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19 마블의 영웅과 무빙의 영웅 23.9.15 한국과 미국의 영웅은 명확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무빙이 나오기 이전까지도 그 차이는 명백했다. 하지만 나는 점차 그 차이를 더 강하게 느끼고 더 지겨워하게 된 것같다. 예를 들어 디즈니에서 하고 있는 다른 드라마 아소카는 스타워즈 이야기의 연장판인데 잠깐 틀었다가 꺼야 하는 수준이었고, 아직 나오지도 않았지만 레벨문이라고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의 예고편을 보니 화면은 화려한데 장면 장면만으로도 또 이거야 하는 것이 있어서 영 볼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는 한국의 슈퍼 히어로 영화가 드디어 재미도 있게 만들어 지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슈퍼 히어로 영화나 드라마들이 이전보다도 더 수준이 떨어진 채 그들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일.. 2023. 9. 15. 과학과 철학의 사이 23.9.14 철학과 자연의 거울을 쓴 리처드 로티는 이미 1979년에 모든 학문의 기초를 제공하는 분야로서의 철학이란 허구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가장 원천적이고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분야를 철학이라고 여긴다. 과학이나 기술이 아닌 그것의 배후에 있는 어떤 것을 생각하면 그것은 보통 철학이라고 여겨지게 되는 것이 이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과학이나 기술은 건물의 1층쯤이 되고 그것보다 더 깊은 곳을 파헤치면 그 밑의 영역으로 가게 되므로 그것은 자연히 철학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과학과 철학이 그런 것이 아니라 마치 서로 다른 곳에 있는 빌딩의 1층이라면 과학이나 기술의 근본을 생각하거나 과학과 관련되지만 과학이론은 아닌 것을 당연히 철학이라고 여기는 것은 옳지 않.. 2023. 9. 14. 결혼과 가족의 의미 22.9.13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옛날 영화가 있다. 당대에는 아주 유명했던 영화지만 이제 나온지가 25년이 되고보니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보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이 옛날 사랑 영화를 보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결혼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한가지 오해를 하는 일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 젊은이들은 참 안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세상에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넘쳐나고 가족이 주는 억압이 지긋지긋하다는 말도 많다. 그런 주장이나 의견이 일 리가 없는 것은 아니며 각자의 삶은 각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반드시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30년이나 50년전쯤의 사람들은 그럼 사랑.. 2023. 9. 13. 한국정치는 더 좋아질 수 있을까? 23.9.12 힘든 시절이다. 얼마전에는 하지도 않아 내버려 두었던 트위터에 갔다가 불쑥 이렇게 글을 쓰고 말았다. 나는 홍범도 장군을 존경합니다. 독립을 위해 인생을 바친 분에 대해 이런 걸 굳이 말해둬야 하는 시대다. 나는 이런 시대가 싫다. 요즘은 나보다 시사 뉴스를 더 많이 보는 아내는 한국이 절망적이라면서 화를 낸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어둠이 깊은 걸 보니 해가 뜰 때가 멀지 않았나 싶다고, 나라가 거의 망해가니 망하고 나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말해 두었다. 즉 지금은 나라가 진짜로 망하기 전에는 제 길을 갈 희망이 없어보인다. 경제적 폭망이든 외교적 폭망이든 모두가 아니 이럴 수가 싶은가 정도의 대재앙이 진짜로 와야만 하나보다. 그러기 전에는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입을 멈출 생각이 없어.. 2023. 9. 12. 상대주의라는 말의 함정 23.9.5 객관적 절대적 진리나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대주의라는 말은 지나치게 단순하게, 따라서 지나치게 나쁘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절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순순히 동의하면서도 그것에서 벗어나는 일을 완전한 혼돈이나 윤리적 파국과 동일시 하고 그래서 상대주의를 사악한 일로 여기고는 한다. 이런 태도를 가지면 말을 어떻게 하든 우리는 다시 어떤 절대주의로 돌아가게 된다. 다만 그것을 공공연하게 말할 경우 반박당할 것이 두려워 위선적으로 행동할 뿐이며 따라서 이것은 쉽게 우리를 독단적으로 만든다.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남의 생각은 어차피 무의미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절대가 없다는 말이 이 세상에는 어떠한 보편성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2023. 9. 5. 마음과 영혼 23.9.4 많은 사람들은 사람이 마음과 영혼을 가진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마음과 영혼이라는 개념들은 생각해 보면 어떤 목적이 있어서 만들어진 말일 뿐 근거가 있는 말들이 아니다. 다시 말해 사람이 마음과 영혼을 가졌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분명한 효과가 있으며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진짜 이유일지, 진짜 답일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효과란 무엇일까? 먼저 마음에 대해 말해보자면 그것은 마치 우리 몸속의 작은 인간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마음같은 단어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몸을 마치 로보트나 자동차같은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우리 몸안의 어떤 작은 인간이 조종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왜 이런 생각이 필요하냐면 우리는 우리 몸이 우리 자신이 아닌 것은.. 2023. 9. 4. 과학자와 철학자 23.8.29 철학은 어떤 다른 학문보다 더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며 이런 의미에서 가장 엄밀한 학문이다. 철학은 과학보다 더 근원적인 것을 탐구한다. 이런 그릇된 주장은 오랜동안 널리 받아들여졌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의 큰 원인중 하나는 우리는 과학을 할 때도 우리가 과학 이전의 것 즉 형이상학적 가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출발점이 없는 사고란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형이상학이란 과학이 아니라 철학의 영역이므로 우리는 철학의 전문가인 철학자가 형이상학을 만들면 그 위에 과학자가 과학을 쌓아올린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철학자들은 물론 철학을 하지만 역사적으로 과학에 대한 철학은 오히려 거꾸로 만들어 졌다. 과학이 먼저 나오고 그 .. 2023. 8. 29. 대한민국의 반대말은 뭘까? 23.8.27 보름쯤 전 나는 지식과 비교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의 핵심은 우리가 뭔가를 생각할 때 우리는 우리가 그것을 암묵적으로 무엇과 비교하고 있는 지 혹은 그것의 반대를 무엇으로 여기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왜냐면 우리는 그걸 자주 잊어먹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을 때 우리는 삶에 대해 무수히 많은 지식들을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지식은 우리가 무의식속에 가진 그 삶의 반대에 대한 생각에 의해서 제약되게 된다. 마음속에 친구나 형제에 대한 경쟁의식으로 가득 찬 사람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말하다보면 결국 그것은 그 친구나 형제보다 더 잘 사는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집착은 우리의 눈을 가린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그런 집착.. 2023. 8. 27. 어른스럽다는 게 뭘까? 23.8.24 나이가 든 중장년세대나 노인 세대가 종종 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같은 나이일 때 기준으로 보면 요즘의 청년세대는 과거의 세대에 비하면 더 어린애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할 나이가 된 30대의 대화를 들어도 그것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대화인지 성인의 대화인지가 구분이 안간다고 한다. 이같은 추세는 사실 지금의 중년이나 노인들이 청년이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김구 선생이나 유관순 열사 세대같은 100년전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의 중장년도 같은 나이였을 때 그 위의 세대보다 더 어린애처럼 행동하는 면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는 특정세대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은 점점 더 어린애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 글의 진짜 질문이 나온다. 어.. 2023. 8. 24.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23.8.18 어제는 최근 화제가 되는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는 그다지 좋은 점을 찾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제가 이 영화가 근거한 책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안났기 때문에 책의 3분의 1정도를 다시 읽은 상태에서 영화를 봤는데 앞의 부분은 책의 요약같은 느낌이 많이 나더군요. 이 책이 저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첫째로 신선한 해석이나 인간에 대한 공감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오락성도 약했습니다. 사실 놀란 감독은 단순히 오락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예술영화를 찍는 사람은 아닙니다. 신기한 상상력이든 참신한 비주얼이든 뭔가 자극이 되는 걸 제공해주.. 2023. 8. 18. 제 3의 지식 23.8.17 일찌기 인간을 묻는다를 쓴 제이콘 브로노우스키는 인문학과 과학을 지식의 서로 다른 양태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 지식의 또 다른 양태 즉 제 3의 지식이라고 부를 만한 것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AI다. 우리는 AI를 제 3의 지식으로 인식하고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AI가 지식의 다른 양태인 이유는 첫째로 그것은 세상에 대한 정보의 압축물이라고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간단히 말해서 많은 데이터를 컴퓨터 최적화를 통해 압축해 놓은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것은 자연에 대한 관찰에서 찾아낸 자연법칙을 기술하는 수학공식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AI는 과학적 지식과 다른 성격을 가진다. 그것이 AI가 지식의 다른 양태인 두번째 이유인.. 2023. 8. 17. 한국 경제전문가의 기초적 모순 23.8.16 한국에서 경제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아니면 대부분 하나의 모순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대개 경제 진단을 하고 그에 맞는 정책은 이거라고 말하는 일이 많다. 다시 말해 경제 정책이 경제의 미래를 바꾼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분석에는 정치가 없다. 즉 과거 30년 40년을 돌아 볼 때 그들은 보수와 민주 정권의 차이를 거의 말하지 않거나 무시한다. 이는 한가지 결론을 만드는데 보수던 민주던 결국 정권을 잡으면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나라는 해방이래 똑같은 사상과 정치를 펼쳐왔고 따라서 그 안에서 정치없는 경제분석이 의미를 가진다. 즉 경제는 정치와 상관없는 법칙에 따라 변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없다면 그들의 경제 분석은 의미가 없다. 그런데 그런 주장.. 2023. 8. 16. 위대함이 실종된 시대 23.8.16 사려깊음이나 조심스러움은 물론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누군가의 모범이 되거나 어떤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은 요즘 낡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이상을 제시하고,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일 자체가 포기되고 비웃음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남는 것은 변화하지 않고 썩어가는 그래서 결국은 짐승처럼 변해가는 사람들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살아보면 인생에 제자리란 없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제자리에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의식은 흐릿해 진다. 그저 매일 매일 하던 일을 반복하면서 점차로 왜 그걸 하고 있는지를 잊어가게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되돌아 보면 도대체 지난 몇년간 혹은 몇십년간 내가 뭘 했던건가 하는 생각이 들거나 .. 2023. 8. 16. 물리학자와 철학자의 차이 23.8.14 최근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책과 한국 철학자 김성환의 책을 연달아 참고할 일이 있었다. 두 책의 이름은 물리학 법칙의 성격과 17세기 자연철학이라는 책이었는데 두 책을 연달아 참고하다보니 물리학자와 철학자의 입장이 너무 극명하게 갈려서 그것에 대해 몇자 써보기로 한다. 이건 두 사람중의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현대과학의 핵심이 뭔가하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물리학자와 철학자가 느끼는 것, 정확히 말하면 강조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물리학자가 강조하는 것은 정확성이다. 예를 들어 뉴튼의 중력법칙은 그냥 무거운게 다른 걸 더 세게 잡아당긴다라는 것이 아니다. 이 중력법칙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무게에 비례한다는 정확한 수식으로 써질 수 있고 과학자들은 이걸.. 2023. 8. 14. 지식과 비교 23.8.12 우리는 언제나 비교에 의해서만 무언가에 대해서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여기 강국진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여러분이 강국진을 여자와 비교할 때면 우리는 그에 대해 남자란 어떤 것인가를 중심으로 알게 될 것이다. 강국진을 고릴라와 비교한다면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을 중심으로 그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강국진을 돌멩이와 비교한다면 우리는 생명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그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개 지식을 이러한 비교를 통해서 얻어낸다는 것을 잊는다. 그것도 아주 자주 그렇다. 그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무엇과 비교하고 있는지가 무의식의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고 할 때에도 이미 그것이 뭔지를 거의 정확히 알고 있다는 가정속에서 시작한다. 그.. 2023. 8. 12. 법과 현실 23.8.11 세상에는 시스템이 있고 법이 있고 조직이 있다. 예를 들어 수사는 형사가 하고, 기소는 검사가 하고, 변호는 변호인이 하며, 판결은 판사가 내린다는 식의 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 경험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시스템이란게 형식적인 구조대로만 움직인다고 믿지 않는다. 여기에는 몇가지 모순적인 현실이 있다. 형식만 강조하면 세상에 되는 일이 없고, 형식을 무시하면 그것 나름대로 되는 일이 없다. 그 형식이란 건 말하자면 기계의 설계도 같은 것이다. 조직은 수학 정리를 증명하는 논리적인 단계처럼 혹은 기계를 구성하는 부품들처럼 이런 저런 명분과 논리속에서 형식적 구조를 가지며 당연히 이 구조는 매우 뛰어난 사람의 사상을 반영하고, 많은 경험이 누적되어 만들어 진 결과다. 그러.. 2023. 8. 11.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1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