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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영화 드라마 다큐76

료마전을 보면서 생각한 한국. 10.11.17 요즘 일본에는 료마 열풍이 분다고 하던데요. 정작 여기서 사는 저는 얼마나 그 열풍이 거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신문에서 가장 인기있는 역사인물로 등장한다던가 손정의 회장이 료마 이야기를 한다는 이야기같은 것에 비추어 보면 료마열풍이 분다는 말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바로 그 료마의 일생을 다룬 료마전이란 드라마가 하고 있는데요. 매우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료마전을 보면서 생각난 것을 한두가지 써볼까 합니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대개의 역사적 사실이 전부 사실이라고 해도 개개인의 감정변화같은 것은 전부 픽션이죠. 저는 이 드라마를 그냥 드라마로 봅니다. 즉 이것은 이 드라마의 줄거리에서 느끼는 것이지 반드시 일본역사에서 느끼는 점이라고 까지는 하지 않겠습니다. .. 2010. 11. 17.
영화 이창동 감독의 시 10.8.9 %이 영화평에는 소위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영화내용을 알기 싫어하시는 분은 읽지 마십시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영화 내용을 안다고 해도 시는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이창동감독은 내가 한국 영화를 좋아하게 만드는데 지극히 많은 영향을 끼쳤다.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박찬욱감독이나 봉준호감독 혹은 임권택감독이나 홍상수감독같은 감독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그들의 작품도 매우 기쁘게 보지만 그래도 눈을 감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한국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해준 것은 이창동 감독의 작품들이다. 그것은 아마도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초록물고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초록물고기를 보고 한국 영화를 좋아하고 다시 평가할 마음이 들었다. 따라서 영화를 볼 때 마치 첫사랑의 기억이 그 이후.. 2010. 8. 9.
호우시절, 사랑에 대한 또하나의 영화 10.7.4. 호우시절은 정우성과 고원원 두배우가 출연한 사랑영화입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그 대본을 쓴 사람은 유명한 이외수씨의 아들이라고 하는 군요. 극의 배경이 되는 무대는 사천입니다. 우선 제목 호우시절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그건 두보의 시 봄날밤의 기쁜비에서 나오는 말로 좋은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린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春夜喜雨(봄날 밤에 기쁜 비) 好 雨 知 時 節當 春 乃 發 生隨 風 潛 入 夜潤 物 細 無 聲野 徑 雲 俱 黑江 船 火 燭 明曉 看 紅 濕 處花 重 錦 官 城 즐거운 비가 그 내릴 때를 알아 봄이 되면 내려 생을 피우는구나. 바람 따라 밤에 살며시 내리니 세상을 소리 없이 촉촉하게 적시네. 들길은 낮게 드리운 구름으로 어둡고 강 위에 배 불빛만 외로이 비치네. 새벽녁 붉게 비가 .. 2010. 7. 4.
영화 올드보이 : 나는 누구인가 9.12.15 30살이 넘게 되면서는 그 꿈을 꾸지 않게 되긴 했지만 나는 종종 같은 악몽을 꾸곤 했었다. 내가 가장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그 꿈은 이렇다. 꿈속에서는 나는 자고 있었는데 누군가 얼굴이 안보이는 친구가 나를 깨우는 것이다. 그 친구는 다 탄로가 났다고 말한다. 뭐가 탄로났냐고 물어보니 예전에 관악산의 우물이 생각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 얼굴없는 친구가 설명해준 우리의 과거는 이렇다. 나를 포함한 친구 셋이 초등학교시절 관악산 약수터에 같이 놀러갔다가 실수로 깊은 우물에 사람을 빠뜨려 죽이고 도망을 쳤다. 우리들은 서로에게 이 일을 절대로 말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스스로 이 일을 잊기로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정말로 잊었다. 그런데 그 일이 발각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 2009. 12. 25.
영화 스모크 : 삶이란 선택의 연속 9.12.25 훌룡한 배우가 가져야 할 첫번째 조건을 내게 꼽으라면 나는 강력한 인격적 인상을 들 것이다. 하비 키이텔이 영화 스모크에서 오기의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이 생각을 했다. 그가 상점 카운터 뒤에서 담배를 들고 서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사가 없고 심지어 아무 행동도 없어도 그는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주름이진 이마와 다부지게 다물어진 입술 그리고 매서운 눈매는 그가 고집스러운 사람이란 것을 보여준다. 그는 결코 성직자처럼 절제하며 사는 것은 아니지만 엄격한 자신의 규칙이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다. 그는 말을 해도 어물어물 말을 하는 법이 없다. 항상 똑부러지게 이것봐 하는 식으로 주목을 끌면서 정확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그는 상냥하거.. 2009. 12. 25.
영화 굿바이 :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9.12.15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들의 이름들을 죽 보다가 일본 영화 굿바이를 보고는 몇가지 쓰고 싶은 말들이 생각났다. 영화 굿바이는 원제 오쿠리비토로 출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철도원의 유명여배우 히로스에 료꼬가 나오지만 영화자체내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같다. 영화는 한 첼리스트가 오케스트라에 취업하자 마자 오케스트라 해산으로 일을 잃어버리고 고향집으로 낙향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버지는 그가 어릴 적에 젊은 애인을 따라 집을 나가버렸다. 어머니가 남아서 지켜온 그 집은 찻집이었다가 술집으로 운영했었다는 데 뭐가 되었건 시골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정취있고 멋진 까페 분위기를 가졌다. 그 집에서 젊은 두 부부는 시골생활을 시작한다. 연주여행을 하며 평생을 낭만적으로 .. 2009. 12. 15.
백만엔 걸 스즈코 :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우리의 자세 09.12.8 백만엔걸 스즈코는 우연히 본 광고성 인터넷 포스팅과 익숙한 여배우 아오이 유우때문에 보게 된 영화다. 이걸 보면 역시 지명도 있는 배우를 쓰는 것이 영화의 흥행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여배우는 들창코에 주근깨 투성이인데다가 오관이 뭐하나 비현실적인 여배우스러운 데가 없고 모두 아주 평범하다. 그런데도 귀엽고, 입고 있는 옷과 잘 어울려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녀는 패션감각과 웃는얼굴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스즈코가 구치소에서 나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처구니없이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동거하게 된 스즈코는 어린 고양이를 내다버린 남자에게 화가 나서 그의 물건을 가져다 버리고 그렇게 해서 형사사건의 피의자가 된다. 그렇게 해서 전과자가 된 .. 2009. 12. 8.
영화 중력삐에로를 보고 : 절대악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09.12.1 최근 영화 중력삐에로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의 소설가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소설에 기반한 것인데 지루하지 않고 꽤 좋았습니다. 그 줄거리를 말해보면 이렇습니다. 두 형제 이즈미와 하루는 남다른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엄마가 강간을 당했고 그로 인해 임신을 했으며 그렇게 탄생한 아이가 하루인 것이죠. 엄마는 자살인지 사고인지 알수 없는 사고로 죽고 아버지만 살아있습니다만 그 아버지조차 암으로 죽어갑니다. 그런 상황에서 도시에는 연쇄방화범이 나타나고 하루의 친부 그러니까 그 강간범이 겨우 5년형을 살고 사회로 복귀해서 같은 도시에 있다는 것을 두형제는 알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아내가 강간당하고 임신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자 아버지는 신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2009. 12. 1.
영화 서로게이트의 현실성과 비현실성 9.11.9 브루스 윌리스는 다이하드로 유명한 배우고 화려한 그래픽으로 미래사회를 그리는 영화라면 적어도 오락영화로 충분할 것이 틀림없다. 서로게이트는 적어도 이런 믿음을 배신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믿음을 넘어서지는 못할 뿐이다. 영화는 20년후의 미래를 그린다. 영화를 시작하면서 살짝 나오는 두개의 실험이 있는데 하나는 원숭이가 로보트 팔을 움직이는 것이고 또하나는 뇌신호로 휠체어를 조작하는 것이다. 이 둘은 실재하는 것으로 영화의 상상력은 이런 기술들이 만들어 낼 미래를 근거로 펼쳐진다. 미래시대는 모든 사람들이 대리인이라고 부를수 있는 로봇들을 조종하면서 산다. 이것은 로봇이지만 사실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조정되는 것으로 어찌보면 자동차와 본질적으로는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서로게이.. 2009. 11. 9.
상실로 말하기와 고독으로 말하기 2009.10.16 세상에는 두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의 방식이 있다. 나는 그것을 상실의 화법과 고독의 화법이라고 부른다. 상실의 화법 상실의 화법은 잃어버린 것에 대한 이야기이며 낙원에서 쫒겨난 사람의 이야기다.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가 가장 대표적인 상실의 화법을 구사하는 이야기다. 상실의 화법속에서 주인공은 대개 비극을 겪고 가진 것을 잃어버린다. 따라서 문제는 이 상실의 아픔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하는 것이 된다. 우리나라의 인기 대하소설들은 내가 아는 한 모두 여기에 든다. 태백산맥이나 토지같은 작품들을 보라. 비극과 상실의 연속이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은 읽다보면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극때문에 계속읽기가 힘들정도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비극과 상실에 대해 고백하는 것이 한국의 문학작.. 2009. 10. 16.
영화 에이 아이를 통해 보는 한국 사회. 2009.9.29 에이 아이 (A.I.)는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로 식쓰 센스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할리 조엘 오스먼드가 주인공 아이 로봇 데이빗으로 나온다. 이 영화의 시작부분에서 한 여자로봇은 사랑이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러자 그 여자로봇은 성행위를 묘사하는 대답을 한다. 곧이어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가 감정을 가진, 사랑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말하자 청중중의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한다. 그런 로봇을 만드는 것은 비윤리적이지 않은가. 인간을 사랑할수 있는 로봇도 결국 로봇이라 인간의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없을텐데 그 로봇에게 그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니냐는 것이다. 감정을 가지게 된 로봇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 20세기에 들어와서 인간이 가졌던 미래에 대한 희.. 2009. 9. 29.
BBC 다큐 : 1 이야기 2009.7.30 최근에 숫자 1에 대한 BBC다큐를 봤다. 그리고 표준화의 힘과 폐혜에 대한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었다. 우리가 역사를 보면 진시황같은 유명한 왕들이 하는 일중에 개량형을 통일한다는 이야기가 꼭 나온다. 이집트문명의 파라오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거대한 사회는 거대한 기계와 같아서 정밀함이 없이는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세금을 받아야 하는데 그 규칙이 애매하다면 부패가 분명히 끼어들어서 조세제도가 문란해 질것이다. 길을 닦아야 하는데 건물들이 제멋대로라면 길은 구불구불해져서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상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물건들의 가치를 엄격히 따지고 금전거래를 엄격히 하기 위한 화폐관리와 부기기술이 필요하다. 두 사람이 사는데는 예절이라는게 크게 필요하지 않을지 모르나 천사람 만사람.. 2009.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