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06 문제와 해법 지금도 그렇지만 종교의 시대, 전근대화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문제들을 가졌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대개 그들이 그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예를 들어 비가 오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농사가 경제의 중심이었던 시대에 가뭄은 심각한 문제였다. 이 문제를 과거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했는가? 그들은 기우제나 정치가의 정책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러니까 하늘에 제를 올리지 않아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이거나 세상에 노총각 노처녀가 너무 많아서 그들의 원한이 비를 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동네나 집안에 안 좋은 일들이 계속 생기면 그걸 어떻게 해결하는가? 절에 찾아가서 기도를 하거나 무당을 불러 굿을 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2024. 4. 10. 한국만의 정서라는 정과 한에 대하여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자 종종 들리는 말이 있다. 한국인만이 가진 정이나 한이라는 정서가 외국인들에게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한국인만의 정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정과 한이라는 개념이 외국인들에게 신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알 것도 같다. 그것은 그들의 문화가 과학적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일 것이다. 과학적이라고 하면 좋은 것같기만 하지만 사실 현대 문명의 한계가 그 과학문명의 한계이기도 하며 우리는 지금 그런 한계를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정이나 한에 관련된 한국인의 태도가 서양인들에게 참신하게 느껴지는 것일 것이다. 정이나 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있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는 유한하며 미래는 알 수 없다'는 태도를 빼놓을 수 없다. 정이 사.. 2024. 4. 9. 근대화와 AI 그리고 식민지 AI 시대가 온다는 말이 세상에 많다. 나는 이런 시기에는 근대화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농업위주의 산업, 종교 중심의 사회, 전근대적인 교육과 신분제도가 있었던 사회에 근대화의 물결이 도달했을 때 어떤 일이 있었던가? 엄청난 발전을 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구상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근대화가 전근대적인 사회에 도달했을 때 일어난 일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식민지화다. 근대화를 먼저 이룩한 유럽의 나라들이 전세계를 식민지화하는 과정이 전세계가 근대화되는 과정의 시작이었고 그래서 유럽의 작은 섬나라였던 영국은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렸던 것이 아닌가? 조선도 마찬가지로 그 근대화가 먼저 일어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요즘 AI에 대한 소개를 하는 사람들의 말들을 들으면 그것들이 다.. 2024. 3. 30.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정치의 계절입니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라는 것을 주제로 몇마디 써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용의 경계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결국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서로 조금씩 다릅니다. 심지어 같은 사람도 생각을 바꿉니다. 그러니 나와 뜻이 같다던가 다르다라는 2분법으로는 정치라는 것은 애초에 가능하질 않습니다. 정치는 어디까지나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공통의 목적을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한 것이니까요. 서로 다른 것은 타협하고 관용을 베푸는 것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걸 용서하고 관용할 것같으면 애초에 정치를 할게 없겠죠. 그럴 수도 없습니다. 그.. 2024. 3. 27.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아마도 모두 인간일 것이며 스스로를 인간으로 여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인간이 아닌 존재는 짐승이 있으며 사람들은 나는 인간이지 짐승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다윈의 진화론은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인간과 짐승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에 구멍을 뚫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인간과 원숭이가 같은 조상을 가졌다는 생각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조금 더 일상적인 예를 들어 보자. 나는 남자들에게 당신도 어쩔 수 없는 남자군요라고 말하기 좋아하는 여자들을 몇번이나 본 적이 있다.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녀들이 말하는 것은 남자들은 그저 여자와 섹스를 원하며 절제를 할 줄 모를 뿐 그녀들이 생각하는.. 2024. 3. 20. 가난하지만 가치있는 삶 가난한 생활가운데에서도 편안하게 도를 즐기며 사는 삶이 공자가 제자에게 강조한 안빈낙도의 삶이라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이 요즘은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요즘은 돈과 가치라는 말이 같은 말로 여겨지는 것같다. 그래서 값싸지만 가치있는 물건이라던가 가난하지만 가치있는 삶같은 말들은 있을 수 없는 모순적인 말로 들리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런 단순한 가치관은 내적인 풍요라는 말이 의미가 없다고 믿게 만들고 짐승처럼 단순하고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세상을 북적이게 만든다. 이런 식이라면 의사나 법관이나 과학자나 정치가들같은 각각의 직업의 의미도 사라질 것이다. 좋은 직업이란 그냥 돈 많이 버는 직업이니 돈돈돈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된다. 그럼 얼마나 재미없는 세상일까. 나는 사치하는 것을 꼭 나쁘다고 말.. 2024. 3. 16. 말과활 저자특강, AI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2024. 3. 15. 테슬라는 투자대상으로 지금도 좋을까? 나는 테슬라 주식이 없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 주식을 산 지인이 테슬라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고 요즘 연일 테슬라가 주식이 떨어지고 있어서 기사도 많이 나는 것때문에 테슬라의 투자가치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생겼다. 오늘은 이에 대한 가볍게 잡담을 약간 써볼까 한다. 테슬라는 한때 내가 아주 열정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회사다. 그 결과 나는 지금 테슬라 모델y를 몰고 있다. 주식은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전처럼 흥미가 크지는 않다. 사실 테슬라는 계속 고속 성장하는 기업이었는데 지금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나는 그 핵심이 자율주행에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니라 반자율주행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것도 좋다. 테슬라는 여러가지 비전을 내세우면서 새로.. 2024. 3. 14. 인생과 자존감 사람들은 모두 한가지 비슷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생이라고 부를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순간, 매일 그리고 매주를 보내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유년기가 되고 청년기가되고 중년기가 되며 이윽고는 인생이 된다. 우리는 이따금씩 뒤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평가가 반영되는 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했을 때 다른 사람이 부럽기만 한 사람은 결코 자신의 인생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존감이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징이 있다. 그들은 무엇보다 남의 의견에 민감하다. 즉 남들에게 비판받기 싫어하고 남들에게 칭찬받고 싶다. 이건 누구나 이렇다고 할 수 있지만 가만히 보면.. 2024. 3. 12. AI가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세상에는 AI에 대한 책이 많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AI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왜 AI는 이해하기 어려울까? 그것은 AI가 새로운 것이며 따라서 개념적인 혼동이 많이 존재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이해하려고 하는 대상을 자신이 익숙한 것을 통해서 이해하려고 한다. AI와 관련해서 말해지는 이 익숙한 대상이란 대개 인간과 기계인데 그래서 우리는 AI를 어떤 때는 마치 성장하는 아이처럼 묘사하며 어떤 때는 우리가 가진 기계중의 하나를 설명하는 것처럼 설명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AI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동차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처럼 던지고 답하는 일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왜 AI가 이해하기 어려운가 하는 가장 흔한 이유다. 그렇게 질문하고 답할 때 그 답은 .. 2024. 3. 10. 객관과 현실 일찌기 물리학자 슈뢰딩거는 그의 책 마음과 물질에서 현재의 과학은 자아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자역학을 포함해서 오늘날의 과학이란 관찰자를 그 세계상에서 제거하고 만들어 지는 것인데 그 결과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의 세계속에서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객관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객관적인 것을 현실이나 실체로 여긴다. 그리고 과학은 객관적인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자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던 적어도 일정부분이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의식에 대해 말해 보자. 의식은 주관적인 체험이다. 잠을 자지 않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실히 안다. 나도 알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자신이 .. 2024. 3. 5. 유태인의 교육과 말하기 말하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이 당연한 지적을 말하는 책에 대한 소개를 듣다가 내가 이스라엘에서 살던 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1999년에서 2001년까지 이슬라엘의 히브루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때 유태인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이 공부하는 방법이라던가, 유태인 학생들이 발표하는 태도같은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다. 그 인상의 핵심에는 말하기가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시험기간이면 캠퍼스가 아주 시끄럽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모여서 서로 질문하고 떠들면서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 학생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이었는데 한국학생들은 대개 시험기간이면 교과서를 외우거나 문제푸는 법을 혼자 연습하느라 시끄러운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유태인 학생들은 말한다. 도대체 혼자 어떻게 공부하냐.. 2024. 3. 3. 꼭 이승만을 존경해야 하는가? 최근 이승만을 미화했다는 말을 듣는 건국전쟁이라는 영화가 작은 다큐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소식은 나를 슬프게 만드는데 아직도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상식이란 살인이나 불법적인 독재란 나쁘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적 수단으로 절대 인정될 수 없다. 이승만 미화영화가 나오자 유튜브에서는 황현필같은 역사 교사가 이승만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를 다시 설명한다. 하지만 나는 이승만의 놀라운 악행이나 이승만의 숨겨진 뒷사정내지 업적을 따져서 일종의 공과 과의 대차대조표를 만들기 전에 한가지를 짚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건 살인이나 불법적인 독재를 한 정치가는 어떤 이유로든 미화되서는 안되고 그런 것들이 다른 어떤 목적.. 2024. 2. 27. 개인주의와 의사 나는 한국의 의료현실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고마워 하는 편이다. 외국에서 15년 이상 살았던 내 경험에 따르면 어느 외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의료보험과 한국의 의료가 뒤지지않거나 더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현실에 대해서는 나같은 비의료인 혹은 시민들의 자부심과 감사함만큼이나 의료인의 자부심과 감사함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 자부심과 감사함이란 의료인 스스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 나라와 대한민국의 시민들에 대한 것이 되어야 한다. 행여나 몇몇 의사들이 무식한 한국시민들 때문에 내가 고생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내가 겪은 외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사실이 아니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다른 나라의 의사들이 한국 의사들보다 더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오해다. .. 2024. 2. 22. 한국 대학은 인기때문에 망한다. 살다보면 인기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때 지금 AI가 그런 것처럼 카오스연구가 인기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에 관련한 논문을 썼지요. 그런데 이런 인기는 카오스 연구 그룹의 건강성을 해칩니다. 뜨네기들의 환장파티처럼 변하면서 장기적으로 그 분야를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연구그룹이 와해되는 겁니다. 이런건 티비에 나와서 인기가 많아진 동네 맛집이 초심을 잃고 망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지금의 AI 인기도 그래서 AI의 건전한 발전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한류열풍이라는 것도 중국의 한한령에 힘입은 바 큽니다. 중국이 한국 컨텐츠를 계속 소비해 줬더라면 중국자본때문에 한국 컨텐츠 시장이 왜곡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의 자본에 기대어 .. 2024. 2. 21. 시인과 과학자는 왜 이해하기 어려운가? 나는 물리학을 전공했던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인문학이나 철학자들에 대한 글들을 읽을 때면 종종 곤란함을 느낀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그들의 말들이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시처럼 들린다. 예를 들어 나는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라는 책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책을 들어 읽어봐도 내게 별 의미가 있게 읽히지 않아서 그만두고는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철학자라는 사람들의 인터뷰나 말들도 그렇게 들릴 때가 많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지나치게 언어를 남용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언어적 혼란 속에서 어떤 직관과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그것에 도달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이며 그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는 내 공부와 관심과 경험이 그.. 2024. 2. 20. 이전 1 ··· 4 5 6 7 8 9 10 ··· 1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