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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말의 폭력성 우리라는 말을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중에서는 그 말을 폭력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다수는 자신이 폭력적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한다. 오히려 스스로를 민주적인 사람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왜냐면 그들은 우리라는 말이 가지는 폭력성을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모든 일에 우리를 집어넣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에는 중국집에 가서 식사를 시킬 때 우리 짜장면 하나 짬뽕 하나 시켜서 나눠먹자라고 말하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자라나는 세대들을 마치 천연자원처럼 생각하며 국가가 의사나 군인이나 이공계 학생이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일까지 여러 차원에서 벌어진다. 사소한 예에서 시작해 보자. 왜 중국집에 가서 우리 이렇게 시키자라고 하는 것이 폭력적일까? 사실 이 말 자체가 폭력적인 것은 아니다.. 2025. 2. 24.
지식이라는 상품 지식은 오늘날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 되었다. 그리고 지식을 데이터라고 부르던 기술이라고 부르던 정보라고 부르던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식은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상품과 다른 점이 있는데 그걸 복제하는데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mp3 음악파일은 수만번 수백만번 복사해도 재료비가 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식이라는 상품과 기존의 자동차나 콜라같은 상품은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물론 이 차이는 진짜다. 하지만 이 차이는 생각만큼 크지는 않은데도 지식과 물질로 된 상품의 차이가 커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그 상품으로서의 지식에는 반드시 그걸 둘러싼 환경이나 플랫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일단 이것에 주목하게 되면 우리는 물질로 된 상품에 있.. 2025. 2. 17.
생산하는 AI와 소통하는 AI AI는 생산하는 기계이면서 동시에 소통을 위한 미디어 이기도 하다. 이 두가지는 모두 아주 중요한 것이지만 아직은 사람들이 AI를 생산을 위한 기계로만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AI기술이 생산을 위해 사용되면 될 수록 AI가 소통을 위한 미디어라는 점은 더 더욱 부각될 것이며 AI가 소통문제를 크게 개선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AI 기술이 생산 기술로 사용되는 것에도 한계가 있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제 아무리 마술처럼 AI가 생산을 하는 기계라고 하더라도 생산은 반드시 소비라는 문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생산은 인간이 하건 AI가 하건 그걸 유통시키고 소비시켜야 가치와 의미가 있다. 자동차나 건물을 순식간에 수만대, 수만채를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소비할 수 있는 길이 없으면 그건 그냥 자원낭비.. 2025. 2. 16.
소크라테스의 글쓰기 비판 플라톤의 파이드로스는 문자로 기록된 책이지만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로 하여금 글쓰기를 비판하게 하고 있다. 그 비판이 무엇인가를 듣기 전에 우리는 먼저 이 시대가 구술문화가 문자문화로 전환되는 시대였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때는 말하기의 방법인 수사학이 소피스트에 의해 가르쳐 지는 시대였다. 그러므로 문자 문화의 소산인 철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 조차도 아직 구술문화적 전통을 어느 정도 당연시 하던 때이고 뒤집어 말하면 우리만큼 문자에 중독되어져 있지 않았던 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크라테스가 파이드로스에게 말한 글쓰기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소크라테스는 다른 무엇보다 글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글이란 마치 언제나 같은 소리를 내는 녹음기처럼 누가 읽.. 2025. 2. 7.
최후의 전쟁 성장과 소비라는 관점에서 보면 세계는 최후의 전쟁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최후의 전쟁이 반드시 많은 사람을 죽이거나 인류를 멸망시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아는 자본주의는 끝낼 가능성이 크다. 아니 뒤집어 말하면 만약 자본주의가 가까운 시일내에 끝나지 않는다면 그건 최후의 전쟁이 아니다.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성장으로 자본주의의 수명은 연장되고 최후의 전쟁은 더 뒤에 오게 된다는 뜻이다.  문제의 핵심은 생산력을 높여서 그것으로 부자가 되고 성장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 소비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점에 있다. 만약 누군가가 거의 공짜로 금을 마구 생산하는 기술을 만든다면 먹어서 없어지지도 않는 금의 값어치는 폭락할 것이다. 실제로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 기술의 발달.. 2025. 2. 5.
글쓰기에 대한 선입견 세상의 말들은 다 어느 정도 선입견이 붙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글쓰기라는 말에 나쁜 선입견들이 붙어 있다.  그 선입견들 중의 하나는 글쓰기가 인문학에 대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글쓰기란 국어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이라던가 소설가나 시인이 가르치는 거라는 느낌이랄까. 만약 여러분이 복지센터에서 글쓰기 교실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면 많은 분들은 아마 그 강사가 소설가이거나 인문학자라고 생각할 것이고 글쓰는 요령이 이러저러하다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생각할 것이다. 글쓰기와 과학자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이 곧 사고이고 사고가 곧 글이다. 인간의 사고는 적어도 대부분 언어로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쓰기가 인문학이라는 생각은 마치 사고는 인문학적으로만 하는게 당연하다는.. 2025. 1. 31.
자동차로 생각해 보는 AI 대중화의 조건 세상의 물류는 철도가 나온 이래 크게 변했다. 그때까지는 물길을 따라 배에 물건을 싣고 물건과 사람을 나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었다. 육로 수송은 느리고 비쌌다. 그래서 물길이 없으면 상업이 번성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철도가 들어서자 사람도 물건도 혁신적으로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고 물류가 달라지자 도시의 번성 조건도 달라졌다. 한마디로 제약이 줄어든 것이다. 19세기 철도 대중화는 엄청난 철강 수요를 만들었고 영국이나 미국은 전국을 철도로 뒤덮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러한 제약의 감소는 자동차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한번 극적으로 일어난다. 자동차는 도로를 따라 개인들이 각자 원하는대로 움직인다. 기차처럼 정해진 길만 가지 않을 뿐더러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는게 아니다. 기차는 말하자면 집단으로 움직이.. 2025. 1. 30.
경제학의 짧은 역사와 미래 세계의 경제 역사를 요약하는 한가지 방식은 그것을 생산과 소비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의 세부사항이 달라짐에 따라 그걸 다루는 방식인 경제학의 입장도 달라져 왔다. 우리는 경제학의 역사를 전근대- 산업혁명 시대 -제국주의 - 복지국가의 시대로 나누고 우리가 지금 어디로 달려가는가를 고민할 수 있다.  먼저 전근대의 농업 기반 사회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이때를 언제나 생산이 부족했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이때의 생산은 주로 농산물이었고 전쟁이나 가뭄, 질병등으로 사람들이 대량으로 죽고는 했기 때문에 과잉생산이라는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때는 인구를 늘리고 농산물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만이 유일한 경제 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경제학이라는게 이때 있었다면 경제학은 그냥 생산을.. 2025. 1. 28.
철학의 부재 그 자체가 위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지금의 삶의 방식 즉 근대적 삶의 방식이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은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지적들은 대개 뭔가 잘못되어있다는 것에 멈출 뿐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는 이르지 못했다. 예를 들어 생태주의라던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던가 실존주의라던가 하는 20세기이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사상들은 근대적 삶의 방식이 문제를 가졌다는 지적을 하기는 하지만 근대 사회를 대체할 대안적 사회를 제시하는 것에는 실패하고 있다. 이런 사상들은 대개 개인들의 내적 성찰과 윤리적 반성을 촉구하는데 그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새로운 사회가 올 것인가? 그럴 리가 없다.  예를 들어 문명 사회 이전에 존재했던 수렵 채집 사회를 생각해 보자. 인구가 증가하고 수렵 채.. 2025. 1. 27.
거대 AI의 개발이 가장 급한 일일까? 챗GPT3.5의 등장이래 세계는 핵경쟁을 이야기할 정도로 AI에 대한 치열한 경쟁에 들어섰다. 그야말로 가장 먼저 AGI라고 불리고는 하는 슈퍼 AI의 개발에 도달하는 나라나 회사가 지구 정복이라도 할 것같고 나머지는 식민지가 될 것같은 분위기다. 몇백조의 투자를 발표하는 일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제 규모가 작은 회사나 나라는 이런 경쟁에서 가망이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AI 투자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많이 있는데 이런 주장이 꼭 틀린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지금 세계가 좀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조만간 AI에 투자한 사람들이 큰 낭패를 보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AI 개발을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회사의 성공 사례와 혼동하는 것같다. 즉 AI를 개발한 선점.. 2025. 1. 25.
사상은 옳거나 그른게 아니다. 식당에서 줄을 서면 당연히 집단적으로 말해 가장 효율적으로 일이 이뤄진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건 내가 줄을 서도 다른 사람도 줄을 설 것인가하는 것이다. 내가 줄을 섰는데 다른 사람들은 줄은 안서면 나만 손해볼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일찌기  죄수의 딜레마라는 문제로도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이 협력하면 두 사람 다 좋은 결과를 얻지만 한 사람이 배신하면 나는 나쁜 결과를 얻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을 수 없어 서로 배신하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경험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던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에 기반해서 우리의 판단을 결정하므로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판단을 결정할 근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종의 학습모델을 상상할 수.. 2025. 1. 25.
일본의 근대화, 한국의 근대화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있어서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하고 조선을 식민지로 삼은 사건만큼 크고 무겁게 느껴지는 일도 없다. 그런데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이유는 당연히 복잡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우리가 찾는 방향과 규모에 따라 답도 다를 것이다. 나는 일본과 한국의 근대화라는 주제로 몇가지 생각을 했는데 그것을 여기에 기록할까 한다.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은 에도시대에도 상업이 번성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에도시대란 도쿠가와 막부 성립때인 1603년부터 메이지 유신이 일어난 1863년까지의 시대를 말한다. 일본의 진정한 근대화는 미국의 페리제독이 일본에게 통상조약을 강요하기 시작했던 1853년정도부터 시작되지만 일본의 근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바탕은 일본은 .. 2025. 1. 25.
가부장제와 남자들의 좌절 가부장제는 대가족 제도에서 가장 연장자인 남성이 가족을 이끌고 대표하는 관습을 말한다. 이제는 가부장적이다라는 말이 쓸데없는 권위를 부리려고 한다는 말의 대표가 될 정도로 가부장제는 시대에 뒤진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 가부장제의 흔적속에서 고통받는 것은 결코 여성뿐만이 아니다. 가부장제가 낡은 것이 된 시대에 남자도 이때문에 크게 고통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자는 대표이고 책임지는 사람이 되라고 교육받았다.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 한쌍이 있으면 나서서 일을 처리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남자가 되어야 할 때가 있다는 선입견이 있달까. 이러한 선입견이나 관습으로 인해 여성들이 기분이 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는 거의 그런 것이 사라졌기는 하지만 여전히 남자가 대표 여자는 보조라는 식의 관습은 많이 남아.. 2025. 1. 23.
안다는 것의 구조 일찌기 미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껍질을 깨고 성장하는 유기체처럼 교육을 파악하면서 교육을 로맨스-세밀화-일반화의 3단계가 반복되는 과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로맨스의 단계는 어떤 새로운 분야에 눈뜨고 관심을 가지게 된 단계다. 세밀화의 단계는 그렇게 눈 뜬 새로운 분야에 대한 구체적 지식들을 빠르게 쌓아가는 단계다 그리고 마지막 일반화의 단계에서 사람은 잔뜩 쌓아올려진 지식들을 일반화과정을 통해서 압축하는데 그렇게 되면 수많은 지식들은 어떤 일반화된 규칙의 여러 예들에 불과하게 되므로 새로운 지식들은 더이상 신기하거나 새롭지 않게 된다.  예를 든다면 우리는 살다가 어떤 새로운 것에 눈을 뜬다. 그것이 과학일 수도 있고, 이성교제일 수도 있으며, 요리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야구나 문학일 수도 있다. .. 2025. 1. 22.
미디어의 흥망성쇠와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왜 이럴까? 이에 대해서 답하는 한가지 방법은 이 세상을 주도하는 미디어를 관찰하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미디어란 사람들이 각자의 혹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보를 나누고 협력을 하게 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렇게 미디어를 말하면 사실 상당히 많은 것들이 미디어라는 말속에 들어오게 되는데 예를 들어 언어는 물론 사회도 하나의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들이 어떤 주어진 사회에 모여살기 때문에 살아가는 방법이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사회 시스템이라는 것이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특정한 형식을 가진 미디어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미디어는 흥망성쇠를 겪는다는 것이다. 이는 일찌기 문명의 붕괴라는 책에서 조지프 테인터가 말한 바 있다. 다만 그는 문명에 대해서 말했지만 .. 2025. 1. 22.
나의 나라, 그들의 나라 서부지법이 폭도들에게 공격당했다. 유튜브 영상이며 공중파 뉴스에서 나오는 그 공격의 장면들은 영화속 장면같았다. 유리창을 깨고 난입한 폭도들은 서버를 부시고 문을 부시고 영장을 내준 판사의 이름을 부르며 죽이겠다고 서부지법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직원들은 공포를 느끼고 옥상으로 피신했었다던가? 윤석렬계엄내지 내란으로 시작된 지금의 사태는 결국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헌법에 비추어 보면 이 일은 분명히 윤석렬의 잘못이다. 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공화국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단순히 누가 법을 어겼다의 문제가 아니다. 나라가 둘로 쪼개져서 서로의 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렬은 오히려 자신을 처벌하는 것이 법치주의가 망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 2025.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