당연한거 아냐라고 말해지고 무시되어지며 잘못된 질문에 집중하는 느낌을 받아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최대.. 2015. 4. 27.
상상력이 가난한 나라 한국은 빠르게 성장한 것을 자랑해 왔다. 심지어 한국의 대표그룹인 삼성조차 세계최초의 물건을 만들기보다는 빨리 남이 하는 것을 쫒아가는 것을 잘한다고 자랑할 정도다. 빨리 빨리 저 고지로 가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런데 그게 공짜가 아니다. 남이 이미 오른 고지에.. 2015. 4. 15.
산책 시대 걷는 것을 찬양하는 사람은 많다. 걷는 것은 육체적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에도 좋다. 게다가 뭐든지 빨리빨리를 하는데 익숙한 현대인에게 다시금 약간은 느리게 살수있는 적응시간이 되기도 한다. 시간을 내서 걷는 것은 특히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 더욱 좋은데 그 이.. 2015. 4. 14.
불편한 러닝맨이 보여주는 한국 주말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런닝맨을 부분적으로 같이 볼 기회가 있었다. 이번화에서는 여자손님들과 짝을 지워서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러닝맨이 재미있으면서도 내내 불편하더니 키쓰미션이 나오는 쯤에 되어서는 좀 많이 불편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비판의 목소리.. 2015. 4. 6.
타이야키와 붕어빵 어제는 길을 가다가 보니까 타이야키를 판다고 하는 집이 있었다. 붕어빵이란 말이 있는데 굳이 타이야키라고 하는 것은 마치 국수를 안팔고 멘이나 누들을 판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같아서 좀 기묘해 보였다. 물론 일본식 붕어빵이 한국의 것과 똑같지는 않다. 그러니까 일본식 붕.. 2015. 3. 31.
재미있게 살기 2015.3.30 나는 딸아이에게 항상 재미있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는 것도 재미있게 살기 위한 것이니 그것을 잊지 말아라 라고 말하는 것이다. 재미있게 산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세상을 보면 우리는 재미로 산다라던가 재미를 위해 산다라는 말을 오히려 금기시 하는 교육을 자주 받는 것같다. 학교는 어떤 미리 정해지고 고정된 것을 가르치려고 한다. 나가야 할 진도가 있고, 학사일정도 있으며 학생들이 공부해온 전통이 있다. 그리고 그 내용도 따지고 보면 종종 희생과 인내를 말하는 일이 많다. 학교와 대부분의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런 저런 해야할 일을 말한다. 그것은 돈을 번다던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나라의 발전에 기여한다던가 정의를 실현하고 .. 2015. 3. 30.
달의 뒷편, 사물의 뒷편 2015.3.15 달은 언제나 앞쪽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래서 달의 뒷편이란 존재하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의 상징이 되었다. 오늘은 책을 읽다가 문득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작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세상은 즐거운 곳이라는 입장에서 말하는 작가와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한 곳이라는 입장에서 말하는 작가다. 사람들에게 널리 공감을 얻어내는 사람은 후자다. 다시 말해 많은 작가들은 이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그리고 나서 그 고통을 벗어날 희망을 말한다던가, 그 고통을 줄일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때로 특정한 구절이나 특정한 글에서 사랑이나 인생이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고통이 그 본질인 삶에서 한줄기 즐거움을 찾았다는 문맥을 취한다. 어둠이 없으.. 2015. 3. 25.
사장님과 박사님 한국에 오면 나는 시간이 지나기 전에 이런 건 좀 신기하네 싶다는 것을 그것이 비록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적어두기로 했다. 그 같은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당연한 것으로 변해서 우리 눈에 띄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한국에는 참 커피숍이 많다는 것을 목격.. 2015. 3. 20.
바보와 욕망 2015.3.19 세상은 바보로 가득차 있다. 나도 바보지만 세상사람들도 그렇다. 바보가 그저 바보인 것으로 끝나면 슬프고 화나는 일이 적겠지만 바보도 욕망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바보가 원하는 것이 있다라는 말만큼 우리를 슬프게하고 화나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바보는 바보니까 자기 일을 잘 못한다. 자기 일을 잘 못하는 것은 애초에 바보의 바보짓중에 별로 큰 일도 아니다. 바보의 진짜 답답함은 자기가 뭘해야 하는 지를 모르고 뭘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일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잘 못하는 것은 둘째치고 엉터리 같은 짓을 해서 문제를 만들어 내거나 작은 문제를 터무니 없는 큰 문제로 만든다. 그리고 그 문제에 빠져서 허우적대면서 괴로워 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그런 .. 2015. 3. 19.
세상과의 거리 우리는 먹고 사는 일, 각자의 코앞의 욕심에 쫒기어 사는 일을 하면서 살게 된다. 그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기조차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일상에서 머리를 들고 좀 더 먼 곳을 바라보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그저 먼 곳을 바라보기만 한다면 그것도 곤란하다. 우리가 .. 2015. 3. 18.
종교의 이유 15.3.16 얼마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첫번째로 맞는 생신날에 있던 일이다. 어머니의 소망에 따라 우리 가족은 절에 들려서 제례에 참석했다. 나는 천도제 의식을 따라 절을 하고 금강경을 읽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나는 종교의 이유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종교비판글을 쓴 적도 있고 어떤 기성종교의 신자도 아니다. 하지만 세상에 이토록이나 많은 종교가 있고 신자가 있는 것에 아무런 이유도 없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를 종교인이게 하는가. 비록 내가 그날 떠올린 종교의 이유가 가장 큰 이유는 아닐지라도 나는 이것이 인간이 종교를 가지는 이유중 중요한 한가지가 아닌가하고 그날 느끼게 된 것이다. 내가 떠올린 종교의 이유란 바로 우리를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사는 존재 .. 2015. 3. 16.
지식과 체험2 15.3.9 나는 법칙과 지식은 다른 모든 것이 그렇듯이 어떤 근본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핵심적으로 인간의 의지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라고 지식과 체험이라는 글에서 썼다. 그리고 나서 보니 지식이나 법칙 혹은 형식을 만들어 내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중요성에 대해 몇마디 더 정리해 보는 것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식이나 법칙은 일종의 형식이다. 예를 들어 땅의 어딘가에 선을 긋고 여기는 서울 저기는 경기도 하고 구분을 하는 것이다. 그러한 구분을 만들어 내게 하는 원천은 형식 이전의 체험이며 나는 우리가 지식의 극한에 이를수록 이 지식이라는 형식이 놓치는 것이 점점 더 치명적인 오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했던 것이다. 지식이나 형식이란 일종의 요약과 같은 것이다. 수없이 많은 사과를 먹.. 2015. 3. 9.
진리를 찾아서 15.3.3 진리를 찾아서라는 말은 우리들이 일상에서 입에 담기에는 종종 너무 무거울 때가 있다. 여러분이 친구들 모임에서 나는 진리를 찾아서 살고 있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대개의 경우 그 모임의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 것이다. 나는 돈이나 명성이나 멋진 이성을 얻기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익숙한 웃음으로 환대받을 것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른 새벽에 일어나 홀로 있을 때 그것을 입에 담아보면 진리란 여전히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진리가 뭔지 몰라도 우리는 진리를 찾고 싶다. 그것이 살아가는 의미를 가르쳐 주고 행복을 줄 것만 같다. 마음의 평화를 줄 것 같다. 진리를 찾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지만 대표적인 것들에는 종교적인 방식과 과학적인 방식이 있다. 종교적인 구도.. 2015. 3. 3.
지식과 체험 15.2.28 우리는 오늘날 정보가 폭증하고 과학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가 급증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여러가지 종말론이나 극적인 긍정론을 내놓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과학이나 기술이 극도로 위험해 지는 미래를 상상하거나 반대로 그것들이 천국과 같은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의 답이 무엇인가를 묻기전에 우리는 그 질문 자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과학이나 기술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가를 묻는다는 것은 과연 가장 중요하고 올바른 질문일까? 예를 들어 종교나 예술이 어떻게 미래를 바꿔갈 것인가에 대해 마찬가지로 긍정론자와 부정론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이나 기술이 종교나 예술보다 더 중요해 보이는 시대에 우리는.. 2015.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