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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집에 대한 생각47

요리 문화와 주거 문화 그리고 우리의 빈곤 19.5.2 얼마전에 어머니가 집에 인테리어공사를 하셨다. 벽지와 바닥을 새로 하고 싱크대를 갈았으며 문을 수리하거나 교체했고 현관앞의 신발장도 바꿨으니 큰 공사를 하신 셈이다. 그런데 돈을 많이 들이고 고생도 많이 한 그 공사가 잡음도 많더니 결과도 영 신통찮았다. 한마디로 말해서 병원같달까. 게다가 벽지는 1년도 안되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주거문화가 너무 억압되어 있다. 즉 발전할 여지가 있는데 그걸 경제적 문화적 이유들이 억압해 왔다. 그걸 보여준 사건중의 하나가 이케아 진출이다. 우리나라에 이케아가 들어온 것은 2014년의 일이다. 들어올 때는 말도 참 많았지만 5년후 현재를 보면 가구 업계 전체가 크게 발전했다. 전체 시장규모가 2008년과 2017년을 비교하면 각각 7조원과 13조원.. 2019. 5. 2.
선분양제도에 대한 단상 2017.7.3 누구나 지적하는 한국의 경제문제 중의 하나는 가계부채가 급격히 상승해 왔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가계부채의 위험도를 크게 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몇가지 의문이 생긴다. 빚을 낼 수 밖에 없는 시대고 빚을 내도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면 왜 가계부채는 증가하는데 기업의 부채는 증가하지 않을까? 여러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하는데도 왜 은행은 계속 개인들에게 돈을 빌려줄까?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중요원인중 하나인 아파트 선분양제도는 언제까지 한국에서 당연한 것이 될 것인가? 물론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내일 빵이 팔리건 팔리지 않건 빵장사는 일단 빵을 구워야 빵을 팔 수가 있는 것처럼 은행은 돈을 빌려줘야 영업이 된다. 문제는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 2017. 7. 3.
건축에 대한 입장의 문제 17.2.28 입장이 다르면 생각이 달라진다. 나는 이 말을 새삼스레 다시 느끼는 글을 최근 두 번이나 읽었다. 하나는 한 신문에 실린 연작 칼럼을 읽은 것이고 또 하나는 한 건축가의 책의 서문을 읽은 일이다. 두 저자에 대해 내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첫번째 칼럼을 쓴 사람은 건축가라기보다는 집장사같은 느낌이었다. 두번째 책을 쓴 사람은 30년 경력의 건축가이다. 나는 두 사람의 글을 좋다 나쁘다의 차원에서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내 글이 아무리 비판적으로 느껴져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다. 다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지식이나 의견의 유용성을 따지기 이전에 나는 지나치게 강력하게 그 글을 쓴 사람의 입장이라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독주택들을 분양하는 회사의 사장인 첫번째 필자의 경우 .. 2017. 2. 28.
우리가 집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이유 2017.2.12 오늘날 우리가 집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경제적인 이유와 비 경제적인 이유로 나뉜다. 시장경제가 발달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집을 여러번 사고 팔며, 집을 임대주고 임대하기도 한다. 그런데 집은 매우 비싼 것이기 때문에 시장상품으로서의 집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우리의 경제적 상황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집의 경제적인 의미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장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문제가 주택을 담보로 빌린 은행빚의 규모라는 것만 봐도 이것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매일 매일의 신문은 부동산 경기동향이 실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그러나 .. 2017. 2. 12.
[스크랩] 정원을 둘러싼 비밀스런 중정주택 정원을 둘러싼 비밀스런 중정주택 http://v.media.daum.net/v/20170125164221723 2017. 1. 26.
옥탑방과 공간의 군살 17.1.14 우리집 옥탑은 내가 글을 쓰거나 컴퓨터를 쓰거나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하면서 머무는 곳이다. 이 옥탑공간은 아령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중간의 통로같은 부분이 양쪽으로 존재하는 좀 더 넓은 부분들을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통로의 역할을 하는 부분중 일부는 좀 더 넓어서 나는 그 곳에 책상을 놓고 쓰고 있는데 아령의 양쪽 끝에 해당하는 부분들의 넓이는 퀸사이즈 침대 정도의 폭에 길이는 그보다 두배쯤 긴 정도다. 나는 집을 구할 때 여러 주인세대 집들을 둘러보았었는데 집을 선택할 때는 옥탑방의 구조에 별다른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살아보니 이런 구조를 가진 집을 구하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것이 장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를.. 2017. 1. 14.
사물의 의미에 대한 투쟁 2017.1.11 사람의 의미도 그렇지만 물건의 의미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가 그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짓는 가 혹은 그것을 어떻게 쓰는가 하는 것에 크게 달려 있다. 만약 컵을 주로 망치로 쓰는 나라가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컵은 일단 깨지지 않아야 하니 단단한 것이 될 것이고 튼튼하고 무거운 철제 컵이 주로 사용될 것이다. 이런 컵은 비록 본래의 컵의 용도로 생각하면 아름답지도 않고 쓰기도 불편하지만 망치로 쓸 때는 편리하기 때문이다. 컵이 대개 망치로 쓰인다면 설사 사람들이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왠지 컵은 무겁고 단단해야 좋아보일 것이다. 어느날 시장에 아주 가볍고 예쁜 컵이 나왔다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무겁고 단단하지 못한 그 컵이 반드시 시장을 장악하게 되지는 않는다. 새로운 컵이.. 2017. 1. 11.
눈에 보이는 가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16.12.22 때로 우리는 어떤 것이 우리의 삶에 너무 가깝거나 혹은 너무 복잡해서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를 알지 못할 때가 있다. 국가라던가 가족같은 것이 좋은 예이겠지만 또 다른 좋은 예에는 집도 포함될 것이다. 가치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여러가지 것들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해 보려면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내가 종종 집과 비교하곤 하는 물건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집에 비하면 통상 더 싸고 더 작은 물건이라 우리가 집에 대해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 한가지 이유인데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는 자동차마저도 너무 피상적인 것이 되었다면 본인이 직접 보다 더 작고 간단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을 .. 2016. 12. 22.
MBC 다큐 살아보고서. 얼마전에 본 주택에 대한 다큐 살아보고서입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다큐입니다. 2016. 12. 21.
아파트와 공사론의 역습 16.12.19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이죠. 그래서 아파트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한국의 주된 주거는 여전히 아파트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도 이미 여러가지로 답이 나와 있습니다. 그 답중에서 가장 중요한 답중의 하나는 바로 공공시설의 사적 구축론(공사론)입니다. 공사론이란 이렇습니다. 한국은 70년대에만해도 북한보다도 못사는 정말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그 이후에 수출중심의 경제를 키우면서 돈이 들어왔지만 이렇게 들어온 돈은 한국 전체를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한 공공시설을 만드는데 쓰이지 않습니다. 즉 도로, 공원, 도서관, 국토의 균형발전같은 곳에 쓰이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일단 돈이 들어오기는 오니까 부자들 중심으로 이.. 2016. 12. 19.
집의 미래, 아파트는 왜 돈낭비인가. 2016.3.24.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새로운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파트를 둘러본 제 소감은 좋지만 왜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둘러본 곳은 실평수 125제곱미터나 112제곱미터로 꽤 큰집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테리어도 훌륭했고 넓은 공간 때문에 여기저기 만들어 놓은 수납공간이나 드레스룸을 제외하고도 납득할만큼의 주거공간들이 집안에 있었습니다. 사실 누가 봐도 그런 아파트는 첫반응이 야 좋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종종 느끼는 찜찜함을 다시 느꼈는데요. 참 좋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으면서도 왠지 싫은 겁니다. 그래서 왜 그럴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누가 거기에서 사는가의 문제였습니다. 실평수 125제곱미터는 통상 4.. 2016. 3. 24.
도시의 미래, 낡은 것의 미래 2016.3.21 반세기 전이나 한세기 전의 사람들이 미래를 상상할 때면 그들은 머리는 괴물처럼 크고 몸은 아주 빈약한 사람을 상상하기 쉬웠다. 그들이 느끼기에 가면 갈수록 사람들이 머리는 많이 쓰는데 몸은 쓸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변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과거의 중국에서는 손톱이 길고 뚱뚱한 사람이 귀한 신분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귀족이 푸른 피를 가졌다고 말해졌는데 그것도 노동을 하지 않는 귀족들이 창백한 피부를 가져서 핏줄이 그렇게 보였던 것에서 기인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다 근육질의 몸이 노동의 결과였던 시대의 이야기다. 그러나 요즘보면 키도 크고 몸도 근육질인 사람이 많다. 과거의 연예인들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현대인들이 더 몸이 좋은 것같.. 2016. 3. 21.
거실과 우리가 사는 방식 15.9.23 단독주택에 살건 아파트에 살건 오늘날 한국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대개 거실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리는 대개 거실에 티브이를 놓고 거실에서 시간을 많이 쓴다. 그런데 거실이란게 뭘까. 그것은 당연하게 지금처럼 그렇게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몇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거실이 있었을까? 조선시대에도 가족들이 거실에 나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일이 많았을까. 한옥에는 거실이 없다. 대청마루는 거실과 다르다. 아니 적어도 다른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거실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더욱 더 그렇게 보일 수 밖에 없다. 사실 거실은 온돌을 쓰지 않고 내부에서 불을 피워 난방.. 2015. 9. 23.
한국사람들이 잃어버린 것, 대청마루 15.7.5 우리집의 2층 옥탑에는 서쪽으로 난 작은 베란다가 있다. 길이 방향으로는 8미터쯤되지만 폭으로는 2미터정도밖에 되지 않는 공간이다. 그래도 옥상인지라 바람이 잘 통하고 나름 동네를 조망하는 맛이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집주변에 아직 집을 짓는 곳이 있어서 완전히 조용하지는 않지만 가전제품과 이웃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나 냉장고, 변압기같은 것들이 내는 고주파수의 소음은 계속 듣고 있으면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정말로 없는 곳에 가보면 그 소음들이 알게모르게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옥탑 베란다에 부분적으로 나무타일을 깔고 평상을 하나 놓아 두었다. 평상을 처음 가져다 놓을때만 해도 나는 기대가 .. 2015. 7. 5.
한옥의 바닥 우리의 바닥 15.2.16 조선한옥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는 바로 좌식 생활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한국 사람들은 침대와 의자를 쓰는 입식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좌식생활이란 종종 가난하고 미개했던 과거에 불편한 것을 모르고 살았던 풍습처럼 여겨지곤 한다. 예를 들어 입식생활과 좌식생활 즉 의자 생활을 하는 것과 바닥에 앉는 것중 어느 것이 더 편한가를 묻는다면 아마도 현대의 많은 한국인들, 특히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당연히 의자에 앉는 생활이 편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때로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의 행동을 배신한다. 나도 얼마전 나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기전까지는 내가 좌식을 싫어하는 줄 알았고 좌식생활은 무조건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하여 재미있는 사실을 기억.. 2015. 2. 16.
작고 큰 집 만들기 15.2.13 나이든 사람들은 지겹게 들어봤을 새마을 찬가라는 노래의 가사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동산 만들어 알뜰 살뜰 다듬세'. 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을 만들기 운동은 여러가지를 의미하지만 단골처럼 등장하는 것이 벽화그리기 같은 마을 미화사업과 텃밭만들기 같은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마을과 집을 개조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특히 외양을 말이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집바깥이 아니라 집안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까 우리는 집안을 개조하는 것에 대해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개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라고 하면 팔자좋아서 사치하는 사람의 일정도의 이미지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은 경우에 따라 분명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하지만 .. 2015.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