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685 이해하기에 대한 생각 2015.2.26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라는 말은 우리가 사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존재라는 말과 완전히가 아니면 거의 같은 말이다. 그런데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몇번이나 이 질문과 부딪힌 적이 있고 이에 대해 말한 적이 있지만 오늘은 그것을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하자. 통상 우리가 뭔가를 이해했다라고 말할 때 우리가 뭘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우리가 이해의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전보다 더 간결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해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지극히 간단한 것이거나 더 간단한 형태로 표현될 수 없을 때 우리는 거기에서 아무 것도 이해할 것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간단한 형태라는 것도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1969123이라는 숫자를 보자. .. 2015. 2. 26. 한옥의 바닥 우리의 바닥 15.2.16 조선한옥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는 바로 좌식 생활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한국 사람들은 침대와 의자를 쓰는 입식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좌식생활이란 종종 가난하고 미개했던 과거에 불편한 것을 모르고 살았던 풍습처럼 여겨지곤 한다. 예를 들어 입식생활과 좌식생활 즉 의자 생활을 하는 것과 바닥에 앉는 것중 어느 것이 더 편한가를 묻는다면 아마도 현대의 많은 한국인들, 특히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당연히 의자에 앉는 생활이 편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때로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의 행동을 배신한다. 나도 얼마전 나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기전까지는 내가 좌식을 싫어하는 줄 알았고 좌식생활은 무조건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하여 재미있는 사실을 기억.. 2015. 2. 16. 뇌과학에 대한 잡담의 기록 15.2.4 오늘은 리켄의 연구원으로 있는 지인 그리고 츠쿠바대학의 조교수로 있는 지인을 연달아 만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잡담을 했습니다. 그 주요주제가 되었던 것은 뇌과학이었는데 내가 늘상 하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기억이 살아있을 때 몇자 적어놓습니다. 과학 프로그램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통상 정의입니다. 즉 이것은 이것이다라는 정의를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도입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 사랑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에 간단히 답할수 없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한 논문에서 사랑이란 곧 섹스라고 했다고 해봅시다. 물론 이 경우 그 저자는 나는 사랑은 섹스가 전부라.. 2015. 2. 14. 작고 큰 집 만들기 15.2.13 나이든 사람들은 지겹게 들어봤을 새마을 찬가라는 노래의 가사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동산 만들어 알뜰 살뜰 다듬세'. 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을 만들기 운동은 여러가지를 의미하지만 단골처럼 등장하는 것이 벽화그리기 같은 마을 미화사업과 텃밭만들기 같은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마을과 집을 개조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특히 외양을 말이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집바깥이 아니라 집안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우리는 집안을 개조하는 것에 대해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개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라고 하면 팔자좋아서 사치하는 사람의 일정도의 이미지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은 경우에 따라 분명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하지만 .. 2015. 2. 13. 행복공동체와 행복의 자신감 15.2.11 우리는 혼자서 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무조건 우주적인 규모와 보편성으로 시야를 넓혀서 나는 이 온 우주와 함께하지 않으면 살지 못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 나름의 어려움이 당연히 있다. 이 말도 어떤 문맥에서는 옳은 말이지만 우리는 한계를 가진 작은 존재이고 따라서 우리의 손을 뻣치고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주변의 것들에 보다 더 많이 의존하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만 생각하다가 밥먹는 것을 잊고 굶어 죽으면 곤란하다. 온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는 것처럼 외롭다면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는 사람도 나에게 남편이나 아내만 옆에 있다면 그럭저럭 한 세상 살아갈 자신이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사람이 진짜로 배우자만 있으면 아무 것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한.. 2015. 2. 11. 학생방의 문제 15.2.7 산다는 것이 습관이 되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살게 된다. 그러다가 어떻게 기회가 생겨서 생각을 해보게 되면 비록 제대로된 대안을 찾기는 어려울 지라도 아 이게 문제가 있구나 당연한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나에게 있어서는 방들이 그렇다. 새 집에 새 가구를 넣을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게 싼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아무래도 두번 생각하게 된다. 꼭 필요한 것인지, 이게 어디에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그런데 두번 생각하게 되면 자꾸 그게 세번이 되고 네번이 된다. 뭔가가 찜찜하다. 그러다가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 나는 내가 뭐가 찜찜했던 것인가를 알게 되곤 한다. 좀 이기적인 것이지만 나는 안방에 대해서 거실에 대해서 부엌에 대해서 먼저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래서 음.. 2015. 2. 7. 객관도 없고 주관도 없는 글쓰기 2015.2.4 얼마전에 나를 찾아준 한 손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글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내가 쓰는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별로 좋게 평가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아주 많은 글이 있으니 내가 남의글들에 불만이 있다고 해도 그 이유가 하나일 리는 없다. 또 어떻게 모든 글에 불만일 것인가. 그러니 세상에는 내가 불만을 가지게 되는 글들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고 그 이유도 여러가지이지만 그중에 자꾸 반복되는 것이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인다. 나를 반복해서 찡그리게 만드는 것은 바로 객관적 글쓰기다. 나는 이것이 잘못되기 쉽고 실제로 종종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때로 객관적인 사실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글을 써야 한.. 2015. 2. 4. 엽기적인 그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 최근에 인천유아원폭행사건이 벌어져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아이를 유아원에 보내는 부모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관련동영상을 나도 본 적이 있는데 거구의 여성이 정말 어린 아이를 전력으로 때리고 있었다. 아이는 마치 날아가듯이 쳐박혔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 2015. 1. 29. 세상으로 부터 받을 빚 사람은 세상에 빚을 지고 산다라고 하는 말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세상으로부터 받을 빚이 있다라는 말도 그에 못지 않을 것이다. 돌부처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라면 우리는 모두 세상으로 부터 뭔가를 받고 뭔가를 준다. 삶이 단순하고 삶에 대한 성찰이 깊어.. 2015. 1. 27. 설득과 삶의 방식 15.1.24 남을 설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오늘날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설득이 바로 광고라는 것을 생각해 봐도 이것을 알 수 있다. 광고란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어떤 상품을 사도록 설득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과학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설득작업중의 하나는 바로 연구비를 타내는 일이다. 연구비를 신청하고 타내는 작업은 그 비용을 내는 사람들에게 이 연구는 해야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작업이다. 그 설득이 성공적이면 연구비가 나오고 그렇지가 못하면 연구비는 없어지고 나아가 아예 연구팀 자체가 없어진다. 문제는 오늘날 과학연구에서 일상 생활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것들이 소비적이고 비싼 것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냥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거나 과학연구를 하는 것이.. 2015. 1. 24. 좋은 집과 공간의 분리 15.1.22 나는 좋은 집에 살아 보고 싶다. 한편으로는 맨몸뚱아리 하나 말고는 다 부질없는 것이니 2-3평 방한칸이면 사는 데 족하다는 말에 공감을 하지만 또 나의 생각과 생활에 맞는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좋은 집이 될만한 집이 어떤 것인가를 발견하고 그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은 것이다. 좋은 집이 뭔지 알아도 그런 집은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형이거나 노력하여 도달하기에는 지나치게 공이 많이 드는 것일 수 있지만 그래도 그게 뭔지 알고 싶다. 나는 그래도 공부를 하는 사람이니 그저 남이 만든 것을 보고 그것이 왜 좋은 것인지도 모른채 와 이거좋네 하기 보다는 나 나름대로 생각해서 좋다는게 뭔지를 정리하고 싶다. 그렇다면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오늘도 나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너한테 좋은 집이란.. 2015. 1. 22. 21세기형 인간의 새로운 관계 2015.1.19. 우리는 종종 그것을 잊어버리지만 인간의 사회는 인간의 특징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건물의 한층의 높이는 왜 그정도일까? 그것은 당연히 인간의 통상적인 키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사례는 인간의 평균키 정도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의 사회는 지난 몇백년 몇천년간 엄청나게 변했는데 인간은 여전히 몇만년전과 유전적으로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몇만년전은 커녕 몇천년 몇백년전의 사회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크게 다르다. 유전에 의해 결정된 인간과 사회적 현실의 간격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간격은 어떻게 메워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언제나 메워질 수 있는 것일까? 혹시 이 간격을 메울 수 없기에 사회적 진보도 한계에 부.. 2015. 1. 19. 장농과 집 장농이 뭘까.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옷따위를 넣어두는 장과 농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요즘은1인가구가 늘어나는 등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사람들은 장농에 익숙하다. 대개의 집에서 가장 큰 안방에는 한쪽 벽을 가득 채우는 이 장농이 있다. 그만큼 장농이란 한국의 보편적 문화다. 그러나 장농이 진짜 뭘까를 생각해 보면 입맛이 점점 써진다. 내가 보기엔 장농이란 바로 한국사람들은 대충지은 집에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 중의 하나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파트건 빌라건 단독주택이건 어느 집에서도 사람이 사는데 그냥 빈몸만 들어가서 사는 일은 없다. 사람이 살면 여러가지 물건이 같이 사용되기 마련이고 따라서 모든 집에는 그런 물건들을 넣어둘 수납공간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수납공간의 문제가 해결되지 .. 2015. 1. 17. 멋지게 떨어지기 15.1.16 토이스토리에 보면 두 주인공인 우디와 버즈가 과연 버즈가 날 수 있는가에 대해 싸우는 이야기가 나온다. 버즈는 자신이 날 수 있다고 말하고 우디는 그건 나는게 아니라 그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건 그저 멋지게 떨어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나의 은퇴를 생각하면서 이 논쟁이 생각이 났다. 나의 나이는 아직 50이 되지 않았으므로 통상적으로 말해서 은퇴를 할 나이는 아니다. 그런데 나는 은퇴를 하려고 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과학잡지에 논문을 통과받으면서 사는 일이 재미가 없어서다. 오늘날 직업적으로 말했을 때 논문쓰기가 싫어졌으면 연구원으로 살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들처럼 하는 일을 그만두고 시민운동을 하기로 했다거나 귀농을 해서 농사를 짓는다거나.. 2015. 1. 16. '아버지'에 댓글 달아주신분들께 부친상때문에 제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좀 부족했습니다. 지금도 여파는 상당하군요. 뭐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다만 그러다보니 댓글에 답을 하거나 하는 일을 하기에는 의욕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격려의 말씀들 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015. 1. 9. 아버지 그 이름은 강시산. 산이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는 2015년 1월2일 저녁 7시반에 영원히 눈을 감았다. 그가 태어난 것이 1936년이고 가난한 농부의 첫번째 자식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삶이 힘든 것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미 보여준다. 그는 일제시대에 조선인으로 태어나 어린 나이에 한국.. 2015. 1. 3. 이전 1 ··· 56 57 58 59 60 61 62 ··· 1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