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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흔들린다. 우리는 객관적 세계가 필요하다. 그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의 타인이 없어도 그렇다. 왜냐면 나는 여전히 10분전 혹은 어제의 나와 소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 눈에 보이고 내 손에 느껴지는 이 세계가 일관성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을 믿을 필요가 있다. 그것없이는 매 순간 순간의 세계는 서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고 나는 아무 것도 인식하거나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조금의 질서와 일관성도 보이지 않는 혼돈스런 물의 흐름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실제로는 물의 물리적 특성때문에 그런 물도 완벽히 혼돈스럽지 않지만 우리는 혼돈스런 물을 보고 뭘 생각할 수가 없고 뭘 이름붙일 수가 없다.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뭔가가 존재한다고 느낀다고 해.. 2023. 12. 23.
결혼과 육아는 정말 미친 짓일까? 나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리고 그 두아이는 이미 20대의 어른으로 자라나서 더이상 내가 키운다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내가 과거를 돌아보면 결혼과 육아만큼 내 인생에 힘든 일이 있었나 싶은 면이 있다. 제일 쉬운 것이 돈계산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돈만 생각하더라도 그걸 지금 내가 가지고 있으면 훨씬 경제적으로 쉽지 않았을까? 게다가 이런 돈계산은 정말 작은 어려움에 불과하다. 아이들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설사 내가 이재용이나 일론 머스크처럼 부자라고 하더라도 쉬울 수 없다. 그걸 받아들이는 아이쪽에서는 충분하지 못하게 느꼈을지 모르지만 나와 나의 아내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육아에 썼던가? 어찌보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내 몸을 잘라서 새로운 몸을 만드는 작업처럼 느껴진다... 2023. 12. 21.
세상의 내적인 변화 우리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 지나치게 단순한 견해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 미래의 세상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는 주로 내적인 변화보다는 외적인 변화에 주목하는 것같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고 특히 요즘처럼 기술발전이 빠른 세상에서는 더욱 더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인간은 오감을 통해서 세상을 느낀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일 수 없다. 왜냐면 적어도 현대인들은 수없이 많은 도구와 인위적 개념을 통해서 세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티비를 보면서 우리는 화면안에 있는 수많은 점들의 깜박임을 본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우리가 뭔가를 직접 보는 것 같은 환각을 주고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편의상 그냥 세계를 그냥 보는 것과 같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 2023. 12. 19.
인공지능과 추상적인 말들의 위험성 요즘 연일 기사가 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지나치게 언어를 마구 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우리가 쓰는 말들은 대개 추상적이고 그래서 그것이 일상생활속에서 쓰이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기술 과학 용어로 쓰일 때에는 문제가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를 프로그램한다거나 사랑을 프로그램한다고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이 프로그래머에게 민주주의가 뭔지, 사랑이 뭔지는 아주 구체적인 측정가능한 수치로 표현되어야 한다. 일상용어와 기술용어의 차이를 무시해 버린다면 우리는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암묵적인 가정에 속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인공지능은 흔히 사람과 비교되고는 하는데 의식, 인간, 지능같은 말은 모두 다 추상적인 말이다. 우리는 물론 일상적으로 그런 단어를 쓰고 있고 쓸 수 있.. 2023. 12. 17.
의식과 글쓰기 일찌기 양자역학의 아버지중의 하나인 어윈 쉬뢰딩거는 의식을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일때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말하고, 자기와의 싸움이 의식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우리는 호흡같이 익숙한 것, 반복되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점차로 의식이 사라지고 결국 무의식적으로 그걸 하게 되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하게 될 때 우리의 의식이 간섭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주제에 까지 이르는 이유는 여기서 말하는 자기라는 것이 결국은 습관적이고, 관행적인 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그다지 별다른 생각없이 우리 안에 솟아나는 욕구에 따라 사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꿈도 없는 깊은 잠에 빠뜨리는 행위이며 그와는 반대로 지금의 자신을 초월해서 새로운 자기를 만들어 가는 행위야 말로 의식이.. 2023. 12. 16.
제목 없는 이야기. 어느 지구를 닮은 행성에는 남자들과 여자들이 살고 있었다. 이 행성의 남자들은 모두 한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그건 여자들이 다리를 보여주면 머리가 멍해지고 무조건 여자들의 명령에 복종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행성의 여자들은 모두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면서 남자들을 노예로 부리고 살았다. 이런 현실을 보고 노예처럼 사는 남자들을 불쌍하게 여긴 현숙은 이 남자들을 각성시켜서 진정한 인간적 동지로 공존하면서 살 수는 없는걸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바로 남자 앞에서 다리를 가리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가장 먼저 그녀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명헌을 법원건물의 한 방으로 불렀다. 그리고 자리에 앉게 한 후 가지고 간 천으로 다리를 가렸다. 명헌은 잠시 당황하는 거 같.. 2023. 12. 12.
낮잠이 만든 악몽을 꾸고. 낮에 꾸는 꿈은 악몽일 때가 많다. 아마도 낮에 잠을 자는 이유가 몸이 좋지 않아서 이거나 낮잠을 잔다는 것 자체가 죄책감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일전에도 나는 감기몸살을 쫒고자 낮에 잠을 자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꿈은 이미 수업에 참가하지 않아 버린 나로 시작하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문제였는데 정해진 발표날에 발표를 하려고 호텔에 갔는데 그 발표장에 갈 수가 없는 꿈을 꾸게 되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발표장을 찾아서 미로같은 호텔내부의 복도를 따라 뛰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아이들과 애엄마들이 가득 찬 방에 들어가게 되어서는 아이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이를 업고 다니게 되었다. 그러고도 발표장을 못찾다가 시간이 너무 흘러 이제는 아이를 엄마에게 돌려주려고 하는데 엄마를 찾을 수가.. 2023. 12. 11.
전기차는 시기상조인가? 테슬라 모델y를 타고 다닌 지 2년 반이 되었다. 그런데 언제나 그런 말이 있었지만 요즘들어 유독 전기차가 미래라는 것을 의심하거나 전기차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언론기사가 많이 보인다. 이런 말들에 대한 반박들이 유튜브에 자꾸 올라오기도 한다. 그런가? 전기차는 미래가 아닌가? 전기차는 시기상조인가?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그건 여러분이 누구인가에 크게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기차가 미래가 맞지만 전기차는 여전히 어얼리 어답터라고 불러야 할 진취적인 사람들의 물건으로 남아 있다. 다시 말해 미래를 미리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들, 세상의 흐름에 뒤쳐지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이 전기차라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부유하여 자동차 가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면 나는 여러분이.. 2023. 12. 6.
전기차는 왜 미래인가? 요즘 전기차에 대한 보도가 이어진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차를 찬양하는 기사나 전기차는 여전히 시기상조이고 불편하다는 기사가 대부분인 것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까워하고 있다. 전기차를 둘러싼 보도나 많은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서 과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금보다 훨씬 가난할 때도 PC나 스마트폰을 첨단으로 쓰는데 있어서 보수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었다고 나는 믿는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 스마트폰의 세계적 생산국가라는 것이 모두 어디에서 나왔겠는가? 그러고 보면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 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애플의 아이폰이 수입이 안되던 때다. 삼성은 여전히 스마트폰 이전의 2G폰을 만들어 팔고 있었고 해외에서는 아이폰이 화제를 모으.. 2023. 12. 6.
챗GPT의 한계 챗GPT3.5가 나온 이래 지난 한해동안 거대 언어 모델에 대한 관심 나아가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고 최근에는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이 쫒겨났다가 돌아오는 소동이 있어서 이제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나온게 아니냐는 둥, Q* 알고리즘이 뭐냐는둥 하고 말이 많다.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AI가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고 떠들기도 한다. 미리 말해두자면 나는 AI가 정말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챗GPT 같은 AI가 그것을 현실화시키기 시작했다고 믿는다. 모든 기술이 그렇듯 이해없이 기술은 위험할 수 있고 AI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무슨 신비의 알고리즘이 있어서 그것이 인간을 능가하고 의식을 가진 고도의 생명체같은 것을 만들어 낸다는 식의 비약은 옳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 2023. 12. 4.
문해력, 문화전쟁 그리고 지능 월터 옹이 쓴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말해주고 있듯이 문자를 쓰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란 한마디로 인간의 지능 그 자체의 몸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우리는 가진 생각을 문자로 단지 기록하는게 아니라 문자를 쓰게 됨으로써 대부분의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문자없는 구술문화는 철학적이지 않고 논리적이지 않고 정교하지 못하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로마숫자를 아랍숫자로 표기를 바꾸는 정도만 가지고도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언어활동, 문자활동은 문명 그 자체의 미래를 바꾼다. 이렇게 문자가 중요하고, 나아가 그런 문자의 사용으로 완성되는 언어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20세기 이래 세상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전자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멀티미디어 매체가 흔해지고, 문화.. 2023. 11. 29.
안전한 인공지능을 위한 3가지 원칙 제가 인공지능에 대해 글을 쓰게 만드는 반복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건 인공지능은 위험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여러가지 관련된 질문으로 이어지는데 그것은 언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지능적이 되는가라던가 인공지능은 언제 자의식을 가지게 되는가 혹은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망시킬 의도를 가질 수 있는가 같은 질문같이 인간과 인공지능을 비교하고 그것을 위협으로 느끼는 질문들입니다. 또다른 질문은 인공지능으로 돈을 벌 수 있냐는 겁니다. 그건 세계적인 대 변혁이 온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혹시 더 많은 이득을 취할 방법이 없겠는가라는 개인적 욕망을 드러내는 질문이지요. 이런 종류의 질문들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새로운 소식이 들릴 때마다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종종 이런 질문들은 잘못된 질문이.. 2023. 11. 28.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출간소식 제가 쓴 새 책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이 11월 말에 출판사 필로소픽에서 출간됩니다. 이미 교보를 비롯한 인터넷 서점에는 책 소개가 올라갔습니다. 주제는 물론 인공지능이지만 비교를 통해 이해를 추구하는 책인 만큼 과학이나 수학 분야의 이야기도 나오고 궁극적으로는 철학책으로 여겨져야 하는 책입니다. 우리 인간은 누구이고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라는 것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품었던 오랜 질문에 답하는 책이기도 하고 그 질문이란 합리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제 글에 관심있었던 분들은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목차 여는 글 1장 인공지능 패러다임 인공지능은 음악과 무엇이 다른가? 왜 인공지능 패러다임인가? ​ 2장 기호주의 인공지능과.. 2023. 11. 23.
AI와 인문학 2023.11.22 최근 open AI에서 챗GPT4-turbo를 발표하면서 소개한 GPTs가 화제다. 이 기능은 AI를 사용자의 자료와 개인화 전략에 따라서 새롭게 작동하는 AI로 만들 수 있게 해주고 나중에는 그것을 남들이 쓸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 이미 올라온 예를 하나 들어보면 우리는 쇼펜하우어의 책들을 업로드해주고 쇼펜하우어가 심리상담을 하는 것처럼 심리상담을 해주는 챗봇을 만들어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을 그려주는 AI처럼 이렇게 개량된 AI들은 아마도 당장은 그저 신기하기만 할 뿐 큰 쓸모를 찾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AI가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까지의 기계는 대개 .. 2023. 11. 22.
노예에게도 윤리가 있을까? 23.11.22 윤리나 법은 한 사회가 가지는 규칙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사회를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해서 모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모두가 윤리적일 때 모두가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아무도 줄을 안서고, 누구나 도둑질을 하고, 누구나 공공장소에서 소음공해, 흡연공해로 주변 사람을 괴롭힌다면 그 사회가 지옥으로 변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있다. 노예에게도 윤리가 있을까? 노예제가 없는 요즘 내가 말하는 노예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이것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특히 경제적인 사정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문제는 완벽하게 윤리적이고 법을 지키며 살 방법이 없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도둑이 많은 동네에 산다고 해보자. 그런 곳에서 사람들이 자.. 2023. 11. 22.
법과 규제로 인공지능이 안전해 질까? 23.11.21 인공지능에 대한 거의 모든 미디어의 소개에는 인공지능이 위험한 기술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인공지능이 핵보다 더 위험하다라는 주장도 있다. 그리고 이런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반복될 때 사람들은 대개 위험한 것이라면 잘 규제해야 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일단 인공지능 개발을 규제하는 법을 만들고, 인공지능을 개발할 때에는 어떤 윤리위원회같은 곳에서 그 위험성을 살펴서 규제하게 해야 한다는 식이다. 그런 것이 전혀 필요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법과 규제로 인공지능이 안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이해다. 생각해 보면 기술은 어느 것이나 이해없이 사용하면 위험하다.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를 미친 사람이 몰면 살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2023.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