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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 : 나는 누구인가 9.12.15 30살이 넘게 되면서는 그 꿈을 꾸지 않게 되긴 했지만 나는 종종 같은 악몽을 꾸곤 했었다. 내가 가장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그 꿈은 이렇다. 꿈속에서는 나는 자고 있었는데 누군가 얼굴이 안보이는 친구가 나를 깨우는 것이다. 그 친구는 다 탄로가 났다고 말한다. 뭐가 탄로났냐고 물어보니 예전에 관악산의 우물이 생각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 얼굴없는 친구가 설명해준 우리의 과거는 이렇다. 나를 포함한 친구 셋이 초등학교시절 관악산 약수터에 같이 놀러갔다가 실수로 깊은 우물에 사람을 빠뜨려 죽이고 도망을 쳤다. 우리들은 서로에게 이 일을 절대로 말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스스로 이 일을 잊기로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정말로 잊었다. 그런데 그 일이 발각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 2009. 12. 25.
영화 스모크 : 삶이란 선택의 연속 9.12.25 훌룡한 배우가 가져야 할 첫번째 조건을 내게 꼽으라면 나는 강력한 인격적 인상을 들 것이다. 하비 키이텔이 영화 스모크에서 오기의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이 생각을 했다. 그가 상점 카운터 뒤에서 담배를 들고 서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사가 없고 심지어 아무 행동도 없어도 그는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주름이진 이마와 다부지게 다물어진 입술 그리고 매서운 눈매는 그가 고집스러운 사람이란 것을 보여준다. 그는 결코 성직자처럼 절제하며 사는 것은 아니지만 엄격한 자신의 규칙이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다. 그는 말을 해도 어물어물 말을 하는 법이 없다. 항상 똑부러지게 이것봐 하는 식으로 주목을 끌면서 정확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그는 상냥하거.. 2009. 12. 25.
이상한 나라 4대강 사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강물이 흙탕물로 변해 어부들이 낙시를 못한다는 기사를 접한다. 전에는 강수위가 올라가면 수박밭이 물에 잠긴다는 곳을 보았고 그전에는 유기농 농사하시는 분들이 그걸 포기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도 문제가 많겠지만 만약 노무현 대통령때였으면 4대강 .. 2009. 12. 24.
혀로 보는 기계 혀를 가지고 세상 보기 브레인 포트라는 기계가 나왔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시장에 나올거라는 이 기계는 선그라스에 달린 디지털 카메라가 아이포드 정도 크기의 장치에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혀위에 놓인 전극판에 연결된다는 군요. 말하자면 세상의 그림이 혀위에 그려지는 셈입니다. 시각을 잃기.. 2009. 12. 17.
결혼기념을 위한 쿠사츠 온천 여행 2009.12.16 올해의 결혼 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 가족은 쿠사츠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두번째로 가는 여행인데다가 1박을 하지도 않는 간단한 여행이었고 그만큼 큰 기대없이 갔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여행날 아침, 흐릴거라는 일기예보때문에 비나맞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출발했는데 햇볕이 아주 좋았습니다. 쿠사츠는 우리집에서 166킬로 떨어진 곳입니다. 네비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고속도로에 올라서서 오랜만에 속도를 내서 달렸습니다. 일본에서는 고속도로 요금 자동화기기를 ETC라고 합니다. ETC가 달린 차는 주말이면 아무리 달려도 도로비가 천엔이 나옵니다. 동경주변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우리는 1750엔을 냈습니다. 이 정도면 비싼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2009. 12. 16.
[스크랩] 우리 아이 내가 지킨다, 어머니 순찰대 *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등교길입니다. 저기 오늘도 순찰반 어머니가 아이들과 함께 걸어오시네요. 커다랗고 검은 가방을 지고 순찰 중이라는 노란 완장을 한 쪽 소매에 달고 평생 쥐어볼 일 없었던 넝마주이용 집게를 들고 보무도 당당하게 출발합니다. 아, 한 쪽 손에 들려있는 커다란 비닐봉투를 잊.. 2009. 12. 16.
영화 굿바이 :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9.12.15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들의 이름들을 죽 보다가 일본 영화 굿바이를 보고는 몇가지 쓰고 싶은 말들이 생각났다. 영화 굿바이는 원제 오쿠리비토로 출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철도원의 유명여배우 히로스에 료꼬가 나오지만 영화자체내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같다. 영화는 한 첼리스트가 오케스트라에 취업하자 마자 오케스트라 해산으로 일을 잃어버리고 고향집으로 낙향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버지는 그가 어릴 적에 젊은 애인을 따라 집을 나가버렸다. 어머니가 남아서 지켜온 그 집은 찻집이었다가 술집으로 운영했었다는 데 뭐가 되었건 시골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정취있고 멋진 까페 분위기를 가졌다. 그 집에서 젊은 두 부부는 시골생활을 시작한다. 연주여행을 하며 평생을 낭만적으로 .. 2009. 12. 15.
경계에 대한 단상 눈사태가 일어났다. 눈이 산처럼 집쪽으로 밀려드는데 눈이 밀어닥치는 경계에 모두의 시선이 간다. 그 눈이 집에까지 도달하면 집이 쓸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입시공부를 하는데 밤이 되면 영 견디지를 못한다. 12시까지는 공부해야 할것같은데 10시만되면 벌써 비몽사몽이다. 날.. 2009. 12. 15.
[스크랩] 뜨거운 감자, 일본의 전국학력테스트 다가오는 입시철에 수험 열기도 뜨거워져 가고 있는 지금, 지난 4월 22일 실시되었던 전국학력테스트의 결과가 일본 교육계의 화두이다. 1964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던 이 평가는 작년에 이어 2회째 실시되었으며, 다양한 결과 분석과 함께 뜨거운 논쟁거리를 낳고 있다. 올해의 학력테스트에 따른 초.. 2009. 12. 14.
왜 남자들하고는 이야기가 안될까? 2009.12.10 제목을 마치 모든 남자들하고 이야기가 안되는 것처럼 쓰긴 했지만 당연히 그런 건 아니다. 내 블로그에 댓글을 쓰는 분들의 대다수는 사실 남자다. 그러니 남자도 남자나름이고 여자도 여자나름이다. 그러나 나는 몇년전부터 한국남자들중 다수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마치 고정된 시스템에 박혀서 옴짝달싹도 못하는 것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종종 여자들보다 단순하다고 느껴진다. 이런 나의 막연하고 근거없는 느낌은 몇개의 기사들로 뒷받침 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한국 문화산업의 소비자는 누구인가. 여자다. 연극, 영화, 컨서트 모두 여자관객이 다수를 차지하며 남자관객은 있다고 해도 여자친구를 따라온 사람들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티브이 드라마도 주부대상으로 만들어지고 책.. 2009. 12. 10.
21세기 진보 X 2009.12.9 머릿말 김대중, 노무현 민주정권 10년에 안타깝다면 안타까운 일은 -이것도 고의가 아니라 능력의 부족이었겠고 인력의 부족이었겠지만- 이땅의 미래비전을 설계하고 이끌 문화그룹도 두뇌그룹도 그들의 토대가 되어줄 물적토대도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중소기업의 성장같은 것을 이끌어낼수 있었다면 좋은 일이 아니었을까? 모든 대학들은 자신들이 중립인 것처럼 굴고 있으나 그들은 돈과 인맥과 무엇보다 학교재단의 영향하에 있다. 그걸 다 장악한 것이 어디인가. 한나라당이다. 김대중 문학이 있는가? 노무현 문학이 있는가? 다시 묻지만 도대체 개혁이 뭔가? 상식이 개혁이라는 한마디로 모든게 설명되나? 그러나 그룹이 없다는 것은 착각일지 모른다. 변화와 개혁을 만들어 온 그룹은 존재한다. 다만 그들은 .. 2009. 12. 9.
시국단상 언제나 그런 나라였지만 우리나라는 시끄럽게 살고 있다. 광화문에 거대한 스키점프대가 설치되어 찬반으로 시끄럽고 4대강 공사로 시끄러우며 한명숙 전총리에 대한 수사내지 소문으로 시끄럽다. 난 이명박 정부가 싫다. 한나라당이 싫다. 많은 것이 잘못되어 있으며 그런 사안 하나 하나에 나가서 .. 2009. 12. 9.
[스크랩] 일본의 주차장 문화, 다르긴 다르다. * 동네를 걷다보면 가끔 어떻게 주차했는지 신기한 경우를 만난다. 누가 살짝 들어서 갖다놓은 거 같다. * 주차장도 주인이 정해져 있다. 주차장 번호로 자기 자리를 기억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아예 자동차 번호를새겨 놓기도 한다. 외국 살다보면 한국에서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 당황.. 2009. 12. 9.
백만엔 걸 스즈코 :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우리의 자세 09.12.8 백만엔걸 스즈코는 우연히 본 광고성 인터넷 포스팅과 익숙한 여배우 아오이 유우때문에 보게 된 영화다. 이걸 보면 역시 지명도 있는 배우를 쓰는 것이 영화의 흥행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여배우는 들창코에 주근깨 투성이인데다가 오관이 뭐하나 비현실적인 여배우스러운 데가 없고 모두 아주 평범하다. 그런데도 귀엽고, 입고 있는 옷과 잘 어울려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녀는 패션감각과 웃는얼굴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스즈코가 구치소에서 나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처구니없이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동거하게 된 스즈코는 어린 고양이를 내다버린 남자에게 화가 나서 그의 물건을 가져다 버리고 그렇게 해서 형사사건의 피의자가 된다. 그렇게 해서 전과자가 된 .. 2009. 12. 8.
연작 에세이의 모순성 가치판단에 대한 연작에세이 12편을 쓰고 나서 마음이 편치 않다. 내가 쓴것에 대해 의구심이 생겼거나 해서는 아니다. 그보다는 써놓은 12편의 연작에세이를 쉽게 과거로 흘려버릴수 없어서다. 말하자면 나는 너무 마음속의 말을 많이 했다. 12편의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사소한 이유였다. 처음에는 한국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느끼는 방식에서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서 문제가 있다는 글을 한편 쓴것 뿐인데 일단 쓰기 시작하자 그 글은 저절로 확장되어 나갔다. 그 에세이들은 처음에는 그저 연작에세이라는 제목만 달고 있었는데 나중에 다시 고쳐쓰면서 약간 손을 보기는 했지만 처음쓸때는 그렇게 길게 많이 가치판단에 대해 쓰고 있다는 생각없이 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근원을 파고 쓰고 하다보니.. 2009. 12. 7.
[스크랩] 눈으로 먹는 케?, 다들 한번 잡숴 보셔요~ * 딸기푸딩 타르트. 'X mas' 라는 글자가 다 안 보이네... 올해 본 가장 근사한 트리다. * 초코케잌, 정말 부드러운 맛이었다. * 빨간 타일로 된 곳이 오븐이다. 아저씨, 반죽을 어떻게 하신 건지 정말 쫄깃쫄깃 맛있었어요! *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명소인지 11시에 문 여는 것을 기다려서 들어간 손님만 세 테.. 2009. 12. 7.