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685 방문객과의 한 대화 : 한국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몇일전에 내가 사는 곳으로 한 사람이 방문했다. 그는 역전 앞에서 나를 만나 시작도 끝도 없는 잡담을 몇시간하고 돌아갔다.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었는데 그 점에서는 같았다. 우리는 만나서 그저 잡담을 했다. 생각나는대로, 그냥 말이 이어지는대로 잡담을 한 것뿐이다. 그 내용을 기억.. 2014. 8. 5. 지속되는 것의 아픔 14.8.5 최근 아버지가 폐암판정을 받으셨다. 그때문에 이따금씩 우울해지곤 한다. 외국에 있는 아들로서의 죄송함, 그간 더 잘해드릴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같이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걱정같은 것이 아무래도 나를 누른다. 폐암판정을 받으셨다지만 아버지가 당장 오늘이나 내일 어떻게 되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은 매우 안좋다. 고령이시고 이미 체력이 많이 안좋으시다. 아버지는 9년전에도 다른 부위의 암수술을 한 적이 있는데 이미 그때 아버지의 체력은 크게 금이 갔다. 그러니 상황은 매우 안좋다. 수술은 고려의 대상도 아니고 항암치료의 부작용이나 잘 견뎌내실지가 의문이다. 아버지는 이미 기침이나 가슴 통증, 식욕감퇴, 감기증상등으로 고통을 많이 겪으셨다. 하지만 그런 증상은 나빠지다가도 또 조금.. 2014. 8. 5. 2층집에 대한 동경 14.8.3 집중에 제일 좋은 집은 아마도 내가 아직 살아보지 않은 집일 것이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은 항상 기쁨이니까. 여러가지 집들은 다 장단점이 있고 따라서 비록 반년도 되지 않아 싫증이 날 것 같아도 아직 그런데서 살아보지 않았다면 한번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주로 그래서이겠지만 나한테는 2층집에 대한 동경이 있다. 이것은 반드시 크고 멋진 집에 대한 동경은 아니다. 큰 집에 한 번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내가 2층집을 생각할 때는 아주 작은 집이라도 2층집이라면 재미있을 것같다는, 그런 느낌인 것이다. 사실 전에 자동차에 대해 말할 때도 언급했지만 이게 기본적으로 내가 사물을 보는 방식이다. 저거 재미있을까, 저게 나에게 어떤 상상을 펼치게 해주는가, 그것이 중요하다... 2014. 8. 4. 매춘의 이유 14.8.2 이성이 다른 이성을 좋아하는 것 특히 남성이 여성을 그것도 예쁘게 꾸민 여성을 좋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문장은 모든 남자를 남성이라는 단어하나로 평균내고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만나며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모두 지워져 있어서 거의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통상 우리가 생각하듯이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서 매춘이 번성하고 접대부가 돈을 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그걸 윤리라고 부르던 아니면 상식이라고 부르던 어떤 정상인에 대한 테두리가 있다. 우리는 그 테두리를 넘어서면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그런 테두리를 넘어서면서도 안 넘어섰다고 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핑계와 환각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식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2014. 8. 2. 내가 기독교인이 아닌 이유 한국에는 예나 지금이나 교회가 참 많습니다. 나도 어리고 젊을때 여러번 교회에 올 것을 권유받았으며 실제로 교회에 다닌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뭐건간에 지금 이 순간 저는 어떤 주요종교의 신자도 아니며 기독교인도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면 누가 저에게 와서 저는 교회에 다닙니다라고 자기 소개를 한다면 일단 그 사람은 저에게 약간 감점을 받은 상태가 됩니다. 저는 기독교인이 모두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감옥에 있는 죄수들도 다 나쁜 사람들은 아닙니다. 그래도 누군가를 감옥에서 만나면 조심하게 되죠. 마찬가지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누가 나에게 와서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한다면 특히 개신교도로서 교회에 다닌다고 하면 저는 더 조심합니다. 그러니 그냥 기독교인이 아닌것.. 2014. 7. 14. 우리가 서로 싸우게 되는 이유 : 역지사지 14.7.10 역지사지란 입장을 바꿔서 문제를 생각해 본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걸 할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소설책을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감동하고 이야기에 빠져들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능력을 항상 잘 발휘할 수 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우리가 뭔가를 얻거나 잃으면 우리의 처지는 달라지게 되는데 그에 따라 우리의 생각은 또 바뀐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된다는 것을 자주 자주 잊어버리는 것이다. 추울 때 더울 때 생각을 못하고 아플 때 건강할 때 생각을 못하며 가난할 때 부자일 때 생각을 못한다. 역지사지의 문제는 가지는 것, 소유의 특성때문에 더욱 큰 문제가 된다. 소유란 비대칭적인 특징을 가진다. 내가 좋아하는 예는 오렌지쥬스다. 10% 오렌지 쥬스만 마시다가 100%.. 2014. 7. 10. 우리가 서로 싸우게 되는 이유 : 책임의 문제 14.7.9 살다보면 사람들과 말다툼을 하거나 그 이상도 하게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그때마다 다른 것일까 아니면 여러가지 싸움과 다툼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세상의 여러 측면들을 다 고려하고 어느 정도 만족감을 가지고 답하려면 책 한두권을 쓰는 것도 충분치 않을 것이다. 나는 그보다는 하나의 키워드로, 그것을 붙잡고 세상을 관통해서 문제를 일순간에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키워드는 여러개가 있고 세상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봐질 수 있다. 그렇게 할수 있는 키워드 중의 하나는 바로 책임의 문제다. 1. 일본 영화중에 피쉬스토리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보면 한 무명밴드가 피쉬스토리라는 음악을 녹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는 이 노래가 어떻게 세계.. 2014. 7. 9. 인문학이 바로 서야 대학이 산다? 2014.7.2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이자 두산중공업 회장이 조선일보의 6월30일자 칼럼, 인문학이 바로 서야 대학이 산다를 썼다. 제목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으로 차있는 이 칼럼을 나는 몰랐는데 가끔 가는 블로그인 내마음의 풍경 (http://sellars.blog.me/220047208348)에 그에 대한 비판글이 올라와서 알게 되었다. 칼럼의 요지는 사회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요구가 있지만 취업률에 있어서 뒤지는 인문학과를 이대로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인문학은 중요하지만 인문학과와 인문학과 졸업생은 이대로 둘 수 없다는것이다. 이 글을 접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인문학이 뭔지도 모르면서 인문학에 대해 논하지 말라는 위 비판글에 동조하는 생각이 들었고 애초에 이성이 힘을 쓰지 못하는 한국분위기에.. 2014. 7. 2. 만족스런 선택을 위한 한가지 원칙 2014.7.1 일전에 임대할 집을 찾아보려고 인터넷에서 물건을 보던 날이 있었습니다. 사진들을 보면서 이 집이 좋군 저 집이 좋군하고 막연히 집들을 보다가 곧 저는 몇가지 기준을 마련해서 집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즉 좀 엉성하게나마 가격과 구조와 주변환경과 인테리어 같은 여러 항목을 정해서 각각에 대해 이건 몇점 이건 몇점 하는 식으로 집을 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집의 일부 특징에 눈이 빼앗겨서 기본적인 평가를 망각하게 되기가 쉽습니다. 다락방이 따로 있는 집에 눈이 멀어서 다락방만 찾다보면 다른걸 다 잊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삶이란 선택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선택이 곧 삶이고 따라서 선택에 필요한 요령이나 원칙은 이 정도가 다 일 수는 없습니다. 평가와 .. 2014. 7. 1. 한을 가진 한국인, 정을 가진 한국인 14.6.23 최근에 1993년에 나왔던 임권택감독의 영화 서편제를 봤습니다. 이 이야기는 원작이 이청준의 소설 서편제이며 지금도 뮤지컬로 만들어져서 상연되고 있습니다. 2014년에 다시 본 서편제는 그저 담담하게 보기엔 너무 슬픈 이야기였으며 단순히 슬픈 것을 넘어 무섭게까지 만드는데가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것을 우리는 그저 슬프다고 하지 않고 한이 맺혔다라고 하지요. 적어도 나이가 40이 넘은 사람들은 한국인의 정서는 한이라는 말에 익숙할 겁니다. 누가 시작한 말인지는 몰라도 예전에는 참 자주 돌아다니던 말이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는 한이다. 한국인의 정서는 한이다. 이 서편제안에서도 노래를 잘 부르려면 한이 있어야 하고 그 한을 넘어서야 한다는 대사가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전부터 왠지 이 말.. 2014. 6. 23. 왜 한국은 삼성보다 못한가. 최근 김승수 전북대 교수가 삼성의 국가 지배를 비판하는 발표를 했다 ( 이에 대한 기사는 여기 ). 나는 그렇게 자주 재벌 비판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재벌에 의한 국가지배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관심있게 이 기사를 읽었는데 읽으면서 말하자면 반대의 질문이 떠올랐다.. 2014. 6. 9. 박원순이 한일에 대한 소감 박원순이 다시 서울 시장에 당선되었다. 요즘 세상에서 내가 칭찬하고 싶은 정치인이다. 선거기간에는 굳이 선거 운동하는 것처럼 칭찬하지 않았다. 만약 박원순 대신 정몽준을 서울 사람이 뽑는다면 나는 그게 서울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뽑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 사람의 다.. 2014. 6. 6. 합리적으로 살기 위한 세가지 원칙들 14.6.4 제 블로그의 글들은 대부분 합리적으로 살아간다라는 문제와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아빠가 되고 난 후 과연 합리적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뭘까, 합리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아이에게 뭘 가르쳐야 하는 것일까 하는 질문들을 던지게 된 것이 제 블로그의 시작이었으니까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돌아보면 저는 그것을 책들속에서 찾기도 하고, 사색을 통해 과학과 역사와 철학에서 찾기도 했던 것을 알게 됩니다. 이번에 그것들을 정리한 것이 바로 합리적으로 살기 위한 세가지 원칙들입니다. 1. 나의 테두리를 인식하라. 합리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삶의 테두리, 사물의 테두리입니다. 합리적이지 못하게 되는 우리의 실패의 대부분은 바로 이.. 2014. 6. 4. 선거철, 조직 타령에 대한 경고 대학시절 총학생회 회장선거에 나선 친구중 하나는 내가 보기에 특이한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학생들이 어떤 질문을 하던 그 문제는 위원회를 만들어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저런건 대답이 될수 없으며 스스로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것도 아는 것도 없다는 말을 하.. 2014. 5. 29. 철학자와 정치가 그리고 장사꾼 한국사람들은 우산장수에게는 우산장사의 도가 있고 택시운전사에게는 택시운전사의 도가 있다라는 말같은 것에 익숙하다. 이 말의 해석은 사람마다 좀 다를지 몰라도 확실히 요즘 세상은 누구나 자신의 도를 찾아야 하는 시대가 된 것같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었을 때 그를 그린 한 .. 2014. 5. 27. 진보를 욕망하는 인간론 머릿말 우리는 누구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세상의 서로 다른 문화권들은 서로 다른 답을 내놓고 있다. 또 시대적으로도 서로 다른 여러가지 답들이 말해져 왔다. 우리가 의식하건 하지 못하건 인간관은 우리 사고의 출발점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날 어떤 인간관이 우리를 조종하고 있으며 어떤 인간관이 바람직한 것일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으면 안된다. 세상을 지배하는 인간관들 과학의 시대이며 서구적 관념이 세계를 지배하는 오늘날,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두가지 직관들이 아닌가 한다. 그것들은 하나는 플라톤적 인간관이고 또하나는 진화론적 인간관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플라톤적 인간관의 핵심은 인간은 인간이다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모든 인간은 이상적 .. 2014. 5. 22. 이전 1 ··· 59 60 61 62 63 64 65 ··· 1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