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글모음1684 박원순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얼마전인 10일 새벽 30분경에 박원순 선생님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듣기로는 선생님은 비서였던 옛 직원의 성추행 고소에 휘말렸다고 합니다. 그 소식이 들리고 선생님이 잠적한 지 반나절 만에 시신이 북한산 숙정문근처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진실은 확실하지 않지만 정황상 그 고소에 대한 책임의 문제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것같습니다. 선생님이 살아오신 길을 소개한 책에 희망을 심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거기서 소개하는 선생님의 삶을 보다보면 몇가지 키워드가 떠오르게 됩니다. 그것은 소수자, 비주류, 개척자같은 말들입니다. 사실 선생님에게는 여러번 사회적 주류가 되어 편히 살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첫번째 기회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를 입학한 때였습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 2020. 7. 10. 정의는 어떻게 선별적이 되는가. 2020.7.9 정치권에서 선별적 정의라는 말처럼 자주 쓰이는 말도 없다. 하지만 이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혼동되어 쓰이고 있다. 야당은 여당이 선별적 정의를 실천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조국 가족 수사같은 것에서 왜 더 엄격하게 수사하지 않냐고 말하는 것이다. 아니면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서 모두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을 경제실책으로 인정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당은 야당 특히 미통당이나 이전의 한나라당계열의 정치가들에게 그들은 살인자는 내버려두고 경범죄의 진실파기만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조국 수사에서도 그 핵심에 있는 논쟁을 듣다보면 고등학생이 체험학습을 했냐 안했냐라던가 자원봉사 활동 상장이 있는가 없는가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전에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재판받고 비판받은 사람들이 있.. 2020. 7. 9. 아이디어의 비슷함 저는 집구경을 좋아합니다. 일본에 있을 때부터 집을 보러 구경다니고는 했었죠. 그러다가 최근에 우연히 제주도에 분양한다는 호화 주택에 대한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25억짜리 비싸고 거대한 주택입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이보다 비싼 집은 흔하고 제주도에도 20억쯤 하는 집들은 꽤 많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집들이 이 집만큼 내 맘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이 집이 비싸고 크지만 단지 그 이유때문에 제 맘에 드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죠. 열배는 하는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차이가 너무 나서 아닌 것같지만 그 집이 16평 대지에 지은 안도 다다오의 스미요시 나가야 주택과 기본 구조가 같다는 것을 말입니다. 제가 언젠가 집을 짓는다면 그 집은 스미요시 나가야도 아니고 이 .. 2020. 7. 5. 역할의 분담 20.7.3 가족이 좋은 예라고 생각하지만 살다보면 우리는 여러가지 장소와 이유로 역할의 분담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청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를 수리하는 사람이 있고, 요리해서 밥을 주는 가정주부가 있는가 하면 회사 나가서 돈을 벌어다 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역할의 분담이라는 것은 종종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기는 하지만 아주 고약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임시의 것이며 꼭 필요하지 않으면 피해야 할 것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의 교육이라는 것은 대개 역할의 분담을 권장하고 찬양하는 일이 많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예를 들어 캠핑을 간다고 해보자. 그러면 체계적으로 누가 밥을 하고 누가 텐트를 치는가를 나누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합리적이 되는 것은.. 2020. 7. 3. 빈 것의 쓸모 20.7.1 빈 것은 아름답고 흥미로우며 쓸모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빈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심지어 뭔가가 비어있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까지 가지고 있는 듯하다. 예를 들어 시간을 보자. 우리는 하루의 계획이나 한달의 계획을 세우는 일이 많다. 그래서 비록 앞으로 다가 올 시간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해야 할 일로 가득 채우고 만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쓰러져 잠이 들 때까지 있는 시간은 모두 이것 저것으로 미리 다 채워 두고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학생이라면 오늘은 이런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후에 하루를 가득 시간표로 채우고 시작하는 식이다. 그런데 그렇게 여행을 가거나 시간을 쓰는 것은 적어도 언제나 현명한 일은 아니며 아주 종종 지극히 어리.. 2020. 7. 1. 개인주의시대의 종말 2020.6.27 칼 포퍼는 그의 책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플라톤을 비판면서 개인주의에 대해 논한 바가 있다. 그에 따르면 플라톤은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같은 것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이것은 오류다. 개인주의의 반대는 집단주의이고 이기주의의 반대는 이타주의이기 때문이다. 즉 개인적 이타주의도 가능하고 집단주의적 이기주의도 가능한데 플라톤은 이런 가능성을 무시하고 집단주의는 이타주의이고 개인주의는 이기주의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요즘도 흔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주의를 이기주의로 여긴다. 개인주의를 오해한다. 만약 개인주의가 이기주의라면 개인주의가 서구 문명의 근본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개인주의의 진정한 의미는 '유효한 판단과 인식의 주체로서 개인을 인정하는 것'이다. 즉 하나.. 2020. 6. 27. 예쁜 집 두 채 근래에 집들이 참 잘지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구조든 재료든 10년정도 전과는 크게 다른 것같습니다. 주거문화라는게 본래 그렇게 빨리 바뀌는게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전보다는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답이라는게 또 아주 많죠. 근래에는 몇 채의 집을 방송과 서핑중에 발견했습니다. 아무렇게나 찾은 것은 아니고 핵심은 한옥이 아니면서도 한국의 정신을 살린 집이 있는가 하는 것이었죠. 실제로 살아 본 것도 심지어 집안에 들어가 본 것도 아니지만 재미있는 것같아 그렇게 본 집중 두채의 집을 간단히 소개해 봅니다. 첫번째 집은 진천벚꽃집입니다. 이 집은 한옥이 아니지만 긴 처마를 가진 박공지붕과 마루를 가진 집입니다. 다만 마루의 높이가 한옥보다는 많이 낮군요. 그래서 한옥처마의 효과를 다 .. 2020. 6. 26. 한국집의 두번째 근본 20.6.21오늘은 광주에서 있었던 경향하우징 페어에 다녀왔습니다. 가구며 건축자제 그리고 주택건설에 대한 많은 자료가 있었던 재미있는 행사였고 동시에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오더군요. 이 행사는 여러 시공사들이 시공예들을 보여주며 상담을 해주는 일도 하고 있었는데요. 덕분에 저는 많은 신축 주택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저는 오늘도 새삼 그 모든 집들이 집짓기에 있어서 뭔가 첫번째 걸음부터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있어야 할 것이 없고 필요이상으로 크고 필요이상으로 비싼 집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집의 두번째 근본이라는 글로 아주 구체적으로 어떤 집이 바.. 2020. 6. 21. 의미있게 살기 20.6.20 우리는 종종 우리가 무의미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우울에 빠진다. 그저 하루 하루 밥을 먹고 똥을 생산하는 삶이랄까. 누가 기억해주지도 못하고 뭔가를 남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딱히 막 출세를 하고 있거나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 개인적으로도 즐겁고 자극이 있게 사는 것같지도 않은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발전도 영광도 없이 우리는 그저 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저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가 사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일단 나는 여기에는 발전과 의미에 대한 강박이 존재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성장하라, 의미있는 데 시간을 써라같은 조언을 많이 받았고 스스로도 스스로에게 그런 조언을 준다... 2020. 6. 20. 펀쿨섹좌 화법에서 우리는 뭘 배울 것인가. 요즘 일본의 정치가 고이즈미 신지로가 펀쿨섹좌 어록이라는 것을 유행시키고 있다. 그가 한말은 동의어를 반복하거나 무의미한 말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여러분 감염만 안되면 옮지 않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반드시 불경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는데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반성을 해야 한다고 반성합니다. 한 나라의 정치인이 하는 말이 이 모양이어서야 물론 농담거리나 될뿐이다. 하지만 나는 신지로 어록을 보면서 두가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사실 대부분의 정치인들도 무의미한 말을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들은 그것이 마치 의미가 있는 것처럼 말 할 뿐이다. 정치인은 직업상 너무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말을 하게.. 2020. 6. 15. 한국집의 근본 20.6.9 우리는 여러가지 말을 같이 쓴다. 하지만 같은 단어를 쓴다고 해서 그 근본이나 본질이 같다고 보는 것에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친구는 프랜드가 아니고 아내는 와이프가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말하면 집은 하우스가 아니다. 한국집과 외국집은 다르다. 이런 차이를 지나치게 가볍게 무시하면 우리는 된장찌게와 케이크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서 '음식'은 이렇게 만드는 거라고 하면서 싸우는 꼴이 된다. 된장찌게에 설탕을 넣고, 맛이 이상해지면 설탕이 이상한게 아니라 애초에 된장을 왜 넣냐고 질문하게 되는 것이다. 집은 한국 문화의 핵심이다. 오랜 세월 한국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우리 생활에 맞춰서 집을 고친 것도 있고 거꾸로 집에 맞춰서 우리 생활을 맞춘 것도 있다. 순서야 어찌되건 집은 한국인과 거.. 2020. 6. 9. 누가 사회적 협력의 가치를 폄하하는가. 2011년에 나온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라는 책에서 저자 김광기는 미국의 현실을 이렇게 소개한다. 인구의 64%가 현금 천불이 없고 14.6%가 음식을 타먹는 푸드 스탬프에 의존해서 생활하는 나라. 그보다 일찍 2004년에 제레미 리프킨은 유로피안 드림이라는 책을 써서 미국적 자유주의는 보다 공동체를 중요시 하는 유럽적 가치에 의해 대체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미국의 리더쉽은 빛이 바랬다. 그렇다고 유럽이나 중국이나 일본이 세계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순히 한때 있는 경제적 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보다 이것은 세계가 영원히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로 상징되는 개척, 발전, 풍요의 꿈이 더이상 현실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자각이 본격.. 2020. 6. 6. 음란할 자유는 존중할 가치가 없는가? 최근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리얼돌 인형이 응원에 쓰이는 바람에 다시 리얼돌 이야기가 조금 나오고 있습니다.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리얼돌을 허용해야 하는가 마는가를 가지고 변호사들이 토론을 하게 만들고 거기에 여러가지 댓글도 달렸더군요.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말씀드리지만 리얼돌이란 인간형태를 가진 인형이며 섹스의 상대역할을 할 수 있어서 리얼돌체험방같은 것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잘 만드는지 수입도 하는데 이것에 대해 여성들중에는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죠. 리얼돌에 대한 논쟁이 중요해 지는 것은 리얼돌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나 대중이 개인의 자유에 대해 어디까지 간섭해야 하는가에 대한 좋은 예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성소수자가 아니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원칙이 각종 사회적 소수자에 대.. 2020. 5. 26. 대단한 사람이 되기 그리고 그들의 옆에 끼기 20.5.24 아마도 사람은 자기보다 남을 보는 일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 대단한 사람들 사이에 끼는 것과 진짜로 대단한 사람이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말하자면 표창장 수상식같은 곳에서 상을 받는 사람들을 단상 아래에서 보고 있노라면 저 단상위에서 상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 끼기만 하면 실제로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에게 인정받은 것이 꿈인 경우가 많다. 그것이 대단한 사람이 되는 꿈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남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쉽다. 우리가 남들을 볼 때 우리는 결코 그들의 전부를 볼 수 없다. 그들이 뭘 어떻게 해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2020. 5. 24. 이명박과 박근혜를 사면하는 것이 관용인가? 최근 언론에 문희상, 주호영 등 몇몇 사람들이 연달아 이명박 박근혜를 사면하는 문제에 대해서 때이르게 발언한 일이 보도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말들은 이명박과 박근혜에게 독이 될 것이다. 이런 말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명박과 박근혜를 절대 사면할 수 없는 이유들을 다시 되새기게 함으로써 모든 사면 논의를 더욱더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용서하고 사면하는 것이 관용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보편적으로 사실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만약 누군가가 아직 사법적 처벌도 결정되지 않은 n번방 범인들에 대해 사면부터 주장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킬 것이다. 사법적 처벌이란 개인적 복수가 아니다. 그것은 훨씬 더 상식과 원칙을 세워서 미래의 범죄를 예방하는 일에 대한 것이다. 세상.. 2020. 5. 23. 인공지능은 슈퍼지능인가? 2020.5.22 인공지능이 뭔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왜냐면 아직 진정한 미래의 인공지능은 만들어 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들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말하고, 이건 진정한 인공지능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백년전의 사람이 본다면 자동차의 자동변속기나 에어콘의 자동온도설정같은 것도 지능이 있는 기계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원리를 이해하는 현대인이 보면 그런 건 지능이 아니라 그저 기계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설혹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라고 해도 그 원리를 이해하는 기계학습 공학자가 보면 여전히 그런건 지능이 아니라 그저 기계일 뿐인 것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의 실체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보니 자연히 인공지능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들이 생기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이란 인간을 지배하는 컴퓨.. 2020. 5. 22.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10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