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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355

진중권문제, 정의란 무엇일까? 11.2.7 진중권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 (http://www.hani.co.kr/arti/SERIES/57/499048.html)라는 글이 연일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박동천 교수 (http://j.mp/qE186m)와 한상희교수 (http://www.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3341)가 모두 반박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찬반도 갈리는 것같고 진중권도 (이하 호칭 모두 생략) 그다지 공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현재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몇가지 생각을 여기 정리해 보고 싶다. 문제의 중요성 나는 이 논의가 단순히 곽노현의 진실이 무엇인가라던가 진중권 개인이 옳다던가 틀리다던가 하는 것을 넘어서는 문.. 2011. 10. 7.
책 이야기 : 꿈꾸는 책들의 도시 2011.9.28 요근래 광대한 일반론의 이야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날이 많았고 그때문에 나는 좀 지쳤습니다. 주로 불확실성에 대한 원고를 다시 고치다가 일어난 일입니다만. 그래서 아내가 사둔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읽는 일이 즐거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림이 잔뜩 들어있는 환타지물이니까요. 해리포터와는 다르지만 해리포터 처럼 아동에게도 읽혀질 수도 있는 그런 책입니다. 저자인 발터뫼르스는 독일의 베스트 셀러작가로 만화가이자 소설가라는 특이한 작가라고 합니다. 책에 나오는 그림들은 그렇다면 저자가 그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은 하나의 모험활극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작가수업을 받는 한 애송이가 위험한 도시에 가서 스승을 만나고 글쓰는 법을 배워서 돌아온다는 것이 전체 줄거리니까요.. 2011. 9. 28.
영화 : 오구 : 대동의 굿판 11.9.27 영화오구는 2003년에 나온 것으로 한국 연극계에서는 유명한 연극 오구를 영화화한 것이다. 그래서 영화도 보면 좀 연극같은 티가 난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 할머니가 잠결에 죽은 남편을 보고 굿을 하자고 한 끝에 굿판이 시작되고 굿이 끝나면서 죽는다. 그래서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할머니의 초상집 광경이다. 그러나 마당놀이의 줄거리를 듣거나 오페라의 줄거리를 들은 이 그것들을 즐기는 것과는 상관 없듯이 이 영화가 주는 즐거움은 결코 줄거리에 있지 않다. 이 영화를 보는 첫번째 즐거움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별한 광경은 없다. 그저 낡은 시골집, 논가에 만들어진 평상에 모여 노는 노인들이 있을 뿐이다. 20년전만 해도 그런 광경이 티브이에서도 훨씬 자주 .. 2011. 9. 27.
영화 이야기 : 인투 더 와일드 11.9.21 야생속으로 라고 번역해야 할 인투더 와일드는 배우로도 유명한 숀펜이 2007년에 감독한 영화다. 주연은 에밀허쉬인데 나는 전에 그가 주연한 다른 영화 테이킹 우드스탁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이 영화는 실존인물 크리스토퍼의 방랑과 죽음을 그린 영화다. 1968년생인 크리스토퍼는 하버드법대라도 들어갈만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대학의 졸업과 동시에 모든 문명적인것 사회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탈주를 계속한다. 대학을 졸업한 크리스토퍼는 낡은 차를 타고 방랑을 시작하여 차를 버리고 돈도 태워버리고 걷고 남의 차를 얻어타는 방랑을 한다. 그러는 가운데 집시 부부를 만나고 예쁜 소녀 가수와 만나기도 하며 자신을 양손자로 받아주겠다는 노인을 만나기도 한다. 한번은 카누를 타고 멕시.. 2011. 9. 21.
책쓰기와 책읽기 2011.9.13 책은 모름지기 그 책을 넘어설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한다. 어떤 책을 읽는 것은 궁극적으로 그 책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 책을 넘어서는 일이다. 열심히 냉철하게 책을 읽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 책을 넘어섰을 때 나는 그 책의 저자가 웃는 모습이 보이는 것같다. 잘했다고, 내 농담과 함정에서 벗어나다니 제법이라고. 우리가 좁은 세상에서 마치 밧줄에 묶인양 버둥거리다가 좋은 책을 만나면 해방과 자유를 느낀다. 저자는 인자한 얼굴로 우리 몸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고 우리를 풀어놓는다. 하지만 책은 제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고정된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다 품을 것처럼 거대한 공간을 가진 것이라고 해도 책은 하나의 감옥이고 물고기를 잡는 그물이 된다. 저자가 누구를 가두고 싶어서가 아니다. .. 2011. 9. 13.
찌질한 사람들의 찌질한 사연들에 대한 단상 2011.8.19 세상에는 소위 막장 드라마라는 것이 많다. 막장언론이나 막장 소설에 음란물도 있다. 아고라 같은 곳에 가면 이런 저런 찌질한 사람들의 찌질한 사연이 잔뜩 올라와서 현실이 소설을 능가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사실은 막장언론이건 좋은 언론이건 뉴스의 본질이 그래서 인지 방송을 통해서 들리는 뉴스의 대부분은 사악하거나 찌질한 사람들의 막장 인생에 대한 것이 많다. 이런 찌질한 사연들을 듣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가장 큰 피해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불신하게 되는 것 혹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웃기는 일을 생각해 보자. 권투중계만 열심히 보는 축구선수가 있다. 그 남자가 중계를 보면서 스트레이트는 이렇게 날려야 한다는둥 풋워크는 이래야 한다는 둥하면서 떠들고 있.. 2011. 8. 19.
닐 포스트만의 교육의 종말을 읽고 2011.8.15 닐 포스트만은 뉴욕대학의 교수였으며 죽도록 즐기기라는 책을 쓴 매체전문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전에 유년기의 상실이라는 책을 읽고 그가 통찰력이 있으며 재미있게 글을 쓰기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 http://blog.daum.net/irepublic/7887766 ) 이번 주말에는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그의 또 다른 책, 교육의 종말을 읽었기에 그 인상이 사라지기전에 몇자 소감을 쓸까 한다. 그가 죽기 얼마전에 쓴 이 책에서 포스트만은 많은 사람들이 교육이 뭔지에 대해 아주 처음부터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교육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올바른 말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이 세상에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란 없다. 우리는 종종 참된 교육을 찾는다. .. 2011. 8. 15.
책쓰기가 어려운 이유 2011. 8.6 몇달전에 한 출판사로부터 블로그의 글을 정리해서 책을 한번 만들어 보지 않겠는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로서는 무조건 좋기만한 일은 아니었으나 나의 게으름을 조금은 덜어줄 방책이라고 생각이 되어 한번 해보기로 했다. 책을 쓰면서 나는 이따금 묘한 것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면 책이란 내가 아는 것이 아니라 남이 모르는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며, 불특정한 독자가 읽을 것을 생각해서 써야 하는 것이며, 책장을 넘기기전에는 나같은 무명인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리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좀 곤란한 일이다. 결국 책은 독자와의 대화다. 그런데 나는 독자에 대해 모르고 독자는 나를 모르니 대화가 되기 어려운 것이다. 아마도 유명한 책을 몇권써서 독자로부터 이.. 2011. 8. 6.
프리고진의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를 읽고 이번 휴가기간동안에는 일리야 프리고진의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를 읽었습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프리고진은 복잡계, 비평형계의 연구로 유명하며 일찌기 많은 사람에게 지적인 충격을 주었다고 말해지는 이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를 30년쯤 전에 집필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말.. 2011. 8. 3.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고 2011.7.14 머릿말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1962년에 초판이 나왔으며 이 책에서 논의한 패러다임이라는 말은 이제 왠만하면 안들어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말이 되었다.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시점은 그만큼 세상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과학혁명의 구조를 지금 다시 읽어보면 사람에 따라서는 -내가 이번에 그렇게 느꼈듯이- 상당히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듯이 느껴질 것인데 이는 출간당시의 시각으로는 이러한 점들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고 이제 우리는 그러한 시점이 받아들여진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이 씌여졌을때는 과학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른 패러다임이 지배하던 시대였다고 하면 이 책때문만은 아니라고 해도 오늘날의 우리는 이 책에서 말하는 과학에 대한 .. 2011. 7. 14.
안소니 기든스 제3의길을 읽고 제3의 길은 미국의 빌클린턴에 의해 본격화되고 영국의 토니 블레어에 의해 주창된 이념노선으로 안소니 기든스가 제3의길이라는 책으로 정리제안한 것이다. 그것은 간단히 말해 전통적 사회주의도 자유주의도 모두 나쁘므로 그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 책이 나온지는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한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화제로 삼았으며 한국에서도 뉴라이트 운동, 신좌파운동이니 하는 사람들이 이 것을 많이 참조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본 이책에 대한 나의 감상은 이렇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잘 정리한 책 그러나 그 명료함때문에 커다란 답답함이 동시에 느껴지기도 하는 책이다. 지루하게 기든스의 주장을 반복하고 정리하는 대신에 기든스의 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먼저 말하고.. 2011. 7. 4.
전태일 평전을 읽고 전태일의 분신이 있고 40년이 흘렀다. 나는 요즘도 청년들이 전태일을 읽는지 궁금하다. 21세기에 전태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전태일은 평화시장에서 일하다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항의하면서 분신을 감행한 노동자다. 그는 제대로 학교를 다닌적이 거의 없었으며 거지나 다름없는 생.. 2011. 7. 1.
무라카미 하루키 : 양을 쫓는 모험을 읽고 하루키는 요즘도 대단한 인기작가 이지만 그건 벌써 수십년간 그래왔다. 때문에 나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1-20년전에 몇권쯤 읽었었는데 그당시 나의 인상은 그리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술술 읽히니까 시간을 떼우기는 좋다는 느낌, 어떤 관념적 유희가 즐겁다는 느낌 정도였달까. 최근.. 2011. 6. 23.
가벼운 소설에 대한 단상 2011.6.20 나는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게다가 어떤 때는 꽤 많이 읽는 기간도 있지만 어떤 때는 1년이 지나도 소설같은 건 하나도 읽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니까 이건 소설에 대한 가벼운 단상일 수 밖에 없다. 소설이라는 것은 사실 무수히 많은 측면들을 가진 단어다. 이런 한계를 전제하고 말했을때 소설을 읽는, 특히 가벼운 소설을 읽는 의미는 세상일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가 뭔가에게 화를 내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하는데에는 무지가 필요하다. 모든 걸 안다면 우리는 화가 나지 않을 것이고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다. 장자에는 빈 배의 이야기도 이걸 말해 준다. 누군가가 배를 강에 띄우고 있었는데 어떤 배가 와서 부딛힌다. 그러면 상대편 배의 주인에게 화가 .. 2011. 6. 20.
지리산 행복학교 : 공지영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는 지리산자락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소설이 아닌 실화들이다. 물론 작가적 감성으로 윤색된 느낌은 좀 난다. 이 책은 유쾌하며 여러가지 사람들의 삶, 지리산자락에서 사는, 도시의 삶과는 다른 삶을 가르쳐 준다는 점에서 자극적이고 유익하다. 어려운 이야기는 없으며 되도록 유쾌하게 써져서 한국 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끈적한 슬픔의 늪때문에 골치아파야할 것도 없다. 나는 이책을 추천한다. 이렇게 서두에 확고하게 추천한다, 좋다, 유쾌하다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아마도 지금부터 내가 훨씬 더 길게 좀 안좋게 들리는 이야기를 할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메세지나 의미는 매우 오독되기 쉽다. 작가의 의도를 틀리게 안다는 뜻에서 오독이 아니다. 오히려 작가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같다. 하지만.. 2011. 6. 1.
아웃라이어 : 말콤 그래드웰 책은 몇가지 다른 종류가 있고 목표가 있다. 뭔가를 알려주는데 의미가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뭔가를 잊어버리게 즉 통속적인 믿음을 잊어버리게 하는데 주요 장점이 있는 책이 있다. 이 책 아웃라이어는 개인적으로 후자로 생각되는 책이다. 아웃라이어의 메세지는 간단하다. 개인의 성공신화 즉 어.. 2011.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