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07 항공모함과 쪽배 2011.4.26 요즘 신문같은데서 항공모함은 빨리 방향을 바꿀 수 없다라는 말이 자주 보인다. 실제로 항공모함처럼 큰 배는 엄청난 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터보트처럼 확방향을 꺽을 수가 없다고 한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문득 나의 인생은 항공모함일까 아니면 쪽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화급한 일이 생긴다. 큰 위기가 온 것같거나 놓칠 수 없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 방에 뜰 것같고 저렇게 하면 한 방에 인생 망할 것같으니 인생의 방향타를 어서 빨리 확 꺽어야 하는지 그러다가 아니면 좀 더 진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게 된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연일 종말론적 상황이 반복된다. 이번 선거를 이기고 지는 .. 2011. 4. 26. 우리는 같은 세상에 있는가. 우리가 거미와 같은 방에 있다고 하자. 우리가 거미와 같은 세상에 있지 않다라고 누가 말한다면 그 문장의 뜻은 알만한 것이 된다. 우리가 거미와 보고 듣는 것이 다르다. 어떻게 우리가 생각한 세상과 거미가 느끼는 세상이 같을 수가 있을 것인가. 시각장애인과 같은 방에 있다고 해도 그 시각장애인은 누가 잘 생겼다던가 섹시하다던가 하는 것을 알기 어려울 것이다. 석양이 멋지다던가 춤이 어떤 것이라던가 하는 것도 알지 못하거나 다르게 느낄 것이다. 서로 다르다는 말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미각이 없는 사람은 맛있는 음식만 찾아다니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의 차이는 다른 많은 차이도 만들어 낼 것이다. 따라서 단순해 보이는 차이는 세상의 여러 일에 대한 가치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2011. 4. 23. ZMM 26장의 주제에 따른 변주 1 2011.4.15 들어가며 최근에 일본대지진으로 제 주변과 저 자신이 어수선했습니다. 몇만명이 죽었고 나라가 흔들릴정도의 경제난에, 끝나지 않은 원전위기와 여진이 주는 불안감은 아무래도 일상적 안정감을 많이 빼앗아 가버렸습니다. 그런 가운데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 ZMM)을 다시 한번 읽기 시작했습니다. ZMM은 길고 복잡한 책입니다. 그렇지만 그 구조를 보면 주로 3부의 뒤몇장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 핵심에 해당합니다. 즉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24장에서 26장에 이르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저자는 처음부터 주요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앞의 이야기를 넘고 그 이야기들을 그냥 읽으면 별의미도 없고 이해도 가지 않습니다.. 2011. 4. 15. 지루함, 교만, 갑갑함 2011.4.1 엄청나게 복잡한 요리가 있다고 하자. 누군가가 이 요리에 후추를 몇 개 던지고서 이 요리는 내가 만들었다라고 말한다면 대단한 착각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 쉬운 것같다. 하나의 씨앗을 심어 기르는 사람은 흔히 자기가 씨앗에게 행한 행동때문에 씨앗이 성장해서 나무가 되거나 곡식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물을 주고 비료를 줬으며 햇볕을 쬐게 해주었으니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은 당연한 것처럼 주어진 아주 많은 것들이 있는 가운데 사람의 수고는 후추알을 몇 개던지는 것처럼 행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가뭄이 오고나서야 물이 당연히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병충해가 돌고나서야 병충해가 없는게 당연한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세상의 많은 일이 이러한 것같고 이.. 2011. 4. 14. 라디오 라디오 라디오 나는 비싼 물건을 살 여유도 없고 애착도 별로 느끼지 않는 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만 해도 비싸다는 차를 몰아봐도 특별히 뭐가 좋은건지 잘 느끼지 못한다. 렉서스나 아반테나 거기서 거긴데 뭐가 그렇게 자동차 급이 달라지면 사람들은 호들갑을 떠는건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따.. 2011. 4. 13. 서남표총장을 비판하는것으론 충분치 않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달은 자살은 서남표총장과 그의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조국 교수는 서남표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비판들은 일리가 있지만 뻔한 현실에 대한 외면이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영어수업과 학점에 따른 징벌적 등록금징수가 .. 2011. 4. 9. 아름다움이 낯선 시대 2011.4.8 통영, 부안 이야기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나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기는 사람을 오랜간 별로 보지 못한 것같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수성이라던가 아름다움을 즐기는 일은 대학입시에 나오지 않으며 돈이 되는 일도아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아름다움이란 단어가 아예 머리에서 제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들의 얼굴표정이며 말하는 것을 듣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1년동안에 순수하게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이 한 번이라도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아름답다란 표현을 쓰거나 비슷한 표현인 멋지다, 근사하다같은 말을 많이 쓰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걸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는 그 안에서 정말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을 발견하게 되기 보다는 어떤 복사품의 느낌을 받게 되.. 2011. 4. 8. 자살, 좌절하는 젊음에게 또한명의 카이스트학생이 자살을 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는 1년 남짓한 동안 자살에 대한 글을 두번이나 쓴 적이 있으며 그 하나는 한국인은 왜 자살하는가 이고 또하나는 로봇영재의 자살에 대한 것입니다. 기왕에 자살에 대한 것을 두번이나 쓴적이 있으니 내가 이 문제에 대해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쓸 것은 없지 않은가 생각이 들었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용은 새로울 것이 없더라도 시점에 있어서 다른 방향이 있을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전에 쓴 글들은 밖에서 관찰하고 사회적으로 분석하는 글이었기 때문에 좌절하고 절망한 나머지 자살이라는 선택을 고려하는 사람에게 특히 젊은 학생 개인 하나를 앞에 두고 해야할 말은 아니지 않은가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뭔가 완전히 새로운 말.. 2011. 4. 8. 통영과 변산반도의 차이 11.4.4 나 자신도 그렇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감증을 앓고 있다. 그들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만져도 느끼지 못한다. 보고 느낀다고 해도 그들의 감각은 매우 흑백 논리적이라 거기에는 섬세함이 없다. 섬세함이 없을 때 우리는 폭력을 행사하고 폭력에 당하게 된다. 포크레인으로 라면을 먹기위해 젓가락을 쥔다고 해보자. 밥상을 뒤엎지 않으면 다행이요 옆사람 쳐죽이지 않으면 다행이다. 사람들은 '아 바쁜 세상 섬세하게 살려고 해도 잘 안된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왜 우리는 바쁠까. 뭔가를 섬세하게 하지 못해서 그렇다. 우리는 왜 건강하지 못할까. 몸의 요구에 섬세하게 대응하지 못하기때문이 아닐까. 이 섬세함이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한국의 두 관광지 이야기를 한번 이야기해보자. 하나는.. 2011. 4. 4. 공포가 지배하는 삶 2011.3.31 언젠가 컴퓨터와 체스를 둔 세계 체스챔피언이 인터뷰를 했다. 그에따르면 컴퓨터 체스기사의 강점은 두려움을 모르는 것이라고 한다. 체스를 두면 앞의 몇수를 내다보고 체스를 두기마련인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어떤 수순이 옳아보여도 매우 위험해보이는, 다시말해 한번 실수하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수순은 피하기 마련인데 컴퓨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공포에 약하고 많은 것을 두려워한다. 공포때문에 합리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있다. 나도 그렇다. 크게 보면 내 개인의 장래에 대한 생각에서 작게 보면 약속시간을 지키기위해 넉넉하게 집을 나서는 일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많은 일들에대해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대비해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하는 문제는 다.. 2011. 3. 31. 나는 가수다에 대한 단상 나는 가수다 3회가 끝난날 트위터의 타임라인은 그 프로그램에 대한 분노로 가득 덮혔다. 일견하기에는 이 문제가 리비아의 비극이나 일본의 지진보다 더욱 비극적인 사건으로 보일정도의 극렬한 반응이었다. 나는 애초에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는 즐겁게 듣기는 했지만 이 프로그램이 .. 2011. 3. 22. 희망을 심다 : 박원순을 읽고 희망을 심다는 박원순을 지승호가 인터뷰하면서 박원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박원순이란 누구인지, 무엇이 박원순을 박원순이게 하는지 하는 질문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개인으로서의 박원순이 좋고 나쁨을 말하는 수준이전에 박원순이라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서 .. 2011. 3. 17. 안전한 동네에서 겪은 일본 대지진 그리고 그것이 보여준 세상 제가 있는 도시는 일본 사이타마현의 와코시로 이번 일본대지진의 직접적 피해를 입었던 센다이에서 3백킬로쯤 원전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후쿠시마쪽하고는 2백5십킬로 쯤 떨어진 곳입니다. 따라서 이번 일본대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이 겪고 있는 여러참상에 대해서는 아.. 2011. 3. 14. 대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 2011.3.8 저는 아내나 지인을 만나 이야기하다가 내가 하는 이야기를 스스로 듣고 아 이런 걸 좀 더 생각해 봐야겠구나 하고 생각해서 글을 쓰거나 트위터에 기록을 남기는 일이 있습니다. 어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학이란 지금 이시대에 뭘까, 조금 넓히면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을 포함하는 교육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바보 만드는 교육 교육이란 뭔가를 가르치고 누군가가 뭔가를 배운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소위 창의력의 중요성을 외친지가 벌써 십수년이 지났지만 그런 방면에서 점점 더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은 더 많은 바보를 양산해 냅니다. 소설을 쓰는 것과 소설에 대한 지식 즉 누가 무슨 작품을 썼으며 어떤 평가를 받았다는 둥 하는 .. 2011. 3. 8. 인디고서원, 어린 왕자 그리고 나를 지키는 일 2011.3.4 인디고 서원에 대해 소개를 받고 검색을 하다가 인디고 서원에 대한 글들을 몇개 읽었습니다. 인디고서원이란 부산남천동에 있는 서점으로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교육을 하는 곳이라고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조국교수가 몇 년 전에 강력한 추천의 글을 한겨례에 쓰기도 했고 시사인이나 오마이뉴스등 여러매체에서 선전되기도 한 곳이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이 토론하고 책도 쓰고 기부도 하고 잡지도 만드는 곳입니다. (홈페이지 : http://www.indigoground.net) 사실 저는 인디고서원을 잘 모릅니다. 가본 적이 없고 검색된 기사들몇개를 대충 훓어보고 한 블로거가 쓴 방문기를 하나 읽었을 뿐입니다. (http://blog.naver.com/gotozoo3/1091306.. 2011. 3. 4. 백만불짜리 정치적 질문 : 우리는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머릿말 최근 김규항-진중권 논쟁에 있어서 논쟁에 알맹이가 없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현재의 사회, 정치적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완전히 뒤로하고 작은 표현과 정의의 문제, 밥그릇문제로 티격태격하는 것에 불과한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영어표현에 백만불짜리 질문이라는 표현이 있다. .. 2011. 3. 3. 이전 1 ··· 125 126 127 128 129 130 131 ··· 1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